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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의 시대 - 남혜승 및 박상희

본 글은 일제강점기 시대의 조선을 배경으로 나아갑니다.




경성블루스 



정국은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누워서도 자꾸만 아까의 상황이 그려졌다. 저를 바라보던 그녀의 눈과 살랑이던 바람. 하천의 물결 위로 올라탄 노을빛. 어찌 그리 빛이 났던가. 그곳에는 왜 있던 것일까, 집이 근처였던 걸까. 순간을 곱씹는 정국은 자신이 어느새 그 여인만을 떠올리고 있다는 자각조차 못하고 있었다. 멍하니 천장을 응시하던 정국이 손을 뻗어 탁상 끄트머리에 걸친 시집을 잡아 허공에 들어보았다. 만나는 사내는 있을까? 생각이 스치자마자 벌떡 몸을 일으켜 앉았다.

“ 미쳤구나. ”

고작 한 번 마주친 여인에게 홀라당 마음이 넘어가 사고가 정지돼 버린 자신이 어이가 없었다. 살면서 한 번도 연모의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는 정국이었기에, 지금 이 상황에 당황스러움을 느낄 만도 했다. 아버지의 옆을 따라다니며 날고 긴다는 귀족 영애들을 수도 없이 보았지만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은 없었다. 따지고 보면 그녀보다 예쁜 여인들도 꽤 많았고. 그래서 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제대로 된 대화를 해 본 것도 아니고, 대체 왜.
머리를 짚었다. 자꾸만 그녀의 잔상이 제게 말을 거는 듯했다.
부정하고픈 첫사랑이었다.




교실의 문 앞에 서서 숨을 크게 한 번 들이마시고 내쉬었다. 도무지 문을 열 자신이 나지 않아 손잡이를 잡았다 놓기를 반복, 결국 눈을 질끈 감고 문을 열었다. 지우개가 날아온다거나 걸렛물 세례를 받는 등의 참혹한 상상과는 다르게 교실 내 풍경은 평소와 같았다. 눈치를 살피며 자리로 돌아가 앉으니, 긴장했던 것이 이상할 정도로 평화로워 괜히 목을 가다듬었다. 책상 위에 교본을 올려 놓는데, 누군가 고이 접힌 쪽지 하나를 책상 위에 얹어 두고 지나갔다. 고개를 돌려 쳐다보니, 덕희가 눈치를 보는 얼굴이었다. 조그마한 쪽지를 들어 펼쳐보았다.

「 고마워. 네 도움 잊지 않을게. 」

기분이 묘했다. 최덕희는 고맙다고 하지만 나는 일순간 그 행동을 후회하고 자책했다. 그리고 두려움에 떨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썩 나쁘지 않은 이 기분은 왜일까. 단정하게 써진 조선어 필체가 마음에 닿아 녹아내리는 듯했다. 전에 있던 불안함과 두려움은 사라지고 미소가 지어졌다. 쪽지를 다시 고이 접어 교복 주머니 안에 넣었다.

학교가 끝나고 건물에서 나오자 저 멀리 지민과 태형의 뒷모습이 보였다. 보통 여학교 수업이 먼저 끝나는 편이었는데 오늘은 그렇지 않은 듯했다. 덕희에게 받은 고마움은 어찌 보면 제 몫이 아닌 지민의 몫이기에 이 소식을 전해 줄 생각만으로도 뿌듯한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다소 빠른 걸음으로 둘에게 다가가 지민의 등을 탁 쳤다. 놀라 뒤돌아보는 지민. 하지만 그런 지민의 얼굴을 보고 더 놀라버린 것은 연이었다.

“ 너 얼굴이 왜 그래. ”

터져버린 입술과 빨갛게 부어오른 뺨. 급기야 시퍼런 멍이 눈과 이마에 하나씩 달려있었다. 쪽지를 건내줄 생각에 들떠있던 마음은 순식간에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뒤통수를 맞은 듯 목소리가 떨렸다. 깜짝 놀란 채로 지민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쳐다보고 있는데, 태형은 그런 내 모습을 보고 한숨을 내쉰다. 지민이 당황하며 웃었다.

“ 아, 그게… 계단에서 넘어져서… “
” 거짓말. 거짓말이지? “
” 거 봐라, 박지민. 내가 그거 안 통한다고 했지. “

태형의 핀잔에 한마디 하려던 지민이 아, 하며 입술께를 손으로 감쌌다. 보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쓰라려 보이는데, 얼마나 아플까. 대체 어쩌다 이런 거냐며 태형을 바라보자, 지민은 고개를 짧게 저었고 태형은 완벽히 무시했다.

