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독자들ㅎㅎ 댓글 하나도 없을 줄 알았는데 있어서 진짜 감동ㅠㅠㅠ 고마워 너무너무!!ㅠㅠ 오늘 썰도 풀어줄게ㅎㅎ 나랑 백현이랑 문자 자주 한다고 했잖아. 저번에 백현이 핸드폰 가지고 놀다가 질투심+호기심에 최근통화목록 들어갔는데 스크롤 내릴 때마다 나로 도배ㅋㅋㅋㅋ 근데 한 가지 찔리는 건 내가 그냥 ㅇㅇㅇ 이라고 성+이름으로 저장돼있더라. 뭘 기대한 건 아닌데....기대해서도 안 되구. 근데 그냥 보니까 가슴이 쿡쿡 찔리더라..ㅠ 나 진짜 바보야. 그런 당연한 걸로 괜히 우울해하고ㅠㅠ 어쨌든 백현이가 연락 자주 하는게 나여서 진짜 행복했다!! 이런 소소한 걸로 행복해 하는 나란 여자...ㅋㅋ 그리고 3학년 때 (지금은 졸업 직전이니까!) 여름방학에ㅋㅋㅋ 딱 며칠 쉬는 날 있었는데 맨날 맨날 통화했어! ㅎㅎ 그것도 백현이가 먼저 통화하자고 그래서...ㅎㅎㅎ 아 생각만 해도 좋다ㅋㅋㅋ 할 말도 없으면서 전화해서 계속 심심하다 그러고 옆에 친구들 있으면 그 애들 이야기도 하고 그런 식으로ㅋㅋ 진짜 쓸데 없는 이야기 했었어ㅋㅋ 하루도 안 빼먹고 매일 적어도 30분씩은 했어. 그래도 백현이가 나 좋아하나? 그런 생각은 안했어. 진짜로. 전혀. 왜냐면...내가 좀 피해의식같은 거 있어서 나 자신에 대한 의심이 많아. 그래서 기대도 안 해. 또 백현인 수정이를 좋아하든 다른 누굴 좋아하든 난 절대 아니라는 생각이 이미 깔려있으니까. 지금도 기대 전혀 안 하고. 솔직히 나라고 뭐 백현이랑 잘 되고 싶다, 데이트도 하고 손도 잡고 싶다 그런 생각 안 한 거 아니야..ㅠ 백현이랑 손 잡고 걷고 싶고, 다른 애들처럼 공개 연애도 해보고 싶고. 막 그랬는데... 나 혼자 좋아한다고 될 일이 아니잖아...ㅎ 꾹 참고 한 번씩 못 참겠는 날에는 혼자 숨죽여 울고. 며칠 우울해하고. 그게 다였지, 뭐. 그래도 1년 반 정도 됐을 때에는 그런 마음도 있었다. 그냥, 백현이 웃는 것만 봐도 좋다. 저렇게 잘 웃고 잘 놀고 잘 지내는데 거기다 나랑 친한 친구이기까지 해. 그걸로 만족해. 하는 마음. 그냥 체념한 거였지. 차라리 그게 편했던 것 같아. 괜한 감정소모 하지 않고 내 감정 그대로 좋아할 수만 있었으니까. 아, 이 얘기를 해주면 되겠다. 왜 내가 더이상 백현이한테 전혀 기대가 없는지. 나, 사실... 백현이한테 고백했다 차였어.ㅎㅎ 충격이지...? ㅠㅠ 최근 일은 아니고, 일년 전 일이야. 2학년 말 겨울에 고백했었어. 그때가 좋아한지 1년쯤 됐을 때였어.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무드없었다ㅋㅋ 평소처럼 저녁에 문자를 하고 있었어. 그냥, 문자 하다보면 쓸데 없는데 재밌게 잘 하는 그런 거 있잖아. 별 거 아닌 말로 시작해서 별의별 주제로 다 넘어가서 문자로 막 수다떠는 거.ㅎㅎ 그러고보니까 다른 남사친이랑은 그렇게까지 한 적 없는 것 같은데 백현이랑은 매일 했네, 그걸. 와... 