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Lovely 외전
w.설림
# 이 편은 미스터 리플리 외전으로 외전은 3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본편을 안보셔도 상관 없지만 봐야 조금 더 이해가 된다는 불편한 진실^^!
# 리맨물이고 또 외전이니까 특별히 수트 입은 카디로♡ 저런 이미지 생각하면서 소설 읽으시면 도움이 될거에요!
외전 1. 우리 같이 밥 먹어요. 네? 불안해서 못 살겠네.
수정본 기획안을 어떻게 2시까지 제출하지. 책상 앞에 앉아 펜을 딱,딱 거리며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던 경수는 결국 머리를 잡아 뜯으며 포효했다. 옆 자리에 앉은 김 대리님이 무척이나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 봤지만 그런 시선 따위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자신만만하게 팀장님한테 할 수 있다고 했는데.그래 이럴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수정하자. 경수는 밀려오는 피곤에 반쯤 잠긴 눈을 부릅뜨곤 워드 프로세서에 작성한 수정본을 다시 바라보았다. 이번 테마 파크 기획 목적은 설립 30주ㄴ… 아. 미치겠네. 결국 입술을 삐죽이며 경수는 책상에 팔을 올려 놓고 얼굴을 파묻었다. 경수씨. 그때였다. 조근조근한 수영씨의 목소리에 경수는 고개를 들어 왼쪽을 바라보았다.
" 경수씨. "
" 네? "
" 오세훈 팀장님이랑 무슨 사이에요? "
" 예? "
예? 뜻밖의 질문에 경수의 눈은 토끼마냥 똥그래졌다. 분명 어제 팀장님과 세훈이 싸우는 것을 본 모양이었다. 특별한 대답을 원한다는듯 초롱초롱 눈을 빛내며 자신의 자리로 의자를 끌고 오는 수영의 모습에 경수는 어색하게 웃으며 몸을 움츠렸다. "그냥 친구 사이죠" 아무렇지 않게 말을 꺼내는 경수의 모습에 수영은 입꼬리를 씩 말아 올렸다.
" 에이. 그런게 아닌거 같던데요? 막 오세훈 팀장님이 뭐 학창 시절에 연애 하냐는 소리도 많이 들어봤다 그랬구 또 막 어깨 동무 하고 그러셨잖아요. "
" 네? 어깨 동무야 뭐… 그냥 친구 사이에 그럴 수도 있는거죠.하…하하 "
" 아닌거 같은데.솔직히 말해봐요 경수씨. "
아니 뭘 솔직히 말하라는 건지… 경수의 미약하게 나마 웃던 얼굴이 떫은 감처럼 변한 것도 그 순간이었다. 세훈과 경수는 정말 모든걸 터놓은 단짝 친구이다. 심지어 부모님이 모르는 것도 서로 다 알고 있을 정도로 말이다. 너무 친하게 지내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까봐 일부러 아는척 안하고 다닌건데, 오세훈 이 자식이… 샐쭉 웃으며 어깨 동무하던 닭털 날리는 세훈의 모습이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자 경수는 인상을 팍 썼다. 제 딴에는 무서워 보이려 하는 것 같았지만 그 표정을 본 수영은 풉, 하며 하얀 이를 들어내며 고운 눈을 접었다. 왜 웃으세요. 뾰루퉁한 경수의 표정에 수영은 고개를 내저었다.
" 혹시 팀장님이랑 그렇고 그런 사ㅇ… "
" 수영씨! 그런 소리는 하지도 마세요! 저랑 세훈이 둘다 기분 나빠해요. 물론 제가 조금 더 나쁘겠지만요… 뭐. "
" 아니면 아니지, 왜 그렇게 정색을 하고 그래요 의심되게.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에요.경수씨 하하. 어울리기만 하는데요 무얼. "
그런거 아니에요! 수영의 이야기를 심각하게 듣던 경수는 손사래를 쳤다. 경수씨 뭐가 아니야? 경수는 그제서야 자신이 크나큰 죄를 저질렀음을 깨닫고 토끼 같던 눈이 튀어 나올듯 커져 어버버 거렸다. 워드 치는 소리와 째깍째각. 시계 소리만 들리는 사무실에서 자그마한 목소리도 죄인데 거기다가 크게 소리까지 지르다니. 기차 화통 삶아 먹은듯한 경수의 목소리에 놀라 쳐다보는 팀원들과 하나하나 눈을 마주치던 경수의 얼굴을 화르륵 달아올랐다.
