이진기 24
김종현 23
김기범 22
최민호 22
이태민 20
태민 오빠 이제 1년 후면 늙어서 슬플 것 같다는 성인식이빈다 어..ㅠㅠㅠㅠ 아직도 영상 보면 오빠 소리 안 나오는데 ㅠㅠㅠ
벌써 나보다 어린 애들이 나오기 시작하고ㅠㅠㅠ 영원한 누나들의 로망 샤이니는 이제 늙어가고 ㅠㅠㅠㅠㅠㅠ 이진기 2년 후면 꺾.......핥 ㅠㅠㅠㅠㅠ 놉 ㅠㅠㅠㅠㅠ젠장 ㅠㅠㅠㅠㅠㅠㅠ
난 스언생이고 넌 흐악생이얏!
(부제:: 이런 고딩들 있을 것 같죠? 없어영 ㅋ)
" 우리 데이트 가요, 선생님. "
어리다고 생각했던 아이의 얼굴로부터 무언의 압박이 떨어져오기 시작했다. 한 번도 그런 적 없던 진기가, 오늘은 대뜸 말도 없이 보충과 야자, 둘 다 빠져버렸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말도 없이 나갔길래 어? 무슨 바쁜 일이 있겠지 싶어서 체크조차 안 했을 정도로 믿음직한 게 바로 이진긴데, 그런 이진긴데? 그런 이진기가 내가 사는 아파트 현관에 있을 이유가 뭐지?
이 애라면야, 아까 나간 이유를 설명하러 찾아왔을 수도 있다고 생각되기 충분한 아이이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앉아 있는 아이 쪽으로 걸음을 떼자, 무슨 생각인지 현관 계단 옆 모서리에 걸터앉아 있던 녀석이 기척을 느낀 듯이 내게 시선을 던진다.
" 늦게 오시네요. "
" 어? 어, 원래 이 시간에 끝나. "
그렇구나. 저, 한참 기다렸는데. 뭔가를 바란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마치 내가 기다리게 했다는 듯이, 그렇게! 그렇게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뭐라 대답해야 될까 싶어서 궁리를 하고 있던 중 나온 게 바로 저 소리다. 데이트, 가요.
" 데이트? "
" 데이트. 저랑 데이트 가요, 선생님. 내 생각보다 늦었다는 거지, 시간이 늦은 시간은 아니잖아. "
뭐, 데이트 하다 늦어지면 집에서 재워주기라도 하겠지. 그럴 거죠, 쌤? 시간은 9시를 넘어가고 있었고, 이진기의 볼은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그리고 제정신도 아닌 것 같았다. 얘가 원래 이렇게 능글맞은 애였던가. 간혹 누나, 누나 거리면서 데이트 해요! 밥 사줘요! 번호! 를 외치는 아이들이 많았기 때문에 보통은 그렇구나 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이 얘는 아니라 이 소리다. 이진기는 이런 캐릭터가 아닌데. 잠시 멍하니 이진기를 생각하다, 이내 돌아온 생각에 어, 그럴까? 하고 대답했다. 그럴 수도 있지, 하며. 그리고 돌아온 이진기의 대답은.
" 아, 근데 나랑 데이트 가다가 아는 사람 만나면 어떡해? 소문 나면, 우리 선생님 어쩌나. 앞으로 혼삿길은 딱 막히겠네. "
" 에이, 설마. "
" 설마가 사람 잡지. 선택권 없음. 빼도박도 못하고 저 졸업할 날만 기다려야 되겠네요. 시집 다 갔다, 우리 선생님. 강제 새색시 예약이네요. "
" 야, 너 자꾸 장난 칠래? "
왜요, 난 좋은데.
안 그러던 아이가 요즘 들어서 이상하게 날 피하고 있다는 것은 눈치를 챘지만, 내가 이 정도로 이 아이에게 어색함을 느낄 줄은 몰랐던 탓이었을 것이라. 학교에서 보이던 서글서글하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개구쟁이 같은 모습으로 사탕을 무는 아이가 한 없이 당황스럽기만 했다.
진기야, 너 맞아?
새삼스레 묻는 질문에, 아이는 내게 눈꼬리를 휘어보이며 웃었다.
" 놀랐어요? "
" 아니, 놀랐다기 보다는…. "
" 나도 놀랐어요. "
" 네가 놀라? 뭘 놀라? "
선생님이 이렇게 보고 싶을 줄은 몰랐거든요.
