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are you? C
(부제 : 왜 내 맘을 흔드는 건데)
결국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말았다. 나이 서른에 당한 심쿵은 이런 기분인가 싶다. 유난히 다정스레 굴던 행동이나 말투. 강팀장의 얼굴을 한 다른 사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회사에서와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니 어떤 모습이 진짜 그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두근거리는 거 같아 괜히 심장을 손으로 꾹꾹 누르며 마음을 진정시켜 본다.
그리고 또 신경 쓰이는 한 가지.
'내가 좀 급하게 굴지도 모르겠어요.'
'네?'
'나중에 다 알게 되더라도 나 안 미워했으면 좋겠다.'
'.............'
'들어가요, 춥겠다.'
무슨 소린지 알아듣지도 못할 말들을 하고 날 술집에 들여보내며 돌아서던 뒷모습. 처음 봤을 때부터 참 꾸준히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이다.
**
"안녕하십니까. 오늘부터 기획팀에서 일하게 된 이대휘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김여주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대휘는 면접 때부터 눈에 띄던 친구였다. 생김새도 똘망똘망하고 말도 어찌나 똑부러지게 잘하던지. 아, 물론 나는 그 옆에서 주눅 들고 있었고. 날 주눅 들게 한 친구랑 입사동기가 되다니.. 하핫. 보기만 해도 웃음꽃이 피어나는 팀 분위기에 긴장했던 마음이 조금은 풀렸던 것도 같다. 팀원들 모두가 박수와 환호로 우리를 환영해주던 그 때.
"신입? 패기들이 좋네요. 기획팀에 지원을 다 하고."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 묘하게 사투리가 섞인 말투가 들려옴과 동시에 모든 팀원들은 제자리로 돌아가기 바빴고 대휘와 나도 쭈뼛거리며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한 눈에 봐도 얼굴이 매우 잘생겼으며 피지컬이 엄청난 사람이었다. 대휘가 알려준 회사에서 인기투표 1등을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다던 그 기획팀 팀장이 눈 앞에 나타났다. 꾸벅 인사하는 우리를 지나쳐 팀장실로 들어서면서 우리에게도 들어오라는 신호를 줬다. 손가락을 튕기는 걸로. 들어오라는 말이 뭐 그리 어렵다고.
"적응기간은 3일이면 충분하다고 생각되니까 그 안에 알아서 적응 마치시고. 두 번 말하게 하는 거, 행동 느린 거, 눈치가 없는 거. 이 세 가지만 주의하시면 저랑 크게 사이 안 좋을 일은 없을겁니다. 나가서 옹성우대리한테 자리 안내받으시고 기획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충 익히세요."
"네."
우리가 인사를 하든 말든 밖으로 나가든 말든 관심이라곤 1도 없는 저 팀장이라는 사람. 저 사람이 이야기한 세 가지는 모두 내가 해당되는 부분이었다. 그것은 곧 팀장과 내 사이가 어디까지 나빠질지 안 봐도 비디오라는 말이다. 왜 슬픈 예감은 항상 틀리지 않는 건지. 나는 입사한지 5일 만에 강팀장을 폭발시켰고, 일주일째부터 시작된 야근은 3달이 넘는 기간 동안 하루도 빼먹지 않고 계속됐었다. 그런 강팀장이 갑자기 저런 모습을 보여주니 내가 당황을 해, 안 해.
**
주말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내 머릿속을 쥐고 흔들어대는 강팀장덕분에 휴식은커녕 마음의 짐만 더 늘어난 기분이다.
오늘은 제발 저 숨 좀 쉬게 해주세요, 팀장님..
"이번에 저희 회사 대표 브랜드가 런칭됐으니 광고를 내야겠죠? 오늘부터는 브랜드 홍보 광고기획에 들어갑니다. 한 시간 뒤에 기획회의 할 테니까 모두 괜찮은 아이템 한 가지씩 준비해오세요."
"네!!"
"그리고 김여주씨는 저 좀 잠깐 봅시다."
"....네."
뭐지?
왜 부르지?
나 오늘 잘못한 거 아직 없는데..
설마 회식날 있었던 일 얘기 하려고?
나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됐는데?
혼자 난리부르스를 추며 팀장실로 들어서니 여전히 관심이라곤 1도 없는 팀장님은 제 부름에 따라 들어온 날 쳐다보지도 않는다.
"부르셨어요?"
"오늘 저녁에 시간 됩니까?"
"....저요?"
"네, 김여주씨요."
"왜..."
"물어볼 게 좀 있어서요."
"지금 물어보시면 불편할까요....?"
"나랑 따로 보는 게 그렇게 싫습니까?"
"아니요~ 무슨 말씀을 또 그렇게 극단적으로.. 시간되죠, 됩니다."
"그럼 퇴근 같이하죠."
"네.."
생각했던 거 이상으로 폭탄발언을 해준 덕분에 거의 멘탈파괴 상태로 팀장실을 나서는 내 뒤로 작게 웃음소리가 들린 거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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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여러붕들
저 B편도 초록글 올랐었어요ㅠㅠ
여러분들의 무한한 사랑과 관심의 정말 감사드립니다(꾸벅)
근데 요새 글잡에 너무 퀄리티 좋은 글들이 많아져서...
올리기 조금 민망스러워여...
마음에 너어어ㅓㅓㅓㅓㅓ무 안드는데.....
오늘 안 올리면 언제 올릴 지 모르겠어서 그냥 올립니다ㅠㅠ
언제 수정 알림 갈 지 몰라요..!
댓글보면 여러분들 막 추리하는 거 보는 재미가 아주ㅋㅋㅋㅋ
다음편이면 아마(?) 밝혀집니다!
과연 쌍둥이인가! 이중인격인가! 혹은... 판타지...? 헤헷
모두들 굿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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