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서 만났던 새화고 애한테 문자를 보냈다.
-나 그 때 짝꿍 누구였는지 혹시 알아?
나는 병실에서 챙겨온 디카를 켰다.
배터리는 하나 채워져있었다. 사진이 몇 개 있었는데, 4월 8일에 찍은 영상하나가 있었다.
재생버튼을 눌렀다.
소각장이 나온다.
소각장이 나온다.
소각장엔 아무도 없다.
문자가 왔다.
-그 때, 홀수라서 맨 뒤에.
-너 혼자 앉았어.
소각장엔 아무도 없었다.
내가, 너를
〈o:p>〈/o:p>
세 번,
그래 세 번이 되어야 우연도 필연이라 하였다.
짝이 없던 것, 그 아이가 오랜 시간 지나 기억을 못하는 것일 수 있으며,
소각장이 찍힌 영상에 아무도 없었던 것은...,
그저 영상을 찍었는데 그곳이 소각장이었을 수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아닐 수 있다.
아직은 확신하기에는 이르다 .
아직은 이르다.
아직은 이르다.
#06-1
"우리 영화보자.”
지민이 밥을 먹다 꺼낸 말이었다.
"무슨 영화 ”
김태형이 묻는다.
"Hit man ! 누나 공포영화 좋아하지 않아?”
"그거, 누나랑 나랑 저번 주에 봤어.”
"어휴.. 커 퀴... 남준아 우리 둘이 보자.”
'나도 봤어, 그 영화. 별로야 .돈 아까워”
"에에?? 너 누구랑 봤냐. 그 옆 반?”
"응 "
''걔, 너 ㄹㅇ 좋아하는 거라니까? 빼박”
"걔가 누군데?"
누나가 밥을 먹다 묻는다.
누나에 물음에 김태형의 젓가락질이 멈춘다.
"누나, 우리 다 먹었으면 가자."
김태형의 말에 누나는 김태형의 아직 남아있는 반찬을 빤히 보다, 그래 가자. 하고 일어선다.
"분위기 왜 이래..하하"
김태형과 누나가 떠난 급식실엔 박지민의 웃음소리만 가득 찼다.
#06-2
"그래서! 걔랑 뭐했냐고!!"
"조용히 말해, 박지민.."
흥분한 박지민의 목소리에 괜히 쫄린다.
혹여나, 그 옆 반 애나, 누나가 들을까, 하교시간이라 그렇지 않아도 사람이 많은데..!
박지민의 입을 틀어막는다.
"그랩스 그릉 므흣느그!!"
"아, 별거 없었어, 그냥 영화보고 밥 먹었어."
"몇 시에 어디서 만났는데? 걔는 무슨 옷 입고 나왔어? 팝콘을 먹었다면 무슨 맛? 함께 어디서 식사를 하셨는지, 메뉴는 뭐였는지!!!다 말해!! 썰 풀라고! "
"강남 롯데시네마 앞에서 만났어. 밥은 사보탠가서 먹었고, 메뉴는 냉모밀이랑 돈카츠. 됐냐?"
>
"....으으으...!! 걔는 뭐 입고 왔어! 이건 대답 빼먹었거든?"
"걔는 ,...."
"뭐냐. 왜 갑자기 멈칫하냐. 뭐 입고 왔길래. 설마 기억 못하냐?"
"아니, 걔..는"
김태형과 누나가 우리 쪽으로 다가온다.
"가자."
누나와 함께 김태형은 우리 대화에는 관심도 없다는 듯, 아니 우리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그렇듯 앞서간다.
"그래서 김남준 걘 뭘 입고 왔었냐니까? 기억 못하는 거지! 그런 거지!"
"그만해, 기억 한다니까?"
"뭔데!"
"...하얀 원피스-."
"와. 미친. 여자네..청순발랄..남자들의 로망 아니냐.."
"..아마도."
그 여자가 누나였다면 그랬겠지.
뒷말은 삼킨다.
#06-3
"영화 보자. 나랑"
"무슨 영화요?"
"Hit man."
"그거 보신 거잖아요."
"안 봤어."
"……네?"
"너랑은, 안 본거잖아."
김태형은요? 걔는 뭐고, 저는 누나한테 뭐에요?