“ 후치오카가 박지민한테 관심이 꽤 많아졌더라고. 같은 교실도 아닌데 하도 자주 보니까 정 들 정도로. “
” 뭐? 진짜야? “
” 아니야. 그게 아니라…. “
” 아니긴. 그 놈이 눈 밖에 날 정도의 양아치가 아니었더라면 내가 빼 와 주지도 못했어. 지민이 너는 평소 네 성적이 좋았던 점에 감사해라. “

지민은 태형을 한 대 쥐어박고 싶었다. 안 그래도 그 날 손등 살짝 쓸린 걸로도 표정이 안 좋던 연인데,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힘들어할까. 태형을 노려보던 지민이 슬금슬금 연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아니나 다를까 울망울망한 시선으로 쳐다보는 눈빛에 심장이 쿵 떨어졌다.

” 아니, 나 정말 괜찮아. 김태형 말대로 그 놈, 타케우치 선생 눈 밖에 난 놈이라서 이번에 제대로 경고 주시기도 했고. 뭐… 나도… 얻어낸 것도 있고. “
” 그게 뭐야…. “

착한 지민이.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꾹 참아내고 고개를 들었다. 주머니에 손가락을 쏙 넣어 쪽지를 꺼냈다. 이거. 지민이 고개를 갸웃했다.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五 | 인스티즈


” 이게 뭐야? ”

“ 선물이야. ”




셋이 나란히 걷는 거리에서 전차 소리가 시끄럽게 댕 댕 울렸다. 태형은 건물 뒤에서 맞고 있을 지민을 구하고자 타케우치 선생을 찾아갔고, 지민은 아무런 반항도 없이 그걸 다 맞고 있었더라 하는 이야기를 풀었다. 태형이 교사를 찾아가 지민을 구할 생각을 했다는 점이 묘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미 미운 털이 잔뜩 박힌 남학우였다는 말에 수긍을 했다. 지민이 중얼거렸다.

“ 그게… 내가 못 때린 게 아니라 안 때린 거라니까… ”
“ 바보냐? 그걸 맞고만 있게? ”

둘이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어깨 위로 죄책감이 쌓이는 느낌에 우울해졌다. 그런 나를 눈치챈 건지, 지민이 화제를 돌리며 물었다.

” 그, 연이는 몸 괜찮아? 아팠었다며. “

화제는 돌려졌으나 달갑지 않은 화제였다. 태형 마저 물끄러미 내려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 아, 괜찮아. 완전 괜찮아졌어. 잠깐 아팠다 말아서…. ”
“ 전날 밤엔 어디 갔다 온 거야? ”

태형의 말에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그때 자고 있던 게 아닌가? 순간 발이 멈출 뻔한 것을 가까스로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 어? ”
“ 새벽에 자다 깨서 나가보니 네 신발이 쫄딱 젖어 있길래. 나갔다 비 맞은 거 아니야? 그래서 그런 줄 알았는데. ”

침이 꼴깍 넘어갔다.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예상치 못한 말을 듣자 머리가 생각하는 것을 멈춘 듯했다.

“ 아, 어… 잠깐 바람 좀 쐰다는 게, 비를 맞아가지고… 고뿔에 걸렸었나 봐. ”

태형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절레 저었고 지민은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걱정하는 말투로 되물어왔다. 순간 옷장 깊숙히 숨겨 둔 회종시계가 떠올랐다. 그날 밤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건 아무도 몰라야했다. 설령 그게 태형과 지민이라고 해도. 한 명이라도 알아서 좋을 것이 없다는 생각에 마음을 굳건히 먹었다.
지민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셋이 약방으로 향하던 그때, 어디선가 시끄러운 소음이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니 한 가게 앞에서 나이 든 할배와 일본군이 말싸움을 하고 있는 듯했다. 태형은 불안한 예감에 재빠르게 연의 손목을 잡아챘다. 하지만 이끄는 태형의 손을 겹쳐 잡고 그 자리에 멈춰섰다.

