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 겨 울 0 7
小星 ; 소성
* 여 주인공은 당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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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비가 그치고 많은 시간이 흘렀다. 언제나와 같이 티격태격 잘 지내왔다. 그 일 이후로 차마 물어보진 못했다. 말을 꺼내면 그가 사라질것만 같아서…. 우연히 그의 수첩을 뒤적거리다가 검은색 볼펜으로 단정하게 적혀있는 글자를 보았다. '생일.' 단촐한 글자였지만 그 글자를 발견하자마자 난 입이 찢어지도록 미소지었다. 그에게 무언가 갚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곧 그의 생일이었던것이다. 날짜를 기억하려 되뇌이며 수첩이 있었던 본래의 자리에 가지런히 놓았다. 그가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물어왔다.
"뭐해?"
"아니에요. 크흐흐."
나의 이상한 웃음에 그가 고갤 까딱 하더니 이내 부얶으로 들어갔다. 잊어버리지 않도록 스케치북의 한 모서리를 북 찢어 그의 생일 날짜를 적었다. 뭐 선물해주지? 하는 설레임과 더불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나의 생일선물을 받고 행복해할 그의 해맑은 표정을 상상하니 더욱 가슴이 떨려왔다. 한가지 한가지를 머리에 떠올리며 거실로 나왔다.
"푸웁!"
"아 디러."
그가 내 옷차림을 보더니 오렌지쥬스를 퐉 뿜어버렸다. 더러워… 얼굴을 찌푸리며 그를 쳐다보는데 그가 푸하하 웃으면서 그 옷차림이 뭐냐고 물었다. 그렇다, 현재 내 옷차림은 헐렁한 그의 맨투맨과 보라색의 몸빼바지를 입었다. 한마디로 아.줌.마 라는 것이다.
"아까 지나가면서 못봤어요?"
"앉아있어서… 크크 아무리봐도 적응 안된다."
"빨리 적응해요. 아 더러워…."
"끈끈하다."
"그러게 왜 뿜고 그래요."
"너가 나 웃기니까 그렇지."
쳇, 내가 웃기고 싶어서 그랫나. 하며 툴툴거리자 그는 아무말없이 걸레를 가져와 바닥을 닦기 시작했다. 닦고 있는 그를 지나쳐 연두색 머그컵을 꺼내 그가 먹고있던 오렌지쥬스 통을 들어 컵에 콸콸 부었다. 그가 화장실에 가서 손까지 닦고 손을 탈탈 털며 돌아왔을때 내가 오렌지쥬스를 먹고있었다. "캬아― 시원하다." 내가 아저씨처럼 말하자 그가 아주 남자됬네, 하는 눈빛으로 날 쳐다봤고 애써 그런 시선을 피하며 머그컵을 싱크대에 탁 내려놨다.
"아저씨 저 내일 마을 좀 내려갈께요."
"왜?"
"아… 그런게 있어서… 흐흣."
"설마… 너…."
그가 의심의 눈초리로 날 쳐다봤다. 순간 가슴이 덜컹하며 머릿속의 내 계획이 무너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애들 괴롭히니?" 휴우… 다행이다. 안도의 한숨을 쉬며 그에게 말했다. "내가 무슨… 아저씨도 아니고, 먹을꺼 사러가게요." , "아… 너 다이어트 안하냐?" 뭐요? 내가 째릿 째려보자 그가 농담이라는 듯 혀를 내밀었다. 하여튼,
"아저씨, 그럼 잘자요."
"어, 너도."
그가 방안에 들어가려던 찰나(그와 나는 번갈아가며 방에서 잣다가 쇼파에서 잣다가 한다.) 그의 손목을 날카로히 잡으며 그에게 말했다. "아저씨! 할말 있어요." 그가 뭐냐는 듯 뒤로 돌던 찰나에 까치발을 들어 그의 볼에 쪽 하고 입을 맞추었다. 그가 얼굴이 시뻘게지면서 소리쳤다. "야… 너!!" , "쉿. 어서 자요. 굿나잇 뽀뽀." 그의 입을 한손가락으로 막으며 방으로 등을 떠밀었다. 무언가 할말이 있는듯한 그의 얼굴을 뒤로한채 억지로 문을 잡아당겨 그의 방문을 닫게했다. 방안에서는 이러쿵 저러쿵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귀를 막았다. 흐흐, 부드러웠어. 어서 내일이 오기를 바라며 쇼파에 몸을 뉘였다.