두려움.
불안함.
그로 인해 생긴 물음은 이내
두려움.
불안함.
그로 으로 인해 삼켜진다.
나는 누나에게 어떠한 존재이긴 해요?
묻지 못하고 묻어버린 물음은 응어리 져 가슴에 쌓인다.
숨 쉬기가 힘들 정도, 그 정도- 고통.
겨우 그 정도.
#06-4
〈o:p>〈/o:p>
"표 끊고 올게요."
'앉아. 이미 예매했어."
"그럼 팝콘은 제가 살게요."
"난 별로. 영화 볼 때는 팝콘 안 먹어."
나돈데..괜스레 공통점이 차이점이 된 듯한 기분에, 다시 자리에 앉는다.
"먹고 싶음 사와."
"저도 사실 영화볼 때, 안 먹어요."
"재밌네." 뭐가 재밌는 건지 웃음 포인트를 찾을 수 없어,
그저 고개를 들어 올려 천장을 봤다.
"남준아,"
"네."
"너 저거 잘하냐."
고개를 내려 누나에 고개를 따라 옮긴 시선 끝엔 뽑기 기계가 있었다.
"물론이죠."
물론이죠는 신종 지랄.
해본적도 없는 뽑기였다.
시발..
물 먹는 하마 친구, 돈 먹는 기계인줄 알았다.
돈 넣는 족족 인형 대신 나를 약 올리는 효과음을 내뱉는 기계에 깊은 분노도 잠시 누나 앞에서 체면을 지키고자, 누나한테 팝콘 좀 사다 달라하고 잠깐 멀리 보냈다.
아 시발..나 팝콘 안 먹는다 했는데.
"야, 초딩."
"네에?"
"너희 이거 할 줄 알어? 이거 뽑아주면 형이 영화표 사줄게."
.
.
"누나, 여기요."
"와, 성공했나보네."
"물론이죠."
"고마워. 가방에 달고 다닐래. 귀엽다."
"팝콘은요?"
"아, 그 초딩들 줬어."
#06-5
"누나, 그 인형 뭐에요?" 김태형이 묻는다.
"아, 이거 남준이가 뽑아준거야."
"헐 주말에 둘이 같이 있었어요?!"박지민이 호들갑을 떤다.
김태형은 숟가락질을 멈춘다. 그랬구나.
그저 고개를 끄덕인다.
#06-6
교실에 얌전히 눈을 감고 앉아있는 태형 옆으로 누군가 다가온다.
"태형아, 어제 시네마에서 누나랑 김남준이랑 영화본 거 같던데."
그가 태형의 눈치를 보며 잘 다듬어진 제 손톱을 만지작거리며 말을 한다.
"김남준, 걔 전학 온 학교 찾아볼까? 켕기는 거, 있는 거 같아 보이던데"
태형은 끄덕인다.
곧, 가을이 올 것이고-..,
들은 바에 따르면 형도 집에 오겠지.
태형의 손톱은 대조되게 엉망이다.
"형한테 나 대신 가줄래? 너 친했잖아-. 나는.."
"그래." 그는 일어나며 태형의 어깨를 누른다.
걱정 마,
지금은 네 곁에 있잖아.
그는 웃으며 나간다.
태형은 곱씹어본다.
누가 나의 곁에 있다는 걸까. 누나? 아님 형? 정답을 찾지 못해 이내 태형은 눈을 감는다.
허전하다. 머릿속에 남는 것은 그 뿐이었다.
허전하다.
아니, 외롭다.
#06-7
"누나."
오늘 쉬는 시간에 전해들은 이야기가 머리를 헤집는다.
"걔, 김남준. 새화출신이더만."
"걔가?"
"엉. 귀신? 본다는 이야기 돌았나봐. 꽤 유명했던 거 같던데. 새화 애들한테 물어보니 다 알더라."
"...귀신?"
"응. 정신병원도 다닌다던데. 그거보면 그냥 찌라시는 아닌 거 같어."
"응."
"김남준, 걔. 느낌 이상해요. 좀 꺼림직-..,"
"태형아."
"....걔 귀신본대, 누나. 걔, 미친놈이래. 응?"
