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GA POP
_프롤로그
"이곳이 민박사님께서 일하시는 공간이십니다"
전혀 부검실같지가 않았다. 오히려 더욱 더 깔끔했다. 마치 연구실마냥 물건 하나하나의 정돈과 알코올 냄새가 날것 같은 스테인리스 테이블마저 너무나 깔끔했다.
자칫 어둡고 무서울 공간일 수 도 있는곳이었지만, 깔끔함때문이었을까 신입 나부랭이 조차도 힘겨운 발걸음이 아닌 태연한 모습으로 걸어들어오고 있었다.
"민박사님은 곧 오실겁니다 그동안 좀 둘러보고계...."
"뭐야"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더니 매우 심기가 불편한 표정을 하며 들어오는 한 남자가 있었다. 아마 이남자가 민박사라고 불리우는 남자일것이다.
그는 그녀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녀는 옆에서 눈을 요리조리 굴리고 있는 형사만을 쳐다 볼 뿐이었다.
민박사는 아무런 말도 없이 그의 도구들만을 챙길뿐이었다. 그녀는 목에 카메라를 건채 그저 가만히 그의 행동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 김태형 저 가만히 서있는 여자는 누구야"
도구 세팅을 다 하고나서야 이쪽에 관심을 두는 민박사였다. 태형이라 불리우는 형사는 그제서야 웃으며 신입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허나 자신이 물어본것도 까먹은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말을 흘려보내는건지 모를일이었지만 그저 미약하게나마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이쪽은 신입부검의이자 앞으로 민박사님의 보조를 맡게 될..."
"소개는 그쯤 하고 어이 신입 여기다가 실례 범하면 곤란해"
"예?"
"내 이름 알고 왔을거고, 모르고 왔으면 보시다시피 명찰에 민윤기라는 이름 박혀있고 나이는 내가 신입보다는 많을것같으니 말은 놓을것이고"
"아 저..."
"보아하니 국과수 기대하고 부검의 된것같은데 이곳에 온 이상 꿈 깨시고 이상"
랩인지 말인지 구분이 안될정도로 그는 정확하고 빠른 속도로 말을 뱉었다.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이런 상사밑에서 뭘 배우라는건지.
그녀는 그저 우물쭈물 서 있다가 그의 말에 소리를 지를 뻔 했다.
"정확히 2분 20초 후에 망자 들어온다. 준비해"
덜컹덜컹-
적막만을 감쌌던 이 공간에 다소 귀를 거슬리게 하는 환자 베드끄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곤 테이블에 올려졌다. 진짜 시신이었다. 깨끗할 수도 조금 상처가 있을 수 도 있을 시신 한 구가 들어왔다.
그녀는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는 미리 목에 걸고있었던 카메라를 가지고 테이블 곁으로 갔다.
시신을 덮고 있던 덮개가 열리는 순간 그만 그녀도 모르게 뒤돌아 헛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그랬지. 실례 범하지 말라고"
너무나 딱딱한 음성이었다. 그는 자신을 너무나 차갑게 바라보며 이야기 하고 있었다.
아까와는 다른 무서움이었다. 여기서 자신이 포기해버린다면 영영 이곳에 발을 붙이지 못할 것만 같아 두려움에 시신을 똑바로 마주했다.
교통사고 시신이었다. 아직 완벽히 적응이 되지 않은것 같다. 뒤에 있던 김태형 형사 또한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그건 부검의에 대한 형사의 예의였을것이다.
마음을 다 잡고 기록을 남기려 사진을 찍으려 했다.
"뭐하는짓이야"
"예? 기록하려고..."
"예의는 어디다가 버려두고 왔지? 당장 카메라 내려놓지않으면 지금 저 문으로 나가게될거야"
"옙!!"
그의 낮지만 작은 호통에 들고있던 카메라를 들고 민박사를 쳐다보았다. 자신은 아마도 지금 이 남자한테 단단히 찍혔을것이라고 단정지어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그의 말 한마디에 결심했다. 절대 이 문밖을 나가지 않겠노라고.
그는 눈을 지긋이 감으며 낮은 목소리로 자신을 향해 읇조렸다. 아니, 자신의 앞에 있는 한때는 환한 웃음을 짓고 있었던 사람에게 말했다.
"망자의 무게를 함부로 카메라에 담으려 하지마. 담기 전 그의 짧았던 혹은 길었던 인생에 대한 무게를 짊어지는법부터 알아두었으면해"
"..."
"적어도 그게 이 공간 안에서의 예의라고 말하니까 나는"
[주절주절]
: 부검의라는 소재를 가지고 와버렸어요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려요>__<
암호닉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