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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사원 01

"아...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아- 정한씨, 일찍 나오셨네요? 좋은 아침이에요-"


눈 밑이 거뭇거뭇한 당신한테 들을 말은 전혀 아닌 것 같은데 말입니다. 퀭한 눈으로 출근시간 30분 전부터 날 반겨주는 내 사수 홍지수 대리를 안쓰러움과 놀라움이 미묘하게 섞인 눈으로 바라보며 생각했다. 그래도 나름 신입사원인지라 대학교 때는 오전 9시도 힘들어서 1교시 공강만큼은 놓치지 않았던 나 윤정한이 근 3달간 오전 7시 30분에 출근하는 기적을 행하는 와중에 내 사수는 언제나 나보다 사무실에 먼저 출근하여 맞아주었다. 독한 인간이다. 꼭두새벽부터 나오는건지 아니면 회사에서 숙식하는지 알 길이 없다. 내 회사생활에 하등 도움될 것 같지도 않은 정보일 것 같아서 알고 싶지도 않다. 살짝 질린 눈으로 분주하게 서류뭉치를 휘날리는 내 사수 홍대리를 잠시 바라보다 탕비실로 향했다.


음- 잘은 모르겠지만 내 사수도 다방커피보다는 블랙을 좋아하지 않으려나... 시크한 외모의 해외파 인재니까. 1초의 고민 끝에 두 개의 컵에 카누와 물을 들이부었다. 뭘 좋아할지 몰라서 내 취향으로 타보고 있는데 그냥 마셔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대충 휘휘 저었다. 크- 윤정한. 그래도 역시 센스가 있다. 열심히 일하는 사수를 위해 아직 제 한 몫 못하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커피 타주는 것 정도이지 않겠는가... 나름의 뿌듯함을 한가득 안고서 내 옆자리에 새까만 커피를 내려놓았다.


"커피 한 잔 하고 하세요."

"아... 감사합니다."


으쓱한 어깨를 애써 가라앉히고 사수의 어색한 감사 인사도 웃음으로 대응하며 사수 옆의 휑한 새 것으로 보이는 아직도 낯선 책상에 앉았다. 그래, 맞다. 이 새 책상이 내 책상이다. 절대 익숙해지고 싶지 않다. 난 사노비의 운명을 야심차게 거절하면서도 이제 어제 홍대리가 넘겨준 일과 싸울 준비를 마쳤다. 투자완료라...서면 보고서도 작성하되 이걸 시스템상으로도 완료시켜야 한다는거지? 그 시스템이라는 건 ERP라 하는거고? 애써 뇌를 가동하며 ERP인지 뭔지 하는 시스템과 친해지려 하는데 깜박깜박 주황색으로 빛나는 작업표시줄의 사내 메신저 아이콘이 보였다. 이 윤정한의 촉으로 맞히건데 이건 인사팀에 있는 동기녀석 최승철이다. 질척거리는 자식- 또 무슨 말을 하려고.


- 올- 윤정한. 오늘도 일찍 출근했네?

- 당연하지ㅋㅋ 신입의 자세! 아니겠냐

- 개뿔ㅋㅋ 너 같은 녀석들 때문에 제시간에 출근하는 우리가 욕 먹는거야.

- 내 사수가 해외파 기대주에 숙식을 다 회사에서 해결하다시피 하는데 나더러 어쩌란거냐. 6시, 7시 퇴근만 해도 감지덕지다ㅠㅠ

- 아 맞네 미안하다. 수고해랔ㅋㅋ


아 진짜 저럴거면 말이나 걸지 말던가- 괜히 기분만 잡쳤다. 왜 하필 내 사수는 스펙괴물인 것인가. 그리고 왜 나는 이 시스템 하나 몰라서 어제부터 지금까지 투자완료 건 하나 때문에 꼬박 붙어있는 것인가. 머리 안 좋다는 얘긴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이 내가! 윤정한이! 이렇게 머리 싸매고 해야 할 일인가! 모니터 화면과의 중요한 눈싸움의 순간에 내 옆에 다른 한 사람의 머리가 슥-하고 나타났다. 오, 향 좋다- 무슨 향수 쓰는거지. 그래도 집에는 다녀온건가-