제가 이렇게 선생님을 찾아올 줄은 더더욱 몰랐고.
어딘가 모르게 사뭇 달라진 아이의 말투에 내심 놀랐다. 실은, 조금 설렜다고나 할까. 그리고 그 후에 온 말은 그 설렌 가슴에 불이라도 끼얹는 것처럼 내 얼굴을 달아오르게 하기 충분했다. 아이가, 입을 열었다.
좋아해요. 정말로 좋아하고 있어.
좋아해.
야, 내가 아무리 만만하다지만 이건 좀 아니잖냐.
어린 녀석이 어디서 술을 배워가지고 이런 난리래. 멀리 떨어져 있어도 진동하는 술 냄새부터, 클럽이라도 다녀온 복장까지. 몽롱한 시선으로 나를 훑으며 우리 집 벽에 삐딱하게 기대어 있던 녀석이 몸을 띄고서 비척비척 내게 다가왔다.
어, 선생님 왔네.
헐? 저 새기가 나 선생님이래? 선생, 선생하고 부르기는 자주 불렀지, 님자까지 꼬박꼬박 붙혀주는 녀석의 말투에 가끔은 술을 먹여야겠다는 생각이 머리에 스치는 찰나, 어느 사이엔가 거리를 좁혀온 녀석이 다짜고짜 내 허리를 끌어 어깨에 얼굴을 박았다.
" 야, 너 미쳤어? "
" ……. "
" 야, 너 토하려고 그러냐? 그런 거지? 이거 비싸. 비싸다니까? 야, 김종현! "
꼼지락 거리지 말고, 좀 가만 있어 봐.
꼬물거리지 말고, 얌전히 좀 있어라. 이, 미친? 허리에 감긴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목덜미에 느껴지는 뜨뜻한 숨이며, 쌕쌕거리는 숨소리까지. 야, 쪼옴. 미약하게나마 밀어내던 손도 어느 순간 거둬버렸다. 아, 미쳤지. 어린 거 하나 못 밀어내는 선생이라니. 그러면서도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는 건 함정. 이성을 차려라. 놉, 학생은 놉. 자기 최면이 시급한 상황에 속으로만 외치고 있던 중이었다. 가만히 나를 끌어안고 숨소리를 들려주던 김종현이, 입을 열었다.
" 아, 좋다. "
" ……. "
" 근데요 선생님. "
" ……. "
이러고 있으니까 좀, 떨린다. 그치.
추워서 그런가. 무심히 덧붙이는 당사자는 별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일 거라 생각한다만, 듣는 입장은 그게 아니지. 김종현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리플레이 되는 기분이었다. 떨린다. 떨린대. 김종현이, 떨린대!
" 근데 선생님, 많이 추워? "
" 뭐, 뭐가. "
" 왜 이렇게 떨어. "
" ……. "
" 긴장 돼요? "
" 무슨, 긴장, 긴장을. "
아니면 뭐, 설레나.
나 좋아해요?
야, 야, 내가 널 왜 좋아해! 당황한 마음을 숨기려 했던 게 티가 났던 탓일까, 허술하게 밀어내는 몸짓을 지켜보던 녀석이 비릿하게 웃는다. 너 웃냐? 웃어?
나 좋아하잖아, 너.
아니라고! 빽 소리를 지름과 동시에, 피실피실 웃음을 흘리던 김종현이 대뜸 밀어내던 내 손을 잡아챘다. 그리고 다시금 녀석 쪽으로 끌려가고, 미친 척, 일말의 반항도 없이 순순히 김종현의 뜻대로 이리저리 쥐어 흔들려주던 내 귓가에, 아까와는 사뭇 다르게 고조되어진, 열띤 김종현의 목소리가 울렸다.
이봐, 선생 …….
" 우리 연애나 할까? "
" … 너 지금 나 놀리냐? "
" 왜, 난 좋은데. "
좋아해.
너 미쳤어?
무슨 생각으로 온 건지 가늠을 못하겠다는 말이다. 본래가 속을 들여다 볼 수 없는 녀석이기는 하였지만, 이렇게 내 한도 외의 일을 저지른 적은 없었는데. 기범아, 이 밤에 도대체 왜 네가 여기 있니.
