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 자고 간다고요??? "
" 웅. 자고 갈래. "
매우 당황스럽다
자고 간다니, 아무리 그래도 이제 사귄지 1시간 정도 됐는데 ㅋㅋㅋㅋ
유기현 너무 빠른 거 아니냐고
" 좀 부담스러우면, 집 갈게 "
이러는데 되게 시무룩한 햄찌처럼 보이더라
왜 다들 유기현한테 햄찌라고 하는 줄 알겠어
시무룩 하는데 어떻게 보내 ㅠㅠ
" 아니에요 자고 가요!!!! "
" 그래도 돼? "
" 네 ㅋㅋㅋㅋ 자고 가요 "
" 나 손만 잡고 잘게. 진짜 "
그러다보니 어쩌다가 한 침대에서 잤는데
사실 혹시라도 스킨쉽 할까 조마조마 기대기대 했는데
는 무슨 유기현 이 남자...
진짜 손 잡고 잠만 잤다
심지어 토닥토닥 해줘서 바로 잠들어 버렸다
오늘은 일 가는 날이라서 눈이 일찍 떠지는 날이다
그래서 눈이 조금 일찍 떠졌는데
이러고 내 옆에서 핸드폰 하고 있는데 아침부터 이거 안 설레냐고요
부시럭 부시럭 거리니까
" 아 깼어? 너무 잘 자길래 안 깨웠는데, 더 자~ 아직 오전이야. "
약간 잠긴 목소리로 이야기 하는데 진짜 너무 설렜다
" 일... 가야해요..... "
" 몇시에 출근이셔요~? "
" 3시간...... 뒤에에....... "
내가 아직 비몽사몽으로 이야기 하니까 귀엽다는 듯
내 머리 쓰다듬으면서
" 그럼 밥 먹어야겠네? "
" 저 아침밥 안 먹어여.. "
" 그럼 더 자. 깨워줄게 "
그러면서 계속 머리 쓰다듬어 주는데 잠이 솔솔 왔다
결국 그래서 더 자버렸다
근데 이 남자.
운전 하는거 왜 이렇게 섹시한거지
" 아침밥 안 먹고 괜찮겠어? "
" 저 원래 하루에 한 끼 정도 먹어서 괜찮아요! "
" 하루 한 끼?? 말랐는데 왜 "
" 밥 먹는게 귀찮기도 하고... 원래 많이 안 먹어요 "
그러자 꽤나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하더니
" 이제 내가 맨날 밥 맥이러 와야겠네. "
ㅋㅋㅋㅋㅋㅋㅋ 귀엽지 ㅠㅠㅠㅠㅠㅠㅠ 너무 귀엽잖아
이렇게 꽁냥꽁냥 하고 있으니까 금방 도착하더라
" 데려다주셔서 감사해요! 헤헤 "
" 조심히 일 해. 다치지말고 "
" 오늘은 뭐해요? "
" 회사 잠깐 갔다가, 운동 하고, 베베 데리러 와야지 "
" 힘들텐데 ㅠㅠ "
" 괜찮아. 얼른 가 늦겠다 "
" 연락 할게요!!!! "
끝까지 손인사를 하고 카페로 향했다
같이 자고 출근길도 같이 간다니 내가 유기현이랑...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설렘도 잠시
오늘은 유독 바쁘고 손님이 많고, 진상도 많고...
아니 월급루팡 하고 있었는데 왜 갑자기 많아 지는거야
" 하.. 오늘 개빡센데 진짜 "
거기다가 단기 알바라고 나온 신입 남자애는 일을 더럽게 못한다
일은 안 하고 계속 옆에 붙어서
" 누나 몇시까지 일해요? "
" 누나 저 어때여 ㅋㅋ? "
" 누나 끝나고 술 먹으실래요? 친해지는 겸~~ "
이러고 있으니 이 자식 이러다가 사고 한 번 치겠는데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오후 11시쯤 좀 한가하다 싶더니 실수로 내 앞에서 잔을 깨트려서 내가 다치게 되었다
와장창-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싸늘해진 분위기였다
" 헉 누나 진짜 죄송해요..... 피 어떡해 아니 밴드.. 아니 지혈부터??? "
" 하...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유리잔부터 치워~ "
" 누나 그래도... "
" 됐으니까 치우고 퇴근해. 너 이제 퇴근이지? 부탁할게 ㅎㅎ "
애써 웃어 보인다
나는 휴게실로 가서 응급처치를 하고 있었는데
유리에 베여서인지 더럽게 아프다
피는 철철 나고, 만사 귀찮고 유기현 보고싶다
안 그래도 오늘 일이 생겨서 못 데리러 올 거 같다고 연락이 왔는데
바쁜 나머지 아직까지 답장을 못 했다
이거는 일 못 하겠다 싶어서 손수건으로 대충 상처부위 막고
사장님에게 조기마감 하겠다고 상황 설명 하고 휴게실을 나왔을까
되게 익숙한 사람이 앉아있었다
" ... "
카페에는 아무도 없었고 덩그러니 혼자 있는 오빠를 보니 벙쪘다
" 오빠 오늘 못 온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아직 11시인데?? "
" 갈 수 있을거 같다고 카톡 했는데, 못 봤어? "
왜인지 화나보이는 유기현이였다
그러곤 성큼성큼 걸어와서 내 손을 보더니
" 왜이래? "
" 아, 새로운 친구가 실수 해서 어쩌다보니... 괜찮아요 근데! "
" 심각해 보이는데 뭐가 괜찮아. 그 친구는 어디 갔고? "
" 퇴근 시간이라서 퇴근 시켰어요. "
지금 분위기에서 나한테 질척거린다는 소리 하면 큰일 나겠다.
말 하면 안되겠다.
" 책임감이 없네. 자기가 실수 해놓고 집을 가? "
" 화났어요? "
" 너한테 화난 거 아니야. "
" 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 "
" 웃음이 나와 지금? "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 치는 유기현인데
나는 왜 그거 마저 사랑스럽지
" 병원 가자. "
" 그정도 아니에요 진짜. 밴드만 붙이면 돼요 "
" 고집 부리지말고, 병원 가자 베베야 "
" 너무 아프다 싶으면 내가 갈게요. 약속!! "
내가 너무 단호하게 말하니까 막 뭐라고 하고 싶은데
못하는 표정이 딱 보이더라구
“ 아프면 말해. 데려다 줄테니까… 맘 아파 ”
“ 진짜 괜찮은데! 걱정 많네 우리 기현이 ”
“ 기현이는 반말이고. 데려다줄게 퇴근 한거지? “
“ 넹! “
그렇게 당연한듯이 나는 유기현의 차를 타고 집을 간다
차에는 유기현 냄새가 가득해서 좋다
그렇게 집을 가고 있는데
” 근데, 그 알바생 잘생겼어? 남자 같던데. ”
“ 오빠… 오빠 얼굴로 그 말 하면 되게 어이없어요… ”
저 얼굴로 잘생겼냐고 묻는게 말이 되냐고
자기가 제일 잘생겼으면서
되게 급하게 써서 이상해요 뒤죽박죽..
다음편은 길게 꼬옥 탄탄하게 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