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X산들] 메리 크리스마스 my 호구!
브금은 제가 좋아하는 SG워너비&브아걸 - Must have love 사실 안 어울릴수도 있음...
딸랑.
경쾌한 종소리와 함께 카페의 문이 열렸다. 이야기하던 손님들도 한 번씩 눈길을 주었지만 정작 이 카페를 운영하는 선우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커피를 타는데만 열중하고 있었다. 그런 선우의 모습에 약간 속상한 듯 털모자를 벗으며 정환이 먼저 말을 걸었다.
"야."
"아, 왔어."
"왔는데."
후, 춥다. 밖에 진짜 춥다. 굳이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발갛게 물들은 볼과 코, 차가운 손이 지금 밖이 엄청 춥다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이미 해는 져버렸고 영업시간은 2시간 밖에 남지 않았지만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테이블을 꽉 채운 커플 손님들 덕분에 손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었다. 크리스마스 케잌은 매진되서 더 이상 팔 수도 없을 정도였다. 혼자 앉는 자리는 텅텅 비어있는 것을 보고 정환이 한숨을 쉬며 빈 자리에 앉았다.
"많이 바빠?"
"어. 안 보이냐."
"…아, 그래."
평소에 장난스럽고 방정맞은 모습만 보다가 그래도 일하는 곳이라고 저렇게 진지한 얼굴로 있는 선우를 보는 것도 좋았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 이브를 선우와 함께 보내기 위해 가족들까지 뿌리치고 달려온 정환은 속상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카페 직원이 가져다 준 커피를 한 모금 마신 정환이 윽, 쓰다. 입으로 혼자 중얼거렸다. 이상하다. 선우는 나 쓴 거 안 먹이는데. 내가 단 거 좋아하는거 아는데……. 앞에 놓인 사탕만 계속 까먹고 앉아있으니 선우가 앞치마에 손을 닦으며 정환에게 다가왔다.
"커피 마셨어?"
"아 진짜! 나 쓴 거 못 먹는거 알면서 쓴 거 갖다줬나!"
"내가 안 타서 그래.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없어."
"그래. 너 살찌니까 먹지 마."
뭐? 언제는 내 볼이랑 엉덩이가 통통해서 좋다며? 사실 아까부터 뒤쪽 테이블에 앉아있는 커플이 먹고 있는 하얗고 달콤하게 생긴 케이크가 자꾸 눈에 들어오긴 했지만, 안 그래도 바쁜 선우가 자신 때문에 신경 쓰는 건 또 싫은건지 정환이 대답했다. 그러자 바로 살찌니까 먹지 말라는 냉정한 한 마디를 뱉고는 먼저 휙 가버리는 선우의 뒷모습에 정환은 울화통이 터질 지경이었다. 아무리 평소에 다른 커플처럼 알콩달콩 이런 거 없이 정말 편한 친구-물론 친구로 시작하긴 했지만-처럼 티격태격 지낸다고 해도 크리스마스까지 선우에게 화를 내야 한다니.
"뭐야 저 사람. 혼자 왔나봐."
"조용히 해. 다 들리겠다."
"불쌍하다. 같이 보낼 사람 없는 거 같아."
아니!! 그러니까 저기 앞에서 당신들 케이크 만들어주고 커피 타주고 빵 만들어주는 사람이 내 애인이라고!! 이걸 말할수도 없고 진짜……. 평소에 선우가 장난스럽게 사람들 앞에서 애정표현을 하면 질색하던 정환이었지만 오늘은 대놓고 애정행각을 벌여도 좋을 것만 같았다. 뒤에서 쪽, 쪽. 뽀뽀를 하러 온 건지 커피 마시러 온 건지……. 하지만 그들을 신경쓰는 건 아무도 없다. 왜냐면 다 커플이니까!
*~*~*
"저희 먼저 퇴근하겠습니다!"
"어, 들어가봐! 오늘 수고했고 크리스마스 때는 좀 쉬어!"
"네!!!"
어느새 손님들이 빠져나가고 직원들도 퇴근했을 무렵, 정환은 여전히 탁자에 머리를 박고 잠들어 있었다. 사람들이 수군대는 소리가 듣기 싫어서 잠깐 잠든다는 것이 너무 길어진 모양이었다. 툭, 툭. 선우가 어깨를 치는 손길에 정환이 얼굴을 찌푸리며 일어났다.
"이제 끝났나?"
"아니. 좀 도와줘. 이거 탁자랑 의자 정리하려고."
"아까 직원들 시켰음 되잖아!"
"걔들도 가족 있는데 청소한다고 붙잡아 놓기 좀 그래서. 아 빨리!"
