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전정국] "걔랑 헤어지고 나랑 만나면 안 돼?"
*
"정국아!"
"어."
오늘도 잘생겼네, 안녕. 발랄하게 웃으며 팔짱을 끼는 여주를 빤히 내려다보던 정국이 고개를 휙 돌렸다. 시무룩한 얼굴도 잠시 다시 웃음을 짓고서 신나게 떠드는 여주에 정국은 무표정으로 고개만 끄덕거렸다.
"진짜 너무 좋아."
너무 좋다며 제 팔에 얼굴을 부벼대는 여주의 행동에 정국이 슬며시 팔을 빼냈다. 여주가 입을 삐죽이며 정국의 허리를 와락 껴안으면서 올려다보자 정국이 길게 한숨을 쉬었다.
"그만해."
입술을 꾹 깨물고 정국을 빤히 바라보던 여주가 팔을 풀고 저만치 먼저 걸어갔다. 멀어져가는 여주의 뒷모습에 정국은 머리를 거칠게 헤집었다. 여주가 좋아한다며 따라다닌지도 벌써 2년째다. 입학식에서 보고 잘생겨서 좋다고 졸졸졸. 볼때마다 안고, 안기고, 팔짱끼고 달라붙는게 여간 귀찮은게 아니었다. 정국은 그때마다 정색을 하고 밀어냈지만 그래도 좋다고 달라붙는 여주가 참 신기했다.
처음에는 귀찮았고 좀 더 보니 신기했고,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에 변하는 표정이 귀엽기도 했다. 나중엔 저도 모르게 여주를 떠올리고 수업시간에도 들리는 목소리에 남몰래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너 내가 진짜 좋아?"
"응."
"왜?"
"잘생겼잖아, 우리 사귈래?"
"아니."
자신의 옆에서 김밥을 오물거리며 대답하는 모습도, 능글맞게 웃으며 사귈래? 하는 모습도 귀여웠다. 그렇게 여주한테 싫다고해도 한번도 여자친구를 만들 생각은 못했다. 원래 여자한테 관심이 없었던 것도 있고 여자친구를 꼭 사귀고 싶다는 생각도 안 해봤었고. 심지어 여주처럼 잘생겼다며 졸졸 따라다니던 여자애들을 몇 봤었기에 여주 또한 어느정도 하다 지쳐서 떨어져나갈줄 알았다.
"진짜 너무해 너."
"그럼 이제 내일부터 안 보이냐 너?"
"아니."
"어?"
"너가 나 좋아해줄때까지 좋아할래. 우리 사귈래?"
매번 자신의 철벽에 지쳐서 눈물을 그렁하게 달고 너무하다면서도 다시 배시시 웃으며 사귀자고 말하는게 그렇게 귀여울수가 없었는데.
"야, 요즘에 걔 왜 안 보이냐."
"누구?"
"그 있잖아. 전정국 좋다고 졸졸 따라다니던."
"아, 걔."
옆에서 도란도한 이야기를 나누는 호석과 지민의 대화에 정국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렇게 지겹도록 따라다니던 여주가 갑자기 발길이 뚝 끊겼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사귀자고 사귀자고 앵알거리던 게 사라지니 정국도 신경쓰여 미치겠다.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가, 나랑 사귀자였고 정국은 늘 그랬던 거처럼 싫어. 하고 대답했다. 어, 그러니까 이번엔 조금 고민하고. 그래 하고 대답하고 싶어도 입은 습관처럼 아니를 말했다. 평소같았으면 그래도 난 너가 좋아! 했을 여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어, 했다. 그때는 몰랐지, 그 알겠어가.
"어, 쟤 김여주 아니야?"
"옆에 남자애는 누구야, 와 존나 다정하네."
"남자친구 생겼나본데?"
이 알겠어였구나. 운동장 옆 트랙을 걸으며 웃는 여주의 얼굴이 유난히 예뻤다. 원래 저렇게 예뻤나, 아닌데. 정국이 인상을 찌푸리며 여주와 다정하게 손을 잡고 걷는 남자의 얼굴을 뚫어져라 노려봤다.