"아- 정한씨. 이거 좀 헷갈리죠? 바빠서 알려준다는 게 그냥 던져주기만 했네요. 그래도 이거 투자관리로 잘 들어가셨네요. 여기서는-"


스스로 자각도 하지 못한 채 계속 외간 남자의 향을 음미하고 있다 당사자의 손이 마우스를 쥔 내 손 위로 올라왔을 때야 정신을 차렸다. 내가 지금 내 사수를 상대로 뭘 한거야. 마성의 향수야 뭐야 이상한데? 놀란 정신을 다잡고 일단 사수를 나와 떨어지게 하기 위해 되도 않는 소리를 했다.


"아, 아니에요. 바빠보이시던데 제가 알아보고 제대로 완료시켜 놓겠습니다. 어제 같이 보내주신 다른 투자완료 건 보면서 찬찬히 해보고 있습니다."

"그럼 서면 보고서는 초안 작성하셨나요?"

"네. 어제 초안은 작성해놨어요. 메일로 바로 보내드릴게요-"

"오, 빨리 했네요- 그럼 제가 한 번 볼게요."


평소에도 웃는 상인 내 사수가 웃으며 말하는데 유난히 밝아진 표정이 내 착각은 아니겠지. 왜 이런 놈이 부사수로 들어왔을까 하는 자괴감을 심어주지는 않은 것 같아 나름 다행인걸까. 어쨌든 나 일 빨리하길 잘했다. 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진 않으니 다행이다. 시스템 건도 제대로 완료시킬 수 있겠지- 혼자 감동하고 혼자 안도하는 중 옆자리 홍대리가 내 어깨를 톡톡 건드렸다.


"이거 빠르게 잘 하셨네요- 여기 근거자료랑 사용금액은 제가 관련 품의랑 계획 보내드릴게요. 그거 참고하셔서 고치고 결재 올리면 서면 보고는 끝!이에요."


마지막 멘트가 좀 전에 맡은 향처럼 굉장히 상큼했다. 연차 쌓인 대리가 상큼한 향수에 저런 얼굴도 어울린다니. 의왼데- 아니지, 이게 아니지- 뭔가 얼굴색이 더 밝아진 거 같은데 내 착각이겠지. 이제 부사수를 더욱 더 부려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 같은 거 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저렇게 밝게 올라간 입꼬리를 가지고서 그런 잔인한 생각을 할 사람은 아니겠지. 설마- 그런 사람이 내 사수겠어? 하- 그래도 서면 보고서는 대충 통과인가. 남은 건 이 복잡한 시스템상의 완료인가. 다시 컴퓨터 모니터와 얼굴을 맞대려니 머리가 지끈하다. 나 윤정한 설마 서면 업무가 체질인 그런 아날로그식 닝겐인가.


"그럼 진행하시면서 모르는 거 있음 꼭 물어보세요. 제가 자리에 없으면 톡이나 전화로 해주세요. 모르는 게 당연한 거니까 꼭! 전화주세요! 아! 그리고 이거 투자관리 들어가셔서 바로 투자완료 들어가지 말고, 투자계획에서 시스템 상으로 잡힌 계획금액이랑 투자 품의금액이랑 한 번만 맞춰보고 예산 증액이나 감액 없이 진행됐는지 꼭 확인하고 해주세요. 이거 계획 대비 실적 내서 또 보고 올려야 하거든요-"


아? 뭔가 일이 늘었다? 복잡하다... 사회란 넘나 복잡한 것. 난 그저 사노비일 뿐인데 왜 한낱노비의 인생은 이렇게도 험난한 것일까- 투자계획까지는 들어가겠는데 숫자가 너무 많아요... 뭐가 뭔지 모르겠는 걸요. 여기서 도대체 뭐가 계획으로 잡힌 금액인거지? 승인금액으로 때려맞추면 될까- 저, 저기- 없네? 내 사수는 또 어딘가로 업무협조를 받으러 간 것일까. 아니면 어딘가 회의에 불려간 것일까.


