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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홍백현 전체글ll조회 393l 1



[EXO/징어] 숨은 마음 찾기 | 인스티즈














01











"이런 옘병.."


졸음에서 깨 망연히 차창 밖을 내다보던 나는 상황 파악을 끝냄과 동시에 절망스러운 기분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거침없이 달리고 있는 버스는 내가 새로 전학을 갈 학교가 아닌 내가 전에 다니던 학교로 향하는 중이었고, 안 그래도 지각 위기에 있던 나에겐 지금 이 상황이 정말 멘탈붕괴 그 자체로 다가왔다. 아까 나는 오빠의 목소리에 간신히 일어나 대충 씻고 나와서 대충 학교로 가는 버스를 탔지. 길들여져 있던 감으로, 새 학교가 아닌 전 학교로 가는 버스를 정말 자연스럽게.



"아저씨!!!!!!!!!!!!!스톱!!!!!!!!"


핸드폰 액정에 뜬 시간이 8:02 인 것을 확인하자마자 다급함에 정신줄을 놓은 나는 난생처음으로 그렇게 큰 괴성을 지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위기의 순간에는 얼굴 철판의 두께가 존나 내 지방 두께보다 두꺼워진다는 것을 오늘 처음으로 깨달았다. 쪽팔림 따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아저씨께 사정을 하던 나는 절대 안 된다며 다음 정거장까지 가야 한다는 단호한 기사 아저씨의 태도에 결국 다시 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힘없이 늘어져서 버스가 멈추기만을 기다리던 나는 버스의 문이 열림과 동시에 총알택시보다 더 빠르게 밖으로 달려나갔다. 그리고 얼마 못 가 내 몸뚱이는 땅바닥에 처박혔다.

"ㅇ어ㅓ얽!!!!!"


너무 서두른 나머지 발이 꼬인 게 원인이었다. 덕분에 나는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차갑고 지저분한 길바닥에 괴상한 소리를 지르며 꼬꾸라져 버렸고, 너무 거칠게 넘어진 게 이유였는지 치마에서 투두둑 하고 무엇인가가 뜯어져나가는 소리가 울렸다. 최악으로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 저절로 수백 가지 욕지거리가 떠올랐지만 꾸역꾸역 속으로 삼킨 나는 넘어진 아픔보다는 지각의 위기와 창피함이 더 큰 문제였기에 안간힘을 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길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그런 나를 힐끔거리며 바쁘게 지나갔고, 나는 애써 태연한 척 몸에 묻은 먼지들을 털어내기 시작했다. 다행히 속치마가 찢어진 것인지 겉으로 봐서는 치마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오른쪽 스타킹의 무릎 부분이 크게 찢어져 상처가 생긴 내 다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상태였다. 스타킹이 찢어지진 않았지만 왼쪽 다리에서도 상당히 큰 고통이 몰려오는 것으로 보아 왼쪽 다리도 꽤 많이 다친 것 같았다. 손바닥 역시 여기저기 까진 상태고 팔꿈치도 너무 아팠다. 온몸에서 느껴지는 욱신거리는 통증에 나는 저절로 아랫입술을 깨물며 인상을 팍 찡그렸다. 미치겠네 진짜.




"오빠.."


발을 질질 끌 듯 몇 걸음 걷다가 그 자리에 다시 우뚝 멈춰 선 나는 결국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오빠는 지금쯤 내가 담임선생님을 만나 교실로 향하고 있을 거라 예상하고 있겠지. 괜히 서글프고 억울한 마음에 오빠가 전화를 받자마자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뭐야, 무슨 일 있어?
"나 어떡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문자를 했더라면 ㅠㅠ를 수십 개는 써서 보냈을거다. 갑작스러운 전화에 당황하기도 잠시, 곧 침착하게 나를 달래주는 오빠에게 이 혼란스럽고 재수 없는 상황을 그대로 전해주었다. 조용히 내가 하는 말을 듣고 있던 오빠의 한숨 소리가 귓가로 넘어왔다.

