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ㅅ!❤️-----ㅇㅅㅇ 홍빈은 성별에 국한된 바 없이 사내에서 가장 인기 많은 직원이었다. 커피를 마시러 갈 때나 화장실을 들락거릴때에도 칸막이를 넘어서 홍빈을 쫓는 눈을 볼 수 있을것이었다. 심지어 인턴생활을 끝나치고 부서를 정할때 여사원들의 단체기도까지 있었단 소문이 돌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물론 홍빈이 그것을 좋아하면 좋아했지 싫어하는것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것은 아니었을지라도 즐기기는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 홍빈에게도 고민거리가 생겼다. '야 원식아..' '왜' '요즘 내 인기가 예전같지 않아 시들해졌어 어쩌지' '끊어 시발' 홍빈은 진지했다. 요 근래들어 사원들의 눈빛이 예전같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럼에도 저를 찬양하는 무리는 변함없었지만 말이다. 제 나름대로 우는소리를 내어 20년 불알친구 좋다는게 뭐냐며 원식에게 전화를 걸었건만 돌아오는 것은 위로가 아닌 욕다발이었다. "나쁜새끼.." 홍빈은 커피를 들고 시선을 즐기며 휴게실 의자에 앉아 생각했다. 그래 뭔가 예전에도 이런기분을 느껴본적 있단 말이지.. 고등학생때에도 자아도취에 빠져있던 홍빈은 학교에서 방송국으로 견학을 간 적이 있었다. 방송국에 도착하자마자 한창 잘생겼단 소리와 기획사들의 러브콜에 정신이 없을때 쯤 잠시 찬양어린 시선이 느껴지지 않아 당황스러운 마음에 주위를 둘러보니 잘생긴 외모로 대한민국을 들었다놨다 한다던 배우가 지나가던 중이었다. 물론 그 배우가 결코 자신보다 잘생겼다 생각하지 않는 홍빈이었지만 잠시 빼앗긴 그 시선에 한달간 밤잠 이루지 못했더랬다.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지금이 딱 그 때의 기분이었다. 오늘부터 밤잠 이루긴 글렀다. 몇십분동안 의자에 앉아 벽을 보며 종이컵을 물어뜯고 있을때 아직 홍빈을 발견하지 못한듯한 여사원들이 얘기를 나누며 들어오고 있었다. 언뜻 들리는 홍빈씨라는 단어에 전설은 전설이지 하며 집중하던 홍빈은 본의 아니게 자신의 자아도취을 방해하던 그 불안감의 원인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그 신입사원 봤어?" "그 정택운인가 했던 신입이요?" "그래 요즘 난리잖아" "맞아 진짜 잘생겼긴 하더라구요" "나는 홍빈씨보단 그 사원이 더 취향이더라" 우리부서로 옮겨달라고 할ㅃ 어머 홍빈씨, 뿌득- 하고 홍빈의 손의 들려있던 종이컵이 바스라지는 소리가 들렸다.안녕하세요, 뒤를 돌아 인사를 하며 미소를 지은채 휴게실문을 박차고 나가는 홍빈이었다. 물론 그 미소를 본 사원들이 심장을 부여잡았단건 당연한 일. 정택운이라 했나, 지금 신입사원 부서로 가는이유는 절대 자신보다 잘생겼을거라 생각해서는 아니었다. 그냥 뭐 신입사원 환영 겸 얼굴이나 보러가는거지. 자신은 천상계 어딘가에서 떨어진 남신이었을거라 생각하던 홍빈이었다. 너무 잘생긴 나머지 벌받고 이 세상으로 떨어진 걸꺼야 "차팀장님" "어 홍빈씨! 나보러 왔나??" "아뇨 신입사원 소식이 들리길래. " "나 보러온줄 알았는데 너무해" "자만이시네요" 학연은 홍빈이 인턴시절 일을 배우던 부서의 팀장이었다. 그때의 연을 지금까지 돈독하게 이어온것은 학연의 치댐이 한몫했을 것이었다. 그친구는 어딨어요? "택운씨는 내가 심부름 보냈지" 일도 거의 끝내고 왔던 터라 할일도 없었기에 아득바득 기다리자는 오기로 외모를 상상하며 학연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참을 떠들고 있었을까 갑작스레 홍빈이 인정한 비주얼라인, 즉 학연과 저를 바라보던 시선들이 다른곳으로 넘겨짐을 느꼈다. "택운씨 잘하고 왔어?" 네.학연이 반갑게 제 뒤를 바라보는걸 보며 홍빈도 사람 좋은 미소를 지은채 뒤를 바라보았다. 미성이길래 왜소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뭐야 왜이렇게 길어. 의자에 앉은 탓인지 그냥 다리가 긴건지 끝이 보이지 않는 다리길이에 홍빈은 꽤나 당황했더랬다. 다리를 따라 얼굴을 쳐다보는데 진짜다..이건 진짜야.. 홍빈의 26년 인생에서 드디어 제 이상형을 마주한 순간이었다. 홍빈은 나름 애묘가였다. 고양이에 살고 고양이에 껌뻑 죽는 홍빈이었지만 26년인생에서 달고살던 알레르기에 접촉한번 해볼라치면 되려 죽어가는것은 홍빈이었다. 동물농장을 보다 고양이의 귀여움에 눈물을 흘리는것은 일상이며, 나름 이 지역의 고양이파더는 자신일것이라 당당하게 외칠수 있을 정도였으니 알레르기는 홍빈의 평생의 숙적이었다. 따스한 집에 들어가면 홍빈을 마주하는 캣타워와 고양이는 홍빈의 평생의 이루지 못할 소원이자 데스퍼레잇이었고. 그런데 그런 홍빈의 눈앞에 택운이 나타났다. 완벽히 고양이의 환생이라 해도 믿을만큼 고양이를 빼다박은 수준에 경쟁심리도 잊고 심장이 뛰었더랬다. "아 어떡하지" 귀여워 완전 고양이 같아, 홍빈의 덕질 목록에 고양이와 박효신을 제외한 택운이 추가되는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
안뇽빠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