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백현이 지 멋대로 내 썸남한테..!!문자를 보내고 나서 내가 엄청 삐져가지고 폰 잡고 벽보고 등돌렸어. 바로 폰켜서 변백현이 장난친거라고 해명하고 답장 기다리는데 답장이 안오는거야. 변백현은 내 침대에 걸터앉아서 자기 폰잡고 콧노래부르고있고. 나는 두손으로 폰 꼭 붙들고 이불 돌돌 말고있는데, 내 폰에서 띠링 하고 알림음이 와. [니 짝꿍 문자온 줄 알았지?o(^-^)o ] 부들부들..변백현이 보낸 문자였어. 고개 휙 돌려서 변백현 째려보는데 변백현이 그 특유의 엘렐레 표정을 지으면서 놀리는거야. 진짜 분하고 서럽고 짜증나고.. 나는 변백현 좋아하는 내 친구들 다 이어주고 싶어서 무진장 애썼는데 쟤는 내가 이제 연애한번 해보겠다니까 훼방만 놓잖아. 진짜 너무 미워서 내가 베개에 고개 쳐박고 우는데 변백현은 내가 우는 흉내 내는 줄 알고 내 머리카락 잡아당기면서 폰만지는거야. 내가 크흥!하면서 코 한번 먹으니까 진짜 우는거 눈치채고 어깨 잡아당기면서 왜, 왜~거려. "아 왜 우냐, 장난 좀 친거 가지구..미안해, 미안 미안!백현이가 미안해요~" "장난치지마 개새꺄.. 진짜 죽이고 싶어.." "진짜 울면 어떡해. 백현이 가슴 깜딱 놀랬잖아." "3인칭 쓰지마, 진짜 죽일거야." "알겠어, 알겠어. 니 짝꿍 답장 안와서그래? 내가 낼 죽여버릴까?응?" "너 때문이잖아! 니가 문자보낸 다음부터 안온단말이야.." "아이, 그게 왜 내 탓이야? 걔가 마음이 떠난게 아닐까?" 변백현이 마음드립치고 내가 뚜껑열려서 그대로 후드집업하나 걸치고 방에서 나갔어. 변백현은 뭘 그렇게 하는지 폰 붙잡고 문자하느라 정신없고. 한번 째려보고 나서 그대로 현관문 열고 나가니까 그제야 엇? 하면서 일어서는거야. 쫓아올까싶어서 바로 튀어나가서는 변백현 집 비밀번호 누르고 들어가서 번호키 위에 걸쇠로 잠궈버렸어. 변백현은 어차피 부모님 지방에 계시니까 변백현 없으면 이 집에 아무도 없거든. 변백현이 쫓아와서 비밀번호 따다닥 누르고 문을 열었는데 걸쇠로 잠겨있으니까 진짜 손바닥만큼 열리는거야. 밤이라서 소리도 못지르고 내이름 조용히 부르는데 내가 개무시하고 변백현 방으로 쏙 들어갔어. 휴대폰으로 계속 전화오고 잘못했다고 문자하고.. 걍 냅두고 변백현 방을 슥 둘러보는데, 진짜 돼지우리도 이런 돼지우리가 없지. 바닥에 널부러진 옷 같은건 대충 걸어놓고 책상 구경하는데 2학년 올라가던 날 같이 찍은 사진이 액자에 끼워져서 책상 위에 있는거야. 그날 눈 팅팅 부어서 사진찍기 싫었는데 변백현이 억지로 어깨 감싸고 찍은 사진. 으으, 맘에 안들어. 액자 귀퉁이에는 내 지갑에서 훔쳐간 내 증명사진 끼워져있고. 저거 못난이처럼 나와서 싫은데. 그래서 증명사진은 쏙 빼서 내 휴대폰 케이스에 끼웠지. 진짜진짜 못생겼단 말야. "야, 야. 문 좀.. 문 좀 열어봐." "우리 집 가서 자." "아 이거 왜이렇게 안열려, 아.." 변백현이 계속 열리지도 않는 걸쇠 열겠다고 비좁은 틈에 손집어넣고 고군분투하는데 맛 좀 봐라 싶어서 냅뒀지. 