-등신아.
"나도 알아.. 그러니까 오빠 나 좀 도와줘.."
-나이를 어디로 처먹었길래 학교 하나 제대로 못 가, 너는. 금방 데리러 갈테니까 거기서 꼼짝말고 있어.
"응응 기다릴게. 완전 고마워 오빠."


정말 구세주가 따로 없다. 맨날 청소하라고 잔소리한다고 속으로 욕해서 미안해. 나는 그동안의 내 행동들을 오빠에게 백 번 사죄하며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부딪히지 않도록 인도 가장자리로 걸음을 옮겼다. 흡, 너무 아프다.




"어, 야!! 비켜!!"


멍하니 서서 오빠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나는 별안간 들려오는 요란한 소리에 놀라 고개를 확 돌렸다. 검은색 오토바이 한 대가 도로에서 인도로 넘어와 내 쪽을 향해 맹렬히 달려오는 것이 시야에 들어왔다. 미친, 이건 또 뭐야. 오토바이를 몰고 있는 남자가 뭐라 소리치는 것이 보였지만 뭐라고 하는지는 이해할 수 없었다. 순간적으로 머릿속이 하얘짐을 느꼈다. 피해야 한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굳어있던 나는 저만치 뒤에서 들려오는 오빠의 목소리에 뒤늦게나마 정신을 차렸다. 내가 몸을 피하는 대신 내 이름을 애타게 부르고 있는 오빠 쪽으로 고개를 돌림과 동시에 둔탁한 소리가 울리며 시야가 기울어졌다. 무겁게, 그리고 빠르게 바닥으로 쓰러진 내 몸은 알 수 없는 무엇인가에 의해 무겁게 짓눌려졌고 넘어졌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격통이 온 신경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순식간에, 그리고 어이없이 일어난 사고에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 없었다. 멍한 정신과 아찔한 통증 속에서 나는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점차 아득해짐을 느꼈다.


















[EXO/징어] 숨은 마음 찾기 | 인스티즈










"살았네."


무엇인가 꿈을 꾼 것 같은데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멍하니 눈을 깜빡거리고 있는 내게 툭 던지듯 한 마디 하며 침대 옆 간이의자에서 일어서는 오빠의 모습에 나는 그만 정신을 차렸다. 약 기운인지 약간 몽롱한 감이 있긴 하지만 제대로 상황 파악이 가능했다. 그리고 통증도 매우 잘 느껴졌다.


"아... 존나 아파.."

"말 존나 예쁘게 한다."

"..미안."


내 말에 곧바로 정색하며 날 쏘아보는 오빠에게 잔뜩 쫄아버린 나는 빙긋 웃으며 입을 다물었다. 근데 진짜 엄청나게 아프다. 대체 뭐가 어떻길래 이렇게 아픈 거지. 몸 상태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이불을 들춰내려던 나는 약간의 움직임과 동시에 살인적으로 몰려오는 격통에 저절로 악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헐..오빠.. 나 왜 이래."

"등신."


나한테는 욕 못 쓰게 하면서 자기는 맨날 나보고 등신이래.. 아파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울상만 짓는 나를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던 오빠가 다시 간이의자에 앉았다. 그리고는 한숨을 한 번 쉬더니 내 몸 상태와 사고에 대해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왜 오토바이를 인도로 몰았는지는 아직 모르고, 그 사람이 마지막에 방향 바꿔서 아슬아슬하게 옆에 있던 나무 들이받았어. 근데 오토바이가 네 쪽으로 쏠리면서 네가 거기에 깔렸고. 발가락뼈 부러지고 여기저기 화상도 입었는데 심각한 수준은 아니래. 근육이 좀 놀란 상태고 상처가 많아서 다 나을 때까지 아프기는 많이 아플 거라더라."

"헐.."

"오토바이 주인은 다행히 안 죽었는데 아직 의식이 없대. 아, 그리고 너 며칠 병원에 입원해 있어야 돼."