우리 진짜 친구로서 잘 맞나보다. 괜히 자부심 느껴지네...ㅎㅎ 어쨌든 평소대로 하다가, 갑자기 좋아하는 사람 있냐는 이야기가 나왔어. 왜 그랬는지는 기억이 안 나. 진짜 왜 나온걸까..? 내가 백현이한테 좋아하는 애 있냐고 물어봤는데 없다고 그랬어. 솔직히 그때까지만 해도 얘도 나한테 호감 있나? 같은 생각도 했던 때라 나는 망설이면서도 거침없이 그 얘기를 문자로 했었어. 백현이도 나한테 좋아하는 애 있냐고 묻더라. 그래서 난 잠깐 망설이다가 있다고 했어. 백현이가 누구? 그러길래 또 망설이다가... 너. 하고 보냈어. 나 그때 외식하러 나갔을때였어. 뭐 먹었는지도 기억난다...ㅋㅋㅋ 감자탕ㅋㅋㅋㅋ 식당 테이블 앞에 앉아서 무드없는 고백을 했었지....하...... 아무튼 그렇게 보내니까 백현이가 그러냐고, 알았다고 그러더라. 난 당연히 당황했지... 아니, 너라니까? 진짜 너야... 이래도 그냥 알았다고만 하더라. 내가 자꾸 대답해달라고 재촉하니까 그제야 말하더라구. 사실 자기는 지금 누굴 만나거나 그럴 생각이 없대. 그러면서 미안하다고 하는데, 어쩌겠어. 나도 알았다고 해야지. 그렇게 차였어, 나. ㅎㅎ 그러고 나서부터는 내가 백현이를 피하기 시작했어. 난 사실 내가 고백을 받거나 사귀었다가 헤어진 남자애랑은 다시 친구로 못지내... 내 성격이 그래.ㅠㅠ 그래서 나도 모르게 백현이를 피해버린 거야. 그렇게 우리는 뭣도 아닌 사이가 돼서 겨울 방학이 됐어. 그리고 며칠 쉬었다 나간 보충에서 당연히 백현이를 만났지. 반에서가 아니라, 복도에서 친구랑 이야기를 하다가 마주쳤어. 친구랑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우연히 고개를 돌렸을 때 복도에 백현이가 있더라. 원래는 안 되는데, 백현이가 그 날은 방학이라고 사복으로 입고 왔었어. 예비 고3이라 복장 지적도 더 이상 안 받았거든. 근데....나 백현이 보고 순간 굳었었다. 백현이가 검은색 스키니진, 검은색 코트, 검은색 목도리까지 하고 올블랙으로 온거야. 머리도 검정색으로 염색하고. 내가 흑발에 미치는데 흑발이라 애가 더 예쁜거야. 더 잘 생기고. 거기다 올블랙. 솔직히 계속 보고싶었어. 그렇게 친하던 애가 하루아침에 문자도 안 하고, 전화도 안 하고 인사도 안 하다가 오랜만에 그렇게 멋진 모습으로 나타나니까 정말로 사람이 굳어버리더라. 몸도 고개 돌린 대로 굳고, 눈도 깜빡이는 걸 잊어버리고, 순간적으로 숨을 쉬는 것도 어색하게 느껴졌었어. 머릿속은 멍하게 변해버리고. 근데 금방 정신차리고 고개를 홱 돌려버렸어. 눈이 마주쳤었거든. 고개를 돌리던 순간 백현이가 손을 들어서 인사를 하려는 것 같았는데... 인사하는 자세로 손을 들어올리는 걸 봤거든. 근데 그걸 무시해 버린거지...ㅠ 나한테 인사하려던 거라고 확신하는게, 백현이는 그런 일로 나처럼 친구를 무시할 애도 아니고 (수정이만 봐도 알지?) 방학하기 전에도 나한테 인사하려던 걸 보고 도망가버렸던 적이 몇 번 있었거든. 그냥 우울하게 친구만 쳐다보고 있는데 옆에 누가 서는거야. 