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권순영X검사 너봉_03
"무슨 일 있어요?"
어딘가 불안한 내 표정을 들킨건지 무슨일이 있냐고 물어오는 최검사에 고개를 도리- 저었다. 힘없이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켤 때 까지도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아 맞다, 김검사님, 혹시 오늘 끝나고 어디 가요?"
"어...아닐걸요...? 왜요?"
"나랑 저녁 먹으러 갈래요? 같이 먹을 사람이 없어서."
하며 씨익 웃어보이는 최검사다.
"아, 네 뭐. 그러죠."
하고 고개를 끄덕이자 만족스러운 표정으로자리에 앉는 최검. 노트북 잠금 화면만 계속 멍하게 바라봤다. 조금은 당황한 듯 한 권변호사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유라도 들어볼걸 그랬나. 아니, 이유야 뭐, 별 시덥지도 않은 이유를 가지고 또 지가 게임의 위너라도 되는 듯 행동했을게 뻔했다.
"김검사님 점심 안먹으려구요? 요 앞에 괜찮은 중국집 있는데."
"아, 저는 생각이 없어서, 별로."
"나 맨날 혼자 밥먹었는데. 또래가 없어서."
하며 본인과 적어도 열댓살은 차이나는 검사들을 턱짓으로 휙 가리켰다. 같이 밥먹어주면 안되나? 새끼 강아지가 어미에게 젖달라는 표정을 하곤 같이 먹어주면 안되냐고 이야기를 하다 못이기는 척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나에 주머니에 두 손을 넣은채 고갯짓으로 안내하는 최검사다. 검찰청을 나서자마자 보이는 곧 쓰러질 듯한 중국집으로 발을 옮겼다.
"어, 검사님 거기 아닌데"
하며 주차장으로 향하는 그다. 고개를 갸우뚱 했다가 최검사 뒤를 따라갔다. 주머니에서 키를 꺼내 버튼을 누르더니 이내 삐빅 소리를 내며 헤드라이트에 불이 들어오는 검은 차다. 와, 외제차타네. 먼저 운전석에 앉더니
"타세요"
하는 최검에 아, 네 하며 조수석에 앉았다. 시큼한 레몬향에 약간 비릿한 담배향이 풍겨왔다. 최검과 어울리는 듯 그렇지 않은 향이였다. 시동을 걸자마자 입을 떼는 최검.
"무슨 이야기 했어요? 권변이랑. 표정 안좋은데 계속 숨길 생각?"
"별 이야기 안했어요. 그냥, 개인적인 이야기."
하고 이야기 하자 금새 표정이 굳어 말하는 최검.
"두분 사적인 이야기 하실만큼 그렇게 가까운 사이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꽤 친하신가봐요."
"그 정도는 아니예요, 그냥 여러번 같은 사건 맡았으니까."
무어라 말을 하려 입을 뗐다가 다시 입을 앙 다물고는 차를 몰기 시작하는 최검이였다. 이런 곳에서 짜장면을 먹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으리으리한 식당에 도착해 자리에 앉아 그릇을 다 비울 때 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먼저 그릇을 비우고 계산대로 가는 최검에 놀라 지갑에서 부랴부랴 카드를 꺼내 최검을 붙잡는다.
"내게 낼게요."
"아뇨, 내가 먹자 했으니까 내가 내야지."
하며 계산대에 카드를 건내는 최검에
"아뇨 제걸로 계산해주세요."
하며 최검사 손목을 붙잡고 카드를 내밀었다.
"중국집 음식이 하면 얼마나한다고, 그냥 팀 된 기념으로 내가 샀다 생각해요."
"9만 4천원입니다."
...구만 사천...? 구천 사백 아니구요...? 하는 목소리가 목 끝까지 튀어오르려했지만 애써 담담한 표정으로 웃음을 잃지 않고 카드와 영수증을 받았다.
짬뽕 두그릇에 50000원, 탕수육 한그릇에 38000원, 거기다가 후식으로 나온 아이스크림 6000원. 말도 안돼, 음식에 금가루를 뿌렸나. 하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영수증만 몇번을 들여다 보자
"그럼 커피는 제가 살게요."
하는 최검에 애써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딸기 요거트 스무디 하나랑요, 어...김검사님은 뭐드실래요?"
"전 그냥 아메리카노로"
음료를 받아들곤 최검사의 차에 올랐다.
"근데, 최검사님은 커피 못먹어요?"
하고 물으니 뭐가 그리 부끄러웠는지 귀까지 새빨개지는 최검사다.
"아, 저, 쓴걸 잘 못먹어요."