가슴까지 쿵쿵거리게 만드는 비트 사운드가 진동을 하는 가운데, 환한 빛을 받으며 스테이지를 누비는 녀석이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 멍청하게 녀석의 춤을 감상하다 한참이 지난 후에야 기범이? 하고 깨달은 나도 있었고. 이 새끼, 보충이랑 야자는 아예 신청조차 안 하더니, 매일 여기서 살았던 건가. 아는 얼굴이 많은 듯, 무신경하게 인사를 던지는 인물들이 많아 보였다. 그리고 일단, 자세부터가 남다르달까. 사람이 많은 곳이다 보니 이리저리 스쳐지는 것도 당연한 거고. 보니까, 스퀸십이 자연스럽다. 별로 달가워하진 않는 표정이긴 하지만, 녀석은 익숙해져 있었다. 받는 조명도, 은근슬쩍 짙어지는 터치도, 색기 어린 몸짓까지 전부 다.
나갈까?
그리고 이런, 헌팅 아닌 헌팅까지. 저, 저, 저, 물비늘 치마. 저 늙은 여우가 지금 고딩한테 수작을! 순간 뒷목을 잡고 싶어지는 기분이 확 하고 치밀었다. 저거 가서 말려야 되는데! 없는 소매를 걷는 시늉까지 해가며 시동을 걸고 나가려고 했다. 분명 그 쪽으로 가서 우리 기범이를 구출해내려고 했는데, 했는데…….
"야, 룸 잡았대! 빨리 와! "
" 어, 어? 나 저기, 저기 가봐야 되는데. "
빨리 안 와?!
기차 화통을 삶아먹었나. 사자후 같은 고함과, 저승사자 같은 에스코트로 나를 이끌고 가는 친구, 진짜 친구 때문이었다. 안 가면 때려죽일 기세. 우리 기범이, 기범이. 그렇게 기범이는, 멀어졌단다. 끌려가기 직전, 뒤돌아 보았을 때, 귀찮다는 듯이 여자의 팔을 떨궈내던 기범이와 눈을 마주쳤던 것도 같고. 아무튼 한시름 놓긴 했다.
그리고 정확히 3시간 후인 지금, 기범이와 다시 대면. 어디서? 화장실 앞에서. 속을 게워내던 중이었다. 애초부터 나는 올해 안엔 연애를 해야겠다! 이런 것도 아니었고, 외롭지도 않았다. 바빠서 연애할 시간도 없지, 나는. 애시당초 연애를 할 거였으면 이런 곳에서 구할 리가 없었다. 그래서 불편했던 거고, 애꿎은 술만 하염없이 들이켰던 거고. 결국 눈이 맞아 나간 두 쌍은 어디론가 갔을테고, 나머지는 다시 춤추러. 나는 먹은 거 다시 확인하고 싶어서 화장실로.
왜, 소설이나 드라마 보면 욱욱거리면서 토하던데, 실상은 그게 아니다. 윽, 욱, 웨엑. 아무튼 한참이나 숨도 못 쉬고 정신없이 웩웩거리고 있던 중이었다. 등 언저리에 손을 올리고 왠지 모르게 감정이 실린 두드림을 선사해주는 인간이 느껴진 게.
술도 못 마시는 게.
김기범이었다. 아, 미친. 이런 꼴을 학생한테 보일 수는.
" 야, 기범아, 선생님이… 욱! "
" 아, 다 게워내고 말해요. "
내가 하다하다 술 취한 인간 등까지 두드려준다. 취하면 무조건 놓고 오는데, 참. 내 이래가 살겠나. 김기범은, 끝끝내 다정하진 못했다.
" 속, 괜찮아요? "
" 괜찮아. "
실은 죽을 것 같은데, 기도 죽기도 하고, 네가 더 한심하게 볼까 봐 참는 거다. 김기범이 다 마신 숙취해소제 병 뚜껑을 다시 닫고, 쓰레기통에 쑤셔박았다. 깔끔한 척은 혼자 다 해. 이 상황에서도 혼자 꼿꼿한 모양새가 괜히 눈꼴이 시려 흘겨보자, 눈 다 풀린 주제에 노려본다고 퍽이나 무섭겠수다 란다. 결국, 조용히 부축해주는 팔에 의지해 나왔더란다. 룸에서 나오자마자 울리는 사운드는 여전히 시끄러웠다. 너, 아까 그 여자는? 미쳤어요? 그런 호박이랑 나가게. 내 취향 아니야.
나가자. 선생님이 데려다 줄게.
