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재생지원이 왜 안될까요ㅠㅠ? PLAY 해주세요~)
노래 듣다가 문득 쑨환이들이 생각나 싸질렀습니다...
이틀 밤을 꼬박새고 오늘도 밤을 새려니 힘드네요ㅠ
잠에 취해 쓴 글이므로 이상해도 그러려니 넘어가주세요;ㅅ;
브금은 이 똥망글을 싸지르게 만든 혜령의 반지하나...
아아. 결말은 항상 어렵네요.
반지하나?
뭡니까, 이게?
우리 100일 기념 커플링.
에에- 이거 금 아닙니까? 태환이 무슨 돈이 있다고..
걱정마. 나 보기보다 능력있어!
정말입니까?
정말이래도..
푸흐, 알겠습니다. 쑨양, 태환 믿습니다!
이렇게 알콩달콩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그는 몇 일째 연락이 없다.
주변 지인들과 친구들이 하루 건너 하루마다 그를 클럽에서 봤다, 여자와 모텔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라고 했지만 나는 믿지 않았다. 나의 태환이 그럴 리가 없어.
나를 만나기 전의 그는 꽤나 알아주던 카사노바였다고 한다. 하지만 나를 만나면서 그는 변하기 시작했고,
분명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는 모든 여자들의 연락처와 자주 가는 클럽의 웨이터들의 번호를 삭제하는 것을
눈 앞에서 보았다. 피우던 담배도 끊고 술도 잘 마시지 않았다. 남자의 자존심을 버려가면서까지 나와의
관계를 종종 갖던 그였다. 그런데 그런 그가...? 말도 안 되지.. 하지만 왠지 모를 불안감에 네번째 손가락에서
반짝이고 있는 반지를 매만졌다. 벌써 몇 일째 반지만 만지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문득 손가락을 내려다보니
어쩐지 처음보다 광이 좀 죽은 것도 같은게 꼭 나에대한 태환의 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 가슴 한 켠이 아려왔다.
그렇게 연락이 끊긴지 거의 한 달이 되어갈때 쯤, 모르는 번호로 문자 한 통이 왔다. 10시까지 놀이터로.
나의 직감은 이것이 태환이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머리는 부정했다. 설마..? 에이, 아닐거야...
하지만 설마 하면서도 옷을 챙겨입고 나갈 준비를 하는 나였다. 물론 태환이 직접 떠 준 목도리도 잊지 않고.
놀이터에 약속 시간보다 30분 정도 일찍 나와 누군지 모를 문자 발신인을 기다렸다. 태환일까? 아니면 누구?
겨울이 성큼 다가온 날씨에 몸을 달달 떨면서 목도리 속으로 고개를 집어넣고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아직인가?
그러다 문득 미끄럼틀 건너편에서 사람 발소리가 들린다. 자박, 자박. 익숙한 발소리. 태환이다!
"태환입니까?"
"어떻게 알았대?"
한 쪽 입술을 말아올려 비릿하게 웃으며 어둠 속에서 등장한 그는, 마지막으로 봤을 때와는 영 딴판의 모습이었다.
잘 빼입은 정장 차림에 머리는 왁스를 발라 남자답게 스타일링 되어 있고, 한 쪽 귀에는 피어싱까지 보인다.
깜짝 놀라 넋을 놓고 쳐다보았더니 다시 피식 웃으며 담배를 꺼내문다. 그러다 언뜻 본 그의 왼손 네번째 손가락에는...
없다. 그와 나의 증표가.
태환이 담배를 피우는 것을 죽도록 싫어하던 나였지만, 지금은 그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의 손가락에 항상 있던 반지가 사라진 것만
내 눈에 들어왔다. 담배를 한모금 빨아들인 그는 내 시선을 의식한건지 자신의 왼손을 쭉 펴서 내려다 보더니 아- 이것 때문에 왔지, 라고 한다.
"반지."
"?"
"아, 답답하네. 진짜."
"뭐가 말..입니까?"
"반지 달라고."
"....에?"
"아, 말귀 못 알아들어? 반지 달라고!"
"아니, 이건..."
"하, 참. 한 달동안 연락이 없었으면 어련히 눈치를 채야 되는거 아냐?"
"헤어.. 지는겁니까?"
"어. 그러니까 반지, 내놔."
"하지만..."
"아, 진짜!!"
못 본 사이에 성격도 많이 변했다. 무섭다. 대꾸도 못하고 그 자리에 서서 덜덜 떨고만 있으니 그가 두 팔을 걷어붙이고 다가온다.
나를 때리려는 걸까? 목도리 안으로 더욱 목을 움츠리며 눈을 꽉 감았다. 내 앞에 다가온 그는 작게 욕을 내뱉더니 갑자기 나의
손을 덥썩 채간다. 그리고 왼손에 끼워져있는 반지를 빼낸다. 아니, 빼내려고 한다. 이 것만은 줄 수 없어서 주먹을 꽉 쥐었다.
"아, 짱깨새끼가...!"
태환이 주먹으로 나의 복부를 강하게 올려쳤다. 나보단 한 뼘 정도 작지만 평균보단 덩치가 있는 편인 그의 주먹은... 생각보다 아팠다.
억, 소리를 내며 허리를 굽히고 양 팔로 배를 감싸쥐자 그가 잠깐 움찔한 것 같았지만 다시 왼손을 가져간다. 너무 아파서 주먹에 힘도
들어가지 않는다. 그대로 나의 반지는, 이젠 정말 내 살 같던 그와 나의 증표는.. 그의 손으로, 그의 주머니로 사라져버렸다.
"얼마나 만져댔으면 반지가 다 닳았냐.. 징하다, 너도 참."
"아...안됩니다, 그건..."
"뭐?"
"나한텐 그것 뿐입니다.... 주세요...."
"이게 니꺼냐? 내꺼지?"
"돌려 주세요... 제ㅂ... 윽-"
떨리는 팔을 들어 그의 주머니로 손을 뻗자 이번엔 태환이 발로 나의 복부를 가격한다. 풀썩. 결국 바닥에 쓰러져버렸다.
태환은 모래판위에 쓰러진 나를 한심하게 쳐다보더니 내 주변으로 담배꽁초를 휙 던져버리고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사라져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눈물을 삼켰다.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서는 한 방울씩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저 멀리서
들리는 자동차의 시동엔진 소리에 끅끅거리며 소리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한 달을 기다리며 우린 이제 정말 끝이구나, 라고
생각을 하긴 했다. 하지만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나 나름대로 그와의 이별을 준비하며 추억을 정리하면서
깨달았다. 아무 것도 없었다. 커플 악세사리, 커플티, 커플 신발, 커플 머그컵은 고사하고 그 흔한 사진 한 장 조차도.
간직할 것은 반지 하나 뿐이었다. 그래, 이거 하나면 됐지, 하며 내가 온전히 그를 잊을 때까지만 끼고 있자-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태환은,
너무도 잔인한 그는
그 하나뿐인 흔적마저도
내게서 가져가버렸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내게 남기고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