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징은 서울소재의 S대학을 졸업하고 그 어렵다는 행정고시에 당당히 합격해서 행정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어. 어려운 일도 있고 힘들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만족하며 일하고 있어. 고등학교 시절 공부에 전념하기 위해 같은 학교 남자애들한테 심각할 정도로 철벽을 쳐서 별로 인기는 없었는데, 대학에 입학한 이후로 살도 빼고 엄청나게 관리를 하다보니 너징의 외모는 S대 퀸카 수준이 되었어. 그리고 같은 학교 경영학과 종인이랑은 동아리에서 만나게 됬지. 대기업에서 2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팀장자리를 맡게 된 종인이는 부족함이 없어. 언제든 너징을 먼저 배려하고 다른사람과의 관계까지도 완벽한 종인이가 너무 좋지만, 딱 한가지가 문제야. 다소 집착한다는 거지 너징과 종인이네 회사는 서로 마주보고 있어. 칼퇴가 가능한 너징이 주로 종인이네 회사 1층 커피숍에서 종인이의 퇴근만을 기다려. 근데 이 커피숍의 주인이 너징과 종인이 사이에 트러블을 만들곤해. 이 커피숍 주인은 고등학교 시절 남몰래 너징을 좋아했어. 사실 남몰래라는 표현 자체가 무색하지. 너징도 그 마음을 눈치챘거든. 하지만 애써 그 마음을 무시하려고 노력했어. 너징의 눈에 차지 않는다 이런건 아니였지만 성적도 평범하고 학교에서 눈에 띄지 않기에 그닥 신경쓰지 않았지. 졸업하고 다시는 안 마주칠 줄 알았던 그를 커피숍에서 만났을 때 종인이도 함께 있었거든 애써 편안하게 대화하려고 노력했지 " 나 기억나? 너랑 같은 고등학교 출신인데 " " 어...어...기억나지.. 2학년 8반이였지 너도?" 기를 써서 대화를 이어가는데 종인이는 영 시덥지 않은 눈치였어. 쫙 훑어보더니 싸늘한 눈빛으로 악수를 건네더라고 " 네 저는 김종인 입니다. 너징이 남자친구고요," 유독 남자친구에 강세를 두는 종인이가 귀엽기도하고 웃기기도 해서 터져나올 뻔한 웃음을 꾹참고 있었지. 사실 난 이때까지만 해도 그 커피숍이, 그 커피숍의 주인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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