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원아. 어머님이 올라가보라던데 무슨 일 있어?"
"아니"
"왜 무슨 일 있었어? 또 민규쌤이 괴롭혔구나. 그러니까 나랑 학교 가자니까." 너는 평소와 다름 없다.
"아니야. 괜찮아" 단지 내게 다름이 있는 것이지.
"우리 작가님한테 뭔 일이 있던 걸까. 오빠가 어제 안 와서 그래?"
"괜찮아. 순영아 오늘은 미안한데 나가." 오늘은 말이야. 오늘은. 너의 얼굴이 보고 싶지 않다.
"왜 그래. 진짜 뭔 일 있어? 나한테 숨기는거면 오빠 서운하다." 웃으면서 장난 치듯이 말하는 너지만 그 안에 담겨 있는 말은 알고 있다.
자신에게는 늘 숨김이 없길 바라는 너이기에. 오늘도 그런 내색을 보이는 것이겠지. 하지만 어린 날의 약속을 어긴 것은 다름아닌 너다.
"괜찮다고 그러니까 제발 오늘은 나가." 오늘은 말이다. 오늘은 너의 말이 듣기 싫다.
홀로 꾹꾹 안고 있는 마음도 다 터질 것 같은 지금, 너가 이 방에서 나가면 좋겠다. 그러니 제발. 이 방을 너가 떠나길 바란다.
"알았어. 오는 길에 도넛 사왔으니까 그거 먹고 쉬어. 그리고 내일은 얼굴 보고 말하자."
날카로운 내 말에 너는 상처 받은 듯 이 방을 나간다. 항상 너가 이 방을 나갈 때면 아쉬움만이 가득했는데. 오늘은 말이다. 오늘은. 너가 밉다.
너는 무엇이길래. 내 글을 가져간 것일까. 있잖아. 순영아. 나는 오늘 글이 안 써지는 이유를 어렴풋이 전 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꾹꾹 참아내며 아니길 바랬던 시간들이 모여 오늘을 만들었고. 비로서 오늘에야 나는 모든 것을 알았다.
순영아 난.
너의 애인이 참 밉다.
그리고 오늘은 너의 뒷모습조차도 사랑하는 이의 달콤함이 보여 그 뒷모습 조차도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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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로 내 글은 죽음을 선고 받았다.
(킬유어 달링이라는 영화의 내용과는 상관 없고요 이 글의 주인공인 여러분은 글을 쓰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아마도 이 이야기는 여러분과 저의 일기가 되겠죠?ㅎㅎ
첫날이라 구독료 안 받았어요! 근데 뭐. 계속 쓰게 되도 구독료를 안 받는 일이 계속 되면 좋겠네요ㅎㅎ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 빠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