"술은 잘 먹더니?"
"좋아해서 먹는다기보단, 그 분위기에 취하는걸 좋아해요. 같이 있는 사람도 좋아하구요."
"네...?"
"아, 그러니까 술자리에 같이있는 사람을 좋아한다구요, 아, 이것도 말이 좀 이상하네, 그러니까, 어,"
마치 내가 오해라도 한다는 듯이 버벅거리는 모습이 정말로 어린 남자아이같았다.
"푸흐, 알겠어요. 저 좋아한다는 말이 아니라 술을 같이 마시는 사람이 좋다구요."
하고 말하자
"아, 네, 뭐. 그렇게 되나요...?"
하고 얼버무리는 최검사다. 검찰청에 도착해 주차를 하고는 입구로 향하는 중이였다. 유치원생들이 견학을 온 것인지, 검찰청 입구 앞에 두줄로 서서 우와, 하며 감탄하고 있었다. 나도 저랬었는데. 조금 더 큰 뒤였지만, 어린 내 모습이 아이들과 겹쳐보였다. 가만히 멈춰서서 슬며시 나오는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아이들을 한참 보고있자, 최검사가 점심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나를 재촉해왔다. 아, 네 가요. 하며 입구로 들어서려는 찰나에, 빵-하는 소리와 함께 몸이 반응했다. 검찰청 버스를 미쳐 피하지 못한 아이 하나를 밀어내고 대신 그 앞에 가 서있는 나였다. 아, 내가 왜 그랬을까,
몸이 공중으로 붕 뜨는 느낌이였다. 햇빛이 눈부셨고, 아스팔트 바닥은 뜨거웠다. 이마 어딘가에서 무언가 액체가 죽-흐르는 느낌이였고 이내 붉은 액체가 시야를 가려왔다. 세상이 세개로 갈라져 보였고 머리가 띵했다. 소리가 들렸다 말았다, 앞이 보였다 말았다, 하는 사이에서도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모습은 놀라 뛰어온 최검사였다. 어깨를 흔들면서 조금만 기다리라고, 눈 뜨려고 노력하라며 119에 연락하라던 그였다.
중간중간 누군가 내 눈꺼풀을 들어올리고 빛을 비추던 장면, 응급실로 보이는 곳에서 사람들이 바쁘게 돌아다니는 장면, 내 손을 꼭 잡고 움직이는 침대를 뒤따라 오는 최검사. 같은 것들만이 기억났다.
다시 눈을 뜬 곳은 알싸한 알콜향과 쌉싸름한 약냄새들이 섞인 곳이였다. 하얀 천장이 보였고, 일정하게 울리는 기계소리 뿐이였다. 오랫동안 눈을 감고 있던건지 불이 켜져 있는 형광등 덕에 눈이 부셔 눈도 제대로 뜨지못했다.
"어, 깨셨네요."
은색 쟁반 위에 주사기와 솜따위를 얹고 들어오던 간호사가 깨셨네요, 하며 침대 머리맡의 전화기에 대고
"김칠봉 환자분 깨셨습니다."
하고 이야기 하자 얼마 있지 않아 의사로 보이는 사람과 간호사 몇명이 병실로 들어왔다.
"무슨일 있었는지 기억나십니까?"
입을 떼려고 노력했는데, 쉽사리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 굳이 이야기 하시려고 애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안정이 필요해요."
게슴츠레 눈을 뜬 채 상황을 이해하려 애썼다. 엄청 긴 꿈을 꾼 것 같은데, 기억나는게 없었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 재판은?
"...오늘, 며칠..."
하고 이야기하자 2016년 7월 25일입니다. 하고 이야기해오는 간호사다.
"2주 동안 의식이 없으셨습니다."
하고 이야기 해오는 의사에 놀라 급하게 몸을 일으켜세우다 허리에 둘러진 딱딱한 무언가에 의해 그럴 수 없었다. 그에 놀라 몸을 내려다 보자 성한 곳이 없는 듯 했다. 평생 반깁스조차 한번 한 적 없던 내 온몸이 붕대로 칭칭 감겨있었다. 목에도 무언가가 둘러져있어 고개를 숙이는 것도 쉽지 않았다. 갑자기 움직여 근육이 놀란건지 온몸이 아리고 저려왔다. 갑작스러운 고통에 놀라 흘러나오려는 눈물을 꾹 참고 입을 떼었다.
"...전화, 중앙지검에, 전화 좀"
하고 이야기하자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어주는 의사였다.
'서울 중앙지방검찰청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최한솔 검사님, 좀 연결해주세요."