" 죄… 죄송합니다. 벼,별거 아니니까 다시 볼일 보세요. 죄송합니닷.. "
경수씨 진짜 귀엽다니까. 팀원들에게 종인에게만 특별히 허가 된 폴더 인사까지 하던 경수는 베시시 웃는 수영을 원망스럽게 바라보며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았다. 이러다가 대리님이 나 일 안한다고 꼰지르면 나 진짜 아웃인데. 힝.
" 무슨일 있어요 경수씨? "
" 수영씨도 진짜… 나 이러다가 잘못 걸리면 진짜 끝이에요. 팀장님 나 일 제대로 못한다고 얼마나 미워하시는데. "
진짜 죽음이에요 죽음. 헬. 저 때릴지도 모를걸요? 팀장님 성격정도면 말이에요. 경수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작은 손을 꼭 쥐고 흔들어 보였다. 경수 나름의 무서움 표시겠거니. 수영은 어깨를 으쓱여 보였다. 헐 벌써 12시에요. 기획안 쓰지도 못했는데… 문득 고개를 돌려 왼쪽 손목에 찬 시계를 쳐다보던 경수의 표정이 경악에 물들었다.
" 어차피 쓰고 싶은 마음도 없으면서. 경수씨 표정에 하기 싫다고 써져 있는데 뭘. "
" …그래두요. 이거 안쓰면 진짜 잘릴지도 몰라요. 수영씨는 워낙 일을 잘 하니까 못 느껴봤겠지만 팀장님 그 눈빛… 어우. "
" 팀장님이 경수씨 싫어하는거 같지도 않던데요 뭘. 근데 지금 팀장님 욕 하시는 거에요? 이러면 경수씨 회사 직원들한테 등 돌려질텐데. 저도 여자라는거 명심해요. "
하하 그런가요? 이제 조심 할게요. 자동적으로 투명한 사무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팀장실을 흘끗 바라 보던 경수는 수영의 재치있는 말에 입술로 하트 모양을 그리며 호탕하게 웃었다. 사알짝 자존심 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김종인 팀장님이 내노라 할만한 일등 신랑감이 맞긴 하니까. 수영 쪽으로 끌어당긴 의자를 재빠르게 원래 자리로 원상 복구 시킨 뒤 급하게 워드를 치는 경수의 모습에 수영은 헛웃음을 내지었다. 밥은 먹고 해야죠. 급하게 워드를 치는 경수의 책상을 톡톡 쳤다.
" 밥이요? 과연 밥을 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
" 이제와서 그러긴. 무튼 아쉽네요. "
" 네? 뭐가요? "
" 오세훈 팀장님이랑 경수씨 관계요. 친구이상 같은데. 무튼 나중에 또 기습 공격 할테니까 잘 생각해놔요. "
" 아 참… 수영씨. 그런거 진짜 아니라니까요? "
" 사람 일이란게 모르는거죠. 그쵸? 그니까 서투르게 판단 하지 말아요. 경수씨 마음 다 아니까. "
수영씨. 수영씨? 뭘 알아요? 예? 팽그르르 회전 의자를 돌려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는 경수의 시선에도 수영을 입맛을 쩝, 다시며 자리로 돌아갔다. 지연씨 밥 먹으로 가자. 그래요. 눈부실도록 새하얀 코트를 몸에 걸치고 또각. 또각. 하이힐로 갈아신는 수영을 복잡한 표정으로 물끄러미 바라보던 경수는 시선을 돌려 주위를 휘휘 둘러봤다. 이대리 밥 먹으로 가자고. 다들 점심시간이라 배가 고프긴 했는지 급하게 옷을 입고 복도로 나가는 꼴이었다. 휴. 다행이다. 지연에게 걸어가 한참 수다를 떨어대는 수영의 모습에 경수는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왜 한마디 한마디 내뱉는데 꼭 영혼을 뺏긴 느낌이. 줄리엣 훠우 영혼을 바칠게요. 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 아이돌의 노래에 흥얼 거리며 콧노래를 부르던 경수는 아차.하며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했다. 내가 미쳤지. 이럴때가 아닌데.
