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피코] 사제지간1
지호의 말에 지훈은 하는 수 없이 입을 벌렸다. 지호는 지훈이 입을 벌리자 웃고있던 입을 싹 거두고는 지훈의 입속으로 시금치를 우겨넣었다. 그냥 삼키기만해, 씹어 맛을 음미하란말이야.지훈이 울상이 되어 입에 있는 시금치를 조금씩 씹어먹기 시작했다. 스새님..이그 양이 너무 마느데여. 지훈이 입에 있는 시금치를 다 씹지도 못한채 우물우물거리며 말을 하자 지호가 인상을 썼다. 삼키고 말해 등신아 더러워. 지호의 말에 지훈이 더 죽을 표정을 지으며 끝까지 꼭꼭 씹어먹었다. 잠깐의 시금치 해프닝이 끝나고 지훈은 또 미친 듯이 밥을 먹기 시작했고 원래 아침밥을 많이 안먹는 지호는 다먹었는지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호가 자신의 밥그릇을 싱크대에 두면서 지훈에게 다먹고 그릇에 물부어두는거 잊지말라고 말을 했다. 지호가 식탁의자에 걸려있던 정장자켓을 입으면서 시간을 확인했다. 아, 늦겠네. 지호가 지훈을 지나쳐 후다닥 현관으로 향했다.
"쌤! 같이 가야죠!"
"너랑 가면 늦어"
"그럼 나는요!!"
"내 알빠냐?"
지호가 지훈을 내팽겨둔채 집을 나섰다. 그걸 보곤 지훈이 어이없다는 듯이 헐..이라고 내뱉고는 시간을 확인했다. 헐 시발 진짜 지각이네? 지훈이 밥을 먹다말고 일어났다. 교복을 찾아 난장판인 제 방을 마구잡이로 뒤지고는 교복을 갈아입고는 가방을 매고 현관문으로 나갈려했다가 식탁에 있는 아침식사의 흔적을 봤다. 저거 안치우면 우지호가 뭐라고 할텐데...에이씨 몰라, 지훈은 식탁을 내팽겨둔채로 집을 나섰다. 지훈이 30분 걸릴 거리를 뛰어서 10분만에 도착하는 기적을 보였다. 교문을 가까스로 통과했지만 교실에는 이미 지호가 도착해있었다. 아, 이런..지호는 지훈의 담임이었다. 시간은 칼같이 지키라고 있는게 시간이야. 입에 닳고 닳도록 하는 말이었다. 뒷문을 드르륵 열고는 몸을 숙여 다행이도 맨 뒷자리에 있는 제 자리에 조심스레 앉을려고했다.
"표지훈학생? 지각이네요"
"예?..네..허허"
"뒤에 나가서 서계세요"
"예..."
지호는 같이 산다고 해서 봐주고 자기 반 학생들이라고 신경 더 써주고, 그런건 없었다. 냉혈안, 우지호는 냉철하고 보수적이기로 유명했다. 젊은 남자 선생님답게 여학생 사이에서 인기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직접적인 대쉬를 하는 여자애는 없었다. 왜냐하면 무서우니까. 오죽하면 우지호의 학교 별명은 미친개다. 학생이 무슨 잘 못을 하면 그 쪽 째진 눈으로 사냥개마냥 으르렁 대며 레이저를 쏘아대기 바빴으니까. 지호가 출석을 다부르고는 아이들에게 독서시간을 주었다. 이 시간엔 어떠한 소리도 내면 안됬었다. 교탁에 서 책을 보고있는 지호의 심기를 건들면 그 날 하루는 지호에게 뿜어져나오는 히스테리를 모두 다 받아야하기 때문이었다. 그 때 누군가에게서 띠링, 하는 문자음이 들려왔고 차분하게 책을 읽던 아이들이 일동얼음이되서 서로 눈치만 봤다. 그러자 지훈이 넉살좋게 웃으며 저예요 허허, 하고 할아버지 같은 소리를 냈다.
"표지훈학생?"
"네?"
"학교오면 핸드폰은 꺼두셔야죠"
"바..방금와서요"
"아이들의 독서시간을 방해한 죄의 벌은 받아야겠죠?"
"네에.."
"정석책에 있는 공식 열번씩 써서 제출하세요. 자리에 앉도록하세요"
아침식사 때부터 울상이었던 지훈의 얼굴이 다시 한 번 울상이 되서 자리에 앉았다. 그러다가 자리에 앉자 갑자기 허허 웃으며 책상 위로 엎어졌다. 옆에있던 짝궁 유권이 지훈을 보고 미쳤냐? 왜이래? 라고 말하니까 지훈이 몰라잉, 되도 않는 애교를 피워대며 혼자 꺄르륵 거렸다. 지호가 그런 지훈을 보고 지적하려했으나 곧 쉬는시간 종이 울려 지호는 지훈을 한 번 흘깃거리고는 공부열심히하세요. 라는 말을 남기고는 유유히 교실을 빠져나갔다. 풀썩 엎으져있던 지훈은 다시 벌떡 상체를 일으켜 손으로 꽃받침대를 하고 턱을 괴고 멍하니 지호가 있던 교탁을 바라봤다. 그 때 옆에있던 유권이 지훈의 팔을 쿡쿡 찔렀다.
"왜?"
"넌 미친개랑 살면 안무섭냐?"
"음..별로?"
"넌 어째 미친개한테 잘 안쪼는 것 같다?"
"그런가? 에이 그리고 쫄게 뭐있어 귀엽기만한데"
"뭐?! 너 우지호가 귀엽냐? 이게 아주 돌았네"
"안귀여워? 화낼 때 아랫입술 깨무는게 귀엽던데"
"너, 우지호..좋아하냐?"
유권의 말에 지훈이 눈알을 도록도록 굴리며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좋아하나? 내가? 우지호를? 여러 생각이 얽히고 얽혔다. 내가 왜 우지호를 보면 발기를 하는 것이고, 내가 왜 애들이 미친개라고 부르던 우지호가 귀여워 보이는 거지? 단순무식한 지훈은 한 삼십초 정도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했다. 좋아하는가보지 뭐, 게이니 호모니 딱히 성별에 관점을 두지 않은 지훈은 자신이 지호를 좋아하는 것에 크게 충격받지 않았다. 어쩌면 마음은 좋아하고있는데 머릿속으로는 인지 못한 거 일 수도 있다며 자기자신을 인정했다. 옆에 있던 유권은 괴성을 지르며 발버둥치다 의자인 채로 뒤로 넘어가 뒷통수가 바닥이 찧이는 불상사가 생겼지만 지훈은 그런 유권을 본채만채하곤 지호가 제게 주어진 벌을 하기 위해 베개로만 사용하던 정석책과 낙서용으로 쓰던 노트를 펴곤 노트에 공식을 쓱쓱 적어내려갔다. 이걸 오늘 안에 다 할 수 있을려나? 뭐, 못하면 집에가서 하지뭐. 단순한 지훈의 얼굴엔 웃음기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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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요 여러분...너무 늦게 왔지요..진짜 연재할까말까 머리 터져라 고민하다가 결국 연재하기로 결심했어염...
똥손이지만 잘부탁드려요 하핳..그리고 늦게 연재했다고 신알신 끊으신 분 계신가요..ㅠㅠ
지코민낯이 돌아왔어여 다시 신알신해듀세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