'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하곤 몇번 신호음이 울리더니 전화를 받는 최검사님이였다.
'네, 서울 중앙지검 최한솔입니다.'
"최검사님...?"
'김칠봉?'
하곤 뚝, 끊기는 전화에 당황함도 잠시, 금방 아득해져오는 시야에 전화기를 놓쳐 떨어트리자 의사가
"괜찮으십니까?"
하며 간호사에게 무어라 지시하자 좀 전에 간호사가 가져왔던 주사기를 팔에 살짝 찔러넣었다.
몇 분동안 정신이 아득해졌다가 선명해졌다가, 하는게 반복되었다가 벌컥 열려오는 문에 정신이 바짝 돌아오는 듯 했다.
"김칠봉 검사?"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문을 바라봤다.
"오셨습니까?"
하고 최검사를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의사에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다.
"어, 최...검사님?"
하고 이야기하자 안심이라도 된다는 듯 한숨을 후, 쉬는 최검이였다.
"재판, 2심이 사흘 남았는데, 어떻게, 어떡해요...?"
"지금 재판이 중요해요? 검사님, 되게 크게 다쳤어요. 아니, 검사님 지금은 좀 괜찮아요?"
하고 물어오는 최검사에 고개를 끄덕이며 허리와 목에 둘러진 딱딱한 것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좀 불편한것 말고는 괜찮은것 같아요."
왼쪽 팔목에 둘러진 깁스만 남기곤 몸을 감싸고 있던 답답한 것들을 풀어내니 이만큼 개운할 수가 없다.
"병원비는, 어디서 내야해요?"
하고 묻자, 본인이 다 냈다고 이야기 하는 최검사에 놀라 손사래를 치며
"아뇨, 1인실이면 입원비도 엄청 비쌀텐데, 그것도 2주동안이나...얼마예요? 제가 낼게요."
하고 이야기하자
"뒷자리 떼고 690만원?"
하고 이야기해오는 최검사에
"농담이죠...?"
하고 이야기하자 진심인듯 눈썹을 슥 올렸다 내리는 최한솔 검사에 한동안 입을 벌리고 벙찐 채로 있었다.
"어, 그, 할부로 드려도 될까요...?"
하고 이야기하자 푸흐흐, 웃으며 괜찮다며 이야기하는 최검사다.
"검사님, 몇호봉이예요?"
하고 묻자 잠깐 눈동자를 굴리더니 "3호봉이요" 하고 대답하는 최검이다.
"...? 3호봉이면 입원비 절반도 안되는거잖아요, 아니, 그래도 저보다 많이 버시긴 하는, 아, 아니 이게 아니고, 안돼요, 제가...어, 한달에 백만원씩, 드리면 안될까요...?"
하고 이야기하니
"아니요, 진짜 괜찮아요. 이럴 줄 알았으면 얼만지 말하지 말걸"
하는 최검사에 더 죄지은 듯한 기분이였다. 아니, 근데 아까 의사가 최한솔 검사한테 고개숙여서 인사...하던데...
"혹시 뭐, 어...이 병원이 검사님꺼라던지..."
"어...아뇨 제껀 아니고, 지인분이 운영하시는 거라, 그러니까 병원비는 걱정 안하셔도 괜찮아요,"
하고 이야기하는 최검사에 급하게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 현금이라도 드릴 생각으로 지갑을 열자 보이는건 후불 교통카드 한장과 공무원복지카드 한장, 민증, 그리고 영수증 더
미와 5천원짜리 한장이였다. 지갑을 한동안 내려다보다가 꼬깃한 지폐 한장을 꺼내서 최검사에게 건냈다. 참, 부끄러운 상황이라 눈도 못마주치고 돈만 건냈다.
"그럼 이것만 받을게요. 대신, 검사님이 밥사줘요. 저 그날 혼자 저녁도 못 먹었단말이예요."
하는 최검사에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가 고개를 여러번 끄덕였다.
한참동안 지갑과 간판을 번갈아보다 결국 들어간 곳은 김밥천국, 진짜 너무 민폐다 나. 먼저 문을 열고 들어가는 나에 흠칫, 하더니 이내 식당 안으로 발을 들이는 최검이다.
"와, 저 여기 처음 와봐요."
"네...? 진짜로? 학교다닐 때 친구들이랑 안와봤어요?"
"아, 그, 학창시절이 별로 길지 않아서."
아, 조기졸업했다고 했지, 하다가 문득 재판 생각이 났다.
"그럼, 그냥 이대로 재판 들어가는 거예요?"
"김검사님 병원 계시는 동안 증거 몇개 더 모았구요, 사건은 제가 다 알아서 정리 했습니다."