태형은 누나를 붙잡는다.
누나 걔 이상하대.
누나도 느끼잖아.
걔 좀 어두운거. 응?
태형은 누나를 붙잡는다.
누나 걔 비정상이래. 응?
.
.
걔 미쳤다고!
"태형아, 누가 보면."
"....."
"누가 보면, 우린 정상인줄 알겠다."
"....."
"우리가 정상이야? "
잘봐, 지, 금. 날 죽인거야. 지금 찌른 거,.
"……."
"태형아 우리가 정상이야?"
"앞으로, 학원갈 때, 데려다줄 필요 없어. 네 시간 뺏는 거 같아서. "
누나.
시간 뺏는 거, 아닌데.,
누나.
누나.
내뱉지 못한 말들은 다시 가라앉아 심장에 눌어붙는다.
아-.
무엇인가 잘못되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V
"잘 봐, 지, 금. 날 죽인거야. 지금 찌른 거,."
어렸을 때부터 나는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다.
보모는 물론,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형까지 나는 모두의 사랑을 받고 자랐다. 아니 그렇게 알고 있었다.
형은 어렸을 적, 내게 맛있는 것, 재밌는것-.. 무엇이든 좋은 것은 나에게 양보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런 우릴 흐뭇하게 바라보시곤 했다.
형은 못하는 게 없었다.
착하고, 공부도 잘하고, 피아노도 잘 치고, 운동도 잘하고 미술도 잘하고 심지어는 잘생기기까지 했다!
그에 비해 나는 부족한 것이 많았다. 못하는 편은 아니고, 오히려 잘하는 축에 속했지만 나는 공부에는 그리 관심이 많지 않았다.
나는 형보다 노래를 잘 부른다.
나는 형보다 축구를 잘한다.
나는, 형보다 달리기가 빠르다.
내가 형보다 잘하는 것은 노래, 축구, 달리기.
이 세 가지가 끝이었다.
나와 달리 형은 어린 나이에 완벽에 가까웠고,
부모님은 나를 사랑하셨다.
그것이 문제였다.
형의 양보, 나에 대한 형의 사랑이 부모님에게 사랑받기 위해 행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형이 수학 동아리에서 나와 축구 동아리, 보컬레슨을 받기 시작한 이유를 알게 되었을 때.
형이 좋아하는 딸기머핀을 형에게 주었던 날, 그 머핀이 형의 방 속 쓰레기통에 처박혀있던 이유를 알았을 때,
"형! 나는 형이 조아!"
"형은 다 잘해! 형아가 최고야!"
고마워,
형은 항상 살풋 웃으며 저렇게 대답을 하곤 했다.
어느 날도 똑같이 자기 전 형에게 저런 류의 말을 한 후, 자러 침대에 누웠을 때.
형의 방에서 들려오는 울음소리를 이해하지 못했다.
누구의 울음소리지? 형인가?
왜 우는 것이지?
어린 날의 나는 , 김태형은 알지 못했다.
형이 왜 우는 것인지.
"형- 형 집에 있어?"
중3때, 형은 고1때의 일이였다.
같이 먹을 딸기머핀을 사들고 온 날이었다.
ㅂ 보모의 실수일 것이라-굳게 믿으며.
금요일은 형이 과외를 받는 날이라, 집에 일찍 오는 날이었다. 형을 부르며 형의 방을 열었을 때엔 아무도 없었다.
앉아서 기다려야지. 하고 앉은 형의 자리에 로트가 놓여있었다. 형 필기 좀 볼까? 하고 펼친 노트엔-.
형의 일기장 속엔-.
한번도, 알지 못했던, 알려고 하지 않았던 형의 속마음. 진심이 적혀있었다.
[..........왜 김태형만 사랑 받는 거지? 어째서?.......]
[...............내가 김태형보다 못한 게 뭘까............]
[...................김태형은 왜 태어났을까..................]
[..................김태형이 없었으면, 좋겠다................]
[....................김태형을 죽이고 싶다.......................]
형의 진심을 알았을 때-.
형이 내가 죽길 바란다는 걸 알았을 때.
"김태형..?"
"형은, 내가 싫어?"
.
.
.
“형은. 내가 죽었으면 좋겠어?”