오늘은 날이 아닌가. 하긴, 제정신에도 이 무리 가운데를 뚫고 나가기엔 무리가 있지. 클럽은 여전히 활기를 띄고 있었다. 지금이 피큰가. 왠지 모르게 아까보다 더 많아진 것 같은 사람들 가운데를 기범이 손을 잡고 끌고가던 중이었다. 비틀거리고 허술하게 보이면 그만큼 이런저런 것들이 꼬이기 마련. 풀려도 한참이나 풀린 모습에 불순한 것 같지 않은 인간들이 말을 걸고, 됐어요를 외치며 헤치기도 몇 차례, 아까와는 달리 새로운 손이 아닌, 잡고 있던 손에서 느껴지는 묵직함에 발걸음을 멈췄다.
" 기범아, 왜? "
" 업혀요. "
짜증이 나도 단단히 난 듯한 녀석이, 그렇게 말하며 내 손을 잡아끌었다. 그리고 자긴 대뜸 허리와 무릎을 굽히고, 등을 내보이고.
" 어? 어, 아닌데. 괜찮아. "
" 아, 쫌. 말씨름할 시간 없으니까 빨리. 시끄러워서 짜증나요. "
… 그럴까?
기범이는, 정말 끝까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구나. 아무튼, 민망함을 애써 감추고 녀석의 등에 매달리고, 목에 손을 감고. 시선은 집중이었다. 꼴이 무척이나 우습겠지. 번쩍거리는 미러볼들, 시끄러운 음악과 흔들거리는 사람들 가운데 업혀 나가는 꼴이라니. 그리고 나가기 직전이었다. 문이 가까워지고, 가까워지고, 곧 있으면 나가겠구나 싶었을 때, 갑자기 걸음을 멈춘 김기범이 목소리가 이명처럼 웅웅거리게 들려왔다.
야, 빨리 나가야 돼!
ㅡ.
목소리가, 들렸는데. 아니야, 목소리도 잘 안 들린다. 음악 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 아니, 그랬던가. 그랬다. 못 들었다, 나는. 못 들은 거다. 고개를 숙이고, 빽 소리를 지르는 녀석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이 상황에서 그게 들릴 리가. 언제나 나를 내려보던 녀석의 눈빛이 떠올라, 새삼스레 온 몸에 전율을 일으킨다.
… 안 들리니까 일단 나가서 이야기하자.
못 들은 척해버렸다. 좋아해. 이 말 한마디를 못 들었을 리가. 크게 내뱉은, 내 눈을 빤히 바라보며 눈으로도 소리치던 그 말을 내가 못 들었을 리가.
" 왜 못 들은 척 해요? "
녀석의 싸늘한 말이 내 귀를 찌른다. 목에 감은 내 팔을 쥐는 손길이 느껴졌다. 목소리가, 들린다.
" 왜 못 들은 척 해. "
목소리는 낮아져 있었고,
" 이해가 안 가요? "
싸늘하게 식어 있었으며,
" 내가 지금 선생님이랑 붙어먹고 싶다고 했잖아. "
미안할 정도로 직설적이었다.
" 좋아한다고. 내가, 너를. 내가, 좀. 좋아해요, 그러니까 좀! "
물론, 끝내 말은 잇지 못하더라.
항상 나를 아니꼬와하던 녀석은 이 순간까지 나를 갑갑하게 여기고 있었다.
좋아해.
야, 좀 붙지마.
이 말이 목구멍에서 걸려 넘어 나오지를 않는다. 나 또 얘한테 쫀 거임? 헐.
며칠 전인가, 녀석과 대판 싸웠었다. 아니, 내가 선생이니까 녀석에게 조금 서운했다. 아니, 녀석이 나를 서운하게 했고, 녀석은 삐쳤다? 아니, 내가 삐쳤나? …어찌 됐든, 내가 녀석을 혼낸 게 아니다. 그저 녀석이 나한테 심통을 부린 거지. 안쓰러웠단 말인데, 내 딴에는.
뭘 떨쳐내기라도 하려는 듯이 공부에만 매진하는 네 모습이 너무 안쓰럽더라. 쟤 저러다 코피 터지는 거 아냐? 그래서, 순수한 의도로 무슨 일 있냐고 물어봤던 것 뿐인데, 어째 돌아온 것은 녀석의 싸늘한 눈초리더라.
상관하지 마세요. 공부를 해도 뭐라고 해요?
와, 나 지짜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네. 그 후로는 나도 꽁해져서 녀석에게 말 한 마디도 걸지 않았건만, 오늘은 무슨 바람이 들어 교무실에 다 찾아오셨냐고. 처음엔 사과하려고 온 줄 알고 반갑게 맞이하려다, 손에 들린 문제집을 보고는 인상을 찌푸려버렸다.
