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카토
내 옆에는 파란 가운을 입은 두 남자와 여자가 보인다. 이들은 이곳의 대통령 뻘 되는 사람들이다.
나는 왜 중간에 껴있을까. 그건 아마도 내 탓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그들은 나에게 말 한마디도 걸지 않았고 서로 대화조차 나누지 않았다.
난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려 애썼다. 이게 사회의 순환이라고 생각하니까.
지배당한다. 구속당한다. 사랑받지 못한다?
그건 남의 탓으로 돌릴 수 없다.
이곳에서는 아파트 단지가 하나의 실험실이다. 그곳은 다른 일반 아파트와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고 사람들의 인격 역시나 감정을 모른다는 것 빼곤 비슷하다.
그러나 한가지 다른점은, 실험이 잘못되면 그 자리에서 그들은 폭파된다.
단도직입적으로 쓰자면 죽는다 이말이다. 나는 그러한 아파트에 살고 있다.
아파트에서 조용히 살아간지 5개월 째, 나는 유일하게 이곳의 주민 중 감정을 모두 가진 사람이 되었다. 아니, 아직 감정이라는 걸 기억하고 있는 사람.
그렇기에 난 더욱 바깥 세상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밤이 되자 나는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러 아파트 밖으로 나갔다. 녹슬어버린 천사동상과, 기형으로 피어있는 꽃들이 마치 나를 감시하는 듯 해 으스스하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금새 내 감정을 숨겨야만 했기에 그저 눈을 지긋이 감았다 뜨기만을 반복했다. 그리고나서 하늘을 쳐다보았다.
하늘의 인공위성은 마치 자신이 별인 듯 행동하며 둥둥 떠있었고, 나는 푸르검검한 하늘을 바라보았다가 다시 땅으로 고개를 숙였다.
며칠 전에도 새로 들어온 사람이 있었다. 그는 이곳이 마치 양떼들을 가둬놓은 동물농장이라고 소리치며 펑펑울었다. 아마 무서웠을 것이다.
아무런 표현을 하지 못하며 사이보그처럼 행동해야만 했으니.
그 순간, 그 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행동을 멈추고 그를 반역자 마냥 쳐다보았다. 그리고서는 로봇처럼 고개를 좌측으로 돌려 직원을 쳐다보았다.
주변에 감정이 없는듯 무표정으로 서있던 직원 두명은 그의 양 팔을 잡고 음지에 싸여있는 건물로 끌고갔다. 그가 다시 돌아왔는지는 나도 모른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그런 과정을 거쳐 사라져갔으니.
마치 사육당하는 것 같은 느낌이 나는 내 집으로 다시 돌아갔다.
죽어가는 느낌이 들게 만드는 시계는 아무것도 모른 다는 듯이 똑딱똑딱- 째깍째깍.
나는 왜 이곳으로 온 걸까? 점점 나도 내가 왜 이곳으로 온 건지 그 이유조차도 잊어버리게 되는 것 같다. 왜 일까.
비가 까만 밤 사이를 휘저으며 내린다. 어릴 적 선생님은 우산이 없어 비가 그칠 때까지 계단에 서서 기다리는 나에게 말해주셨다.
'아침에 비가 내리는 건 모든 것을 거머쥔 행복한 태양이 기쁨의 눈물을 흘려서 그런 것이다. 그래서 금방 그치지.
밤에 비가 내리는 건 자신을 봐주지 않은 사람들이 얄미웠던 달이 분한 마음에 눈물을 떨어뜨리는 것이지.
아마 패자의 눈물이니 더 깊고 짙을 거야.'
창문을 열어젖혔다. 얇은 반팔티는 앞쪽 가슴부터 차차 젖어가기 시작했다.
열린 창문 밖으로 손을 잠시 내밀었다. 쓸데없이 키에 비해 작은 손 사이로 빗방울이 갈라져 내린다.
여기선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굵은 비가 심장을 내려치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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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
진짜 오랜만이에여 여러분..ㅠㅠㅠㅠㅠ 이걸 언제 써놓은 건지....ㅋㅋ 꽤 예전 거라서 그런지 어색한 부분도 있을 거라 생각해요ㅋㅋㅋ 제가 맞춤법이라던지, 문법에 어긋난 문장을 쓰게 되었을 경우 바로바로 지적해주세요! 바로바로 고치겠습니다...ㅎㅎ 아무튼간 전 시험을 치르고...돌아왔습니다..반겨주는 분이 있을 지는 모르지만 전 마이웨이로 계속 글을 올릴겁니다<<〈?! 글 읽어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