()
"아저씨! 다녀올께요!"
"엉, 늦게다니지 마."
알겠다구요~ 하며 두꺼운 그의 패딩에 팔을 끼워넣었다. 검은색의 그의 패딩이 따뜻했다. 그의 향기가 코로 스며들어왔다. 좋아, 나도 모르게 눈을 꼭 감았다. "늦게다니면 괴한이…." , "괜찮아요, 저 튼튼해요." 그의 말을 끊고 씩씩하게 말했다. "아니, 괴한이 위험하다고." 그를 째릿 노려보자 빙긋 웃으며 내 머리위에 손을 올리곤 부비적거렸다. "잘갔다 와." 이내 기분이 싹 풀리며 헤헤 웃으며 밖으로 나갔다. 하여튼, 애정표현 하고는. 애증이야 정말.
조심 조심 넘어질까 노심초사하며 조심히 산을 내려와 익숙해보이는 마을에 다달았다. 아쌀한 바람이 내 볼을 차갑게 스쳐지나간다. 분명 따뜻하게 껴입었음에도 이빨이 덜덜 떨려왔다. 바람이 슝슝 내 몸을 뚫고 지나가는 것만 같았다. 주머니 안에서 그동안 모았던 돈이 만져졌다. 설거지도 하고 청소도 하며 그에게 받아온 돈이였다. 이런데 쓰일줄이야. 그때 그와 갔었던 작은 구멍가게로 들어갔다. "어서오렴~" 밝은 톤의 옷과 화려한 무늬가 그려져있는 아주머니가 웃으며 나를 반겨주었다. 나 역시 허릴 살짝 구부리며 "안녕하세요." 하고 말했다. 맨 구석쪽으로 가 미역을 사고 그가 평소에 좋아했던 초코파이 한박스를 팔에 끼웠다. 그리고 연보라색에 보라색 꽃이 그려져있는 작은편지지도 하나 산 뒤 돈을 내고 거스름돈을 챙기는데 아주머니가 말하셧다.
"저기 애기야, 저번에 그 청년이랑 같이 왔던 애기 아니야?"
"아? 네…."
애기라니, 어려보이나? 하는 기쁜마음에 밝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주머니는 쌜쭉한 눈으로 말하였다. "산 속에 그 훤칠한 청년이 혼자 산지 꽤 오래됬는데 사람이랑 같이 사는줄은 몰랐네." , "아, 저도 온지 얼마 안됬어요!" 나의 말에 아주머니는 살짝 놀란듯 물었다. "친동생 아니였니?" , "네? 아닌데…." , "아… 그렇구나." 아주머니는 더이상 묻지 않으셧다. 아마 그 사람이 날 납치했다고는 꿈에도 모르시겟지 작게 큭큭 웃으며 "안녕히계세요!" 하고 말했다. 아주머니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또 와~ 하고 말했다. 산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이미 내 머릿속엔 파티가 한창이였다.
()
"아저씨 어디 가게요?"
"물 받으러."
"아항."
그 후 몇일이 지났고 그의 생일이였다. 마침 그의 생일날은 그가 알지 못하였고 물을 받으러 나가려고 현관에 앉아 신발을 신고 있었다. 그가 신발을 다 신고 반짝이는 내 눈과 마주쳤다. "야 너 완전 나가라고 눈빛 반짝이는것 봐라. 뭐하게?" , "히히 아니에요. 얼른가요, 훠이~" 그에게 파리를 내쫓는것처럼 손짓하자 그가 허 하며 문을 끼익 열었다. 찬바람이 무방비한 내 몸으로 들어왔다. "갔다오마." 마치 전쟁터를 나가는 비장한 아버지의 모습처럼 그가 양동이를 두손에 들었다. 나는 한손은 겨드랑이에 넣고 한손은 살살 흔들며 어서가라고 말했고 그는 입을 삐죽 내밀며 뭐라 중얼거리다 나갔다. 귀여워 정말.
"이렇게 하는건가…?"