"쟤 누구야?"
"김태형이네."
"뭐야, 전정국. 야, 어디가."
"저 미친놈 봐..."
여주의 남자친구라는 사람의 이름을 들은 정국은 곧장 운동장으로 뛰어갔다. 아 시발 점심시간 다 끝났는데 저새끼 왜저래, 다음 이동인데.
"야, 김여주."
"어, 정국아 안녕."
"내가 너랑 인사하려고 여기까지 뛰어온줄 알아?"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여주를 부른 정국이 이마에 맺힌 땀을 손등으로 꾹꾹 눌러닦았다. 배시시 웃으며 손을 흔드는 여주에 정국이 인상을 찌푸렸다. 답답한 제 속을 뒤집어놓는 것 같아 괜히 틱틱거리는 말투로 내뱉었다. 여주의 표정이 조금 일그러졌지만 여전히 태형의 손은 꼭 잡은 채로 정국을 빤히 바라봤다.
"나랑 이야기 좀 해."
"싫어."
"어?"
"싫다구, 곧 있으면 종쳐. 너도 교실 가."
좋아, 좋아해, 응, 그러자. 늘 여주는 정국의 말에 이렇게 대답했다. 한번도 싫어, 아니 등의 부정적인 단어로는 대답한 적이 없었다. 오늘 처음으로 듣는 여주의 싫다는 말에 정국의 눈이 동그래졌다. 먼저 자신의 옆을 스쳐지나가는 여주에 정국은 그자리에 가만히 서있을 수 밖에 없었다. 종이 울리고 나서야 겨우 다리를 움직인 정국은 하루종일 얼빠진 얼굴로 눈만 깜박였다. 호석이 옆구리를 찌르며 차이고 온 사람처럼 왜 그러냐고 물어도 정국은 앞만 바라봤다.
"야."
"아 깜짝이야."
가방끈을 꾹 쥐고 반을 나오는 여주의 앞을 가로막은 정국이 자신을 빤히 올려다보는 여주의 얼굴 앞으로 제 얼굴을 들이댔다.
"뭐, 뭐하는 거야."
"너 왜 나 안 따라다녀."
"아까 봤잖아. 나 남자친구 생겼어."
정국의 눈을 빤히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하는 여주에 정국은 다시 허리를 똑바로 폈다. 여주는 인상을 찌푸리며 정국을 치고 지나갔다. 정국은 다시 멀어지는 여주의 뒷모습에 졸졸 따라가 여주의 어깨를 잡았다.
"나랑, 나랑 이야기 좀 해."
"나 이제 너랑 할 말 없는데."
"너 나 좋아한다고 그랬잖아."
"너는 나 싫다고 했잖아."
"그래도 나 좋다며."
정국의 말에 여주가 입술을 꾹 물었다 놓으며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여주의 두 눈에 눈물이 그렁하게 차있었다.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뜨는 여주의 볼로 물줄기가 죽죽 흘렀다. 자신의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여주에 당황한 정국이 어쩔줄몰라하며 여주의 어깨를 토닥였다.
"너, 진짜 웃긴다."
여주는 제 어깨를 토닥이는 정국의 손을 쳐냈다. 정국은 어색하게 뜬 제 손을 거둘 생각도 하지 못 한채 여주를 빤히 바라보기만했다.
"남자친구 생겼다니까 이제와서 아쉬워?"
"아니, 아 그게 아니라..."
"너가 제일 나빠, 연락하지도 말고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도 마."
"좋아해."
눈물을 꾹꾹 닦던 여주가 손을 거두고 정국을 바라봤다. 정국이 여주의 눈물을 닦아주며 다시 소근거렸다. 좋아해. 여주가 입술을 꾹 깨물었다. 정국이 다시 가까이 다가와 여주를 끌어안고 등을 토닥이며 속삭였다.
"걔랑 헤어지고 나랑 만나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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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공.. 전...정...꾸...
오늘 내일 구독료 업는 날 글애서 포인트 50...
그럼 2만 여러분 안녕... 남고생도... 모두모두 곧 데랴와요...
사랑해요. 모두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