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듀대 첫 공식 남남커플 탄생?! 강다니엘 ♥ 이건희 (1)
"형ㅋㅋㅋㅋ 축하해! 이야기 들었어!"
"뭐?"
"경영학과 이건희랑 사귄다며! 어쩐지 형, 소개팅에 관심 없었던 이유도.."
"아니니까, 권현빈. 그 축하 그대로 집어넣고 사라져"
"왜 말 안했어... 혼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넌 또 무슨..."
"상담할 거 있으면 말해! 도움은 안되더라도 들어줄게!"
"..많이 힘들거야. 우리나라가 아직까지는 그렇게 개방적이지 못하잖아. 그래도 그것때문에 둘의 사랑에 지장받지 않았으면 좋겠어. 형은 니 편이니까. 힘내고."
"..."
...이제 변명하기도 지친다. 하루 아침에 졸지에 당당하게 커밍아웃한 신세가 되어버린 다니엘은 넋을 놓은 채 스무디를 마시고 있었다. 진지충이었던 종현에게 가장 큰 타격을 받고 KO된 그였다. 아니, 난 그저 소개팅으로 만나는 게 싫고 아직은 연애할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을 뿐이라고! 여자한테 관심이 없는게 아니라!!
"형, 형 애인 어디갔는지 알아요?"
"...몰라, 아침에 본 이후로 본 적 없어.음료수 때문에 그러는거면 다른 애한테 물어봐"
"헐, 난 그냥 형 애인이라고 했는데. 진짜 이건희였어요?"
"..."
후. 무의식적으로 인정해버린 꼴이나 다름없는 다니엘은 망연자실해 그대로 머리를 벽에 박기 시작했다.
...저 형이 왜 저러지. 역시 사랑하면 닮는건가?
환웅은 다니엘의 정신을 산산조각냈다는 걸 자각하지 못한 채 분노의 칫솔...질이 아니라, 이갈기를 하며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럴리가 없어....!!!"
그날 프듀대의 카페에서는, 알 수 없는 사자후가 멀리멀리 퍼졌다고 한다.
2. 용국이의 사정
"...목걸이..."
용국은 동물을 사랑했다. -괜히 수의학과가 아니다- 특히 고양이를 좋아해 다니엘이랑 꽤 정보를 주고받는 사이였다. 사실 조금...아니, 좀 많이 아싸였던 용국은 이번 대학생활이 행복했다. 학창시절을 통틀어 이렇게 많은 친구를 사귀어본 적이 없었으니. 이전에는 그 탓에 사람보다는 애완동물과 가까웠다.
여기서 눈치빠른 사람들은 알아차렸겠지만, 그 나른하다못해 일상이 지쳐보이는 용국이 크게 동요할 때는?
애완동물에 환장한다는 것을 용국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모를 수가 없는 사실이었다. 건희의 호기심으로 쏘아올린 공은, 올해 들어 프듀대의 가장 큰 파장을 일으켰다.
"...좋아하겠지..."
열심히 만든 고양이 목걸이를 보며 한참 뿌듯해하고 있었던 용국은, 예현의 부름에 의해 잠시 자리를 비웠다. 그리고....사건은 거기서 시작되었다.
"흠..."
뭔가 망가뜨려보고 싶어...!! 이번 1학년 중 가장 도라이라는 건희의 발상다웠다.-모두 어떻게 저딴 녀석이 1학년 경양학과를 수석으로 들어갔는지 다른 의미로 감탄사를 내뱉었다.-(원래 천재는 다소 미쳐야 천재라고 하지 않는가?)(허나 그는 천재라고 하기엔 평상시의 행동이 너무 모자랐다.)(여하튼 미스테리)
용국의 리액션을 보고 싶었지만, 이건 정말 아닌 것 같아 그냥 구경하고 있던 그 떄,
(뽀각)
"...!!"
정말 의도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정녕 신은 그를 버린 것일까. 아무리봐도 쉽게 부러지지 않을 것 같던 나무조각이 부서졌다.
"빛을 쏟는 스카이-"
...쟤 또 저러네. 저런다고 자기가 이니스프리 광고 모델이라도 될 수 있는 줄 아는 것...아, 이게 아니지. -건희는 의외로 자기 자신을 잘 파악하지 못할 때가 많다- 그래도 건희는 크게 기대를 갖지 않고(사실 그냥 기대가 없고) 형섭에게 도움 요청을 했다.
"야, 찐섭아!"
"...이씨! 나 찐섭이 아니거등?!"
"난 굳이 널 부른 게 아닌데."
"..."
"..."
이 와중에도 착실하게 형섭이를 놀려먹는 건희였다.
"여하튼, 나랑 좀 생각해줘야 할 게 있어!"
"웅? 뭔뎅?"
"...이걸 봐."
"...이게 뭔데?"
"사실은 이게 용국이 형이 만든..."
"만든?"
"...고양이 목걸이야..."
"..."
"..."
"...나 갑자기, 노래 연습 해야되는게 생각나서 먼저 가볼게! 건희야 화이팅!"
뭔 개소리야! 니가 왜 노래연습을 해!! 라는 거니의 외침이 무색하게 형섭(유아교육과 1학년)(실용음악과 아님)이가 멀리 달려갔다. 와, 나 쟤가 저렇게 달리기 잘하는 지 몰랐어.!!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까부터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던 진영에게 시선을 돌렸지만..
"..."
진영아...!
"..."
결국 누구의 도움을 받길 포기한 건희는 재빨리 자리에 망가진 고양이 목걸이를 내려놓고 멀리 사라졌다.
"...어,건희 어디갔지?"
"..."
타이밍 좋게 나타난 용국과 예현에 진영은 용국과 시선을 마주한 후 고양이 목걸이가 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왜 그래 진...!!"
"..."
그거, 어떤 미친 올라프놈이 그랬어요. 그렇게 올라프는 신고정신이 투철한 흑염룡에 의해 발각되어 다니엘과 합세한 용국에게 죽도록 맞아야 했다.
* * *
"..."
"용국이 형, 아직도 기분 안좋아?"
"..."
"...음, 건희도 잘못하긴 했는데, 그래도 이제 용서해줘. 고의로 그런 것도 아니잖아, 응?"
하지만...시무룩해진 티벳여우에 예현은 한숨을 쉬고 비장의 무기를 꺼냈다.
"그거, 재료 다시 구할 수 있다? 나랑 같이 만들러 가자. 나 그런 거 잘 알아."
"...정말..?"
"응."
예현아..!
그렇게 감동받은 용국은 예현과 사이좋게 손을 잡고 목걸이를 만들러 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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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화가 초록글에 오르다니...(감격)
재미없는데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