그가 나간후 냄비를 꺼내 엉성하게 물을 넣었다. 조리법을 보는데 이걸 몇스푼 넣고… 그리고 저걸 넣고… 음. 아 모르겠다! 작은 글씨의 조리법을 법전처럼 보고있던 난 짜증이 솟구쳐 마음이 가는데로 넣었다. 미역도 대충넣고 간장도 숟가락도 대지 않은채 콸콸 부었다. 어떻게든 되겠지! 엄마도 이렇게 만들…. 아 엄마. 문득 엄마의 생각이 났다. 내 걱정은 할까? 매일 뉴스를 챙겨보지만 아직도 18살의 여고생이 행방불명이 되었다. 는 속보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집에 전화 한번 안하냐? 정말…. 가슴이 아릿해져 나도 모르게 입술을 꽉 깨물었다. 내 버릇이였다. 슬픔을 참으려는…. 이내 고갤 내저으며 행복한 생각만 하자! 하고 생각했다. 미역국이 팔팔 끓고 있을때 쯤, 난 내가 삿던 초코파이의 박스를 뜯었다. 케이크는 팔지 않기에 초코파이를 하나하나 다 뜯어 케이크 모양으로 쌓았다. 올, 예쁜데? 아쉽게도 초가 없는게 흠이지만.
"뭐라고 쓰지? 아저씨? 이건 흔한데…. 성용씨? 아 오글거려."
편지지와 펜만 만지작 거리며 혼자 중얼거렸다. 결국 딱딱하게 To. 기성용 으로 시작하게 됬다. 딱딱하지만 뭐, 아저씨 보단 낫겠지? 하는 생각이였다.
「To.기성용
안녕? 아니 안녕하세요.. 아 편지로 쓸려니 어색하다. 우선 생일 축하해요. 몰랐겠지? 그렇겠지? 흐흐.
지금까지 챙겨줘서 고마워요. 끝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앞으로도 고마울꺼에요. 날 이 거지같은 세상에서 구해줘서
너무 고마워요. 정말. 오글거리지만, 편지의 힘을 빌려 솔직하게 말해요. 당신은 나보고 사랑하지 말라고 말했지만, 난 잘
모르겠어요. 이렇게 축축 쳐지는 얘기는 그만하고 항상 행복해요!! 빠샤빠샤!! ^_^!! 별로 준비한건 없지만 잘 받아주길
기대하며. 당신의 생일을 축하해요. 아저씨, 영원한 나만의 아저씨. 사랑.. 해요! ♡
From. 꼬마 ○○○」
내 이름의 끝자로 편지를 끝냈다. 손이 덜덜 떨려서 글자가 이상하지만, 뭐 읽을수만 있으면 되겠지? 라는 마음으로 봉투안에 곱게 접어 넣었다. 시계를 보니 곧 그가 올 시간이다. 얼른 스케치북에 HAPPY BIRTHDAY 라고 하나 쓰고 KI SUNG YUENG 이라고 적고 쇼파에 올라가 벽에 붙쳤다. 많이 허접하지만 그래도 괜찮겟지? 하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사이 미역국의 불을 끄는것을 깜빡했다. "아차!" 하는 사이에 달려가 불을 껏지만 미역국의 물이 많이 줄어들어있었다. 뭐, 괜찮겠지? 하하. 라고 생각하고 냄비를 들어 맛도 보지 않은채 식탁의 한중간에 놓았다. 냄새는 괜찮은듯 솔솔 냄새가 났다. 고기도 있는걸로 대충 써서 어떨지 모르겠지만.
베란다의 문을 통해 보니 그가 멀리서 보였다. 끙끙대며 두손에 양동이를 든 채로. 어떡해! 하며 발을 동동구르다 말고 급하게 방안으로 들어가 준비했던 최대한 웃긴 옷을 (그래봤자 위에 꽃무늬 아줌마 옷에 밑에 보라색 몸빼바지였다.) 를 입고 초코파이가 예쁘게 쌓여있는 통을 들고 문앞에 딱 섯다. 그와 동시에 그가 나이스 타이밍으로 들어왔다. 초코파이를 들고있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그가 무슨일이냐는 듯 토끼눈을 하고 양동이를 여전히 든 채로 서있었다.
"생일 축하 합니다~ 생일 축하 합니다~ 사랑하는 아저씨~ 생일 축하…."
생일 축하곡이 다 끝나기 전에 그가 초코파이를 들고있던 날 와락 안아버렸다. "숨 막혀요! 초코파이 부서지겟다!" 내가 소리지르자 그가 안았던 몸을 떼며 부끄러워 어쩔줄 모르는 눈으로 내 눈을 피하고만 있었다.
"우씨, 생일 축하노래 하다 끊겼잖아요! 어쨋든 생일 축하해요! 준비한건 얼마 없지만…."
"야… 너… 어떻게…."
"난 천사거든."
