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다각]뱀파이어물 조각 ssul
W.천애지아
[이런 어둠을 담아내고 있다니 너도 참 불쌍하군]
[하고 싶은 말은?]
과연 이게 세상에 존재하긴 하는 것인가 싶을 만큼 칠흑같은 암흑 밖에 없는 장소 물론 이런 장소는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만든 것이지만 만약 이런 공간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이 공간에 갇힌 생물체는 모두가 미쳐버릴 정도로 두려움에 떨게하는 어둠이다 어두움만이 존재하는 게 아닌 스산하고 암울하면서 내면에 깊게 감춘
진실을 다 털어놓고 싶을 만큼 삭막했고 빛이라고는 없는 이질적인 공간이었다 그런 공간에 두 명의 인영 아니 두 명의 뱀파이어가 서 있었다
한명은 온 몸에 피철갑을 한 채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고 나머지 한명은 그런 한명을 쳐다보면서 굳게 서있었지만 그의 상태 역시 좋아 보이진 않았다 누군가가 억지로
찢지 않는 이상 나올 수 없는 모양의 상의와 그의 얼굴과 몸 역시 상처가 아물어 가고 있지만 아물기 전의 상처는 보는 사람이 다 진절머리 날 정도로 깊은 듯한 상처였다
하지만 그런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몸이면서 자신과는 전혀 상관 없다는 듯 차갑게 가라앉은 눈동자는 눈이 마주치는 걸로 하여금 절로 오한이 설 정도로
차가웠다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벽안의 눈동자를 가지고 있는 남성은 이내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남자의 시선에 맞춰 양쪽 무릎에 팔을 얹고 발끝으로 지탱해
천천히 앉았다 그 동작이 같은 뱀파이어에겐 매우 굼떴지만 인간에게는 무척이나 빠른 움직임이었다
그런 남성을 보던 남자가 굳게 다물었던 붉은 입술을 천천히 열었다 남자의 표정은 모든게 끝났다는 듯 한 후련한 표정이라 남성의 얼굴이 잠시 일그러졌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무표정으로 돌아왔지만 남자는 남성의 그 얼굴을 보았다 그리고 문득 떠오르는 생각에 끊어진 말을 이었다
[아아… 너도 꽤나 인간 같은 뱀파이어가 됐구나 이런 생각,그런 뱀파이어는 형 한 명으로 족했는데]
[그 입에 감히 누구를 올리는거냐]
남자가 함부로 담지 못 할 것을 입으로 말했다는 것 마냥 남성이 작게 으르렁 거리며 찢어죽일듯이 말을 했고 남자는 그런 남성을 보고 웃는 것으로 대답했다
남성은 그런 남자의 웃음을 처음 보는 것이라 미간을 찌푸리며 남자를 계속 쳐다보고 있었고 남자는 무슨 할 말이 그리도 많은지 입을 쉬지 않았지만 미미하게 말하는 탓에
가까이 있던 남성만이 들을 수 있었다
[그래도 넌 가진게 있잖냐]
[....]
어떻게 보면 제일 불쌍한게 이 남자였다 아니 누가보더라도 제일 불쌍하게 여길 것이다 물론 본인이 그런 소리를 듣는 것을 달가워 하지 않을테지만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부모처럼 의존하고 의지했고 사랑했던 형이 왕위를 물려받지 않고 친동생이 아닌 입양한 동생에게 그 왕위를 양보했고 선천적으로 능력을 가진 형과는 달리 후천적으로 능력을 받아 주변의 뱀파이어들에게 멸시받고 냉대받고 그 야망을 아무도 몰라주고 유일하게 알아주는게 남자의 연인이었는데 남자의 연인은 남자를 배신했고 자신의 손에 죽었다 형과의 나이차가 꽤 되는 탓에 어릴 적부터 사랑을 받고 자랐어야 할 어린 뱀파이어는 홀로서는 법을 배웠고 냉정함이라는 것을 스스로 터득했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고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조차 스스로 알았다 어쩌면 남자는 자신과 같은 삶을 살아왔을지도 모른다 아니 똑같았다
[....뭐냐,날 죽이지 않는건가?]
[죽여야할 이유가 사라졌으니까 게다가 널 죽이면 슬퍼할 사람이 있거든]
있어 그런 바보 같은 녀석 인간과 가족을 너무 좋아해서 자신이 어떻게 되든 상관이 없는 그런 녀석 그리고 나에게 있어 꼭 필요한 내가 살아가는 이유 그 자체인 녀석이
네가 죽으면 어떻게 될지 뻔히 알거든 녀석이 미치는 꼴을 보고 싶긴 하지만 그게 나 때문이 아닌 다른 놈들 때문이라면 굉장히 화날 것 같거든
[가는거냐]
[그래]
[네 녀석이 채간건 마음에 안들지만...행복하게 해줘라]
[당연한 소리]
남자의 말에 남성이 콧방귀를 끼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남성이 만들었던 암흑적인 공간이 순식간에 거둬지자 남성에게 달려오는 뱀파이어가 있었다 그 뱀파이어의 얼굴을 보자마자 남자의 얼굴은 울것같이 일그러졌다 지독하게도 아름다운 뱀파이어다 자신의 형이라서가 아니라 어떤 뱀파이어가 보든 인간이 보든간에 넋을 놓고 쳐다볼 정도로
지독하리만큼 빛나고 아름다운 뱀파이어 눈앞이 서서히 흐려지며 눈을 감았다 누군가가 저를 부른 것 같았는데...
똥글이네여 아주 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