 “ 이놈들아, 죽여라. 내 애미애비를 데려간 것처럼 죽이란 말이다! ”
“ 이 노친네가 지금 뭐라는 거야! 갑자기 길을 막아서고… 죽고 싶냐! ”

노인은 일본군의 명치께를 밀어내며 바닥에 드러누웠다. 세상을 잃은 듯한 그의 얼굴이 낯설지 않았다. 어떤 감정을 겪어야만 지을 수 있는 표정인지 충분히 알고 있었다. 주위 사람들은 수군거리기만 바빴고, 열이 오를대로 오른 일본군은 허리춤에서 곤봉을 꺼냈다. 한 발자국 앞으로 나간 내 몸을 저지한 건 태형 뿐만이 아니었다. 지민 역시 앞을 막아섰다. 지민의 어깨 너머로 하늘 위로 올라간 곤봉이 눈에 들어왔다.
두들겨 맞는 둔탁한 소리와 비명 소리, 그 소리에 묻힌 왜놈들의 목소리까지 괴로운 소음이 귓속을 파고 들었다. 연이 눈을 질끈 감고 있는 동안, 지민과 태형은 고개를 숙이고 그 상황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 다른 사람들처럼.

“ 정신 나간 늙은이. 나이를 곱게 처먹어야지! ”

일본군이 씩씩거리며 머리를 쓸어넘겼다. 바닥을 뒹구며 피 토하는 노인의 옷은 이미 피가 잔뜩 절여져 있었다. 화가 잔뜩 오른 일본군이 고개를 홱 돌리며 주변에 있는 인파를 보고 소리쳤다.

“ 뭘 쳐다봐! 이 놈처럼 맞아 죽고 싶어?! ”

사람들은 다들 헉, 소리를 내며 분주하게 흩어지기 시작했다. 태형이 힘을 주어 팔을 잡아끌었고, 결국 끌리는대로 터덜터덜 발은 움직였다. 시야 끝에 걸려있던 노인은 숨이 헐떡거리던 채로 없어져버렸다. 뒤따라 오던 지민은 연의 뒤통수를 불안하게 쳐다봤다.
연은 태형에게 붙잡힌 손목을 내려다보면서 불현듯 생각난 사람이 있었다. 출신도, 신분도 가리지 않는 총을 지닌 그 남자. 그 사람이라면 어땠을까. 내가 그런 사람이라면 어땠을까. 결국 스스로의 무력함은 타인에게 기대버리고 마는 비겁함으로 변해버렸다. 태형에게 붙들려 지민과 함께 도망치던 그 순간, 수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무고한 아버지의 죽음. 매일 아침 왜놈들의 천황폐하에게 조아려지는 고개들. 후치오카에게 괴롭힘 당하는 최덕희. 피를 흘리며 일본군에게 쫓기던 그 남자. 가슴 속에 있던 찝찝한 무언가가 고개를 빼들었다. 억울함과 서러움, 분통함과 좌절감. 하루 빨리 민윤기, 그 자와 다시 조우하는 날이 오길 바랐다. 분명히 그 사내에겐 있다. 나의 괴로움을 해소할 방법이.




“ 성치도 않은 어깨짝으로 어딜 가는겨? ”

창가에 들어온 희미한 노을빛에 방 안 먼지가 떠다니는 것이 눈에 보였다. 윤기는 코트에 팔을 껴 입으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 갈 곳이 있어서. ”
“ 그러니까 말이여. 어딜 가느냐고. “

윤기는 오늘 밤 회종시계를 찾으러 갈 생각이었다. 거사 전에는 무조건 찾아와야 했고, 언제 때가 될지도 모르니 오늘 가야겠다 했던 것이다. 빵모자를 눌러 쓰던 윤기가 뒤돌아 호석과 마주했다. 삐딱한 자세로 문에 기댄 호석은 무표정이었다.

“ 정인이라도 생겼는갑네. ”
“ 그런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할 거면 그만 대화하지? ”
“ 그라믄 그 날 칭칭 두르고 온 천은 정인의 것이 아니믄 누구 것인겨? ”
“ … ”
“ 왜놈이 둘러 준겨? ”

윤기는 기가 찬다는 듯 헛웃음을 쳤다. 그러자 호석도 웃으며 윤기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뒷짐을 지고 선 호석이 윤기의 왼쪽 어깨를 턱짓으로 가리켰다. 요거.

“ 이래갖고 거사는 암만 생각해도 무리같은디. ”
“ 누가 그렇대? ”
“ 이 상태로 나갔다가 왜놈이랑 마주치기라도 하믄 그렇겄제. ”
“ … ”

윤기는 애써 외면하던 문제를 찔린 기분이었다. 그 생각을 못했던 건 아니었다. 당장 거사 날짜에 맞춰 회복하기도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 잠깐이니 괜찮겠지 하는 생각과 그녀를 볼 생각에 리스크 같은 것들은 합리화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윤기는 그저 자신을 살려준 여자에게 자신이 무사함을 알려 주고 싶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호석이 한숨을 내쉬었다.

