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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 시루떡>



504호 양요섭의 일기 ; 2013년 7월 27일 토요일 날씨 매우 더움


방학 보충도 없는 날이다. 그런데 아침부터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 때문에 일찍 잠에서 깨고 말았다. 창문을 열고 바깥을 보니 누군가가 이웃집에 이사를 온 모양이었다. 아주 잠시 창문을 열었을 뿐인데 그 사이에 더운 공기가 목언저리를 훑는게 오늘도 참 더운 날이라고 생각한다. 창문을 닫고 침대 위로 누웠다. 에어컨과 선풍기타이머를 2시간 정도 맞추어 놓은 채로. 그리고 잠이 들었다. 


눈을 떴다. 에어컨과 선풍기는 멈춰있었고 나는 땀에 젖어있었다. 찝찝함을 못이겨 씻고자 화장실로 가는 중에 옷을 벗어 대충 세탁기에 던져 넣고 맨몸을 누가 볼까봐 빠르게 화장실로 달려간다. 샤워기를 틀고 나른나른하게 씻었다. 화장실에서 나와 큰 수건으로 아래를 가리고 다른 수건으로는 머리를 탈탈 털었다. 옷을 갈아입고 에어컨을 켜고 소파에 앉아서 TV를 켜고 리모컨으로 채널들을 하염없이 돌리고 있었다.


똑똑-하고 누군가 집 문을 두드렸다. 부모님인가 생각도 해봤지만 부모님께선 아직 돌아오실 시간이 아니었기에 곰곰히 생각하며 살짝 문을 열어 주었다.


"누구..세요..?"

"안녕하세요! 방금 옆집에 이사 온 윤두준 이라고 합니다!"


굉장히 서글서글한 눈웃음에 우렁찬 인사. 딱 봐도 능글맞을 것 같은 성격을 지닌 윤두준이라는 남자. 방금 정리를 하고 온건지 흐르는 땀에 젖은 하얀 런닝 사이사이에는 얼룩덜룩한 자국들이 남아있었다. 음 그러니까- 깔끔하게 말하면 호감형은 아니었다는 거다. 이런 생각들을 하는 중에 내 눈 앞에 보이는 시루떡. 잘 보면 연기가 올라오는게 방금 막 지어온 것 같다. 


"방금 막 지어와서 맛있더라구요. 자 받아요-"

"네. 감사합니다."


주는 성의를 거절하는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받아들었다. 사실 팥 알레르기가 있어 먹지 못해 뜨거운 쓰레기를 얻은 느낌이었다. 더 열었다간 에어컨 냉기가 다 빠질까 싶어 급하게 "잘 먹을게요. 이웃끼리 잘 지내봐요." 등의 겉치레에 가까운 말을 몇마디 하고 문을 닫은 채 소파로 돌아왔다. 마침 TV에서는 지난 날의 명곡을 재해석하는 프로그램이 방영 중이었다. 나는 몇 마디 따라 부르다 방에 들어가서 음악 실기 연습을 했고 저녁 밥을 먹고 보충 숙제를 하고 뭐 그냥 잤다.





503호 윤두준의 일기 ; 2013년 7월 27일 토요일 날씨-더움




이사를 왔다. 낮엔 너무 덥고 해서 아침에 좀 일찍 짐을 옮겼다. 내가 남는건 체력이라고 이삿짐 센터 직원분들을 도와드렸다. 정말 가만히 있어도 더운 날씨에 겨우 정리를 끝내고 바닥에 그냥 드러누워 있었는데 시루떡 한 박스가 배달이 되어 왔다. 보니까 이웃이라고는 504호 하나인 것 같아 한 박스를 산 것을 후회 중이다. 뜨거울 때 먹는 게 맛있을 것 같아 조금 잘라서 먹었더니 정말 맛있었다. 얼른 옆집에게 이 맛있는 시루떡을 주고 싶었다. 떡을 일회용 접시에 담고 이웃집 문을 두드렸다.


"누구..세요..?" 하면서 빼꼼 문이 열렸다.

"안녕하세요! 방금 옆집에 이사 온 윤두준 이라고 합니다!"


사실 문 틈새로 살짝씩 부는 에어컨의 시원한 바람을 더 맞고싶어 이것저것 말을 더 걸었던 걸로 기억한다. 대화를 마치고 문을 닫자마자 생각났는데, 많은 대화 중에서 그 아이 이름을 묻지 않았다는 거다. 일단 너무 피곤해서 나중에 묻기로 하고 집에 다시 돌아와 오늘 잘 수 있을 정도로만 치우고 씻고 누웠다. 눕고 나니 옆집에서 간간히 들리는 앳되지만 시원한 노랫소리에 잠이 들었다.







-
제목처럼 일기 형식으로 연재 이어갈 것 같아요.
그래서 한편한편 두준 요섭 분량에 대해서는 장담을 못할거같아요.
그렇게 안보이지만 이래뵈도 아고물...ㅎ
그럼 여러분 굿밤되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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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허류ㅠㅠㅠㅠㅠ두섭이다ㅠㅠㅠㅠㅠㅠㅠ엄마두섭이래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2
아.. 아고물이라니... (쓰러진다) 신알신하구 갈게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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