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형집행인의 일지
제 부족함에 대한 해설
〈!--[if !supportEmptyParas]--> 〈!--[endif]--> 〈o:p>〈/o:p>
1. 번외의 H는 상혁, 그리고 이 글에서는 ‘그분’으로 지칭되는 사람입니다. 이 글 내의 세계관에선 ‘통령’이라는 국가 최고 원수입니다.
2. 사람이 권력욕에 눈이 멀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싶어 번외까지 올리게 되었습니다. 조카인 상혁을 지키려고 삼촌인 재환은 힘을 키웠고, 상혁은 그 안에서 나름대로 성장을 이루게 됩니다. 더 이상의 보좌가 필요하지 않았던 거죠. 더 이상의 섭정을 상혁은 원치 않게 된 거죠.
3. 상혁과 재환은 대중을 대하는 방식 자체가 달랐습니다. 그랬기에 상혁은 저를 케어하던 재환이 마음에 들지 않기 시작했고 그를 비집고 들어온 게 윤중령(윤대령)입니다. 윤중령은 상혁과 마찬가지로 대중은 우매한 존재로 인식하고 윤리와 도덕을 배제시킵니다. 대중은 인간이 아니라 제 아래에 있는, 제 뜻대로 행해야 하는 존재들로 생각하는 거죠.
4. 상혁은 성장하며 권력욕에 눈이 멀어갔고 재환은 그를 알고 있었음에도 묵인합니다. 상혁은 재환이 제 자리를 노리진 않으나 제 자리에 위협이 될 만한 존재라고 생각해 결국 죽이게 됩니다. 재환은 상혁이 그럴 것임을 이미 다 알고 있었습니다. 교도소에 갔을 때는 다른 위협으로부터 저를 지키려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윤중령의 딸인 윤별로부터 약을 받았을 때 확신하게 됩니다. 자신이 상혁의 손에 결국 죽게 될 것임을요.
5. 재환과 상혁을 조카와 삼촌 사이로 정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혈연인 제 조카 상혁을 지킬 것인가, 얼굴도 모르는 대중을 지킬 것인가, 하는 윤리적 딜레마에 갇힌 재환의 상황이 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그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글의 시점은 재환이 교도소에 수감된 이후이기 때문에 제 머릿속에만 있었어요. 재환은 이미 교도소 안에서 자신의 죽음을 예감했기 때문에 죽음을 자초합니다. 교도소 내에서 자신의 세력을 키운 것도 어쩌면 자신은 대중과 조카인 상혁 사이 어느 쪽을 택하든 죄책감에 시달리기 때문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 선택을 다른 이들에게 떠넘긴 것입니다. 어차피 죄책감에 시달릴 거라면 그 선택이라는 짐이라도 덜기 위해서 교도소에서 폭동을 묵인해(사실 관계상으로는 관련 없는 일이나 다름없지만 교도소 안에서 세력을 키운 것 자체가 폭동을 묵인한 것이죠.) 죽음을 자초한 것입니다. 쉽게 말해 재환의 빅픽쳐인 것입니다.
“교도소 안에서 세력 키우기 → (자신을 위한) 폭동”이 될 것을 머릿속에 이미 그려본 겁니다.
6. 비슷하게 ‘나’ 또한 그 딜레마에 시달립니다. 아버지를 묵인할 것인가, 대중에게 진실을 알릴 것인가, 하는 딜레마죠. 비윤리적인 국가의 실험 대상이지만 그 구렁텅이로 밀어 넣은 것은 제 아버지였으니까요. 혈연과 대중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 분노와 배신감과 체념, 그리고 정의감까지. 개인적으로 그 부분을 잘 살리지 못한 게 제일 아쉽습니다. 13편을 이미 정해놓은 상태라 한정적인 공간 안에서 그 부분을 묘사하기에 제가 너무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7. 일차 앞에 놓인 알파벳들은 ‘death for king H'을 알파벳 순서대로 놓은 것입니다. 말하자면 13편의 글을 쓰는 것이 정해진 상태였던 것이지요. 글의 분량이 이미 정해진 상태에서 여러분께 설득력 있는 글을 드리기 위해 노력했으나, 역시 조금 부족했던 모양입니다. 이리 놓고 보니 매우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전개도 엉망, 묘사도 엉망인 듯 해 사실 숨고 싶은 글입니다. 매번 글을 구상만 해보았지 연재를 했던 것은 처음인지라 모든 게 다 엉망진창이네요. 부끄럽고 민망합니다. 글을 쓰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란 걸 또 다시 알게 되었어요. 아, 13편의 글을 쓰자는 것까지만 구상하고 연재 계획(몇 편에는 이걸 쓰고 그 다음 편엔 저걸 쓰고 하는 일) 없이 그냥 항상 오늘 쓰고 싶은 내용을 써왔어요. 그래서 제가 더 부족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좀 더 조심하고 신중하게 글을 쓰게 될 것 같아요.
+. 재환이 윤별을 '별빛'이라고 부른 이유는, 글에 낭만을 주기 위해서였어요. 사실 그에 대한 이야기를 썼었는데, 글의 주제와는 전혀 맞지 않는, 너무도 낭만적인 이야기라 삭제했습니다. '별빛'은 재환이 이상을 추구하는 낭만주의자였던 성격이 드러나는 단어인 것이죠.
