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밥] 트리없는 크리스마스
1.박민하가 부릅니다.난 분명히 여자가 있는데
그래,분명 오늘은 크리스마스란말이지.
예수님이 우리곁에 내려오신 찬란하고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그리고 난 잘난 애인이 있단말야.임윤아라고.소녀시대 임윤아.그럼.잘나가다마다.
오늘은 아름다운 크리스마스고,난 잘난 애인도 있는데.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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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난 혼자냐고!!!!!!"
"아!!!왜 나한테 소릴질러!"
"아니,생각해봐.이게 말이된다고 생각해?"
"윤아는 소녀시대고,소녀시대는 바쁘고.우린 나인뮤지스고,나인뮤지스는 일없고.그게 뭐."
"아 진짜 누가 류곰아니랄까봐!그러니깐 언니가 솔로인거야!!"
"뭐 임마?!?!!"
"아 몰라!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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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발단은 해가 채 뜨지 않은 크리스마스 새벽.
일찍이 눈을 뜬 민하의 설레이는 크리스마스를 한순간 인어공주의 목소리마냥 물거품으로 만든건
다름아닌 27통의 전화와 31통의 문자.그리고 창문너머 폴폴 내리는 새햐얀 첫눈이였다.
2.매립 크리스마스 앤 회피 뉴 이어
'민하야,자?''민하야 전화 좀 받아봐.''지금 아니면 나 전화못할것같아서 그래.'
'현아언니가 전화했어?''목소리라도 듣자 제발.''사실 나 갑자기 스케줄이 잡혀서....'
'지금 공항이야.''일본이라서 금방 갔다올꺼야.''너무너무 미안해.'
'끝나자마자 바로가는 비행기미리 예약해놨으니깐...'
'정말 미안해.'
'우리 꼭 같이 크리스마스보내자.'
'사랑해.'
뭐야.이게 지금 무슨상황이야.
한사람에게서 온 31통의 문자를 다 읽자마자 현아가 숙소에 들어왔다.그것도 아주 침울하고 우울한 표정을 하고선
얼빠진표정으로 저를 쳐다보는 민하를 안쓰러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집에 캔맥주있지?"
"응.근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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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하야,난 작년까지만 해도 나이를 먹는게 그렇게 싫었어.왜!
연말은 항상 회피 뉴 이어니깐!어?!해피뉴이어말고,회피 뉴 이어!
내가 반 오십이 넘어간다는게 너무 싫어서!그것도 연애몇번 못하고!그래서 연말을 회피하고싶었단말야!
근데 올해는!올해는 나이먹는것도 잊고 그냥 오늘만 보고 살았어!크리스마스!연인들에게 얼마나 아름다운날이니?
연말의 클라이막스!크리스마스!그래서 오늘만 기다렸는데!!
어?!근데 이게뭐야!메리크리스마스는 무슨!매립 크리스마스라고!
산타건,트리건,선물이건,루돌프건 그냥 죄다 땅에 묻어버려야하는 날이라는걸,내가!스물일곱먹고 이제 스물여덟되는 내가!
미국인들의 깊은뜻을 이제야 알았어!왜!?권유리때문에!걔 때문에 오늘에서야 그 깊은 뜻을 배웠어!그래!"
아무리 오늘이 크리스마스라지만 백주대낮부터 캔맥주 2캔을 쓸어마시더니
헛소리를 미친듯이 내뱉는다.원래 이런 언니가 아니였는데.아 오늘 윤아언니 오기로 했는데,이 언니는 유리언니 만난다더니 오ㅐ.....
아.
'사실 나 갑자기 스케줄이 잡혀서....'
맞다..
'지금 공항이야.''일본이라서 금방 갔다올꺼야.'
'끝나자마자 바로가는 비행기미리 예약해놨으니깐...'
'정말 미안해.'
'우리 꼭 같이 크리스마스보내자.'
'사랑해.'
"일본갔지...."
"이제 정신차렸니?"
"언니 취한거 아니였어?"
"취하긴 내가 왜 취해.애인두고 크리스마스에 일본 간 권유리 뭐 예쁘다고 걔 때문에 내가 취하니."
"언니는 유리언니랑 통화했어?"
"어.유리한테 얘기듣고 너 걱정되서 찾아왔는데,멀쩡하네?"
"그러게..왜 아무렇지가 않지."
이제껏 오늘을 위해 내가 뭘 했더라,골똘히 생각하던 민하는 곧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윤아가 사온 트리에 서로 바쁜 스케줄을 겨우겨우 맞추며 함께 장식한 트리.
쇼핑도 하고,먹을것도 사고,같이 볼 dvd도 빌렸는데.
뚠뚠뚠뚠 우우우우우 나혼자 밥을 먹고 나혼자 영화를 보고 나혼자 길을 걷고...
머릿속에 자동으로 울리는 배경음인줄 알았는데,알고보니 현아의 벨소리였다.
"윤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