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차에 몸을 싣고 한참을 달렸을까
터널을 지나 창밖에는 익숙한 풍경이 펼쳐졌다.
어렸을때 부터 자주 아팠던 나는 17살이 되던 해에 몸이 급격히 악화되었다.
나를 걱정하시던 부모님은 시골에 사시는 할머니댁으로
나를 요양을 보냈고, 난 그곳에서 3년을 지내며 몸을 회복하였다.
그렇게 나는 성인이 되어 대학을 졸업하였고,
직장을 다닐 수는 없어 동화삽화를 하는 프리렌서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내 나이 27.
몸이 악화되어 나는 또 다시 할머니댁으로 요양을 가고있다.
*
기차에서 내려 역전 앞으로 나오니
할아버지가 나를 데리러 마중을 나오셨다.
반가운 마음으로 할아버지 품에 안겼고, 할아버지는 웃으며 나를 꼭 껴안아주셨다.
"여주야 보고싶었다."
오랜만에 만난 할아버지와 시간이 가는줄도 모르고
담소를 나누고 있을때 쯤
나의 학창시절을 보낸 그리운 이 곳에 도착했다.
안으로 들어가 할머니에게도 안기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고,
나의 방이였던 2층으로 올라갔다.
놀랍게도 방안은 그때 그시절을 그대로 유지하고있었다.
나는 놀란얼굴을 한 상태로 방안을 둘러 보았고,
나를 지켜보시던 할머니는 내게 말하였다.
"니가 그리워 함부로 치울 수가 없었구나"
그렇게 난 짐을 풀고
할머니의 저녁을 알리는 소리에 1층으로 내려갔다.
"어? 여주니? 오랜만이네"
그곳에는 세운이의 어머니가 계셨다.
세운이의 어머니는 옛날부터 할머니와 친한사이였고,
자주 저녁식사를 함께 했었다.
"아 안녕하세요.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한참을 세운이의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다
같이 식사를 하였고,
세운이의 어머니는 급한일이 생겼다며 먼저 자리를 비우셨다.
저녁식사를 끝내고 방에 들어와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옛생각에 푹 빠져있었다.
한참을 생각하다 잠이들려 몽롱해질때 쯤
어디선가 낯익은 전화벨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를 따라가보니 나의 옛날 물건들이 들어있는 다락방에서 나는 소리였다.
계속 울리는 벨소리에 나는 조심스럽게
다락방 문을 열고 그 안을 들여다 보았다.
소리의 주인공은 옛날 내 방에 있던 낡은 전화기였다.
'이게 아직도 작동이되나'라는 질문이 머리속에서 쏟아졌고
내 손은 자연스레 전화기를 향하고 있었다.
홀리듯 붙든 수화기 너머에서는 익숙한 목소리가 흘려나왔다.
"왜 안나왔어 김여주"
"네..?"
"왜 안나왔냐고..기다렸잖아. 그리고 왠 존댓말이야"
"아 죄ㅅ..미안"
"...내일 학교에서 보자"
뚝
끊긴 전화에 한참을 생각하고 생각했다.
이 익숙한 대화, 익숙한 목소리
10년전 내 첫사랑 정세운이다.
이 익숙한 대화의 행방을 찾기위해
난 전화기 옆에 있는 상자들을 모두 뒤졌고,
그 속에서 종이가 낡아 너덜너덜한 일기장을 찾고 말았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일기장을 넘겼다.
2007년 4월 2일
오늘은 전학을 가는 날이다.&$@~..
2007년 4월 5일
새학교에 슬슬 익숙해지고 있@$5~..
몇장을 더 넘기다 내 손은 어느 한 장에서 멈추고 말았다.
2007년 4월 11일
오늘은 실장 세운이가 학교구경을 시켜준다고 하였다.
하지만 세운이와 단둘이 있기는 부끄러웠던 나는 약속장소에 나가지 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7시쯤 세운이에게 전화가 왔다.
세운이는 날 많이 기다린듯 했다.
내일 어떻게 말을걸지..망했다.
일기장을 계속 되새겨 읽어보던 나는
휴대폰을 켜 액정을 바라보았다.
2017년 4월 11일
p.m 7:34
나는 그자리에 주저 앉아버리고 말았다.
더보기 |
안녕하세요! 핸존미에요. 영민이에 이어 세운이 글도 들고 왔어요. :-) 이번글은 단편이라 빨리 끝날거에요. 제가 글을 잘 못쓰지만 재밌게 봐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