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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 복구 [復舊] 3 | 인스티즈






눈을 뜨니 바로 낯선 천장이 보였다. 이불이 덮어져 있다. 침대다. 나는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고 편하게 자다 일어난 것 같다. 아마도 이 곳은 학교의 보건실로 보였다. 그런데 왜 온 거지? 아. 빠르게 머리를 굴리다 생각난 아까의 상황에 이름이의 소리 없는 감탄사가 허공에 퍼졌다. 재환의 팔목을 잡고 휘청이던 것까지 밖에 기억이 나질 않는다. 생생히 들렸던 목소리조차 잊어버렸다. 그 목소리가 어떤 말을 전하려 노력한 기억도 날아가버렸다. 이런 일은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다. 의문이다. 왜 그런 일이 내게 일어났던 걸까. 어찌되었든 지금의 상황으로 보았을 때, 자신은 두통으로 갓 태어난 송아지마냥 쓰러져 이 곳에 왔을 것이다. 이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누가 이 곳까지 데려와 친히 이불까지 덮어줬냐는 말이다. 설마 이재환이겠어. 병 주고 약 주기 시전인가. 하긴 알 수가 없는 또라이니까 가능할 지도 모른다. 이름이는 가만히 누운 채로 눈만 깜빡이며 의문인 점에 대해 생각했다.


 그 순간 보건실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곤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보건 선생님이 어딜 다녀오셨나 보다. 이름이는 침대에서 나와 바로 밑에 고이 놓여져 있는 슬리퍼를 신고, 침대 주변에 쳐져 있는 커텐을 옆으로 걷었다. 그러자 보건 선생님의 앉아 있는 뒷모습이 바로 보였다. 선생님은 책상에 앉아 있었다. 개인 업무를 하는 듯 보였다. 무언가를 쓰고 있다. 선생님은 꽤 젊어 보였다. 베이지 색 코트를 입고 있는 젊은 남자 선생님이었다. 이름이는 자신이 어떻게 이 곳에 왔는 지는 알고 가야겠다 싶어서 선생님이 앉아있는 곳으로 다가가 뒤에 섰다. 선생님. 이름이는 선생님을 불렀다. 보건 선생님은 이름이의 목소리를 듣는 척도 하지 않았다. 못 들었나 싶어 다시 한 번 불렀다.


 "선생님."


 이번에도 이름을 보지 않았다. 선생님은 쓰던 걸 멈추곤 펜을 돌리고 있었다. 혹시 일부러 무시하는 건가. 이름이는 선생님의 어깨로 손을 뻗었다. 그리곤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선생님."


 그러자 선생님은 의자를 빙글 돌려 이름과 마주하였다. 


 "응, 왜?"


 이름이는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말문이 막혔다. 이름이의 표정은 당혹으로 물들었다. 이름이 애타게 부르던 선생님은 재환이었다. 재환은 의자 손잡이에 팔꿈치를 대고 손에 턱을 괴고 대답하였다.


 "왜에."


 재환이 말꼬리를 늘이며 말했다.


 "뭐냐?" 


 이름이 퉁명스레 묻자 재환은 소리내어 웃는 걸로 대답하였다. 안경은 어디다 팔아 먹었냐? 교복은? 버렸어. 진심인데 나 좀 그만 괴롭혀. 말했잖아 나 새디스트 끼 있다고. 어, 그래. 재환과 대화를 하니 이름이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재환은 반대로 이름과 대화를 할 수록 생기를 띄었다. 


 "진짜 보건 쌤은 어디 가시고?"


 "나한테 너 맡기고 사리사욕 채우러 나갔어."


 어, 그래. 이름이는 짧게 대답을 한 후 보건실을 나가려고 하였다. 하지만 재환은 넓은 보폭으로 금새 이름이의 앞을 가로 막았다. 진짜 거슬리게 하네. 얜 나한테 왜 이래 진짜. 


 "나도 사리사욕 좀 채우러 나가자. 비켜."


 "한 번만 나 제대로 봐봐."


 재환의 말에 이름이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어 재환을 보았다. 내 사리사욕도 못 채워 안달인데, 왜 네 사리사욕 채우는 데 내가 도와줘야 하지? 내가 왜 이 새끼 말에 따라줘야 되는데? 성이름 너 고개 왜 들었냐?


 "오케이, 됐어."


 재환은 저 말을 끝으로 뒤를 돌아 잽싸게 보건실을 빠져 나갔다. 그로 인해 불어온 공기에선 비누 향이 났다. 재환이 나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이름이는 아무리 봐도 또라이라고 생각하곤 자신도 마찬가지로 보건실의 문을 열고 나섰다. 그런데 뭔가 잊은 것 같았다. 몸과 마음이 찝찝했다. 머리가 덜 마른 것 같았다. 덤으로 옷도 덜마른 것을 입은 것 같았다.