나는 형을 사랑했다.
바쁘셔서 자주 평일엔 만나기 어려운, 부모님보다 내겐 형이 더 큰 존재였다.
형이 만약 어디가 아프다면, 내 혈액은 물론이고 장기도 고민 없이 떼어줄 수 있었다.
각막을 원한다면 내 눈 한 쪽 각막을 떼어서라도 주리.
우리는 가족이니까.
우리는 서로 사랑하니까.
"어디가, 김태형!"
형의 방에서 나와, 계단을 뛰어 내려가 들어간 부엌,
식탁에 놓여있는 과도를 잡았다.
"잘봐."
칼을 들었다.
형이 내 이름을 부르며 나를 막으려 달러든다.
나는, 형보다 달리기가 빠르다.
"김태형!!"
평소라면, 못할 일이었다. 나는 칼을 들며 생각했다. 죽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아프겠지.
다만.
다만,
지금 이 배신감보다는 덜 하리라.
나는 칼을 들며 생각했다.
나는 칼로 내 허벅지를 찔러 쑤셨고, 형은 내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었다.
"김태형!!"
형은 다리에 힘이 풀린 건지, 거의 기어오듯, 무릎이 빨갛게 까진 것도 모르는 듯. 내게 다가 와, 내 허벅지를 쑤시고 있는 칼을.
정확히 말하면 칼을 잡고 있는 내 손을 감싸 쥐었다.
"김, 김태,형, 빨리, 손 놔..어? 제발? 병원 가자. 내가, 다, 잘, 못했어."
나의 손을, 형의 손아귀에서 빼냈다.
손에 힘이 빠진다.
형은 얼굴이 눈물로 젖어가고.
나는 피로 바지가 젖어가고.
자조적으로 웃어보인다.
웃기도 잠시, 머리가 울린다.
웅웅-.
그 순간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난다.
"도련님!!.."
장을 보고 오신 건지, 잔뜩 들고 들어온 봉지들을 놔버리고 풀썩 주저앉은 보모는, 피를 흘리고 있는 나를, 정확히는 우리를 보고선 경악에 휩싸였다.
"1...,.1..,119.."
보모는 허겁지겁 핸드폰을 꺼내 울며 소리를 질렀다.
저희 도련님 좀 살려달라고. 도련님이 죽어간다고. 제발 살려달라고.
"잘 봐, 지, 금. 날 죽인거야. 지금 찌른 거,."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혼자 바보같이 칼을 쥐고 있는 형에게 말했다.
"…….형이야."
"나,를 이,렇게..만, 만든 , 거..형이야.."
나는 형의 눈을 바라보며 세뇌시키듯 말한다.
"형이야. 나 죽인 거."
나는 젖 먹던 힘까지 쥐어짜 허벅지에 힘을 준다.
피가 울컥 나온다.
나는 형을 옭아맨다.
나는 형에게 세뇌한다.
형이야.
형이 날 죽였어.
그렇게 나는 눈을 감았다.
다리에서 느껴지는 고통도 차츰 무감각해지기 시작한다.
.
.
.
.
.
.
"태형아..정신이 좀 드니?"
눈을 뜨니 병원이다. 온몸이 쑤신다.
내가 언제 쓰러졌지. 허벅지에서 느껴지는 알싸한 고통에 이유를 찾다 생각난 그 날 일에,
"형. 형은요..?.."
부모님의 표정이 굳는다.
"왜요..?"
아버지는 나의 말을 못들은 채 하신다.
내가 퇴원할 때쯤, 보모에게 듣기론-..,
"그.., 큰 도련님..병원..들어가셨어요. 정신병원."
이제 그 좋아한다는 축구를 못한다고, 전해 들었을 때.
그 때 올려다 본 하늘과 색이 똑같았다.
더러웠다는 말이다.
하늘의 색이 그러했는지. 아님 나의 기분이 더러워 그렇게 보였던 건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부모님은 내게 학교는 아직 무리일 거 같다며 조금만 더 쉬라하셨다.
나는 며칠을 고민하다, 부모님이 모두 나가신 틈을 타, 형이 있다던 정신병원으로 갔다.
부모님이 저녁에 나누신, 엿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형은 성진 정신병원에 있다.