내일 학교가려면 자야지. 변백현 침대에 이불 펴고 누워서 눈 감고 변백현 목소리를 자장가삼아 잠들락말락했어. 근데 갑자기 번호키가 접촉이 잘 안됐다면서 삐삐 소리를 내는거야. 변백현이 뭐 잘못건드렸나 싶어서 현관으로 나갔더니 변백현이 문 사이에 손이 껴가지고 문은 거의 닫혀있었어. 깜짝 놀라서 걸쇠 위로 젖히고 바로 문 열었더니 변백현이 손 감싸쥐고 나뒹구는거야. "아으, 아퍼라." "손 꼈어? 그러게 가서 자라니까..멍들었어? 어디 봐." 괜히 미안해서 변백현 팔 잡고 당겼더니 힘주면서 팔을 안빼는거야. 하여튼 엄살은 심해가지구, 옆구리 간질간질하고 잡아당겼더니 힘 빠지면서 팔이 빠졌는데 손에서 피가 나서 옷에 피가 다 묻은거야. "어,어. 피..백현아, 피 나는데.." "호 해줘, 아 아파. 나 죽으면, 내 방에 있는거 다 너 가져." "야, 좀 봐. 손 이렇게 펴봐,응?" 변백현이 손 꼭 감싸쥐고 안펴길래 내가 억지로 손가락 하나하나 폈더니 손끝이 퉁퉁 부어서 손톱이 빠진 것 같은거야ㅠㅠ손톱이 거의 다 밀려나와서 톡 치면 떨어질 것 같고..내가 또 놀래서 우엥 하고 우니까 변백현이 눈물 닦아준답시고 손으로 닦았는데 덕분에 내 얼굴도 피범벅된거야. 변백현이 기겁하면서 자기가 입고 있던 셔츠 끝자락으로 얼굴 닦아주고 나는 계속 우는데 엄마가 소리 듣고 나온거야. 엄마 졸음에 가득한 얼굴로 나왔다가 바닥에 피 뚝뚝 떨어진 거 보고 깜짝 놀라서 변백현 일으켜 세웠어. "백현이 손 왜 그래? 다친거야? 어쩌다가? " "아, 문에 손이 껴서.." "이거 병원가야겠는데? 응급실로 가야하나? 일단 가자, 백현이 주차장에 내려가 있어." 변백현이 울 엄마보곤 민망하게 헤실헤실 웃는거야. 그러곤 나보고 병원갔다 올테니까 들어가서 자고 있으라고 하는데. 그럴 수가 있겠냐고ㅠㅠ나도 같이갈래, 하면서 어디서 본 건 있어가지구 변백현 팔 높이 쳐들고 차에 탔어. 심장보다 높이 올려야 피가 멎는다고, 어디서 봤는데. 차타고 가까운 응급실 갔는데, 일이 바쁜지 아무도 백현이 봐주러 안오는거야. 내가 다급해서 옆에 지나가는 간호사 붙잡고 여기 얘 좀 봐달라고 하니까 잠깐만 기다리래. 인턴불러준다구 백현이 손 대충 지혈만 해놓고 가는거야. "인턴이면 완전 돌팔이 아니야? 이래서 밤에 응급실오면 안되는데.." 내가 징징대고 있을 때 쯤 피곤에 쩔어보이는 인턴쌤 한분이 오셔서 변백현 손 봐주시더라구. 내가 동동대면서 옆에서 지켜보는데 인턴쌤이 손톱을 빼야할 것 같다고 그러는거야. 변백현은 손톱 빼면 아파요? 이러면서 눈만 땡글땡글 굴리고 나만 충격먹고 벙져 있었어. 입벌리구 암말도 안하니까 변백현이 반대편 손으로 똑 소리내면서 정신차리라고 하는거야. 아, 진짜 너무너무 미안했지. 처치실로 가서 치료해야한다그래서 졸졸졸 쫓아갔어. 엄마는 원무과가서 진료비 계산한다고 갔지. "아, 아프겠다. 두개나 빼야해?" "나 무서워서 손에 땀난거 봐." 손톱 빼기전에 뭐 이상한거 바르는데 백현이가 손 쫙 펴보이면서 땀났다구 울상짓는거야. 나 또 그거보고 어떡하냐고 징징 거리니까 변백현이 씩 웃으면서 손을 덥썩 잡아. "나 손 잡아주면 안돼?" 