 아, 맞다. 이재환 나한테 물 들이 부었는데. 이름이는 인상을 구기며 중요한 사실을 까먹었던 자신을 책망하였다. 그리고 시선이 닿는 이곳저곳을 빠르게 둘러보았다. 하지만 눈을 씻고 찾아봐도 재환은 이 곳에 없었다. 개새끼, 진짜. 그런 이유가 뭐야. 오늘은 그냥 재수 없는 날이었다. 몇 주일, 아니 한 두 달치 재수 없을 일을 오늘 하루만에 다 겪었다. 이름이는 속으로 분을 삭히곤 교실로 향하려 하였다. 그런데 주머니가 비어있었다. 아, 핸드폰. 가벼운 주머니에 이름이는 다시 보건실로 발걸음을 옮겨 침대로 갔다. 자신이 누워있던 침대를 몇 번 더듬으니 핸드폰이 만져졌다. 이제 진짜 가야지. 보건실을 나가려 문을 향해 바삐 걷고 있던 이름이는 순간 재환이 앉아 있던 책상이 눈에 들어왔다. 책상에 무언가가 있었다. 그러고 보니 아까 뭘 쓰던데, 뭘 쓴 거지. 작은 궁금증이 몇 초 사이에 증폭된 이름이는 방향을 틀어 궁금증의 근원인 책상으로 갔다. 그리고 이름이의 눈이 커졌다. 책상엔 교복 세트 한 벌과 그 위에 붙어있는 포스트잇에 '성이름 새 교복' 이라는 글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왜. 아무리 생각해도 도통 이해를 할 수 없는 사람이다. 아니, 정말로 그가 두고 간 게 맞을까. 설마. 왜? 이제와서 미안하다 사과라도 하려고? 이름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진짜 이상한 사람. 이름이 혼란이란 공간 속에서 헤메고 있는 동안 다른 사람이 문을 열고 보건실에 들어왔다. 재환일까. 아니, 재환이 아니었음 했다. 이 타이밍에 재환이 들어온다면 어색하고 묘한 상황이 될 것만 같았다. 이름이는 용기 내어 고개를 돌려 그 쪽을 보았다. 진짜 보건 선생님인 듯 하였다. 보건 선생님은 중년의 여성이었다. 이름이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선생님은 이름을 보곤 걱정스런 표정으로 이름이에게 다가가 이름이의 상태를 물었다. 


 "너 괜찮니?"


 "괜찮아요. 그런데 이 옷 선생님이 저 주시는 거예요?"


 "아니? 아무튼 괜찮다니 다행이구나. 담임 선생님껜 내가 말씀 드려놨으니 걱정 말거라."


 설마가 사람을 잡았다. 차라리 선생님이 주신 것이길 바랐는데. 그러면 적어도 지금보단 생각할 게 줄었을 것이다.


 "네,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 여기까지 누가 데리고 왔어요?"


 "누구긴 당연... 어? 여기 계속 있었는데 어디 갔지?" 


  생각할 게 늘어난 것 같았다. 아니에요. 저 이만 가볼게요. 안녕히 계세요. 이름이는 더 복잡해진 머리와 옷을 품에 안고 급히 보건실을 나와 교실로 향했다. 가는 내내 품에 있는 교복과 재환의 생각이 들었다. '성이름 새 교복' 이 적힌 포스트잇은 두 번 접어 핸드폰과 함께 물기가 있는 주머니에 넣었다. 계단을 하나하나 오를 때마다 이름이의 의문은 깊어만 갔다. 혹시 이것도 괴롭히는 방법 중 하나일까. 일단 지금 당장 학교에 있고 싶지 않았다. 집에 가고 싶었다. 교실 문을 열자 마침 수업이 끝나는 종이 울렸다. 이름이는 자신의 자리로 가 신발을 신은 후 겉 옷을 입고 가방만 들고 바로 나왔다. 물 때문에 질척거리던 내 자리 주변은 어느덧 바싹 말라있었다. 시간을 보니 벌써 12시가 다 되어갔다. 아이들의 시선이 따가웠다.


 "재환이 말야 아까부터 어딜 간 거야?"


 "그니까, 안 보이네."


 쟤들은 이재환이 어떤 아이라 생각하고 서스럼 없이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걸까. 다른 아이들은 오늘의 자신과 같은 일을 겪어보지 않았으니 모르려나. 쟤들한테도 교복을 준 건가? 한 벌씩 돌린 건가? 이름이는 온갖 생각을 하며 교실을 나섰다. 그리곤 곧장 학교 정문도 빠져나왔다. 이름이는 아무도 기다리고 있지 않은 집으로 향했다. 당분간 학교엔 오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상혁은 이름이 정문을 나서는 모습을 창문을 통해 지켜보고 있었다. 당분간 학교에서 이름을 볼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뒷모습이었다. 


 재환은 이름이 정문을 나서는 모습을 멀리서 보고 있었다. 재환은 씁쓸해 보이는 웃음을 짓고 있었다. 


 "요원 K 휴가 끝. 지금 당장 본부로 돌아가겠습니다."


 '엉. 이왕이면 달려오세요. 옆에서 들들 볶네요. 지금 딱 죽을 맛.' '이재환, 빨리 와!!'