"그럼 나 학교는?"

"못 가는 거지. 이미 학교랑 얘기 잘 끝났어."

"아 진짜 오늘 무슨 날이야? 왜 이렇게 재수 없는 일이 한꺼번에 터지지?"

"날은 무슨. 늦잠만 안 잤으면 평범했을 텐데."



하여간 꼭 저렇게 정곡을 찌른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냉혈한을 슬쩍 흘겨보던 나는 몸을 살짝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얼마나 누워있었는지 몸이 근질근질해 죽겠다. 가위에 눌린 것도 아니건만 몸을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다는 게 너무 답답했다.



"좀 가만히 누워있어."


그러나 그런 내 마음 따위는 안중에도 없을 나의 오빠 김민석은 쓸데없는 꼼꼼함으로 내게 이불을 덮어준 뒤 창가로 다가가 커튼을 걷었다. 야무지게 커튼을 걷는 그 뒷모습을 소리 없이 노려보며 답답함에 꿈틀거림을 멈추지 않고 있는데, 갑자기 시끌벅적한 소리와 함께 병실 문이 벌컥 열렸다. 그리고 차례대로 들어오는 낯선 남학생들.



"형 저 왔어요!"


김민석을 향해 경쾌하게 소리치는 키 큰 남자와 그 뒤로 꾸벅꾸벅 오빠를 향해 인사하는 머리통들. 총 합해서 네 명이다. 한참 자라나는 남학생들이 넷이나 들어오니 아까까지만 해도 넓어 보였던 병실이 비좁아 보였다. 설마 저 오빠 놈이 아픈 동생 병실에 자기 친구들을 놀러오라 부른 건 아니겠지. 다들 잘 생기긴 했는데.. 천천히 그 남자들을 훑어보던 나는 방금 오빠에게 밝게 소리치며 웃던 키 큰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그것도 아주 정통으로. 피할 수도, 계속 보고 있기도 애매한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그 남자가 먼저 환하게 웃으며 내게 성큼 다가왔다.



"완전 오랜만에 만나는 건데 하필이면 이렇게 다쳤네. 그래도 되게 반갑다."

"..?"


....나니?.. 저 발랄한 남정네가 지금 나한테 말하는 거 맞습니까? 오랜만..? 반가워...? 그와 눈이 마주쳤을 때보다 더 당황해버린 나는 바보같이 입을 뻐끔거리며 민석 오빠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재밌다는 표정으로 우리가 하는 짓을 가만히 지켜보는 모습에 나는 곧 그에게서 도움을 구하려는 생각을 접어버렸다. 망할.



"저기.. 미안한데 그쪽이 누군지 기억이 안 나요."


그럼 그냥 솔직하게 불지 뭐. 같은 학교를 졸업했거나 예전에 어디서 만난 모양인데 기억나는 게 하나도 없었다. 이렇게까지 병문안을 와준 그에겐 정말 미안하지만. 그런 내 말에 표정이 알 수 없게 마구 변하던 남자는 별안간 물기 어린 목소리로 민석 오빠를 향해 외쳤다.



"형, 얘 머리 다쳤어요? 기억상실증??"


얘 뭐라니..

왠지 나보다 더 한 등신을 만난 것 같은 기분이다. 정말 진지하게 나를 기억상실증 환자로 만든 그는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내게 주절주절 떠들기 시작했다.


"아무리 시간이 많이 지났다지만 어떻게 날 잊을 수가 있어, 우리 얼마나 오래 같이 있었는데. 너 맨날 우리 집 와서 패럿이랑 놀았잖아,"

"..아!"

"이제 기억 났어?"

"너 요다맞지?"










[EXO/징어] 숨은 마음 찾기 | 인스티즈













[EXO/징어] 숨은 마음 찾기 | 인스티즈









급하게 써서 오타가 많을 수도 있어여.. 지적해주시면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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