문제 좀 알려주세요.
그래, 니 놈이 그렇지. 심통났다는 얼굴로 녀석과 문제집을 열고, 문제 풀이를 하는 게 한참. 어느 사이엔가 노골적인 시선에 고개를 들어보니, 보라는 문제집은 안 보고 내 얼굴만 빤히 바라보는 녀석이 있더라. 집중하라는 듯이 문제집을 탁탁 소리나게 두어 번 두드리고는 다시 시선을 아래로 박았다.
" 아, 그래. 여기가 포인트라니까? "
" 지금이요? "
" 지금은 또 뭐야, 손으로 짚은 곳이 포인ㅌ…. "
chuㅡ.
듣기 좋은 소리와 함께, 볼에 뜨뜻한 것이 닿았다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왔다. … 뭐 이 시발? 얘 지금 나한테 뭐 한 거야?
" 지금이 선생님한테 사과할 포인트라면서요. "
" … 이게 사과냐? 먹는 사과 이후로 이런 개그는 처음이다. "
선생님.
이 자식이 지금 장난이나 치는 거겠지, 이 새끼가 근데 왜 자꾸 나한테만 장난을 쳐. 내가 싫은가? 그래, 싫을만도 하지. 괜히 신경쓰고 하니까 저를 미워하는 줄 알았던 거다. 그래, 앞으로는 녀석과 거리를 둬야겠다, 하고 애써 무시했다. 녀석의 목소리가 다시금 들릴 때까지.
나, 저번에 선생님한테 괜히 화내고 한동안 공부도 안하고 생각했거든요?
나, 선생님 좋아하는 것 같아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아니, 조금 많이. 좋아해요.
좋아해.
이제 오네?
왜 하필 지금이냐. 뉘엿뉘엿 해가 넘어가고, 어스름하게 밤이 찾아오는 지금 무렵. 그러니까, 어른들에게는 퍼펙트한 키스타임. 완벽했다. 우리 집 앞 가로등 아래, 나란히 걸어오는 길, 묘한 분위기. 내 이름을 부르는 그의 부름에 고개를 돌리고, 그의 얼굴과의 간격이 좁아질 무렵.
아, 왜 이렇게 늦었어. 나 한참 기다렸는데.
산통을 깨는 싸늘한 목소리가 목 언저리에 스며들었다. 아, 진짜. 그의 얼굴에 미세하게 일어나는 짜증을 애써 무시하고 고개를 돌리면, 무표정한 얼굴로 팔짱을 낀 채로 다가오는 녀석.
" 야, 너 왜 반말이야. "
" 누구야? "
" 아, 또 누군데. "
이 세 마디의 말들이 동시에 나왔더란다. 맨 앞은 내가, 중간은 내 앞의 그가, 마지막은 태민이 녀석이. 조금은 화가 난 듯한 그에게 사촌동생이야, 라고 둘러대는 순간에 비친 녀석의 굳은 표정은 내 착각이려나. 아, 동생? 순식간에 밝아지는 그는 녀석에게 인사를 건넸고, 녀석은 답이 없었다. 어, 어, 내가 연락할게. 꺼림칙하진 않았다. 그냥, 그렇게. 자연스럽게 그를 보내고, 말 없이 있던 녀석에게는 나긋하게 인사를 건네고.
" 태민아, 여기 왜 왔ㄴ…. "
" 기다렸어요. "
녀석의 표정이 순식간에 풀리더라. 나를 바라보는 모습이 처량하기까지 해보일 정도로.
"선생님을 왜 기다렸어. "
" 그냥요. "
" 그냥? "
" 보고 싶으니까. "
" …어? "
보고 싶었다고.
어, 어. 그렇구나. 야, 그렇지? 내가 학교 좀 소홀히 다니니까 너네가 막 외롭고 그러지? 촤하핳. 어린 애들은 이래서, 불편하다. 쓸데없이 직설적이야. 당황스러울 정도로. 어색하게 웃으며 시선을 피했다가 슬쩍 다시 돌리자, 녀석은 그대로였다. 계속, 빤히 쳐다보고 있더라. 자기가 방금 한 그 말처럼, 눈빛조차도 직설적이다. 모든 게 솔직하구나, 아이들은.
선생님은 나빠요.
역시. 스며져 있던 원망이 툭 튀어나온다.
