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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보아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 드는 사람이 있었다. 저 녀석은 대체 어떻게 태어나서 뭘 먹고 자랐길래 세상의 다정함을 모두 끌어온 것 마냥 다정스레 굴까. 세상을 사랑하는 걸까 인간을 사랑하는 걸까 아니면 나르시즘으로 인한 자비인가. 턱에 손을 괴고 머리를 굴리는 태용을 발견한 녀석은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듯 조심스럽게 옆에 앉았다. 제 얘기로 저렇게 심각한 줄도 모르고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 재현이 마스카라를 칠한 것 마냥 긴 태용의 속눈썹을 천천히 감상하며 몇 분이 지나서야 정적을 깬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뚝. 사고 회로가 끊기고 시선이 재현에게로 향했다. 언제나와 같은 청바지, 검은 셔츠를 입은 하얀 얼굴의 재현. 꼭 "네 생각" 같은 대답을 듣고 싶어하는 것 같은 눈을 하고서는 대답을 기다리는 재현에게 뭐라 변명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패기 넘치는 두 살 연하남의 적극적인 다정함을 거부하려한 적은 없으나 열과 성을 다해 애정을 표현하는 그에게 보답을 해주어야한다는 부담감은 느껴왔던지라 유독스레 진득한 눈빛을 보내 오는 날이면 저도 모르게 귀게 벌게 지곤 했다. 왜인지 재현은 꼭 귀가 벌게 지는 타이밍을 알아맞추곤 장난스레 놀리며 요상한 분위기 조성을 해왔는데, 태용은 그것이 사랑인가 놀림인가가 헷갈려 응수를 못해왔더랬다.
N대의 과탑, 남신, 온 세상의 좋은 수식어는 모두 갖다붙혀도 모자라지 않은 재현의 사랑을 받는 유일한 태용은 N대의 시기와 질투를 받았다. 글쎄 태용은 그것도 모르고 도무지 생기지 않는 친구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자책하는 나날들도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이런 사색을 즐길 틈이 많았던 것도 아니었다. 재현의 같이 밥 먹기 부탁, 과제 파트너 부탁, 쇼핑을 같이 가달라는 부탁, "시간이 괜찮으면 제 부탁 좀 들어주세요." 하며 눈웃음 만개하여 온 종류의 부탁을 다 들어주다보면 하루가 참 바빴다. 도대체 어떻게 하루의 일정이 모조리 계획되어있는지 신기해하면서도 군말 없이 재현을 따르는 와중에도 태용은 몰랐다. 밤만 되면 눈을 자꾸 여러번 게슴츠레 감았다 뜬다거나 자꾸만 값비싼 와인바로 데려가 마시게 한다거나 이따금 피곤하다며 제 어깨에 머리를 기대오는 재현을. 이 미친 사랑을 태용은 몰랐다.
못말리는 태용, 무지의 태용.
재현은 저를 코앞에 두고도 일말의 긴장도 하지 않는 태용을 속으로 대견해하면서도 이마를 짚었다. 오늘도 실패라는 두 글자를 머릿 속에 꾹꾹 눌러 새겨 성공 뿐인 인생에서 자꾸 패배감을 안기는 대단한 미모의 태용을 아낌없이 찬양하며 굳게 다짐한다. 내일은 꼭 태용을 품에 안고야 말겠노라고.
N대의 못말리는 태용
경영학과 의도치 않은 아웃사이더행의 원인이자 유일한 추종자는 정재현
재현은 왜 태용을 사랑해서...
재현을 향한 세상의 따뜻한 위로 한 마디
오늘도 태용에게 재현은
GET-UP-AND-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