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개 03
김종인X도경수
w. 모울
“저… 경수야?”
“우응, 왜?”
변백현을 조르고 졸라서 겨우 얻어낸 밀크맛 막대사탕을 쪽쪽 빨고 있으려니, 그런 내 모습을 쳐다보고만 있던 변백현이 무언가 말하려는 것 같아 변백현에게 시선을 돌렸다. 불러놓고 대답이 없는 변백현에 무안해져 손을 앞으로 흔들었더니 그제서야 아, 하고는 이번엔 내 눈을 마주친다. 그래서 할 말이 뭔데?
“너… 세훈이랑 많이 친해진거야?”
“어? 아 그 또라이? 걔랑 나랑 친해보여?”
“…아니, 그냥. 친해보이는 것 같아서… 걔 그래보여도 대개 무서운 ㅇ….”
“무섭긴 개뿔.”
“…….”
“뭐, 친해질 의향은 있어. 좀 하는짓이 병신같긴 한데, 재밌잖아.”
킬킬, 대며 한바탕 웃음을 터뜨리자 또 변백현은 날 쳐다보기만 했다. 내 얼굴에 뭐 묻었나. 괜히 한번 얼굴을 쓸어보다가, 이런 내가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을 보이는 변백현에 어깨를 세게 때렸다. 경수야, 아퍼! 죽을상을 보이는 변백현에 또 킬킬.
“질투해? 내가 걔랑 친하게 지내서?”
“…어?”
“그래도, 내 친구자리는 너한테 줄게.”
속닥속닥, 비밀인 것 마냥 변백현의 귀에 대고 속삭이자 벙찐 표정을 내 보이는 게 웃기다. 껍질까지 씹어먹다시피 한 막대사탕을 휴지통에 넣고, 변백현에게 어깨동무를 하자 깜짝 놀란 듯 몸을 움츠리는 모습에 이번엔 배를 잡고 웃었다.
-어딘지 알지? 나와.
제길, 오후부터 제법 날씨가 흐릿흐릿 해 진다 싶더니 결국 빗방울이 내려치기 시작했다. 기상청의 오보를 한 두번 본 게 아니지만, 따땃한 집안에서 귤이나 까먹으며 티비 프로그램을 보던 나에게는 놈의 협박섞인 제안이 썩 좋진 않다. 오 쉣, 수화기를 거칠게 꽂아넣다, 일어났다. 김종인의 말을 씹는다는 건 나에겐 상상조차 못 할 짓이다. 그냥 얌전히, 순한 양이 되는 게 훨씬 나은 선택이라는 것을 나는 그간의 경험으로 아주 뼈저리게 알고있다.
“뭔 놈의 비가 이렇게 떨어지냐.”
투덜투덜대며 급히 길목을 돌았다. 바짓단으로 흘러들어가는 빗물에 기분이 나빠졌다. 괜히 발길질을 두어 번 하다가, 저 멀리 보이는 건물에 서둘러 뛰어갔다. 천하의 ‘김종인’이 다니는 학원이었다. 이 학원 안 망했냐. 괜히 저주를 한번 내렸다. 맨날 밥 먹듯이 학원을 빼먹던 녀석이 오늘은 무슨 바람이 들어 학원을 갔는지, 이것도 나를 괴롭히는 신종 수법인가? 우산을 접고, 서둘러 계단을 올랐다. 2층에는 자습실, 3층에는 김종인이 한참 수업을 받고있을 강의실이었다. 2층계단을 거의 다 올라가다시피 하고 난 후, 3층을 올라가려던 그 때였다. 2층 화장실과 연결되어 있는 외진 구석에서 누군가가 나를 불렀다.
“도경수!”
누가 나를 부르는 거야. 휙휙대다, 발견했다. 오세훈을. 저 쪽 화장실 골목 계단에 쭈그려 앉아 무언갈 입에 물고 있는 녀석. 입에 문 건, 담배? 그 놈이 손을 흔들며 나에게 인사했고, 나는 우산을 잠시 그 곳에 놔둔 뒤 그 녀석 옆에 가 앉았다. 나를 보며 반가워 하는 눈짓에 그 놈의 담배에 눈길을 돌리자 아, 싫어해? 하며 얼른 입에 물던 담배를 뺀다. 나는 그 놈이 뺀 담배를 다시 입에 물려주며 서둘러 옷에 손을 비볐다. 에베, 담배 묻었어. 그 놈이 날 빤히ㅡ 보길래 괜히 무안해져 담배를 피우진 않지만, 담배 연기 싫어하진 않아. 하며 덧붙였다. 생각해보니, 이것도 김종인 때문이다. 내 앞에서 담배를 뻑뻑ㅡ 피워대던 그 놈 때문에. 언젠가부터 내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긴 하지만. 그래? 하는 오세훈에게 아까부터 묻고 싶었던 걸 결국 뱉어냈다.