" 학생이라고 안하고 사촌 동생이라고 했잖아요. 왜 그랬어요? "
" … 아, 미안. 선생님이 사촌 아니라고 다시 말할게. "
" 그게 더 나빠요. 사람 기분 묘하게 해석하고 싶은 대로 해석하게 하잖아. "
" 서, 선생님이 너랑 나랑은 절대로 사촌 아니라고 한다니까? "
모르는 척 그만해. 다 티나니까.
… 이런, 시부럴. 헉! 하고 숨을 들이마신 채 어떤 대답도 하지 못하는 내가 우스운지, 바람 빠지는 웃음소리를 낸 녀석이 천천히 내게 걸어왔다. 왜, 왜 오니, 태민아. 알게 모르게 슬금슬금 물러나는 내 자태가 웃겼는지, 가만히 나를 바라보던 태민이 멈춰섰다. 한 걸음정도의 간격을 두고 선 이태민과 내 모습이 새삼 묘하다.
" 혹시 학생이라고 하기에는 선생님도 나 조금은 좋아해서 그렇게 말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잖아요, 나. "
" … 이태민? "
" 사촌동생? 그거라며요. 근데 선생님은 사촌 동생 보면 손 잡고 싶고, 껴안고 싶고, 만져보고 싶고, …키스하고 싶고. 선생님은 막 그래요? 다른 사람이랑 있으면 막 죽을 것 같고, 죽이고 싶고, 그래요? "
" 너……. "
" 선생님 사촌 동생이라던 나는 그래요. 나는, 그래. "
아이가, 고개를 떨군다. 희미하게 떨리느 어깨가 보이고, 꽉 쥔 주먹이 보였다. 가느다란 손목은 힘줄이 불거져 툭 비집고 나와 있었다. 왜 울고 그래. 차마 질문은 하지 못했다. 왜 우는지, 알고 있으니까. 안아주고 싶다. 윤곽이 뚜렷하고 선이 잡혀 있지만, 그래도 역시 얄쌍해 보이는 선이 안쓰러웠다. 그래서, 그래서 다가간 건데. 다가가며 이름을 부르려는 내게 손을 뻗어 거부의 의사를 내비치는 녀석이 보였다. 태민, 아?
" 이름, 부르지 마요. "
" 태민아. "
" 부르지 말라니까! "
이름도 부르, 지 말고, 다가오지도 마요. 오지 마세요. 희미하게 번지던 떨림이 격해지기 시작했다. 아랫입술을 무는 녀석이 보인다. 울음을 참는 기색이 역력했다. 더듬더듬 말을 잇던 아이가 한참이나 제가, 나는 을 되뇌였다. 나는, 내가, 저는, 나는요. 그리고 울음과도 같던 그 음성조차 잦아 들었을 때, 한참이 지난 후에야 아이는 곧은 목소리로 말했다. 숙였던 고개를 들어 내게 그 솔직한 시선을 던지며.
좋아한단 말이에요, 나는.
좋아해.
이런 학생들 있을 것 같죠? 정식 선생 아니더라도 교생 나가면 있을 것 같죠?
없어요 ㅋ
어우 씨 ㅠㅠㅠㅠㅠ 애들 다 졸업이라니 ㅠㅠㅠㅠㅠㅠㅠ헕 ... 우리 이제 어? 위아더퓨처같은 컨셉은 ..다신 꿈도 꿀 수 없겠지 ㅠㅠㅠㅠㅠ슬프다 ㅠㅠㅠㅠㅠ
그렇습니다. 이것도 예전에 썼던 거죠. 기범이는.. 기범이는 너무 민망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준멘보다 심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손봤는데도 fail... 제가 단편을 못 쓰는 이유는 글빨이 조루라서도 그렇지만 의지가 부족해서도 그렇지만! 항상 망상 쓸 때 이러이러한 분위기일 거다 따위의 대략적인 모습만 상상해내거나 구체적이게 생각이 나도 풀어내질 못해서.. ㅠㅠ 거의 띄엄띄엄 한 장면만 망상이 터지거든요.. 그래서 다 단편이죠.. 그래서 이번에도 샤이니가 그거 고딩이면 대충 이럴 거다! 하는 거. 김종현 인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종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쿸... 쓰는 주인공st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해요.. 좋은 거 들고 온댔는데.. 또 이러케 왔네.. 내가 잘못했네.... 잘못해써... 독자 님들도 잘모태써... 나미안해여...
암호닉 |
몽쉘 율하 뀨뀽 막내 도비 구러내 탬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