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부 전정국 X 육상부 김태형
EP 01 개같은 놈과의 만남 w. 귁 뷕
01.
방탄체대 오리엔테이션날, 신입생들과 재학생들 모두 강당에 모여서 1차 오티를 하고 2차로 1박 2일 여행을 위해 각 부별로 선배들이 여행일정을 짜고, 육상부는 아쿠아리조트로 오게되었음. 태형은 평소 물놀이를 좋아하지 않는 터라 가족들과 바다에 가도 파라솔 밑에 딱 붙어있었던 놈임. 그런데 갑자기 아쿠아리조트라니 … 태형은 가지 않겠다고 한 사람 한 사람 일러가며 말을 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 NO ’ 였음. 태형은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였지만, 어짜피 가야한다면 호텔에 붙어있어야지 …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음.
“ 자 자. 그럼 다들 옷 갈아입고, 40분 뒤에 안에서 보는 걸로. ”
4학년 주장선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태형은 슬금슬금 몸을 피할 뿐임. 호텔방에 와서는 짐을 풀고는 침대에 大자로 뻗어서는 핸드폰만 들여다봄. 그때 핸드폰에서 톡이 울리고 미리보기로 본 내용은, 이번에 신입생 여후배의 카톡.
[ 야, 오늘 김태형선배 평소보다 더 멋있지않냐 … ? 진짜 내 이상형 ]
이게 뭘까 ? 생각을 하려던 찰라에 또 한번 핸드폰이 울림.
[ 아 ! 선배님 .. 죄송해요. 동기인 줄 알고 … 정말 죄송합니다 T.T ]
평소 둔하디 둔한 김태형은 정말 잘못 보냈나 싶었음. 앞에 ‘ 김태형선배 평소보다ㅏ 더 멋있지않냐? ‘ 는 기억에서 지워버린채. 김태형의 별명은 내면나무늘보임. 외면은 육상부에다가 전국체전 2위인 놈이 내면은 느려터지고 답답하고 답없는 놈이여서 붙혀진 별명.
그렇게 40분이 넘게 흘렀고, 태형이 나오지않자 선배들과 동기들은 다 김태형을 닥달하는 것. 전화를 수십통이나 때려박고는 언제까지 하려는 지, 태형의 핸드폰은 터지기 일보직전이라 전화를 받음. 귀에 쏙쏙들이 들어오는 1억개의 육두문자에 급 쪼들지만, 그걸 언제부터 신경썼다고 담담하게 가지않겠다는 의지를 불싸지르는 태형이였다.
“ 아, 어제 훈련을 너무 열심히 받아ㅅ… ”
[ 이 새끼야, 무슨 우리는 훈련 안 받았냐 ? 십 분 이내로 튀어온다. 안오면 다리 두동강으로 분지를 줄 알아 새끼야 ! ]
“ 에헤이. 우리 누나 왜이러실ㄲ … (뚝) ”
하지만 태형은 오디오를 크게 빵빵하게 들고는 침대에서 눈을 붙치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 자신을 불렀고, 태형은 소리를 더 키우며 이불 속으로 더욱 움추려들었다. 이불을 꼭 방패삼아서.
“ 선배. ”
“ 나 갈 생각없다. 유정선배한테는 네가 둘러대. 태형선배아프다고. ”
“ 유정선배가 선배 안데려오면 제 다리도 분지른다고 하셔서요. 제 목숨이 위태롭지않습니까. ”
“ 이 새끼가. 선배말을 귓등으로도 안듣지 ? ”
“ 죄송합니다. 유정선배가 더 선배시라. 아, 태형선배 데리고 오면 사후는 책임지시겠다고. ”
태형은 이불을 걷고는 일어나서 정국의 앞에서. 평소 태형은 정국을 곱찮게 봤음. 말투하며 성격하며 자신과는 360º 다른 캐릭터라서. 물론 정국도 그렇게 생각했겠지, 이 새끼가 선배인가 후배인가 하는 행동이 답이 없어서. 그래도 하나는 괜찮게 봤음. 그래도 전국체전에서 뛰어난 성과를 받는 놈이라. 경기도중에 다리가 삐끗하지만 않으면 비정식기록은 1등을 뛰어넘고도 남는 기록인데.
“ 꺼져라. 좋은 말로 할 때. ”
“ 선배가 수영장쪽으로 꺼져 주셔야겠는 데요. (피식) ”
02.
김태형은 평소에 화를 잘 내지않는 성격임. 거의 스님정도로, 아. 그래서 별명이 김스님이였음. 물론 性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아니, 문제가 있다고 소문은 돌았음. 저렇게 잘생겼는 데, 여자친구가 없다는 것은 혹시 … 남자를 좋아하는 게 아니냐는 소문. 하지만 남자 쪽에도 관심을 보이지않으니 … 무성욕자가 아닌가싶기도하고. 그럼 뭐렴어때, 잘생기고 운동잘해서 장땡이라는 여자들의 말도 많았었음. 전정국과 김태형의 첫 인연은 고등학생부터였음. 전정국은 장거리가 주였고, 김태형은 단거리가 주였음. 각 분야에서 뛰어난 에이스라 육상부 코치는 든든할 수 밖에.
“ 태형아, 단거리로 주 바꾼거 … 후회는 안하지 ? ”
“ 그럼요. 코치님 걱정마세요. ”
태형은 원래 라인이 장거리였음. 그런데 스타트는 제일 일찍 끊지만 달릴수록 느려지는 가속때문에 라인을 바꿀 수 밖에 없었음. 태형에게는 받아드리기 힘들었겠지, 어렸을 때 부터 장거리만 나갔던 태형에게 라인을 바꾸라는 것은 자존심을 건들였음. 자신이 자유적으로 바꾸고싶어서가 아닌, 자신의 실력이 미달해서 바꾸는 것이니까.
“ 선배, 라인 바꾸셨다면서요. ”
“ 어. ”
“ 이번에 또 가속때문이라던데, 사실인가 ? ”
정국과 태형은 같은 라인이였음. 정국과 태형은 항상 전국고등부체전에서 정국은 항상 1위를 거머쥐었고, 그의 반에 태형은 옆체고 박지민한테 밀려 항상 3위에 그쳤지. 스타트는 항상 태형이 빨랐지만, 치고 나오는 건 정국이였기 때문. 둘은 앙숙이였고, 정국은 그런 태형을 못뜯어 안달이고 김태형은 싸가지없는 후배새끼 때문에 약이 오를때로 오른 것.
“ 그러게 꼴에 못하는 장거리는 왜 출전하셔서. ”
“ 아가리 닫아라. ”
“ 분수 좀 아세요. 머리 떨어지겠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