 홍빈과 학연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래, 내가 돌아갈 곳은 여기다. 펄스트만 봤을 땐 나쁘지 않은 곳이었다. 자신이 돌아가고 싶게끔 만드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곳이었으니까. 


 "가는 도중에 사고 안 치게 기도해 주라."


 저 말을 하자마자 홍빈의 원성이 들렸다. 학연이 진짜로 기도하는 소리가 들렸다. 참, 바보들. 재환은 작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뒤를 돌아 이름과는 반대 되는 쪽의 길을 향해 걸어갔다. 어느덧 시간은 점심 때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흐렸던 오전을 치워 버리려는 듯 해가 고개를 내밀었다. 햇빛에 눈이 부셨다. 베이지 색 코트가 바람에 휘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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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쟌이 몽쉘 츄어 애깅 달 구름 은하수 잘가요안녕 빅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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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지적, 질문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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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내일도 힘 내세요 ㅠㅠ 너무 힘드네요 평생 주말과 방학만 제 인생에 존재했으면... 합니다... 전 화의 쩔쩔매던 재환이 맞냐구요????? 예 맞아여 동일인물 입니다 여러분... 이름이의 핸드폰이 물 먹었을까봐 걱정 되신다구여? 괜찮아요 이름이의 핸드폰은 방수 기능이 있는 폰이랍니다 그럼 다음에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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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츄어에요! 이번 화 재환이는 되게 간지나는 재환인 거 같아요.... ❤️ 이제 4만 나오면 중간 건 다 채워지는 거 같은데 혹시 처음 나왔던 7이 마지막 이야긴가요? ㅠㅠㅠㅠ 궁금해요...ㅠㅅㅠ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작가님!!!!!! ^ㅅ^
7년 전
히라히라
츄어님 반가워요!! 아니에요 에구 ㅠㅠ 헷갈리셨구나 나중에 공지를 하든가 해야겠ㅇㅓ요 앞에 -가 붙인 건 제가 똥 싸 듯 싸지른 글이에요 물론 글의 흐름과 연관이 있는 것은 맞답니다! 언젠간 나오겠쥬? 그렇지만 지금 하고 있는 1 2 3화랑 별개로 봐 주세욤 +ㅅ+ 고마워요♡
7년 전
독자2
구름입니당
재환이뭐죠???설레네요!!!
ㅠㅠㅠㅠ겨론해요ㅠㅠ

7년 전
히라히라
ㅋㅋㅋㅋ 그래요 고마워요 구름님♡
7년 전
독자3
쟌이에여!!!!!! 재환이 안경두 벗구ㅠㅠㅠㅜㅠㅠ...! 짱짱맨... 사소한 것 하나 하나까지 신경써주고ㅠㅠㅠㅠㅠ 재환같은 남자 어디없나여ㅠㅠㅠㅠㅠ휴ㅠㅠㅠ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해여ㅠㅠㅠ 항상 재미있게 읽고있답니다ㅠㅠㅠㅠ!!
7년 전
히라히라
그러게요 어디 없울까요 있으면 오늘부터 모든 걸 때려치우고 어떤 일이 있더라도 꼬시고 말 거예여!! 같이가여 쟌님 ㅋㅋ 고마워요♡♡
7년 전
독자4
으아우우ㅏ우아아ㅏ아아아ㅏㅏㅏㅏㅏㅏ 세상에ㅠㅠㅠㅠ 몽쉘입니다♡ 재환이가 점점 설레능건.... 사랑인거죠?ㅠㅠㅠ 내일 다시 학교가는데ㅠㅠㅠㅠ 주말이 너무 짧네요
7년 전
히라히라
주말은 짧습니다 이 사실이 정말 싫오요 ㅠㅠㅠ 저두 열심히 가고 있슴다 학교 ㅎㅎ 넘 힘드네ㅛ 화이팅 해요 몽쉘님♡♡
7년 전
독자5
달이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가 능글재환 좋아하시는거 알구 자꾸 데려오시는 거냐며 ㅠㅠㅠㅠㅠ 상혁은 뭘까요 저 진짜 흡 복구 너무 사랑합니다... 작가님두 다음 주 힘내세요 파이팅 ㅠㅠ 흡♡♡♡♡♡
7년 전
히라히라
화요일이네요 힘내구 계시져?? 화이팅 해요 달님!!♡♡ 저두 달님 사랑해여
7년 전
독자6
개강해서 힘들었는데 작가님 글 보고 소소한 행복울 느끼고 있어요ㅠㅠㅠㅜㅜ다음편도 기대할께욤
7년 전
히라히라
ㅎㅎ 저두 댓글 보며 소소한 행복을 느낀답니다 고마워요♡♡
7년 전
독자7
츤츤...♡ 느와르에 과거까지 연결되있고 걍최고에요!! 암호닉 신청가능할까요?
7년 전
히라히라
당연하죠♡
7년 전
독자8
우왕♡ 그럼 저...[러브니] 이거로신청할게여ㅎㅎㅎㅎ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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