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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동] Fatal (치명적인)
written by.신꽁
"쟤를 어쩔건데"
"일단은…. 어어!"
벽에 의지하며 걸어가던 동우의 몸이 크게 휘청거리며 곧바로 추락한다.
"나 참…. 또 데려다줘야하잖아"
"쉿- 듣겠다"
-
사랑이 없었다. 나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사람 또한 없었다. 사랑을 요구할수록 세상은 나를 구석으로 몰아갔다. 혼자 지내고, 혼자 밥 먹고, 혼자… 혼자… 모든게 혼자였다. 지독히 외롭다. 그러다 점차 혼자인 것이 당연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금까지 버텨왔다.
그리고 호원을 만났다. 그의 치명적인 매력이 잠재워져있던 나의 욕구를 깨웠다. 입학식 당일 교실에 혼자 앉아있는 그에게 말을 건 것은 저였다.
외롭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누군가를 갈구하는 눈빛이 많이 닮아있다.
"너…."
"응?"
"더럽다. 어디서 냄새가 나네…."
첫 마디가 그것이었다. 나를 농락하는 듯한 말투- 호원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동우의 앞으로 다가왔다. 허리를 굽혀 동우와 눈을 마주치더니
"뭐 이렇게 생겨먹었냐. 세상살기 참 힘들게"
저와 눈빛이 닮아있는 그라면 나를 이해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외형따위는 중요하지않다고 그렇게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지만 그 역시 마찬가지였다. 허나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건넜다.
내가 그에게 먼저 다가간 이상… 그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박혀 떠나질 않았다. 그 이후 호원은 학교에서 동우를 찾곤했다.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화를 풀기 위해서
"일어났다"
"…."
자신이 깨어나길 기다린 것인지 성열과 그의 친구인 듯한 남자가 옆에 앉아있었다. 상황파악이 제대로 되지않던 동우의 머릿속에 방금 전의 기억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아! 형 왜 그래- 환자잖아. 일단 땀부터 닦아"
호원과의 첫만남이 꿈으로 다시 재현되면 늘 이같은 현상이 일어나곤 했다.
"무,뭐요…?"
"………."
"아아- 그렇다고 죽는 게 아니야. 그저 너의 순수한 영혼을 가져갈뿐이다."
"…왜 가져가는 건데요?"
"너는 이 세상을 살아가기엔 너무 순수하고 깨끗한 영혼을 가지고 있어"
"당신이 가져가면… 저에겐 뭐가 남아요?"
내가 이 세상과 맞지않아서 사랑을 받지 못하는걸까. 그도, 부모님도…. 내가 너무 이 세상을 감당할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있어서?
사랑을 갈구하는 동우의 눈을 마주치고는 성규가 말한다. 그의 말에 동우의 눈은 크게 뜨였다. 내가 사랑받게 하는 법을 가르켜줄까-? 고개를 끄덕이는 동우가 보인다. 그리고 성규의 입술이 동우의 귓가에서 달싹인다. 동우는 그의 말을 듣고는 성규의 어깨를 밀쳐낸다.
"…성깔 있네"
"지금 결정하라는게 아니야. 잘 생각해보고 결정하라는 거지"
"……. 얼른 나가요"
"…어린게 싸가지가 없어"
그들의 존재가 없음을 확인시켜주는 듯한 소리였다. 동우는 곧바로 자신의 이부자리에 누웠다. 이불을 머리 끝까지 올리고는 눈을 감았다.
'니 영혼을 주면… 니가 원하는 사랑을 받을 수 있게 해줄게…'
'그게 뭔데요?'
'너는 지금 외형으로 인해 사랑받지 못하고 외로워하고 있지… 그에 맞춰 사랑받게 만들어줄게. 한마디로 지금 추악스런 모습을 아름답게 바꿔준다는 거야'
'아름답게 만들어줄게… 니 영혼을 줘…'
동우의 집에서 쫓겨나오는 그들이 보인다. 성규는 잠시 굳게 닫힌 문을 째려보더니 앞으로 걸어갔다. 성열은 이제 나오는 것인지 앞서가고있는 성규를 뒤따른다.
성열 역시 그런 그를 재빨리 쫓아간다. 그러나 거리에서는 아무도 그들을 보지 못했다.
-
이불 속에 묻혀있는 그가 보인다. 그의 이마에는 송글송글 식은 땀이 맺혀있고, 미간이 찌푸려진다. 괴로워보이기만 한다.
'사랑받고 싶어하는구나'
'니 영혼을 주면… 니가 원하는 사랑을 받을 수 있게 해줄게….'
'아름답게 만들어줄게… 니 영혼을 줘….'
아직 하늘이 검게 물든 시간에 눈을 떴다. 어제 그들이 하고갔던 말들이 머릿속에 맴돌아 입 안에서 곱씹게 만들었다.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그대신 내 영혼을? 곰곰히 생각하던 동우는 일어나 화장실로 들어갔다. 잠시 후 물소리가 들린다.
아침부터 식은땀이 조금씩 나기 시작하더니 학교 오고나서는 열이 펄펄 끓는다. 아파도 말할 사람조차 없다. 그저 이렇게 조금만 버티다가… 버티다가… 집에 갈 시간이 되면 집에 가면서 약국에 들려 약을 사고 집에 가곤한다. 오늘도 역시 그래야했다.
낮은 목소리가 내 귀에 박힌다. 날카로운 음성이다. 내 이름이 저랬던가 싶기도 하고… 동우는 책상에 엎어져있던 고개를 들어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의 주인공을 올려다봤다. 호원이었다. 저도 모르게 벌떡- 하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일어났다. 호원의 눈은 아무 변화없이 동우를 쳐다보고있다. 길바닥에 하염없이 굴러다니는 쓰레기라도 본 것 같은 눈. 그 눈이 나를 괴롭게 만든다.
아차- 싶었다. 호원은 저가 부르는 자신의 이름을 싫어했다. 호원의 눈이 더욱 날카롭게 변했다. 그리고는
"따라나와."
응. 이라고 대답한 동우는 호원을 따라 뒷문으로 향한다. 오늘도 역시 그에게 무참히 짓밟힌다. 그에게 맞으면서 드는 생각은 내가 이성종이였으면… 내가 이성종처럼 아름다웠다면 호원이가 사랑해줬을까?…
"…윽…흐윽…."
"이성종은 우는게 이쁘던데 넌 왜 이렇게 추악스럽냐"
호원은 그런 성종을 끔찍이도 좋아했다. 아름다워서 좋아하는 것 같았다. 나와는 달라서- 내가 이성종처럼 이뻤다면 너도 날 좋아해줬을까
그렇게 자신의 분노를 나에게 퍼부은 후엔 호원은 미련없이 그 자리를 떠난다. 나는 그 곳에 남아있고, 버려져있다. 그게 항상 나인걸 |
허접한 팬픽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Fatal 은 개인팬페이지 AMAZINGGRAM 에서 연재되고 있습니다.
http://amazinggram.dothome.co.kr
놀러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