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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알타

 

 

 

 

비가 제법 많이 오고 있었다.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의 파열음이 꽤나 크고 차가워서 목 주위에 괜한 한기가 돌았다. 발이 닿는 곳은 자욱을 따라 파동이 일었다. 원은 짙은 선으로 일렁였다가 희미하게 사라졌다. 웅덩이에 고인 물이 반사하는 나의 모습은 지저분했다. 단정하게 옷을 입었고 깨끗하게 씻은 상태였으나 지저분하고 질척거렸다. 축 늘어지며 달라붙는 빗방울이 어째 꼭 나 같다고 생각했다. 우산을 썼음에도 젖어버리는 바짓단은 점점 본래보다 짙은 색으로 물들었고 나를 바닥으로 자꾸만 잡아당기고 있었다. 무거웠다. 우산도, 바짓단도, 빗물도. 그냥 다 무거웠다.

 

 

어디에 네가 있는지도 사실 감이 잘 안 온다. 백현아. 주머니에서 구겨진 채 조금 닳아버린 사진이 빗물에 녹아들 듯 희미해지고 있었다. 호흡기를 달고 있지 않은 사진 속의 나는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약해빠진 몸뚱어리 탓에 병원 치레가 잦았던 나는 수척했고 팔다리는 비쩍 말라 비틀어져 죽은 고목같았다. 항상 그랬다. 병원 침대에 누워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고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것만을 기다리며 무료함을 씹어삼키는 돼지와 다를 바가 없었다. 도축용 돼지가 끊임없이 살을 찌우고 비곗덩어리를 내어준다면 나는 끊임없이 주변을 괴롭히고 절망과 포기의 죄책감을 안겨주었다. 다 떠나갔다. 신발코를 타고 흘러내리는 흙이 묻은 빗방울처럼 다들 나에게서 주르륵 흘러내렸다. 무엇 때문에 나를 붙잡고 늘어지는지 알 수 없었던 너 역시 그러리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아니, 그러리라고 생각했던 것이 결국에는 정답이었는지도 모른다. 지금 너는 내 곁에 없으니까.

 

 

 

 


-

 

 

 

 

"도경수 씨, 퇴원하셔도 좋습니다. 이제 거의 회복하셨네요."


의사의 말이 참 무색하게도 나는 컨디션의 최저조를 달리고 있었다. 이제는 더 이상 아프지 말아야 할 몸이 욱신거리고 열이 오르다 못해 뜨거운 기분이었다. 척추의 뼈마디 하나하나 울부짖는 것처럼. 맞지 않는 뼈들이 강제로 끼워넣어진 것처럼. 아팠다. 그리고 곁에 아무도 없었다. 호흡기가 있을 때나 없을 때나 공기 중의 산소만큼이나 지겹게 나를 맴돌던 네가 없으니 아무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호흡기가 아니더라도 이젠 그저 편하게 숨을 쉬고 뱉을 수 있는데도 괴로웠다. 산소로 가득 찬 폐 만큼이나 내 몸은 너로 가득 차 있는데, 뱉어낸다면 좋으련만. 너는 끝끝내 목구멍에 걸린 가시처럼 나를 괴롭게 할 뿐 빠져나오질 않는다. 쉼없이 재채기를 하고 싶은 마음에 목을 비틀어보고, 입 안을 간지럽혀도 너는 원래부터 그 자리였던 것처럼 튀어나와 나를 편하게 해주질 않는다. 아아, 괴롭다. 산소가 가득 폐부에 차오르는 만큼 네가 괴롭힌다. 나를.

 

 

 

 

-

 

 

 

 

너는 없는데 나는 네가 있다. 내 안에는 네가 가시로 걸려 녹아내리지 못하고 나를 찌르는데 턱 막혀서 소리를 내지 못하는 내 목구멍을 제외한 그 어느 누구도 너가 없다고만 울부짖는다. 백현아. 너는 이렇게나, 내 폐로 연결된 모든 혈관에서 나를 숨쉬게 하는데 네가 없다고만 한다. 사람들이, 주변의 모든 것들이 네가 없다고만 속삭인다. 귀가 멀어버리면 안 들릴까 싶어 귀를 멀게 함에도 계속 너는 사라졌다는 말이 귓바퀴를 타고 흘러내리고 귓볼을 꿰뚫고 입 속으로 들어간다.

 

 

 

나는, 없다. 도경수.

 

 

 

이렇게 송곳으로 후벼 판다. 입술을 가로질러 치열을 훑어 혀를 휘감고 결국에는 또다시 목 속의 가시로 나를 찌른다. 나는 없다. 경수야, 나는 없다. 찌르고 할퀴고 결국에는 피를 토해낸다. 나는 가시를 뱉어내려 기침을 하지만 결국에는 응어리진 핏덩이만 뱉을 뿐 변백현을 뱉어내지 못한다. 영원히 뱉어내지 못한다. 가시는 파고들고, 내가 되어 나를 괴롭힌다.

 

 


변백현, 가시가 되어.


나를 찌르고 나를 괴롭히고 나를 존재하게 한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독자1
분위기 정말 제 취향이네요 너무 좋아요 뭔가 막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ㅋㅋ 노래랑도 잘 어울려서 좋아요
10년 전
독자2
헐..금손이..나타났..더!! 취향저격 성공하셨어요.. 가시라니ㅠㅠㅠㅠ가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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