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새달 열하루 프로젝트 1 ROUND 블라인드
주군의 순정
"부인"
"..."
"정말이지-너무한것 아닙니까...?"
"뭐가 말입니까"
옆을 돌아보자 보이는건, 그의 시무룩해진 표정이였다. 내가 잠에 들어 색색 소리를 내는 아들의 배를 쓰다듬으며 뭐가 그렇게 너무합니까 하고 되묻자, 옆에 앉아있던 그가 내 허리를 끌어당겨 안아왔다. 그렇게도 예뻐하는 아들이지만, 지금은 질투가 나는지 뾰루퉁해진 표정이였다. 그 모습이 마냥 사랑스러워 보여 살짝 웃음을 지었다. 내가 웃음을 지어도, 서운한건 서운한건지 입을 삐쭉인다. 내가 그런 그의 등을 작게 토닥거리자, 내 어깨에 얼굴을 묻어온다.
"하루종일, 저는 안중에도 없으시고..."
"아들이시면서, 투기라도 부리시는겁니까?"
"그건 아니지만..."
"그럼 이게 투기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입니까"
내가 웃으며 작게나마 그의 등을 토닥였다. 벌써 그와 처음 만난지가 5년이 지났다. 처음에 나를 경계하고, 외로워보이던 그는 어디갔는지. 그와 혼인한지 2년이 지났을때, 나에게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었다. 그와 나 사이의 아이였다. 처음 그 사실을 알았을때, 그는 기뻐하기 보다는 자신과 같은 반인반수인 아이가 태어나, 자신과 같은 삶을 살까봐 많이 두려워했다. 그리고 그는 고민하다가, 자신이 인간이 아닌 반인반수라는것을 세상에 밝히기로 했다. 다행히도 반응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그가 걱정하던 괴물주제에 나라를 다스린다는 말은 다행히 나오지 않았고, 그탓에 그는 조금씩 바뀌었다.
"무슨 생각 하고 있습니까?"
"아무것도 아닙니다"
"혹여, 화가 나신건 아니시죠?"
"제가 화를 낼 일이 있겠습니까. 마침 왕자도 자고있으니, 같이 산책이나 하는게 어떻겠습니까"
"저야 좋지요"
그의 손을 잡고 일어나, 함께 방 밖으로 나왔다. 벌써 봄이 오는건지 춥지도, 덥지도 않게 따스한 바람이 살랑이며 불고있었다. 궐 안에는 매화가 조금씩 피어있었고, 벚꽃도 곧있으면 필것같이 꽃몽우리가 달려있었다. 그와 나란히 걷다보니, 처음 궁에 왔을때 생각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처음 궁에 왔을때의 그의 모습이 생각났다. 사람들을 경계하고, 날카로워 보였지만 외로워 보였던.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였다. 예전에 비해 표정이 좋아지기도 하고, 웃는 횟수도 많아졌으니 말이다. 어쩌면 그게 원래 성격일지도 모르고
"무슨 생각을 그리 하십니까"
"아무생각도 안했습니다. 그냥..처음 궁에 왔을때가 생각이 나서.."
"그대와 혼례식을 올렸을때도 딱 이맘때였지요?"
"네, 딱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을때였으니 말입니다"
그도 그때가 생각나는지 걷다말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한번 쳐다봤다. 그러더니 살며시 내 손을 그러잡았다. 내가 그에 살짝 놀라 그를 쳐다보자, 멋쩍게 웃은 그가 손을 잡은채로 정원을 거닐었다. 그러다가 깍지를 껴 잡은 손을 살짝 들어올리더니, 손등에 가볍게 입을 맞추더니 생긋 웃어보였다. 내가 민망함에 다른사람이 본다며 손을 빼려하자, 힘을 꾹 주어 내 손을 잡았다.
"고맙습니다. 부인"
"뭐가 그리 고맙습니까...아무것도 한게 없는데"
"한게 없긴요. 부인이 온 뒤로부터, 제 인생에 많은게 바뀌었는것을 모를것같습니까?"
내 어깨를 살짝 감싸안고, 입을 맞춘 그가, 살짝 붉어진 내 얼굴을 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웃지말라고 약하게 팔을 툭 치자, 슬슬 들어가자며 나를 이끌었다. 따스한 봄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지금 이순간이 너무 행복했다. 앞으로도 좋은일,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그에게도 나에게도.
사담 |
생각보다 많이 늦어져서 너무 죄송합니다 ㅠㅠㅠㅠㅠㅠ현생도 너무 바빠서 ㅠㅠ쓸 시간이 없었어요. 또 내용을 어떻게 써야할지 도무지 감이 안와서 거의 2주 넘게 잡고있었던거같아요...다시한번 늦게 올려서 죄송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늦었음에도 분량도, 내용도 많이 부실한것같아 포인트는 걸지 않을께요...부족한 글이지만 재밌게 봐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