근데 너무 힘들다. 에휴. 어제도 무리해서 힘든데 진짜 친구 잘못 만나서 이런 꼴을 당하는구나.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데 찬열이 따라서 이제 어디도 안가야지. 경수는 입술을 삐쭉이며 결국 팔에 얼굴을 파묻고 몸을 있는 힘껏 웅크렸다.
" 경수씨. 경수씨? "
" …네? 수영씨 저 부른거에요? "
" 그럼요. 그럼 여기서 경수씨가 또 어딨겠어요. 경수씨 팀장님한테 뭐 잘못한거 있어요? "
엥. 그런거 없는데요? 두 눈을 무겁게 꿈뻑이며 고개를 내젓는 경수를 바라보던 수영은 어딘가를 슬쩍 바라보았다. 무슨 일인데요? 눈치를 보며 고개를 살짝 까딱이는 수영의 턱짓에 경수는 파묻고 있던 고개를 들고 시선을 따라 움직였다.
" 저 눈빛이 아무 죄도 없는 사람한테 보내는 눈빛이 아닌거 같은데요? 또 무슨 사고를 친거에요 휴. "
진짜 사람 한명 죽일 기세네. 무심코 돌린 경수의 몸이 반사적으로 흠짓하며 웅크려졌다. 왜소한 경수의 체구에 더 안쓰럽게 말이다. 그곳엔 당장이라도 사람 한명 죽여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경수와 수영. 둘을 팀장실 문에 기대고 서서 노려보는 종인이 있었다. 나오는 소리 못들었는데. 경수는 마주친 살벌한 시선에 눈을 꿈뻑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이건 피하기도 그렇고 안 피하자니 눈 뚫릴 것 같고. 경수의 업된 입꼬리가 마법이라도 걸린듯 스르르 하강했다.
" 경수씨 어떻게 해요? 팀장님이 가만 두지 않을거 같은데. "
" …수영씨도 그렇게 안심할 처지는 아닌거 같네요.. "
" 네? "
수영씨도 그렇게 막 위로 해주고 그럴 처지 아닌거 같다구요. 팀장님이 수영씨만 째려보는데. 경수는 목까지 차오른 말을 차마 내뱉지 못한체 어색한 미소를 흘렸다. 하하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런 경수의 모습에 종인은 푹 한숨을 내쉬며 경수에게 시선을 고정한채로 홍보 부서 문을 벌컥 열었다. 그러자 모세의 기적이라도 일어난듯, 왁자지껄 떠들며 겉옷을 걸치던 사람들이 모서리쪽으로 갈라졌다. 와. 2년 남짓 봤지만 그래도 신기한 현상에 경수는 입은 앙 다물어질 생각조차 없어 보인다.
" 아까 근무시간에 소리 지르셨던 분 누굽니까. "
종인의 동굴을 파고 맨틀, 외핵 심지어 내핵까지 뚫고 지나갈 낮은 목소리에 경수는 슬쩍 손으로 팔을 흝었다. 으아 소름돋아. 눈치만 보는 사람들의 모습에 종인의 인상을 보기 좋게 굳어졌다. 어떤 분이냐고 물었습니다. 죽었다. 경수는 한숨을 폭 내쉬었다.
