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진짜 아직도 그 날만 생각하면 심장이 콩닥거린단 말이에요."
"그럼 지금은 안설레고?"
"지금은...쿵쾅거리고."
라고 답하는거 있죠
어쨌든 그 날은 남편과 소개팅을 한 날이었습니다
제가 2년전만해도 숏컷에다가
화장을 진하게 하고다녔거든요
제 친구들은 물론이고,
처음 보는 남자들은 하나같이 다 그러더군요
"인상이 되게 쎄보여서..."
"별로인건 아닌데 조금..."
그래서 이번에도 또 그런 소리하면 두고보자 이런식으로
소개팅을 나갔는데
남편이 저를 처음보자마자
"너무 예쁘세요."
라고 말하는 겁니다
아까전에 말했다시피 소개팅에 나가서
그런 소리를 들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기에 저는
"혹시 인상이 쎄보이거나 그렇진 않구요?"
하고 의심을 가득 품은 채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전혀요."
"지금 이 모습, 잘어울리고 예쁘신걸요."
네, 이 말 하나에 저는 이 남자가 이때까지 만났던
남자들과는 다른 남자라는걸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저희 둘은 그 날을 시작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또 연애담을 하나 풀어보자면
제가 키가 170 정도 됩니다.
그래서 웬만하면 운동화만 신고 다니는데
한 번은 남편한테 예쁘게 보이고싶어 좀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갔습니다.
그런데 막상 만나 같이 걸어다니니
뭔가 조금 그렇더라구요
"구두를 괜히 신고 온 것 같아요."
라고 했더니 남편이 금세 울상이 돼서는
"...미안해요."
"괜히 걸어다니자고 했나봐."
라고 하는겁니다
"아니, 아파서 그런게 아니라.. 안그래도 키크다는 소리 많이 듣는데 괜히.."
눈치를 보며 답하자 남편은 금세 웃음을 터뜨리더니
얼굴을 가까이 하고는 이러는 겁니다.
"왜 그런 생각을 해요?"
"이렇게 똑같은 높이에서 서로 얼굴 보는게 얼마나 좋은데."
"저 지금 정말 좋아요."
이런식으로 저를 대해주니
한두 번 반한게 아닙니다.
이렇게 저희는 매일매일을 만났고
그 끝에 결국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결혼 고백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이유가 있어요
그 때 제가 너무 못되게 굴어서...
제가 남편한테 결혼 고백을 받기 전 날
둘이 같이 술을 조금 마셨는데
제가 진담 100%로
"안되겠어. 나 당신이랑 살아야되겠어."
"나 좀 데리고 살아줘, 남편."
이라고 했어요
"괜히 심장 떨리게 그런 장난 치는거 아니예요."
남편은 처음에 술김에 한 장난인줄 알더군요
그래서
"와, 아내 진심 안받아줄거야?"
라며 핀잔을 줬더니 얼굴이 가득 빨개져서는
아무 말도 안하고 저를 집에 데려다줬어요
그리고 다음 날 만났는데
남편이 처음 보는 사람처럼 놀라길래
괜히 놀리고 싶은 나쁜 마음이 들어
"왜그렇게 놀라?"
"설마 어제 내 얘기 때문에 그래?"
라며 먼저 말을 텄더니
남편이 아니라며 손사래를 치는 겁니다
그래서
"그래, 설마."
"농담으로 한 얘기였어, 어제."
라고 했더니
제 말에 발그레하던 남편의 표정이
안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지
쉼호흡을 하더군요
"왜 울려고 해."
"안 울어요, 안 울어요."
"그냥 내가 조금 멍청했나봐. 진짜 당신 남편 되는 줄 알았어."
"아직 내가 곁을 지켜주긴 부족한 사람이니깐."
그 세마디에
제가 눈물이 글썽거렸어요
너무 미안했거든요
그래서 미안하다고,
당신 귀여운 모습 보고싶어서 장난친거라고
내 곁엔 당신 밖에 없다고, 난 너 아니면 안된다고
그랬더니 잠시 멍하던 남편이
결국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우는 모습은 안보여주고싶었는지
"아 진짜 안울어요, 나."
"당신이 너무 말을 설레게 해서, 너무 좋아서 그래요."
라며 말하고는 뒤를 돌아 울더라구요
그래서 겨우 달래주고
"이제 진짜 난 당신꺼고,"
"당신은 내꺼야."
라며 뽀뽀를 했습니다
사실 그게 첫 입뽀뽀였어요
스킨십 조금만 해도 남편이
부끄러워했거든요
어쨌든 그렇게 뽀뽀를 하고 나니
남편은 동공지진을 일으키더니
"한번만, 한번만 더 해주세요."
라며 대형견같이 굴더라구요
네, 저 그 날 뽀뽀 수도없이 해줬습니다
누군가와 뽀뽀를 한 적도 처음이었을 뿐더러
그렇게 많이 한 적도 처음입니다
이런 남편이
귀엽고 자랑스러운건
당연한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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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어분....
갑작스레 이런 글로 오게 된 이유는
8화를 썼긴 썼는데...
마음에 안들어서 썼다 지우다 하다보니
답이 안나올 것 같아서..ㅎㅅㅎ
그렇다고 글을 안올리는건
도저히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전에 생각해둔 이 글로
몇 번 더 올 생각입니다
시간이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전 오늘 시험을 보고
제 인생에 쉬는 시간이 많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영원히
는 아니구요
어쨌든 제가 7화 답글을 못달아드렸는데
댓글 방금 다 봤어요
이렇게 반갑게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눈치가 많이 보였는데...
정말 열심히해서 내년에는 자주자주 올리도록 할게요
물론 제가 열심히 안해서 결과가 안좋더라도
계속 글 쓸겁니다ㅎㅎㅎ
정말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이 글로 다음에 또 오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