“ 으짜겠는가…. 사랑인디. “
” 그런 거 아니라니… “
” 그렇다믄 나가 도와줘야겠제. “

어이없어하는 윤기를 뒤로하고 호석이 나무 옷걸이에 걸쳐진 코트 하나를 집어 입었다. 빳빳하게 옷을 당겨 매무새를 정리한 호석이 윤기를 힐끗 쳐다봤다.

“ 뭐혀? 앞장 안 서고. ”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호석과 그런 그를 못마땅해하는 듯한 표정의 윤기가 길을 나란히 걸었다. 데려가고 싶지 않은 마음은 굴뚝 같았으나 자신의 어깨가 회복 중인 점이나 괜한 오해를 사고 싶지 않다는 것이 결국 동행의 길로 이끌었다. 벌써 노을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고, 쌀쌀해진 날씨와 어두워지는 하늘에 윤기는 그날 그 담벼락이 떠올랐다. 그 날에 대한 회상은 윤기의 발걸음을 더욱 재촉했다.
하천이 보이기 시작하고 그때의 장소가 가까워지기 시작하자 윤기는 답지 않게 긴장을 했다. 분명 회종시계를 찾으러 온 것인데, 괜한 안부를 묻고 싶어질 것 같았다. 그날은 무사히 집에 들어갔는지, 그럴 듯한 핑계를 대느라 고생하진 않았는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쉬던 순간, 시선 끝에 마법처럼 그 여인이 걸렸다. 그날 그때처럼 담벼락에 기댄 모습으로.
눈이 마주쳤다. 두 사람 다 놀란 듯한 표정이었다. 윤기는 본인이 만나기 위해 찾아왔음에도 운명처럼 마주친 이 상황에 더러 침을 삼켰다. 어색하게 호석을 돌아봤다.

“ 여기서 기다리게. ”
“ 와 그래야 하는디. 저짝에 저 여인이여? “
” 맞으니까 좀. 여기 있으라고. “

호석은 입술을 삐쭉 내밀며 고개를 까딱였다. 윤기는 호석을 째려보곤 걸음을 옮겨 연에게로 다가갔다. 어두울 때 보아 잘 보이지 않았던 그녀의 얼굴, 체형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비로소 연의 앞에 마주 선 윤기가 고개를 하천쪽으로 돌렸다.

“ 그, 혹시 회종시계... ”
“ 있습니다. ”

그때 그 목소리. 윤기가 연을 힐끔 쳐다봤다.

“ 오늘 찾아오실 줄은 몰랐는데, 우연이 맞았나 봅니다. “

연이 작은 천 주머니에서 그 안에 있는 회종시계를 꺼냈다. 윤기가 안심한 듯 가슴팍이 짧게 올랐다 내려앉았다. 하지만 윤기가 손을 뻗자 연이 뒤로 홱 감추었다. 허공에 멈춘 윤기의 손이 머쓱하게 다시 내려갔다. 뭐냐는 듯 쳐다보자 연이 고요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작게 입술을 뗐다.

” 독립운동을 하십니까? “

윤기는 그녀가 눈치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했으나, 그럼에도 저리 직설적인 물음이 나올 줄은 몰랐다. 순간 윤기 안에 있던 기분 좋은 긴장감이 사라지고 차게 식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 알아 무엇하게. 고발이라도 할 셈인가. 하기야, 총독부에서 값을 쳐줄테지. ”
“ 그런 것이 아닙니다. ”
“ 그렇다면 지금 날 떠보는 건가? ”
“ 제 아비의 이름은 김종철입니다. ”

윤기가 미간을 찌푸렸다. 분명히 들어본 적 있는 이름이었다. 윤기의 미묘한 표정 변화에 연이 주먹을 쥐었다.

” 독립운동가셨습니다. 한데 이제는 안 계십니다. ”
“ … ”
“ 도움이 필요합니다. ”

연이 윤기와 저 사이의 거리를 좁히며 한 발자국 더 다가갔다. 윤기는 그런 연을 심각한 표정으로 내려다보았고, 연은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다짐한 얼굴이었다.

“ 동지로 삼아주세요. 뜻을 함께 하겠습니다. “

바람에 의해 두 사람의 옷깃이 휘날렸다. 서늘한 가을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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