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캡터 도경수!
경수는 꿈을 꿨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온통 어둠뿐인 그곳에 희미한 빛과 함께 빨간색 책이 나타났다. 갈색 사자 그림이 붉은 표지 위에 'THE KRIS' 라는 제목과 함께 그려져 있었다. 경수는 손을 뻗어 책을 쥐었다. 그러자 주위가 밝아지며 여러 사람이 나타났다. 그중엔 익숙한 얼굴이 여럿 보였다. 하지만 누군지 이름을 기억할수 없었다. 도...경수...경수야... 누군가가 애타게 제 이름을 불렀다.누구지? 누가 날 불렀어? 사람들은 모두 경수에게 손을 흔들며 멀어져간다. 그리고 익숙한 얼굴이 제게 입술을 내밀어 온다....입술을???
"으아악!!!!! 박찬열!!!!!"
"아, 아쉽다 경수 입술에 뽀뽀할수 있었는데."
경수 위에 올라타 입술을 가까이 하던 찬열은 번뜩 눈을 뜬 경수의 비명과 함께 침대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아프지도 않은지 입맛을 다시며 일어난 그는 저를 노려보는 경수의 볼에 익숙하게 입맞춘다.
"굿모닝 자기야."
이놈의 지긋지긋한 모닝뽀뽀.. 왜 다 큰 남 고등학생 둘이 아침마다 이런 풍경을 보이는지 경수 저도 아이러니 했다. 그나저나 오늘 일요일 아니야? 박찬열이 왜 우리집에 있지
"야, 게이들아 이상한짓 나중에 하고 빨리 나와서 청소나 해라!!!"
아, 맞다. 오늘 대청소 한다 했지. 종미누나 목소리 한번 우렁차다. 이불을 걷고 일어난 경수는 옆방에서 김종대를 폭력적으로 깨우는 소리에 박찬열이 자기를 깨운것이 천만다행이라 여겼다. 종미 누나 손 장난 아니게 매워. 그나저나 박찬열도 불쌍하지. 일요일 아침부터 남의 집 대청소나 도와주러오고 경수는 찬열이 기특해 튼실한 엉덩일 토닥였다.
"도경수 아침부터 응큼하네. 오빠 엉덩이 만지면 흥분 되잖아"
...기특하다는거 취소다. 박찬열 또라이 변태 새끼!!!
짜증나. 경수는 지하실 문을 열자 보이는 음침하고 어두운 계단을 바라보았다. 하필 가위바위보에서 보자기를 낼게 뭐야 어? 가위도 있고 바위도 있는데 젠장젠장젠장된장! 백만년만의 지하실 청소에 걸린 경수는 마스크를 끼고 청소도구를 양손에 든 채로 계단을 조심스레 내려갔다. 난 무섭지 않아. 난 무섭지 않아. 바퀴벌레나 쥐새끼 따위 무섭지 않아.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며 그는 먼지가 가득 쌓인 책들이 꽂혀 있는 책장들을 둘러보았다. 큰아버지가 여길 서재로 쓰신다고 만들어 놨다고는 하지만 너무 바쁘시다 보니 이 공간은 점점 창고가 되면서 먼지가 쌓여도 한참 쌓인것 같았다. 그래 우선 이 먼지들부터 치워야돼...
"어라."
한참을 청소하던 경수는 'THE KRIS' 라는 제목의 붉은색의 책을 발견했다. 무언가에 홀린듯 익숙한 분위기를 내뿜는 그것을 집어들자 묘한 기분이 들어 괜스레 숨을 참았다. 갈색 사자 그림... 아! 이건 꿈에서 본 그 책이다! 책을 조심스레 펼치자 그 안에 꽤 많은 두께의 카드들이 들어 있는 것이 보였다. 꼭 타로카드 같이 생겨선.. 타로 책인가? 맨 위에 올라와 있는 카드를 집어 들었다. 눈을 감고 있는 여자가 풍성한 머리를 자랑하고 있었다. 'WIndy'
"Windy?"
엄마야!! 순간 사방이 막혀 있는 지하실에 바람이 휘몰아치며 경수를 감싸안았다. 갑작스런 상황에 깜짝 놀라 눈을 감으며 주저 앉은 경수는 사방이 고요해지자 눈을 조심스레 떴다. 누구 발이지? 시선을 천천히 올리자 제 앞에 왠 남자가 서 있었다. 하품을 하며 졸린 눈으로 지하실 여기저기를 둘러보던 그의 시선이 경수에게로 닿았다. 아니 경수라기 보단 경수의 품에 있는 텅빈 카드집을...
"... 야, 그거 혹시 내 크리스 카드들이 들어 있던..."
"카..카드들? 어라, 다 어디갔지???"
손에 쥐고 있던 윈디라는 카드만 남고 전부다 사라져 버렸다! 당황하며 이리저리 찾아 봤지만 전부 없어져 버렸다. 왠지 머리가 뜨거운 느낌에 남자를 올려다보니 저를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혹시...이 책 주인이세요?
"아니."
"그럼 누구...아니 왜 갑자기 남의 집 지하실에 이렇게 떡하니 나타나선!! 절 노려보고 계신지..."