가면 뭐라해야할지 정리가 전혀 되지 않았다.
그저-. 형이 보고 싶었다. 나는 이기적이니까-..,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도 궁금했고.
도움을 받아 형이 있다는 병실에 가니,
들어가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형은 울고 있었다.
밤이면 들려오던 형의 울음소리였다.
나는 망설인다.
형이 병원에 들어온 지 몇 주가 지났는지 계산하던 나는 이제 한 달이 넘어간다는 사실을, 나는 깨닫는다.
형은 ..그 긴 시간동안..
형이 울부짖는다.
그는 앵무새처럼 자기 자신에게 세뇌시키듯,
끊임없이, 계속해서..,
내가 형에게 그러했듯.
계속해서 되읊는다.
태형아, 미안해. 태형아, 미안해-...
.
.
태형아, 질투해서 미안해. 욕심내서 미안해.
나는 문손잡이를 놓는다.
병신. 형이 나에게 대했던 것이 가식이라 할지라도-..
나는 알고 있었다.
형은 죽도록 착하다는 것을.
나는 주저앉는다.
>
나는 알고 있다.
나를 죽인 것은 나이고, 형을 죽인 것 또한 나라고. 이 병원에 있어야할 것도 나라고-.
나는 탄식한다.
진정으로 욕심이 많았던 것은 내가 아니었을까-.
아버지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 했으면서 형의 사랑까지도 갈구했으니.
나는 이기적이다.
봄이 왔다. 집 분위기는 날카롭고, 불편했다.
"학교, 잘 다녀오렴."
"네. "
형과 같이 다닐 줄 알았던 고등학교 생활이 시작되었다.
김씨라서 첫 날부터, 주번이라 뒷정리를 하고 나오는데, 계단에서 누군가 울고 있었다.
찌질하게 학교에서 우냐..하고 지나가려는데 그 울음 속에서 형의 이름이 나를 붙잡는다.
"..헤, 어지고 싶,으면, 연,락이라도, 하고 끝내던가..잠수타면 다냐고..나도 시이발.. 김석진..나도 바람 필거야..잠수고, 뭐고"..
좆같은 죄책감으로,
계단으로 향한 나는 걸음을 멈춘다.
"헤어졌나봐요."
"..아닌데요..아직"
이건 뭔 개새끼야. 라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울지 말고."
나는 가방에서 어제 지하철 사당역 앞에서 받은 교회 휴지를 주섬주섬 꺼내 건넨다.
"…….울지 말고 아니고."
"..?"
"울지마세요. 저 고2거든요."
아직도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자신의 명찰을 가리킨다.
나와는 다른 색이다.
명찰에 박힌 이름을 읊조린다.
입 안에서 발음되는 그, 느낌이 달다고 느끼기도 잠시.
시발스럽게도,
안녕?
양심이 내게 인사를 건넨다.
죄책감?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나를 휘감는다.
눈을 감았다.
눈을 뜬다.
눈물로 엉망이 된 여자의 얼굴이 보인다.
여전히 시발스럽게도, 김석진은 나와 취향도 비슷하다.
1차 암호닉
모니 초코파이 대학갈래
낮누루눈누 쮸니 실웨 스삼
2차 암호닉
윱 한라봉 흩어지게해 검은여우 흑설탕융기
전정쿠야 호석아 교수인형 새싹이 규수 호비
망개떡팥떡 찹찹찹 제이아이엔 겨울 소년
호떡 녹차틴틴 씨앗호떡 뀨우 초코아이스크림2
지민이어디있니 부릉 자몽해 땅위 가글가글 나무
불포화지방산 화이트초코 바다코끼리 쁘니야 단떼쟁이
대추차 진진 20세기 소녀 덮빱 민스님 빛나무 침침망개
변태 봉석김 코카콜라 lunatic 순덕이 츄러스츄 쁄
방랑해 찜 자몽솜사탕 딸기쨈 유자청 녹차맛콜라
뀨뀨뀨 ㅌㅎ 고양이냐옹 유딩 우주의 먼지 슈비
랩모나 츄로슈 섞진 별달로 세화(혹시..세화 다니세요..?) hollywood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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