벌써 잡았잖아, 툴툴 거리는 사이에 백현이의 소듕한 손톱은 없어져버리고.. 당분간 손가락으로 하는 일은 힘들거라는 말과 함께 붕대로 칭칭 동여매졌지. 병원 안 오는 날엔 붕대 풀고 소독해줘야한다길래 커다란 소독약도 손에 쥐고 집으로 돌아왔어. ㅡ 그렇게 다음날부터 나는 변백현의 노예가 됐지. 오른손을 다치는 바람에 글씨도 한자 못쓰는 상태가 되버렸기 때문에 필기도 죄다 내가 해야했어. 사실 난 수업시간이 수면시간인데 의대준비생 변백현덕분에, 꼼짝없이 필기해야했지. 쨋든 백현이 다치고 첫날 등교해서 자리에 앉았는데 썸남이 왜 어제 일찍 잤냐고 묻는거야. "나? 어제 늦게잤는데, 난 니가 먼저 잔 줄 알았어." "어제 변백현이 장난친거라그래서 답장 했는데 아무 말 없길래 자는 줄 알았는데?" "아냐, 답장했는데!" "그래? 전송이 제대로 안됐나보다. 그럼 오늘 같이 저녁먹으러 가는거지?" 당연하지! 완전 밝게 대답하구 수업시작하자마자 필기모드로 돌아갔어. 내가 맨날 자다가 갑자기 필기하기 시작하니까 짝꿍이 이상하게 보는거야. "갑자기 필기를 왜 그렇게 열심히해?" "아, 변백현때문에. 쟤 손 다쳐서 글씨 못쓰거든." "그래서 니가 하는거야?" "나 때문에 쟤 손톱 두개나 빠져서, 아무것도 못해." 너때문에? 이러면서 갸웃거리더니 자기도 열심히 필기하더라고. 내가 한시간동안 열심히 필기해서 변백현 보여주니까 잘했다고 머리 슥슥 쓰다듬어주고. 개가 된 느낌이지만 뭔가 뿌듯해서 난 또 헤실헤실 웃었지. 4교시였던 수학까지 마치고 필기 보여줄 새도 없이 급식실로 뛰기위해 달리기 자세 장전하고 있는데 변백현이 조용히 내 뒷덜미를 잡는거야. "건들지마, 4교시 끝나기 1분 20초 전이니까." "나 손 아파서 밥 못 먹겠어." 이게무슨개소리야? 내가 뒤 딱 돌아봤더니 변백현이 울상짓고 쳐다보는거야. 손아프다고. 하.. 니 많은 친구들은? "너 같이 먹는 애들 있잖아." "걔네랑 먹으면 나 한 숟가락도 못먹을거야." "김종대는 멍청해서 널 기다려줄거야." "아, 아. 내 손톱.." "아이 진짜.." 결국 변백현이랑 급식실로 갔어. 그것도 늦게. 줄서서 급식 먹어보기는 오랜만이었지. 항상 줄이 생성되기전에 도착해서 먹었는데.. 변백현 급식까지 두번 받아서 테이블에 앉았더니 변백현이 두손 다 무릎위에 올려놓고 쳐다보는거야. 정신없이 입에 밥 쑤셔넣다가 쳐다봤더니 아니 글쎄, "나 젓가락질 못해." "수저로 퍼 드세요." "수저도 못 들겠어." 결국 손수 수저에 밥을 퍼서 먹고싶다는 반찬을 곱게 올려서 입에 한 수저 한수저 넣어줬어. 넙죽넙죽 받아먹으면서 좋다고 쳐 쪼개는데 정말 저게 나때문에 다친 것만 아니면. 진짜.. ㅡ 과거이이야기 이어서 온거예요~! 다음 편까지 과거얘기 끝날거예요 고딩백현이.. 왜 제 고등학교생활엔 백현이같은 남사친이 없었던 걸까요..? 왜 저희 앞집엔 초등학교 꼬마 남자아이 뿐일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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