"진짜일지도 몰라."
"농담한건데. 흐흐."
그가 어디에 홀린 사람처럼 말했다. 멍하니 서있는 그의 손을 끌고는 식탁으로 가 앉혔다. "미역국도 끓였어요. 맛은 장담 못하지만, 먹어봐요!" 초코파이를 한 구석에 놔둔채로 그에게 미역국을 권했다. 그는 감동받은 눈빛으로 날 한번 보더니 숟가락을 들어 미역국을 한숟가락 떳다. 입에 들어가자마자 그의 얼굴이 알게 모르게 찌푸려졌지만 아무일도 없는 것 처럼 그가 꿀꺽 삼켰다. 어때요? 그에게 조심스래 묻자 그는 "맛있다." 하며 물을 마시는 것처럼 싹 다 먹어버렸다.
"헐, 아저씨 배고팠어요?"
"어… 어."
"나도 맛 못봤는데… 조금만 남겨주지."
"먹지마라."
"……왜요? 맛 없었어요?"
내가 안쓰럽게 쳐다보자 그는 방긋이 웃으며 "너무 맛있어서."라고 말했다. 그 말에 안도가 된 나 역시 미소지으며 흐흐 웃었다. 냄비를 보니 1센티 정도의 국물이 남아있었다. 그래도 맛이 궁금한 나는 냄비를 들어 마셧다. 그와 함께 난… 미역국을 뱉어버렸다.
"악! 짜!!! 진짜 맛없네!!! 아저씨, 어떻게 먹었…."
"난 맛있던데?"
"…감동이다."
그가 생글생글 미소지으며 말했다. 왠지 안쓰러워 보이는 그의 오늘따라 핼쑥한 얼굴에 어깨를 토닥였다. 미안해요, 다음엔 조리법 제대로 보고 해줄께요….
"근데 이 짧은 시간에 어떻게 다 했냐? 난 오늘 내 생일인줄 까먹고 있었다."
"크크 전 천사라니깐요?"
내가 큭큭대며 웃자 그는 똥씹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편지도 있어요. 하며 그에게 편지를 전달했다. 그는 부끄럽다며 큼큼 대더니 주머니에 슥 넣었다. "잘 간직해요." , "응." 그가 기쁘게 웃었다. 비록 허접하지만 그가 기쁘게 웃어줘 너무나 행복했다.
"아저씨, 미안해요."
"응? 뭐가."
"선물도 제대로 못챙겨주고 미역국도 완전 살인무기고…."
"아니야, 난 진짜 행복하다. 지금 죽어도 여한이없어."
"저두요. 준비하는 내내 행복했어요. 태어나 줘서 고마워요."
그가 귀엽다는 듯 내 머릴 쓰다듬었다. 그의 부드러운 손길에 눈을 감고 음미하고 있던 나를 갑자기 와락 안았다. 따뜻한 무언가가 날 포근히 안으니 눈물이 왈칵 날것만 같았다. 꼭 지옥에 있다가 빛을 본 악마처럼….
"고마워. 정말. 행복하다. 정말… 내 생일 챙겨준거 너가 처음이야."
"그렇게 말하니 더 고마운데요?"
"정말, 고맙다. 가슴이 따뜻하고 쿵쾅대고, 개같던 세상이 다 예뻐보여."
"나도 그랬어요."
"…."
"그게 사랑이니깐요."
그가 날 놔주었다. 마치 쓴 감을 먹은 사람처럼. "아닐꺼야." 그가 고갤 저었다. 아저…. 그에게 말하려던 내가 입이 막혔다. 저번에 내가 그의 입을 한손가락으로 막았던것 처럼 그도 나의 입을 막았었다.
"말 안해도 알아. 난 지금 억누르고 있는거야."
안그래도 되요. 마음은 외쳤지만 그에게 닿지는 않았다. 그가 슬픈듯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를 보는 눈빛이 촉촉하다. 그가 느끼는 내 눈빛도 그리 느끼겠지. 해피버스데이. 아저씨. 정말 행복한데… 왜 슬플까, 아저씨. 아저씨. 계속 중얼거렸다. 그도 계속 중얼거렸다. 왜 그럴까 꼬마야, 꼬마야, ……꼬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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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해 쥬금... 하.... 혹시 날 기다렷나요? 설ㅋ마ㅋ 축제 준비때문에 바쁘네옄ㅋㅋㅋ 얼른 춤연습하러 가야징.. 안녕 굿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