" 어떤 분이냐고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팀 분위기 가라 앉히기 싫으면 자진해서 나와주십시요. "
경수씨 미안해. 입술을 꽉 깨무는 수영의 모습에 경수는 눈치를 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괜찮아요. 말로는 이렇게 말했지만 이젠 정말 잘리는건가. 2년 동안 회사 생활하면서 까이기도 정말 많이 까였지만 그래두 나름 재밌었는데.
" 경수씨 진짜 미안해. 경수씨 무덤을 스스로 파게 만들어 버렸네. "
" 괜찮아요… 헝. "
고개를 푹 숙이고 슬쩍 웃던 경수는 고개를 들었다. 히익. 아이컨텍 제대로다. 언제부터 보고 있었는지 종인의 표정은 처참히 구겨져 원상복구 불가였다. 정면으로 마주친 노골적인 시선에 놀라 눈을 똥그랗게 뜬 경수는 결국 들려있던 고개를 푹 숙이고 조용히 웅얼거렸다. 접니다. 작은 옹알거림에 종인이 대답했다.
" 뭐라구요? "
" 저에요 팀장님… 죄송합니다 진짜. 그럴려고 그런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죄송합니다. "
'죄송해서 고개도 못 듭니까? 저 보십시요.' 항상 일상처럼 내뱉던 종인의 말이 또 안나올리가 없지. 경수는 문득 떠오르는 생각에 고개를 들었다. 어? 내가 착각한건가. 경수는 아무래도 눈이 잘못 됬거니. 하며 눈을 비비곤 부릅 떴다. 어? 아닌데. 돌처럼 굳어 있어야할 종인의 얼굴은 풀어진지 오래요, 입가엔 약한 미소가 맴돌고 있었다. 도경수씨인지 알았습니다. 종인의 대답에 경수는 머쓱하게 웃으며 뒷머리를 긁적였다. 뭘 잘했다고 웃습니까. 물론 종인의 차가운 말에 다시 울상짓고 말았지만 말이다.
" 제가 누누히 말했습니다만, 누가 근무시간에 잡담 하라 했습니까? 기획안은 다 작성 하셨어요? "
" …그게..꼭 2,2시 까지 끝내서 메일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
" 도경수씨는 맨날 그렇게 의욕만 넘치시네요. 그 의욕이 반만 실천으로 옮겨가면 정말 좋을텐데요. "
히잉. 살짝 풀어진 종인의 행동에 꼬리를 살랑대던 경수는 금새 꼬리를 내리고 낑낑 거렸다. 에휴 그럼 그렇지 김종인 저 나쁜 놈이. 코트 소매를 만지작 거리며 풀이 죽은 경수의 모습을 몰래 훔쳐보며 푸흡, 웃음을 참던 종인은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박수를 짝.짝 치며 말했다.
" 얼른 작성하세요. 이번엔 정말 믿겠습니다. 다들 뭐하세요? 점심 드시고 오세요. 오늘 1시에 회의 있으니까 늦지 말고 참석해주시길 바랍니다. "
읭? 이게 끝인가. 놀라움에 번뜩 들려진 경수의 고개가 내려앉을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왠일로 트집을 안잡지. 놀라움에 눈만 멀뚱멀뚱 뜨고 있는 경수를 바라보던 수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경수의 옆구리를 콕콕 찔렀다. 다행이에요. 수영의 말에 경수는 눈을 접으며 조용히 큭큭 거렸다.
" 정말 다행이에요. 경수씨 화이팅. 그리구 아까 했던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말해주셔야 해요! 저 기억력 나름 좋아요. 그럼 좀있다 뵈요. "
" 점심 맛있게 드세요. "
싱글벙글 웃으며 손을 세차게 흔드는 수영과 지연을 넋놓고 보던 경수는 이내 자신을 스쳐간 두 여자 쪽으로 고개를 틀고 입을 떼었다. 또 무슨 말을…! 큰 소리로 말하려고 크게 벌린 입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종인의 큰 실루엣에 이만 그치고 말았다. 사람들도 다 나갔는데. 부리나케 홍보부서를 빠져나간 팀원들 때문에 무척이나 조용해진 내부에 경수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주르륵 흘렀다. 아 땀나. 오늘따라 공기도 너무 더운것 같고. 손 부채질을 하며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던 경수는 점점 가까워져 오는 발소리에 헙, 하며 숨을 들이 마셨다. 뭐하세요 도경수씨. 들리는 종인의 낮은 목소리에 경수는 급하게 말을 꺼냈다.