BGM List
프롤로그; The Neighbourhood, Baby Came Home
a일차; The Neighbourhood, Baby Came Home
d일차; Mylo, Sunworshipper
e일차; Mylo, Sunworshipper
f일차; Kool And The Gang, Summer Madness
작은 팁; 배진렬, Click The Sad World
g일차; Kool And The Gang, Summer Madness
h일차; Astor Piazzolla, Adios Nonino
i일차; Astor Piazzolla, Adios Nonino
k일차; 배진렬, Click The Sad World
n일차; 배진렬, Click The Sad World
o일차; 사람12사람, 빗물구름태풍태양 (Bacty Remix)
r일차; 사람12사람, 빗물구름태풍태양 (https://youtu.be/KPMy08gFm3s)
t일차; Coldplay, Gravity
H번외; Jan Lisiecki, 12 Etudes No.1 In C Major Op.10 'Triumph'
해설(현재); Joao Gilbert & Stan Getz, The Girl From Ipanema (Feat. Astrud Gilberto)
사담 |
1. 이 글에 대한 구상은 어릴 때 했어요. 영화 '브이 포 벤데타'를 처음 본 순간 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였던 것 같네요. 상상력이 풍부하던 그 때로 돌아가고 싶긴 하지만, 요즘은 그 때와 달라진 깊이에 그냥저냥 만족하고 살아요.
2. 영화감독이 꿈이었던 어린 시절, 예고로 진학했었고 그 때 글 쓰는 수업을 처음 받았어요.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글 쓰는 게 너무 좋아서 이리 저리 일을 벌이고 다니곤 했죠. 그래서 사실 연재는 많이 해봤었어요. 항상 끝을 매듭짓지는 못했지만요. 예를 들면, 3부작으로 구상했던 작품을 2부까지만 연재해버린다거나, 그 조차도 하지 못해 그만 두고 도망간다거나 하는 일들이 많았죠. 물론 여건이나 상황이 되지 않아 그런 것도 있었지만, 제 자신이 부족했던 점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전 인내력이 부족한 아이거든요. 책 읽는 것도 싫어하고, 드라마를 보는 일도 싫어했어요. 영화처럼 단시간 내로 끝낼 수 있는 일을 좋아해, 참고 기다리고 인내해야 하는 그런 일들이 싫었어요. 생각해보니 책 읽는 것도 싫어하면서 글을 썼네요, 저는. 제가 나이가 들면 책도 읽고, 신문도 볼 수 있게 될 줄 알았더니 저는 법적 성인이 된 자라지 못한 아이일 뿐이었네요.
3. 제가 더 이 곳을 찾아오지 못할 것 같다고 말씀드린 이유도 제 자신이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연재 초반만 지나면 제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고 글 쓰는 게 재미가 없어지는 그런 것 때문이죠. 다른 것 때문이 아니라 단지 그 이유 때문이에요. 제가 부족하기 때문. 그리고 인티든 어디든 SNS를 사용하지 않게 될 것 같아서 그래요. SNS에 질려가고 있어서 아날로그한 것들이 땡기더라구요. 그래서 핸드폰도 보통 2G로 쓰고. 물론 스밍용 아이폰이랑 일할 때 쓰는 아이폰, 아이패드까지 다 따로 있긴 한데, 잘 안 봐요. 디지털 금식 혹은 단식 쯤이 되겠네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ㅅ; 사실 인티 기능도 다 몰라요... 이렇게 쓰는 것도 이것저것 누르다 보니 쓰게 된 거...
4. 인티에 글을 올리려니 BGM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더라구요. 최대한 신경 써서 선곡했었어요. 지금 나오는 노래는 'The Girl From Ipanema'라고 하는 곡인데, 이 곡은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도 삽입된 곡이에요. 구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생각나서 써봤어요. 아무 생각 없이 쓴 배경음악이에요. 아, 번외편에서 나오는 곡은 쇼팽의 'Triumph'라고 불리는 연주곡이에요. 꼭 써보고 싶던 BGM이라서 써봤어요! 들을 때마다 어떤 느낌이냐면, 살생을 저지른 자가 신나서 치는 승리 연주곡 같달까. 일을 잘 끝낸 자의 여유가 느껴지면서도 동시에 섬칫한 느낌도 드는 기분이라. 물론 들으시는 분들이 그런 느낌이실지는 모르겠어요. 그저 저는 그랬어요.
5. 빅스가 크라토스로 컴백하면서 보여준 포토에서 저는 진짜 무릎 썰리고...(털썩) 하필 제복... 이 글이 딱 제복을 위한 글이었는데... 누구 하나 제복 한 번만 입어주라는 심정으로 연재한 글이었거든요. 정말로 죽을 뻔 했어요.
6. 지금 이 사담을 쓰면서도 글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이곳에서 연재할지는 모르겠는데, 음, 언젠간 하겠죠? |
[쟈니] 님, [요니] 님, [이월] 님, 그리고 읽어주신 모든 분들,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제 손에 의해 괴롭혀진 재환이 상혁이, 그리고 빅스 멤버들 모두, 나는 너희를 항상 응원하고 있어. 크라토스 대박나자.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