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형. 사실 전... 형을 좋아해요.'
'응? 나..나도 너 좋아해~'
'아뇨. 전 보통 남자들이 여자한테 갖는 감정을 형한테 느껴요.'
'저기... 호원아... 그러니까 나는...'
이 상황은 뭐지? 호원이가... 이호원이가 나한테 고백을? 그것도 사...사... 어쨌든!!
'그럼 형은 절 안 좋아하시는군요. 알았어요.'
'아...아니!'
"아니야!"
오늘도 호야가 나에게 고백을 하는 꿈을... 난 여자를 좋아한다고!! 이렇게 복잡한 머리를 잡고 거실로 나가니 호원이가 있다.
"아직 안 잤어요?"
"아... 아니! 화장실... 그래! 화장실 갈려고. 하하... 드...들어가."
"...예."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날 쳐다보더니 방으로 들어간다. 아무것도 모르는 호원인 내가 이상해보이겠지... 그놈의 꿈때문에 내가 호원이랑 얼굴을 못 마주치겠다. 아니 꿈이 아니라 그 팬픽 때문에!!
내가 팬픽을 처음 본건 처음 꿈을 꾸기 시작한 날 그러니까 일주일 전이다. 다른 날과 같이 외부로 행사가 있어 갔다. 처음 무대를 설땐 눈앞에 것들은 하나도 안 보이고 노래와 춤에만 집중을 했는데 1년 가수생활 했다고 익숙해졌는지 관객을 돌아보는 여유도 생겼다. 가끔 보면 웃긴 멘트로 플랜카드를 만들어오는 팬들 덕에 무대에서 몰래 혼자 웃을 때도 있다. 그날따라 눈에 보인 멘트는 '레알야동'이라는 네글자였다. 뭐, 깨플을 찍으면서 야동커플이다 하면서 호야와 나를 엮는 일명 커플링이라는 것이라고한다. 위로 누나가 둘이나 있다보니 팬픽이라는 것이 낯설지만은 않았지만 내가 그 주체가 되니 그렇게 기분 나쁘거나 하는건 없는 것 같다. 이것도 다 팬들의 관심과 사랑이 있어야 나오는거니까!
"형,형! 봤어요? 레알야동?"
"봤어. 엄청 큰 거."
"진짜 요즘엔 야동이 대세인가 봐요."
성종이 말에 나도 동감. 야동이라고 그래서 어감은 좀... 그렇지만 나름 개성도 있고 좋은것 같다. 야동을 계기로 호원이랑 더 친해지기도 했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은 잠 자느라 긴 줄 몰랐는데 오늘따라 잠이 안와서 되게 지겹다. 나의 똑똑이폰을 가지고 놀다가 노래도 항상듣는 노래라 지겹고 게임도 항상 하던 게임이라 지겹다. 야동이나 한 번 찾아볼까? 초록창에 야동이라고 치니 19세 딱지가 커다랗게 뜨면서 성인인증을 하라고 한다. 야동은 역시 어감이 참... 야동을 창에 써두니 호야동우가 연관검색어라 뜬다. 호야동우라는 검색어에는 호야와 찍은 사진이 많이 나왔다. 내가 이렇게 호야랑 많이 찍었나 싶을 정도로 많이도 있다. 페이지당 하나씩 있는 팬픽이라는 단어가 눈에 걸려서... 그냥 호기심이 생겨 짧은 글을 봤다. 우리보고 BTD라고 그러더니 진짜 변태들은 인터넷에 다 있다. 그 짧은 글에 호야와 함께... 상상도 못했던 동성간의 성교를 글로 보았다. 어찌보면 참 대단한 팬들... 우리 둘을 보고 이런 생각까지하다니... 그런데! 왜! 내가 당하는 입장인거지? 나도 나름 복근도 있고, 딱봐도 남자다운 얼굴아닌가? 이왕 엮이는거 남자역할이면 좋을텐데...에이 모르겠다 잠이나 자자.
그 잠을 드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호원이가 고백하는 꿈이라니... 사실 나 게이였던건가? 아닌데... 나 여자친구도 사귀여보고, 남자그룹 보는 것보다 걸그룹보는게 더 좋고, 걸그룹과 함께 방송하는게 더 좋단말이다!
"동우야. 너 요즘 잠 못자? 다크가 무릎까지 내려오겠다. 컨디션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니까 너무 무리하지 말고."
"네에..."
리더형의 잔소리를 들어도 정신이 안 깬다. 호야를 볼때마다 꿈에서의 멘트가 생각나고... 그 잊을 수 없던 강한 팬픽이 생각난다. 어쩔때는 '호원이 정도면 남자끼리 사귀어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마저 해버린다. 사람이 변하는건 한순간이라더니 오늘만큼은 팬들이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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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주절주절 써버렸.....네요.
정말정말정말 짧은 단편ㅋㅋㅋ
전 수험생이니까 짧게!!
무플은 참 속상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