" 죄,죄송합니다. 티,팀장님! "
" 참나. 또 뭐가 죄송해요? "
" 네,네? "
" 뭐가 죄송하냐고. 기획안 또 제때 못 낼거 같은거? 아님… 수영씨랑 그렇게 질투날 정도로 재밌게 얘기 한거? 도경수씨가 말한게 뭐에요? "
" 네? 팀장님 그게…어. "
이게 무슨. 안좋은 머리로 종인의 말 뜻을 이리저리 굴리며 생각하던 경수가 결국 이해하고 얼굴이 화르륵 불탈때였다. 그 순간 머리 위로 뭔가 올려진 묵직한 느낌에 경수는 땡글땡글 눈알을 굴렸다. 어. 이게 꿈인지 생신지. 경수는 자신을 향해 눈웃음을 짓는 종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 꿈 아니에요. 도경수씨는 맨날 무슨 일만 있으면 꿈으로 치부 하려는 경향이 있더라. 이런거 원한거 아니에요? "
" …아,저 그게.. "
머리를 다정스레 쓰다듬는 종인의 행동에 경수의 입술은 바싹바싹 말라갔다. 뭔가 애완견 뽀삐가 된거 같은데 그렇게 나쁘지는 않구. 왜 꼭 짝사랑 상대한테 느껴지는 그 느낌이 여기서 나는지. 저,저 팀장님. 경수가 말을 더듬자 종인은 픽 웃으며 아까와는 다른 목소리를 말을 꺼냈다.
" 아까 무슨 얘기 했어요? "
" 네? "
" 김수영씨랑 무슨 이야기 한거냐구요. "
" …저 그게.. "
" 그게? "
" 자꾸 오세훈 팀장님이랑 무슨 관계냐구 물어봐서..근데 저 진짜 아무관계 아니에요. 정말! "
김수영씨가 그런 말을 했어요? 사람 좋게 봤는데 안되겠네. 허리춤에 손을 올리고 후. 하며 심호흡을 하는 종인이었다. 화난건가. 저 괘,괜찮아요. 확실히는 잘 모르겠지만 화나 보이는 종인의 모습에 경수는 설핏 웃었다. 잘못 말해서 수영씨 안좋게 만들면 안되는데. 이런 쓸데 없는 고민까지 곁들여 하고 말이다.
" 사람이 맨날 그렇게 헤헤 웃고 다니니까 그런 소리를 듣고 사는거죠. 그거 엄연한 직장내 성희롱 이에요.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이랑 억지로 엮는거. 여자들은 그런 경향이 있다니까. 다시 한번 김수영씨가 그러면 나한테 말해요. 내가 시말서 100장 쓰게 만들테니까. "
" …아니, 저 괜찮은데.. 그게 뭐 성희롱까지야.. "
" 성희롱 맞아요. 불쾌하면 확. 신고해줘요? "
" 아, 아니요! 근데 왜 티…팀장님이 더 열을 내시고 그러세요. "
그거야 당연히…! 의기양양하게 말을 꺼내려던 종인의 표정은 자연스럽게 굳어졌다. 왜 그렇게 눈치가 없어요? 작은 웅얼거림에 경수는 그런 종인을 힐끗 바라보았다.
" 도경수씨가 괜찮아도 내가 거슬려서 안되겠네. "
" 네? "
허리춤에 올려놓은 손을 내리고 종인은 무릎을 구부렸다. 뭐 하는거지. 그런 종인을 멍하니 바라보던 경수의 얼굴은 이내 폭팔할듯 빨개졌다. 무…뭐하세요. 자신에게 눈높이를 맞춰 서서 금방이라도 얼굴이 닿을듯 근접해있는 종인과. 자신의 얼굴에 경수는 종인의 다정스러운 눈빛을 힐끗 거리며 피했다.