하며 웃으며 파일을 건내는 최검사에 미안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저 때문에, 도움도 못드리고...죄송해요."
"아뇨, 김검사님 없어서 조금 힘들긴 했는데, 그래도 외고 조기졸업한 사람이예요 저. 하버드도 나왔구요. 이 정도는 껌이죠."
하며 웃음짓는 최검사에 나도 절로 웃음지어졌다.
"제가, 지금은 어, 돈이 쪼끔 모자라서, 이런거 사드리는데, 다음엔 진짜 비싸고 맛있는거 사드릴게요! 진짜!"
하고 이야기하는 나에
"오, 데이트 신청?"
하는 최검사에 놀라
"아, 아니, 다음 저녁 약속 잡는거죠, 그, 전에 같이 못먹었으니까."
하고 이야기하자 뭐가 그리 웃긴지 피식 웃는 최검사다.
"알아요. 그냥 한번 해본 소리예요."
하곤 김밥 한조각을 젓가락으로 슥 집어먹으며 읽어봐요, 하며 고갯짓으로 파일을 가르키는 최검사에 검은 표지의 파일을 열었다.
[요청하신 PCL-R (반사회적 인격장애) 검사 결과 입니다.]
[검사 대상자 이재영은(는) 40점 만점에 38점으로 반사회적 인격장애자에 속합니다. 매우 위험한 수준이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사이코패스로 의심되서, 검사 요청해봤어요. 가중처벌은 일도 아니예요."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지 김밥 한입을 먹은 뒤 물로 입을 행구며 말하는 최검사다.
"와, 피씨엘알은 생각도 못했는데, 진짜, 제가 하는 일이 없네요. 죄송하게..."
"에이, 무슨. 김검사님이 도와주신게 얼마나 많은데요. 하여튼, 제가 준비한대로만 해도 충분히 승산 있을거예요. 그러니까 걱정 마세요 검사님."
하곤 떡볶이를 집어먹는 최검사다.
"이거 맛있네요."
"다행이네요 입에 맞아서."
하고 웃자 본인도 따라웃는 최한솔 검사다. 짜식, 잘생겼네. 파일을 넘기자 깔끔하게 정리된 사건과 증거들에 꽤 놀랐다. 분명 내가 썼던 문서랑 같은 내용인데. 어떻게 이렇게도 다른지, 괜히 부끄러워졌다. 한참동안 어묵만 골라먹던 최검사가 이내 입을 뗐다.
"아, 김검사님이 되게 잘 써주셔서 몇개만 고쳐썼어요. 괜찮은것 같아요?"
몇개만 고치긴, 그냥 새 글이라 해도 믿겠다.
"안괜찮을리가 있겠어요? 진짜 잘쓰셨어요 진짜."
하며 엄지를 들어보이는 나에 이내 볼이 빨개져 급하게 생수를 들이키다가 매운 양념때문에 사레에 들린 모양이였다. 얼굴이 새빨개져 기침해대는 최검사에 등을 토닥토닥 두드리니 기침을 멈추기는 커녕, 더 심하게 해대는 최검사다.
"어우, 죽겠다, 검사님 그러다 죽겠어요."
"아닠,,괜찮 커헉, 어헠,"
하며 팔로 내 손을 밀어내다가 이내 기침을 멈추는 최검이다.
"괜찮습니다. 진짜. 다 먹었는데, 가시죠."
"더 안드시구요? 떡볶이 맛있다면서..."
"배가 불러서요. 가시죠."
하며 급하게 식당 밖으로 나가는 최검에 나도 계산을 하곤 뒤따라 나갔다.
사무실에 들어가자 몇몇 검사들이 내게 괜찮냐며 안부를 물어왔다. 나를 걱정하는 사람이 있긴 했구나, 하는 생각에 괜히 울컥했다.
달갑지 않은 얼굴을 마주하기 전까지는,
>암호닉 |
0112 1123 8801 8월의 겨울 9월의 봄 구름 권쑤녕 그래비티 기순영결 꼬꼬애비 낭낭 낭만 느림의 미학 도리도리 둡돌고래 라넌큘러스 러브니 메타몽 몽마르뜨 민트양 벌스 빙구밍구 붐바스틱 석고상 세대주 수거함 수녕텅이 수수녕 순부 순영바 슈멬이 쑤뇨 쑤하진 아날로그 애정 울밍구 조아 조히 지르미 쥬 처캐럿뿌 천사영 철조망 쿠파 쿱애호 토마스 피카츄 필소 한솥 호시오빠 호시탐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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