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xx.xx. 토요일 날씨는 소나기 빼면 완벽!
야, 일기야... 언니 말 좀 들어봐
역시 사랑은 이렇게 갑자기 찾아오는건가봐ㅠㅠ
나는 원래 기타의 '기'자도 모르는 사람인데..
오늘 처음으로 기타가 배워지고 싶어졌어
우리 학교에서 몇주전부터 방과후 동아리 반에 기타반이 만들어진다는 광고가 있었는데
내가 제일 이해 안 가던 친구들의 행동중 하나가 바로
방과후 수업 듣는거였단 말이야.. 그래서 나는 더더욱 그 광고에 아무 생각도 없었는데...하.
이대휘가 내 인생을 망쳐놨어... 이대휘..
하... 이대휘만 아니였어도.. 아니, 내가 이대휘만 안 따라갔어도..
내가 지금 이렇게 엄마한테 단식투쟁 하면서 기타수업 듣게 해달라고 하거나
아빠한테 없는 애교 끌어다모아서 기타 사달라고 찡찡대고있진 않았겠지?
아니, 그니까.. 내가 왜 이렇게 지금 기타를 배우고 싶어졌는지 알아?
꺄하하하핳 학교 끝났다!!!!!!!
드디어 나의 사랑 나의 전부 나의 삶의 이유 트랜스포머:최후의 기사 를 보러 가는것인가!!!!!!!
이대휘 이자식 어디있어!!!!!!!!!! 1분 1초가 아까운데!!!!!!!
나는 마지막 담임쌤의 종례가 끝나갈때쯤엔
이미 내 두뇌와 마음은 지들끼리 손잡고 cgv로 달려가고있었어
이대휘네 반도 끝났는지 반 애들이 하나 둘 가방 챙겨 나오길래
나는 뒷문에서 조용히 이대휘를 불렀어
"어이, 친구. 오늘의 약속을 잊은것은 아니겠지? 어서 가자구."
"어우씨, 깜짝이야!!!! 야, 좀 그런 표정 하고 다니지말라니까 여자애가.."
"아니 설레는걸 어떡하라구!!!!!!!!!!!!! 빨리 가자구!!!!!!!"
"아 맞다, ㅇㅇ.. 나 오늘 기타 동아리 있,"
"뭐?"
"아니.. 나도 오늘 알았,"
"그래서, 뭐라고?"
"그..그게, 오늘은 오리엔테이션이니까.. 네..네시 반 정도에 끝날거같,"
"아하. 그래서, 니 말은, 네시 반까지 기다려라 뭐 이딴 말을 하고 싶은거네?"
"으,응... 다섯시반에도 영화가 있..있는거 같던,데..."
"다섯시반 영화 없기만 해라. 니 머리카락 다 뽑아서 기타줄로 써버릴꺼야"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빡쳤지만 (지금 당장 못 본다는 사실에)
그래도.. 수업은 수업이니... 이, 모지란 자식이 오늘 알았다고 하니..
나의 맘속 구석에 잠잠히 자고있던 자비라는 녀석을 슬며시 꺼내봤어
다행히 인터넷에 검색하니, 5시반에 영화가 하나 있긴 하더라구
늦게보는만큼 늦게 끝나긴 하겠지만.. 이대휘가 데려다주겠지 뭐ㅎㅎ.
"다섯시반 영화 있네. 하.. 영화 없었으면 어쩔 뻔했냐? 돈 다 날릴뻔했네."
하며, 나는 이대휘네 반 뒤에 붙여져있던 기타 동아리 홍보지를 확인하고,
거기에 써있던 동아리 실로 발걸음을 돌렸어.
"어차피 영화도 내 돈으로 예매한건데...자기가 사는것도 아니면서.."
"야, 너 뭐라고 뒤에서 자꾸 꿍얼대냐? 빨리 안 와?"
"무,무슨소리야! 아무말도 안했어!! 가야지, 가자!!!!"
그렇게 도착한 동아리 실에는 딱봐도 기타 좀 치게 생긴 애들?
이라고 해야되나. 학교에서 기타 좀 친다고 소문으로 들은 애들도 몇명 있었고,
이대휘 친구들로 추정되는 애들도 몇 있었고..
근데 기타부 최소정원이 8명이라고 했는데,
6명 밖에 없더라. 아니다, 이대휘까지 합치면 7명이네. 뭐, 7명 정도면 학교측에서도 봐줄라나.
"헐, 박임부... 우리 정원 7명인거 실화야?"
"아, 대휘 왔냐. 어. 우리 망한 각이지 이거?ㅋㅋㅋㅋㅋㅋ"
"야, 대팔. 저기 저 꽃같은 남정네의 이름이 임부? 박임부? 그런거니? 인사해도 되는거니?"
"ㅋㅋㅋㅋㅋ 귓속말 하는거 맞지? 다 들리는데.. 안녕, 난 박지훈 이고, 기타동아리 임시부장이여서 임부라고 부르는거야."
"아하! 그렇구나! 미안.. 아이 참, 이대휘 이자식은 왜 쓸데없는 별명을 만들어가지구~ 사람 곤란하게 만들구.."
"야, 이게 어떻게 내탓이냐? 너가 귓속말 티나게 했잖아."