" 내가 너무 거슬려서 안되겠어. 도경수씨 오 팀장이랑 같이 밥 먹죠? "
" 네? 네… 요즘은 일이 있어서 같이 안먹긴 한데.. "
" 저번에 나도 들었어요. 김수영씨랑 이지연씨가 도경수씨 이야기 하면서 가십거리 만드는거. 뭐라 하려다가 말았어요. 괜히 내가 신경쓰면 안될것 같아서. "
" 정말요? "
여자들 입에서 오르락 내리락 거리는거 안좋은데. 한숨을 푹 쉬곤 뒷머리를 긁적이는 경수의 행동에 종인은 입꼬리를 씩 말아올렸다. 아싸 걸렸다. 그런거 싫죠? 네? 대답을 재차 강요하는 종인에 경수는 얼떨떨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뭐.
" 그럼 됬네. 이제 나랑 밥 먹어. "
" 네? 팀장님? "
" 말 한번에 못 알아 들어요? 같이 먹자고. 높은 분들이랑 먹어서 소화도 안되고 불편해서 먹을 사람 찾고 있었는데 도경수씨랑 먹으면 되겠네. 도경수씨는 적어도 답답하진 않으니까. 도경수씨 재밌잖아. 그쵸? "
" 저 그게… "
나중에 세훈이가 같이 먹자고 할텐데. 자꾸 마주치는 시선을 피하는 경수가 답답한지 종인은 이내 턱, 하며 경수의 팔을 세게 잡았다.
" 싫어요? "
" 예? 그런건 아닌데… "
" 싫어도 나랑 먹어요. 도경수씨가 싫은 것 보다 더 거슬려. 거슬려 미치겠어요. "
" 네? "
" 눈치 진짜 더럽게 없어. 오 팀장이랑 도경수씨 그런 식으로 엮이는거요. 내가 이제 두고볼 수 없으니까. 둘이 친구 그 이상 아니죠? 오세훈씨가 아니라면 뭐 할말 없지만. "
" 세훈이 여자친구 있어요! 그리고 그건 당연하죠! "
" 다행이네요. 오랜만에 도경수씨 시원한 대답 들어서 좋네요. 자, 그럼 이제 협상도 끝났으니까 밥 먹으러 가요. "
다행? 뭔가 내가 말려든 기분인데? 밝게 웃으며 팔을 끄는 종인을 따라 도살장 끌려가듯 질질 끌려가던 경수는 아차, 하며 책상 위로 손을 허우적 거렸다. 팀장님 잠깐만요… 이내 손에 닿는 지갑에 웃는 경수의 손을 탁, 하며 종인은 제지하곤 문으로 끌고 나갔다.
" 내가 사요. 그래도 명색에 팀장이잖아. 그리고 경수씨가 어제 나한테 같이 밥 먹고 싶다 했잖아요. 같이 밥 먹고 싶다 한 것도 영광인데 밥 정도는 내가 살게요. "
그니까 그냥 경수씨는 몸만 따라와요. 짖궂게 말하며 장난꾸러기 처럼 실실 웃는 종인의 호탕한 모습에 결국 픽 웃고 마는 경수다. 팀장님도 참…. 좀 평소에도 이렇게 친절하게 해주시지. 서로 마주친 시선이 평소와는 다르게 분홍빛이 물씬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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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말했듯이 끝 아님니다 !!!! 외전 3편중 한편 끝났어요 하하 한편으로 끝내려 했는데 쓸 내용이 많더라구요 사실 변명이고 달달한 카디를 자급자족 하기 위해..서..
그리고 내용이 왜 이따구냐구요..? 죄송해요 하.. 오늘 시험 끝나서 졸린 정신 부여잡고 썼드니.. 2편은 내일 아님 일요일날 나올거에요.
그럼 전 자러 갈게요 모두 안녕! 더 달달한 카디는 담편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