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첫째주 1위를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주 쟁쟁한 후보들이 올라왔는데요! 과연 그 결과는!!?"
"정규 2집으로 돌아오신 이태일씨!!!!! 축하드립니다!!!!!!"
어안이 벙벙해졌다. 엠씨의 입에서 내이름이 호명되는 동시에 사람들의 함성소리가 스튜디오에 울려퍼졌다. 하체가 후들후들 떨려왔다.
후배가수들과 선배님들의 격려의 악수와 포옹을 다 어떻게 받아냈는지조차 기억이 안났다. 앵콜송으로 다시 팬들과 마주하는 무대위에
올라섰을때 주체할수 없이 눈물이 터져나왔다. 내나이 서른에 데뷔한이후로 싱글1집과 정규1집 두차례나 앨범을 말아먹었었다. 그런데도
나를 믿어준 소속사덕분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도전한 지금, 나는 이번주에 정식음원이 발매됬음에도 불구하고 1위를 하게되었다.
대기실에 돌아와 같이 고생해준 스텝들과 소속사 식구들과 파이팅 넘치는 말들을 나누며 웃다가 회식자리로 이동하였다.
"아니, 그니까 그노래를 선택한 태일이의 안목이 정말 대단한것같다. 이젠 전적으로 너한태 맡겨야 되겠어"
"헤? 아니에요 사장님. 근데 그노래가 정말 처음봤을때부터 맘에 들긴했어요."
"그러냐? 나는 처음에 신인작곡가 홀케라길래 아예 너한태 보여주려고 안했었는데. 그때 안비서가 실수한게 어쩌면 다행일지도 몰라"
"작곡가님도 여기오셨나요? 꼭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은데. 이참에 우리 소속사로 데려오는건 어때요"
나의 말에 술을 거하게 드신 사장님께선 안비서를 보곤 작곡가가 왔냐며 웃었고, 안비서님은 그런 사장님을 보다 한숨을 쉬시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서 나는 술에 거하게 취한탓으로 돌리면 작곡가님께 직접인사를 드리겠다면서 스튜디오 주소를 받아와 그곳으로 향했다.
회식자리를 벗어나 스튜디오 근처로 갈수록 가로등도 별로 없고 어둑어둑한게 살인자라도 나타날것같아서 종종거리며 얼른
뛰어갔다. 3층에 있는 스튜디오 앞까지 가는 내내 어떻게 인사를 드릴까 고민하다가 스튜디오를 노크도 없이 벌컥 열어제꼈다.
여기가 작곡가님이 작업하시는 곳이구나.. 스튜디오 가운데에 있는 쇼파에 털썩 주저앉아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선 술이 확깨는 기분과 함께 스튜디오를 박차고 빠져나왔다.
=
"아아아아아아아~ 어때 지호야? 늘었냐?"
"야 박경 그만해 진짜 못들어주겠네. 닌 걍 왠만하면 포기해라 걍"
흥 쳇. 우지호의 갈굼을 받으면서 자리에 돌아와 앉았다. 나는 어렸을적부터 작곡가가 꿈이 었다. 물론 저 싸가지없는 우지호도말이다.
나의 천재적인 감성엔 딱하나 단점이 있었는데.. 내가 사실 엄청난 선천적음치였던 것이다.
작곡을 너무 하고 싶은데 박자 감각만타고 났지 노래는 젬병이어서 랩만 해대다가 노래도 좀 해보려 했더만,
우지호 반응이 친구만 아니었음 가만안둔다는 표정이어서 그냥 포기하고 자려고 고개를 묻었다.
그때 학교 뒷편 창고 앞에서 어떤 학생이 혼자 얼쩡거리는게 보였다. 저 창고는 학생들이 암묵적으로 연인관의 스킨쉽이나 성관계를 할때 가는 곳이었다.
또 우리학교 소문의 중심인 박경이 여기서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실실거리며 다음 생물 선생님껜 잠시 변비라 화장실에
똥싸러 갔다고 말해달라면서 교실을 빠져나왔다. 아까 창문이로 얼핏보기엔 키도 작고 엄청 소심하게 생겼던데..
그런 고추가 온전하게 달린지 확인도 안되는놈도 성관계할 여자가 생기는데 천하의 이 박경이 이러고 있다니. 일단 소리부터 감상해 우지호등등에게
자랑하려고 핸드폰에서 녹음 버튼을 눌르고 살며시 문을 조금 열었다. 그런데 신음소리가 흘러 나올줄 알았던 창고에선 예상과 다르게 노랫소리가
흘러나왔다. 바이브노래를 열창하는데 나도 모르게 얼굴이 너무 궁금해져서 창고문을 확 열곤 그사람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그 남학생이 깜짝놀라하며 노래를 멈추고 자리에 주저앉아 나를 쳐다보았다. 그래서 그 사람에게 다가가 두손을 꼭 마주잡고 말하였다.
"우리 계약합시다!!"
"박경이 잘못했네"
"아니야 박경 목소리가 잘못했네"
"야!! 말이대냐? 박경 깨방정이 잘못했네"
지금 내앞에는 우지호와 아이들이 내가 그 남학생에게 가이드 부탁을 했다가 뻥차인 사실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 그리고선 내가 녹음한 음성녹음 파일을
들려주자 위와 같은 반응이 나타났다.
그렇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남학생은 싫어!!!!! 라고 소리지르며 창고를 뛰쳐나갔다.
근데 또 여기까지 녹음해온 내가 우스운지 내가 우지호 등등에게 말만걸으면 그 남학생 성대모사를 하면서
싫어!!!!!허허헣ㅎㅎㅎㅎㅎ 이러면서 나를 놀려댔다. 이런것들을 친구라곸ㅋㅋㅋ 진짜 신나게.
결국 하교시간까지 갈굼을 당하다가 지호야 집에 가자 라는 말도 싫어!!!!ㅎㅎㅎㅎㅎㅎ 이러면서 떠나는 우지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가방을 싸매고 혼자 터덜터덜걸어가다가 누가 자꾸 내 눈치를 보는걸 느껴 옆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 남학생이 서있었다.
"어!!!!!!!!!!!! 싫어!!!!!!!!??"
"너 나 싫다면서... 왜 댈고 왔어"
"아 진짜 형이 그말해서 제가 얼마나 놀림 받았는지 아세요? 제가 형이 노래 부른거 녹음하는데 형이 싫다고 한것까지 녹음대서
저 왕따됬다구요"
"뭐?????!!!!!!! 그거!!! 그걸 왜 녹음해!! 너...너 이자식..112!! 그래 너 신고할꺼야"
"아 일단요 떡볶이를 먹으면서 딜을 해보자고요 형님 너무 성급하시네"
저말을 하면서 은근슬쩍 윙크를 날리자 또 다시 집에 가겠다고 신고하겠다는 형을 겨우 진정시켜놓았다.
이 형의 이름은 이태일이었고, 우리학교 3학년으로 재학중이라고 하였다. 좆중딩인줄아고 귀여워 해주려고했는데..
"그래서.. 너말의 결론은 내가 노래를 불러달라이거지?"
"네형 형 목소리 정말 좋으신거 같아요. 여기서 더 거절하시면 저 이 음성파일들고 점심시간에 방송실 갑니다."
"야!!! 이게무슨 역지사지야!!! 당연 지워야지 안해줘도!!!"
"아 그래서 하실꺼에요 마실꺼에요. 전 방송실에 친구도 있는데 전화나 한번 해볼까나"
"알겠다고!!!! 하면...되잖아..이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