"이름이 지후니구낭~ 안녕! 난 ㅇㅇㅇ가구, 대휘 친구야!!"
(ㅇㅇㅇ/19/이중인격/잘생긴사람한테는 친절함/특기:이대휘 말 무시하기)
"이렇게 만난것도 인연인데, 너 우리 동아리 들어오면 되겠다! 지금 딱 한 자리가 비거든!!"
"..어? 난 기타를 쳐본적도 없는걸?.. 게다가 난 학교 끝나면 학원 다녀야해서..ㅎㅎ"
"뭔소리야, 너 학원 안다니잖ㅇ,"
"야!!!! 이대휘!!! 나 화,화장실 좀!!!!!!! 다녀온다!!!!!!!!!!!!!!!!!!!!!!!!!!!"
버럭 소리를 지르고 문을 닫고 화장실로 달려갔어
진짜... 저렇게 꽃미남이 (이대휘말고) 나한테 동아리 들어오라구 하는데..
내가 어찌.. 감히... 거절따위를... 하지만.. 학교 끝나고 나서의 나의 자유시간은..
그 누구도 방해할수없는걸...?☆★
그게 박지훈.. 너 일지라도... 허락하지 않을꺼라구!!!!!!!!!!!!!
대충 화장실에서 폰 하면서 10분 정도 있다가 내린 결론은,
그냥 들어가서 가방만 슬며시 가지고 밖에서 기다리자는 결론이였어.
기타 동아리 책임지시는 외부 강사 있다고 하더니, 이미 들어오신건지
처음 듣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리더라구.
복도에서 뒷문에 귀 대고 들어보니까,
"아.. 그럼 우리는 한 명이 부족해서 동아리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말이네요? 아쉽다.."
하시더라구.. 뭐... 쫌 불쌍하긴 했는데.. 어째. 난 재능도 없고 흥미도 없는걸.
내가 이대휘 기타치는거 옆에서 계속 본 바로는.. 기타치는 남자는 다 멋있다는 인터넷글 그거 다 구라임!!!!!!!
이대휘는 뭐... 그냥 좀 뚱땅뚱땅 대는 수준이여서 그런거일수도 있긴 한데....
근데, 저 선생님 말에 이어서 대답하는 이대휘 말이 진짜 가관이더라.
"아, 지금 한 명 더 제가 모집 하긴 했는데, 화장실 갔어요!!"
이게 나 엿먹이려고 그러는거지?
"야야, 근데 아까 보니까 ㅇㅇ는 별로 안 하고 싶어하는거 같던데.. 저렇게 엄청 소리지르면서 나간거 보면."
지후나.. 고마워... 흑흑.. 감동이야....
너무 고마우니까 이따가 끝나구 내 번호 줄게...ㅠㅠ (막무가내)
"기타에 흥미가 없는애긴 한데... 남자 잘생긴거에 사족을 못쓰는 애라서요. 쌤 보면 들어올거같은데.."
저게 무슨;
내가 뭐 잘생긴 남자만 보면 없던 기타에 대한 흥미도 생기고 그럴꺼라고 생각하는거니?;;;
나를 왜 저런 이미지로 만드는거야??????????
아,몰라. 저 새끼는 이따가 처리하기로 하고.. 이따 보자 대휘야ㅎㅎ.
더 늦기전에 빨리 들어가서 가방 챙겨서 나가려구 똑똑 문을 두들기고 들어갔는데,
망할 이대휘가 나 가르키더니
"쌤!!!!!!! 이 아이입니다!!!! ㅇㅇㅇ!!!!!!!!"
"아, 그 기타에 흥미 없다던 친구구나. 안녕, 반가워요"
OMG.
미친.
세상에.
"이야기 많이 들었는데, 혹시 우리 동아리 들어올 생각 없어요?"
엄마, 아빠....
나 기타 한 번만 배워봐도 될까?..
흥미라는게, 지금 방금 막 생겨난거같은데.....
"음.. 기타에 흥미가 없어서 조금.. 그럴려나. 흥미는 내가 붙여줄 수 있는ㄷ,"
"아니요!!!!! 저 기타 진짜 좋아하는데요!!!! 흥미가 넘쳐납니다!!!!!!!!! 저 기타배우고싶어요!!!!!!!!"
"아, 진짜 다행이다. 그럼 이제 다 모인거 같은데, 음.. 나부터 소개할까?"
와.. 대박이야. 미친.
목소리도 스윗...
반존대도 너무 스윗..
그냥 존재 자체가 스윗이자나..ㅠㅠㅠㅠㅠㅠㅠㅠ
"이름은 정세운이구요, 나이는 22살이에요."
아, 이름도 정세운이야.
정.세.운.
아 이름마저 스윗해....
선생님... 센세...... 저 지금 사랑에 빠진거 맞죠.
"앞으로 잘해봐요, 우리."
기타 치는 남자가 세상에서 제일 스윗하다는 말
구라 아니더라.
이대휘만 그런거더라.
나 진짜 어떡해....
엄마, 아빠..........
기타 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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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운센세의 매력은 어디까지일까요?!
저도 궁금하네요.. 반응 좋으면 계속 써야지 히히히
즐거운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