난 그렇게 모르는 게 있으면 꼭 연락달라는 내 사수의 말을 맛있게 씹어넘기고서 나의 촉과 다른 팀원의 조언으로 투자완료를 진행했다. 설마, 잘못하지는 않았겠지. 헤헷- 오늘도 6시 퇴 성공! 최승철은 퇴근했으려나- 들뜬 마음으로 톡방에 들어가니 벌써 동기 녀석들끼리 모여 저녁 모임 중인지 시간과 장소를 정하는 톡이 쌓여있었다. 


-


"여- 윤정한. 비록 사수는 퇴근하지 않았지만 퇴근했구나-"

"이야- 사수가 엘리트면 밑에도 힘들구만-"


인사팀으로 나란히 입사한 최승철, 이지훈이 놀리듯 웃으며 날 반겨주었다. 얄미운 자식들- 인사팀은 많이 빡세다던데 왜 나랑 비슷하게 퇴근하는건지. 오호라- 거기다 제일 힘들다는 사업관리 쪽 권순영에 전원우까지 다 모였네.


"그래도 근무시간은 지켜야지. 6시 퇴근이면 1시간 야근한거야 임마-"


맞는 말이지만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는 마치 전설 혹은 동화 같은 이야기로 볼멘소리를 내며 녀석들을 타박했다. 다들 쓴웃음을 지으며 동조하는 거 보니 우린 역시 이미 사노비다. 월급날이 제일 행복한- 다음 월급이 언제더라.


"그래도 그 홍대리? 그 분 되게 좋아보이던데- 착할 것 같아."

"아- 맞아. 듣기로는 회사에서 좋은 소문 밖에 없는 사람이라더라-"

"해외대 출신에 본사에서 발령받아서 본사 소속이래. 보통 임원급들만 본사 소속이라던데- 윤정한 나름 라인 잘 탄 거 아니냐."

"오- 거기다 생긴 것도 잘 생겼잖아. 다 가진 사람이네-"

"야야- 너네가 해봐- 부담이 이게 엄청나다고."


여기저기서 부럽다며 쏟아지는 말에 부정하며 말은 했지만 그래도 내 사수인 홍대리님이 착하긴 하다. 나이도 비슷한 것 같아 친근감도 드는 축이라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사수다. 다른 애들은 과장 승진을 앞둔 대리 혹은 과장이 사수인지라 눈칫밥도 꽤 먹기 시작한 것 같은데, 적어도 난 아직까지 눈칫밥은 안 먹는다. 최승철이나 이지훈 쪽은 아무래도 인사팀이라 그런지 딱딱한 분위기인데다 노무 쪽 업무를 맡은 최승철은 술자리도 잦단다. 사업관리팀은 사업관리를 위한 외근, 출장 그리고 술자리의 환상적인 콜라보레이션이랄까. 그래서인지 권순영, 전원우는 최근 들어 살이 빠지면서 회사 다니면 살이 찐다는 속설을 당당히 깨버렸다. 불쌍한 것들- 다가올 미래도 모른 채 그저 주변 동기들을 안타까운 눈으로 잠시 바라봐주었다.



안녕하세요- 많이 늦었죠?

요즘은 현망진창 많이 쓰던데 네 맞아요 현망진창으로 많이 늦었습니다.ㅠㅠ

혹시나 기다렸을 분... 죄송합니다.ㅠㅠ

주기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현생... 나에게 너무 잔인해ㅠㅠ

우리 윤사원(혹은 홍대리)는 잔잔한 일상물입니댜

막 막 서로 막 ...////// 그런 거 업쪄여

소소한 일상... 아니 잔인한 회사 생활의 현실을 담으려 노력하는 일상물 입니댜

얘들아... 칼퇴해... 나도 칼퇴해... 아니지 정시퇴근해

그럼 모두들 현생에서도 행복하세요! 제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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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기다리고 있었어요ㅠㅠㅠ 일상물 넘나 좋아요 꺄야야약!!! 오늘도 글 감사합니다♥
7년 전
회사원C
헐ㅠㅠ 감사합니다♥
7년 전
독자2
ㅠㅠ 기다렸어요ㅠㅠ 정하니ㅠㅠ 귀요워여ㅠㅠ
7년 전
독자3
우리 정하니이이ㅜㅜㅜㅜ
5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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