남자의 시선은 꽤나 강렬하고 무서웠다. 경수는 시선을 마주하다가 끝내 큰 눈을 굴리며 눈을 내리 깔았다.
"카이."
"..네?"
"내 이름은 카이. 크리스 카드를 지키는 봉인의 사수지."
"봉인의 사수요??"
"그래. 난 이 책안에 있던 카드들을 지키는 임무를 맡고 있다. 몇십년 동안 이 책안에 봉인 되어 있다가 간만에 깨어나는가 했더니... 카드들이 전부 없어져 버렸네?"
"지금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너가 들고 있는 그 윈디로 날려버렸잖아. 아까."
"제..제가요?"
카이의 말에 아까전 바람이 지하실에 휘몰아 치던것이 생각났다. 그러고 보니 그랬던것 같기도 하고... 아, 대체 이 상황은 뭐지?? 카이는 고개를 삐딱하게 하고 경수를 내려다 보았다. 한참을 생각하는가 싶더니 어떻게 이 상황을 빠져나갈까 궁리하던 경수를 향해 입을 열었다.
"너 아무래도 날 도와 카드를 모아야겠다."
"뭐? 내가??"
"바람 마법으로 카드 날려버렸잖아."
"내, 내가 그랬다는 증거 있어?!"
"여기에 너말고 누가 있겠냐."
"그..그래도.... 아, 알았어."
카이의 시선이 하도 따가워 무시할수 없던 경수는 대들려다가 실패하고는 저와 시선을 맞춰 쭈그려 앉는 카이를 바라보았다. 손을 뻗어 경수의 앞머리를 느긋하게 쓸어올린 카이는 나른하면서도 강렬한 시선으로 멍하니 저를 바라보는 경수를 마주했다.
"이름."
"도..경수."
남자는 짙은 쌍커풀의 눈을 천천히 감았다 뜨며 경수를 향해 속삭였다.
[봉인의 열쇠여, 그대와 계약을 원하는 자가 여기 있다. 소년 도경수. 열쇠여. 소년에게 힘을 부여하라. 봉인 해제!]
그의 말과 함께 사방이 어두워지더니 주위에 마법진이 생기고 열쇠가 어디선가 날아와 경수의 앞에 둥둥 떠다녔다. 그것은 이내 곳 기다란 봉으로 바뀌더니 경수의 손에 쥐어졌다. 뭐지...?! 주위가 다시 고요해지고 지하실로 돌아오자 카이가 경수의 이마에 입맞추며 떨어졌다. 입꼬리가 올라간게 살짝 웃고 있는것 같기도 하고.
"계약 완료."
".....아..."
어느새 작은 열쇠 모양으로 돌아온 봉을 카이가 경수의 손에서 가져가더니 목걸이 마냥 목에 걸어준다.
"넌 이제 카드캡터다. 도경수."
"내가,,,?"
"도경수!! 아직 멀었냐??"
어벙벙한 상태로 멍하니 카이를 바라보며 주저 앉아 있던 경수는 종대의 목소리가 들리고 계단을 내려오는 소리에 번뜩 정신이 들었다. 지...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허둥지둥 일어서서 카이의 팔을 잡고 어찌할 바를 몰라 발만 동동 굴리고 있을때 종대가 경수에게로 다가왔다.
"다했냐? 어라 그 인형은 또 뭐냐."
"인형?"
경수의 손에는 카이의 팔 대신 초콜릿색의 사자 인형이 들려져 있었다. ...뭐지.
"처, 청소하다 찾았어! 하하하, 너꺼야?"
"글쎄.. 내가 어렸을때 그런 인형이 있었나? 누나껀가?"
"하하, 그럼 내가 가져도 되겠지? 맘에 든다. 하하."
"사내 새끼가 인형은. 그러던가... 근데 너 왜그렇게 가식적으로 웃냐.. 짜증나니깐 웃지마라.."
"하하하하하하, 싫은데? 하하하하하."
"미친놈... 허파에 바람든것 같아.. 지하실에서 먼지 먹더니 맛이 갔구나 드디어.."
"닥쳐."
"야, 다했으면 누나가 점심 먹으래. 빨리 올라와라."
아직 구석 청소가 남았지만 배가 고파진 경수는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옆구리에 인형과 책을 끼고 청소 도구를 든 채로 낑낑 종대를 따라 올라갔다.
"내가 꿈을 꿨나..."
"뭐라고?"
"너 존나 원숭이 같다고."
"예, ㄳ"
김종대 (18, 고등학생)
경수와 사촌
어머니를 어렸을적에 여의고 경찰 아버지와 누나(김종미, 26)와 함께 살고 있음
비글 같은 성격이지만 학교에서 학생회에 속한다는 아이러니
장난으로 쓴 글을 이렇게 정식으로 쓰게 될 줄이야..... 많은 성원 감사합니다 여러분! 지난 편은 그냥 파일럿 편이었다고 생각해주시면 되겠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그저 재미로 봐주세요^^! 저는 코믹+불마크 를 생각하고 이써여.....여러분들 어떠세요,.. 불마킄
다음 이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