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는 소중한 인재임은 분명하나….'
탁-. 네네, 소중한 인재죠. 그런데 왜 대체 안뽑는거예요? 소중한 인재라면서… ….
휴대폰을 소리나게 엎어버렸다. 대학을 졸업한지도 벌써 일년이 넘었고, 난 일년째 구직중이다.
"진짜 이젠 잠도 못자겠어, 엄마한테 미안해서."
엄마 생각에 눈물이 핑 돌았다. 엄마, 못난 딸이라서 진짜 미안해. 근데, 나 오십만원만….
치과, 맑음 ! - 00
"아직까진 치과 근무 경력이 없으시네요?"
"아, 네! 하지만 정말 열심히, 열의를 가지고 잘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직원을 뽑는거지, 배울 학생을 뽑는게 아니예요."
"‥예."
뜨끔, 매서운 눈초리가 안경 너머로 나를 쿡쿡 찔렀다.
그렇게 안보셔도 다 알아요, 저 한심한거‥.
면접은 자신감이지! 하며 들어왔던 좀 전과는 달리, 꽤나 젊어보이는 사람이 가운을 입고 들어와 나를 흔들어 놓는 바람에
내 꼴은 축 늘어진 미역과도 같았다. 근데 여기도 새로 개원한 곳 아닌가‥?
"뭐라고요?"
"아, 제가 알기론 여기도 새로 개원한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요?"
"아닙니다."
"…경력이 없는게 가장 큰 흠이네요. 아주 커요."
"그,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게 큰 실례인줄은 알겠는데, 그럼 저같은 사람은 어디서 경력을 쌓습니까?"
"재밌네요. 더 해보세요."
진짜 미친년, 무슨 생각이었는진 모르겠지만 입이 제멋대로 움직여 인생을 조져버리려고 작정했다.
그만말해 미친 입아!
"대학 다니면서 실습은 허투루 한게 아닌데, 그것도 경력이라면 경력 아닌가요? 제가 실습시간을 놀며 보낸 것도 아니고
취업의 문턱이 이렇게 높아서야 새로운 치위생사들은 설 자리가 없는 것 같아서요."
"네, 잘 들었습니다. 문은 저쪽이니까 잘 나가세요."
…요망한 입 같으니라고.
***
면접을 시원하게 말아먹은 그 날, 혼자 술을 마셨다.
나는 백수벌레… 직장이 없네…
술을 마시면 마실수록 떠오르는 그 통명스런 의사의 얼굴이 머릿속에 떠다녔다.
못-된놈. 지는 어? 졸업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보이는게, 어?
내가 말이야! 어?! 합격 되도 절-대로 안간다! 알아?!
"으으, 여보세요¨."
"이은솔님 되시나요?"
"네, 그런데요?"
"어제 면접보셨는데, 합격 되셔서 전화 드렸습니다. 저희가 인력이 부족해서 내일부터 오셨으면 하는데, 혹시 스케줄 확인하셔야 되나요?"
"아, 아뇨, 아뇨! 제까짓게 무슨 스케줄이! ㅁ,몇시 출근이죠?"
"9시까지 오시면 됩니다. 선생님들께서 많이 궁금해 하세요, 정원장님께서 강력 추천하셨다고."
"저를요?"
"네, 아주 열정이 가득한 분이시라고, 꼭 같이 일하고 싶으시다고 하셨습니다."
왠지, 당장 혀를 깨물어 버리고 싶어졌다.
내가 본 그 병원 사람이라곤 면접때 보았던 그, 그사람인데.
뭐지? 내 총명함과 눈에 서린 똘똘함을 알아본건가?
***
나도 출근을 한다니, 그것도, 면접 개 밥 말아먹듯 망쳐놓은 이 병원에 !
새로운 마음으로 일하겠다는 다짐을 수도 없이 새겼다.
물론, 그 싸가지 없는 정원장님께도 충성을 다하면서.
"골때리는 위생사?"
"네?"
"원장님한테 들었어요. 골때리는 위생사 한명 들어온다고. 그분이신가봐요, 태연하게 들어오시는거 보니까."
"제가 맞는 것 같긴 하네요."
골때리는 위생사요?
출근시간보다 일찍 나온 탓에 굳게 잠긴 병원 문 앞에서 서서
누구 하나라도 오기를 기다리다 따라 들어가던 중, 나보다도 어려보이는 녀석이 대뜸 말했다.
나를 그렇게 불렀어? 골때리는 위생사?!
"저는 육성재. 여기 페이닥터."
"네? 닥터요?"
"왜요? 되게 의외라는 표정으로 쳐다보네?"
"조금 의외이긴 합니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지만
여전히 얼탄 얼굴로 먼저 들어가는 페이닥터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전부 젊은거 아니야?
"잠깐 실례, 들어오실거죠?"
"아, 네! 저 오늘부터 출근,"
"알아요. 저는 여기 실장, 임현식. 지금 바쁜데 그렇게 서있을거 아니죠? 따라 들어오세요.
일단, 여기가 은솔씨가 쓸 탈의실 겸 휴게실. 아직 개원한지 며칠 안되서 여자직원이 없어요."
"여직원이 없어요?"
"몰랐어요? 원래는 은솔씨 마저도 안될 뻔 했는데, 원장님이 절대로 뽑아야 된다고 하셔서."
"꼭 입사가 아니라 벌칙같은데요?"
"벌인 것 같아요, 제가 봐도."
"제가 큰 무례를 범한 것 같은데 원장님은 언제 오시나요?"
어서, 어서 오기 전에 퇴사하고싶어요.
안절부절, 제대로 잘못 걸린 것 같다.
입을 잘못 놀린 대가가 이렇게도 크다니, 진짜 미친 조둥이!
"나 지금 왔어요, 이 위생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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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사람이 아닌지라 읽어도 읽어도 그냥 우습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