“너도 여기 다녀?”
“너는,”
“난 안 다녀. 그냥, 누굴 기다리는 것 뿐이야.”
“다닌다고 하면, 올 거야?”
“뭐?”
오세훈의 말에 나는 벙찐 듯이 놈을 쳐다봤다. 내가 이 곳을? 미쳤다고? 학원에 쓸 돈으로 게임시디를 수십개 사겠다. 놈이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을 보인다. 그러더니 갑자기 실실 웃고는, 내 얼굴로 가까이 다가왔다. 뭐야. 내가 똥 씹은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자 그가 다시 멀찍이 얼굴을 내빼더니 푸하하ㅡ 하면서 웃어댄다. 그러더니 음, 하다가 생각해보니… 하면서 운을 뗀다.
“너… 그때 명찰 들고오라고 했을 때, 내 말 무시했지?”
“우와ㅡ 진짜 유치하다. 그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
“나 원래 유치해.”
“…꼴통같이 생긴애가, 이런 델 왜 다니냐?”
“엄마 때문이지 뭐.”
“그래서, 뭐 어쩌라고.”
“학원 같이 다니자.”
그놈이 실실 웃으며 내 어깨를 와락, 붙잡았다. 승낙을 받을때까지, 절대 놓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보여 결국 알았어, 생각해보고. 하자 그 놈이 순순히 손을 내려놓는다. 다 피운 듯, 짧아진 담뱃대를 발로 비벼 끄며 먼저 일어나더니, 위를 쳐다보더니 씨익ㅡ 웃으며 고갯짓을 한다.
“너가 기다리는 사람이야?”
“어?”
오세훈이 보고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김종인이 보였다. 아직도 저 표정이다. 뭔가 화난 듯, 한 그런 표정. 분명 화났어? 라고 물으면 아니. 라고 하겠지. 빠르게 내려오는 김종인의 발소리에 일어났다.
“왜 이제 왔어!! 기다리느라고 눈 빠지는 줄 알…”
"가자.”
내 말을 무시한 채, 내 팔목을 잡아끄는 김종인에 끌려가다시피 학원 밖을 나왔다. 이 곳 까지 온 보람도 없이 밖은 쨍쨍했다. 그저 한번 세차게 내리치는 소나기에, 뭐야… 하며 저만치 혼자 간 김종인을 따라잡으려 발을 놀렸다.
“…야.”
“…….”
“형.”
“…….”
“김종인!”
“왜. 할 말 해.”
또 뭐가 불만이야, 내가 이렇게 마중까지 나와줬는데! 아까부터 사람 민망해지게 아무 말도 안하고… 김종인을 힐긋 바라보자, 분명히 화난 표정인데 말 하는건 평소와 똑같고. 아 진짜 얘 왜 이러냐. 아무래도 사춘기폭풍이 절정상태까지 도달 한 게 틀림없다. 생리하냐, 라고 쏘아붙이려다 그럴 분위기는 아닌것 같아서 그저 묵묵히 길을 걸었다. 가끔 이번처럼 학원에 온 후 같이 걷는 이 시간엔 김종인이 그나마 잘 대해줬는데, 오늘은 왜 이러는지 도대체 이해 할 수 가 없다. 결국 집 문에 다다르자, 김종인이 날 보더니 들어가라는 표시를 보인다.
“담배 한 대만 피고 갈 게.”
그러든가 말든가. 괜히 김종인한테 짜증나서, 뒤도 안 돌아보고 집 안에 들어갔다. 방으로 들어가자 활짝 켜진 창틈사이로 담배를 입에 꼬나문 김종인의 모습이 보였다. 그것마저 짜증나서 창문을 쾅 닫고 커튼까지 쳐 버리곤 그대로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빨리 가야되서ㅠㅠㅠㅠ후딱 쓰고 가염ㅠㅠㅠㅠㅠㅠ
암호닉이나 그외 세세한것들은 내일 첨부할게요!!
뭔가 짧은것 같죠;;;
이번꺼는 저도 대체 뭘 쓰고 싶었는지 알수가 없...ㅋㅋㅋㅋㅋㅋㅋㅋㅋ
th ㅔ후니 캐릭이 참 매력적이지만,
종인이 분량이 너무 없네요ㅠㅠㅠㅠ나중에 폭풍분량...ㅇㅇㅇ 종인이 멋있는 남자임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