…진짜 못됐어. 정환이 입술을 쭉 내밀고 선우를 보자 선우가 싱겁다는 듯 오리주둥이 내밀지 마, 라며 입술을 툭. 쳐버린다. 어쩔 수 없이 탁자에 묻은 얼룩을 닦아내면서도 속으로는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이럴거면 나보고 왜 오라고 했어? 그냥 일이나 할 것이지! 분노에 가득 찬 손길로 탁자를 뽀득, 뽀득 소리나게 닦아내던 정환이 한숨을 쉬며 의자에 앉았다. 조금 피곤한 얼굴로 선우가 앞치마를 벗고 코코아 두 잔을 가지고 와 정환과 마주보고 앉았다.
"청소 제대로 안 해?"
"…이럴거면 부르지나 말던가."
"…뭐가."
"같이 내내 있어줄것처럼 그렇게 말해놓고! 막상 오니까 보지도 않고 일만 하고……."
"바빴잖아."
"바쁜 거 알아! 크리스마스니까 당연히 바쁘겠지. 그런데……."
그래도 이번이 너랑 사귀고 나서 처음 맞는 크리스마스란 말이야! 차마 그 말을 직접 자기 입으로 하긴 자존심이 상하는 정환이었다. 선우가 하품을 한 번 쩌억, 하고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걸어갔다. 왜? 또 정리 안 한게 있냐?
"야."
"뭐."
"넌 이거나 먹어."
잔뜩 화가나 입술이 툭 튀어나와 있던 정환의 앞으로 불쑥, 내밀어진 것은 다름 아닌 오리모양 케이크였다. 빨간 모자를 쓰고 있는 오리 케이크를 보자 갑자기 진짜로 눈물이 날 것 같아 정환이 천장을 올려다봤다.
"사실 타이밍을 못 잡아서 못 줬어."
"……."
"우리 친구였을 때는 그냥 방에서 야한 영화나 보고 그랬잖아. 그래서 이번엔 진짜 제대로 된 크리스마스 선물 주고 싶었어."
"……아, 차서누 진짜……."
"사귀고 나서 처음 같이 맞는 크리스마스 아냐?"
…아, 그래. 그렇지. 우리 사귀지. 그제서야 선우의 붉어진 얼굴이 눈에 들어오는 정환이다. 아까 추운 날씨를 뚫고 카페로 와 몇 시간 동안 기다린 건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새삼스럽게 서로를 연인이라고 언급하기가 민망했다. 그 때 갑자기 선우가 오리 케이크의 입 부분을 쓱쓱 잘랐다.
"아! 아까운데……."
"여기를 내가 진짜 맛있는 크림으로 채웠거든? 오늘 만든 것중에 제일 맛있는거야. 위에 오렌지색 크림도 진짜 상큼한데."
정환이 접시에 덜어진 케이크를 한 조각 잘라먹었다. 와…맛있어……. 멍, 해진 정환의 얼굴을 빤히 보던 선우가 테이블을 옆으로 치우고 정환의 양쪽 볼을 잡았다. 그대로 정환의 입술로 부딪치는 선우의 입술에 놀란 정환이 포크를 툭, 털어뜨렸다. 그냥 뽀뽀도 아니었고 이건 뭐 먹는거나 다름이 없을 정도였다. 자꾸 민망한 소리가 나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정환이 선우의 어깨를 잡고 확, 밀어냈다.
"나도 오리 입 좀 맛보게."
"…아, 진짜 호구같아."
"호구같으면 어때. 너도 여기가 제일 맛있는 거 같은데."
"…미쳤구나. 진짜 오글거려."
"그래서 싫어?"
선우의 물음에 정환이 한 번 밖을 돌아보았다. 하얗고 가늘게 내리는 눈 사이로 지나다니는 많은 커플이 보였다. 그리고 여기, 아무도 보지 않고 관심을 갖지도 않지만. 차선우와 나, 우리 둘까지.
"…아니."
정환의 대답에 선우가 입꼬리를 올리며 다시 정환의 뒷통수를 잡았다. 그래도 크리스마슨데 케이크 먹고 싶었는데. 정환이 잠시 머릿속으로 생각했지만 이내 다시 부딪히는 입술 때문에 조용히 눈을 감을 수 밖에 없었다. 진짜 호구같고 오글거리는 차선우 말이지만, 케이크만큼이나 달콤한 것 같기도 하다.
으악!!!!!!!!! |
진짜 오글거리ㅣㄴㄴ낟닉ㅈ대ㅔㅓㄹ개ㅏㄺ대학하 기ㅏ교스스로 손을 펼수가 없언ㄹ엉[ㅑ렂ㄷㅅ럿갸ㅐ하 메리 크리스마스!! 즐거운 솔크는 비포와 함께..★ 또르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