바닥으로 고개 숙이면서 누군지 확인하는데 백현이였어. 뭔가 말을 걸려고 하길래 그냥 뒤돌아서 반으로 올라가버렸다....하..... 그렇게 나 혼자서 백현이를 완전히 피하고 다녔어. 무시하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 내 성격때문에 일이 커져버린 거였지. 나도 모르게 백현이를 피해버리고, 백현이는 나때문에 신경쓰여서 고생하고... 괜히 나때문에... 그러면서도 보고싶은 마음은 점점 더 커져가더라. 이제 잊어야 하는 걸 알면서도 내 마음이 마음대로 안 됐어. 오랜만에 다시 만나서 새삼스레 또 반해버려서 혼자 끙끙대고 앓고. 그러면서 밤에 혼자 보고싶어서 울고, 미안해서 울고. 혼자 별 쇼를 다 했지...ㅋㅋ 그렇게 방학을 한 몇 달 동안을 모르는 사람처럼 살았어. 내가 그 후로도 하도 피하니까 백현이도 나한테 말을 걸지 않더라구. 그냥...모르는 사람처럼. 그러다가 방학이 거의 끝날 때 쯤이었나? 내가 다른 여자친구에게 보낼 메시지를 실수로 백현이한테 잘못 보냈던 적이 있었어. 여자애 번호랑 백현이 번호랑 거의 비슷했거든. 두번째 자리가 4로 시작하는 것도, 뒷자리가 9로 시작하는 것도. 숫자 배열 자체가 비슷했다고 해야하나. 그래서 실수로 보내고 답장이 올 때까지도 잘못 보낸 걸 몰랐어. 근데 답장이 금방 온 거야. 기다렸다는 듯이. 내가 아마 체한 것 같다고 하면서 웃긴 얘기를 'ㅠㅠ, ㅋㅋ'까지 막 써가면서 보냈거든. 그게 원래 내 문자 말투여서. 그리고 답장이, 「ㅋㅋㅋ조심 좀 하지 많이 아파?」 이런식으로 시작해서 길게 왔었어. 근데 그때까지도 몰랐다, 그게 백현이가 보낸 답장인 걸. 그래서 답장을 하려는데 문자 하나가 더 왔어. 「아 이거 최진리한테 보내려다가 나한테 잘못 보낸 거구나. 난 또 나한테 보낸 줄 알았네.」 하면서 좀 기분나쁜 투로. 내가 문자 보냈을 때 맨 마지막에 '~하지, 진리야?' 하고 친구 이름을 불렀었거든. 그걸 보고 자기가 아니라 진리한테 보낸 문자였다는 걸 안거지. 나도 그 때 알았어. 잘못 보냈구나... 답장도 못하고 그자리에 무릎 꿇고 엎드려서 머리 쥐어뜯었었다.............ㅁ7ㅁ8........ 그래서 몇 분 지나고 나서야 「미안 잘못 보냈나봐...」 하고 답장했는데 그 다음부터는 답장이 안 오더라. 결국 진리라는 친구한테 말하려던 건 말하지도 못하고 멘붕이 왔었지...ㅠㅠ 아.. 나랑 백현이랑 냉전 상태였던 게 이렇게 길었구나... 졸업을 앞둔 지금에서야 그게 너무 아깝다.. 지금은 일분 일초가 다 소중한데. 그 때 내 자존심 챙기느라 버린 몇 달이 너무 아깝다. 진짜... 내가 좀 원망스러워지네.ㅎㅎ 아이고, 시간이 벌써..ㅠ 이 다음부터는 다음 썰로 다시 써줄게. 미안.ㅠㅠ 화해하게된 이야기부터.ㅎㅎ 그럼 빠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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