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평화로운 송마이노 집. JPG)
옛날 옛적~ 어떤 동산 위에 외로이 집 한 채 세워놓고 탱자탱자 세상 물정 모르고 행복하게 사는 생각거지 송민호가 있었어요.
" 데헷- ☆ 님들 하이루욧! "
창조경제에 걸맞게 민호는 언제나 나쁜 작당을 모의하며 하루를 지내곤 했답니다. 이를테면 나무 밑에 타임캡슐 대신 타이레놀 심기, 바나나껍질로 양치하기, 에어컨이랑 선풍기 동시에 틀고 이불 덮고 있기. 등등 뭐 대충 이런거.. ㅇㅇ 짐작가시죠, 네.
그의 곁에는 항상 그런 그를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정체모를 노랭이들이 있었어요. 얘네들은 송민호를 신으로 떠받들며 송민호가 콩 심은데서 팥 나고 팥 심은데서 콩 난드아아!! 라고 해도 옳소!!!!!! 라며 어화둥둥해주는 애들이에요. 노랭이들은 세상에서 제일 가는 악당을 찾으러 떠나다가 어쩌다 민호를 만나서 몇 년 째 같이 동고동락하고 있네요. 우리의 미노는 요즘따라 허허벌판에 지어놓은 집에 흥미를 덜 느끼고 있었어요. 그나마 지나가던 집배원, 피자배달부들도 발길이 끊겨서 장난도 칠 수가 없어 매우매우 초 우울모드에 잠겨있었답니다. 요즘은 즐겨보던 뽀로로도 제 시간이 되었는데도 뉴스를 틀고 앉아 본다니까요! 이런! 미니언들 초비상! 출동!!
" 미노쨔응! 지금 보고있능건 뉴스라능! 지굼은 뽀도도 시간이라능! "
" -_- 나도 알아. "
" 뽀로로 안보냐능..? "
" ㅇㅇ "
헐 시발. 우리 주인놈이 맛탱이가 갔다능. 노랭이들은 못 볼 거라도 봤는지 눈을 가리고 소리를 지르며 계단을 내려갔어요. 노랭이들은 기지의 문을 열기 전 잠시 멈춰 심호흡을 했어요. 서둘러 종이를 꺼내 오늘의 급식메뉴를 살펴보았어요. 식중독에 걸릴 만한 건 없다능! 한 노랭이의 말에 두 노랭이는 생각에 잠겼어요. 그러다 한 노랭이가 말했어요.
" 가출하자능! 저 자식은 이미 글러먹었다능! "
" 친구야 그건 너무한다능.. 우리가 미노랑 같이 한 시간이 벌써 몇 년인지 너도 안다능! "
" 나! 나나 미노가 왜저러는지 알았다능! "
" 그건 바로 사랑이 없어서! 정답은 사랑이라~능! "
사랑? 사랑이라는 단어에 노랭이들은 잠시 서로의 눈치를 보다가 그것이 답이렸다! 하며 문을 활짝 열고 들어갔어요. 수 백마리, 아니 수 천마리 노랭이들이 일제히 그 세명에게 집중했어요. 제일 키가 작은 노랭이가 단상위로 힘겹게 올라가 마이크에 대고 말했어요.
" 님들님들! 우리는 이제 형수님을 모실 준비를 해야한다능! "
미노가 지금 침체기라는 것, 지금도 위에서 뽀로로 대신 뉴스를 보고있는 것에 대해 말하자 심각성을 알았다는 듯 탄식이 이곳저곳에서 흘러나왔어요. 노답이네. ㅇㅇ 노랭이들은 수첩에 받아적으면서까지 열심히 들었어요. 그 중 한 노랭이가 질문했어요. 형수님은 어디에 있냐능? 그 말에 단상 위에 있던 노랭이는 아직 모른다고 답했어요.
" 우리가 찾아야 한다능! "
" 우리가 주는 사랑으로 모자란거냐능? "
" ㅎㅎ 헛소리는 받지 않겠다능 "
" 나나나! 내가 추천하겠다능! "
또 한 마리의 노랭이가 무슨 종이조가리를 들고 올라가 신나서 얘기했어요. 너무 예쁘다능! 언능 데려오자능! 사진을 펄럭이는 걸 확대해보니 도둑질을 하려고 갔다가 주소지를 잘못들어 무료급식 봉사에 다녀온 민호의 사진이었어요. 그런데 그 뒤로 한 여자가 지나가고 있네요. 노랭이들은 당장에 연장을 들고 사진을 들고 허접잖은 소리를 하는 노랭이에게 달려들려고 했어요.
" 자, 잠깐만! 지금은 얼굴을 모르지만 우리가 찾아가서 확인해보자능! "
" 인간을? "
" 님들님들! 우리는 미노를 위해 인형뽑기 기계도 훔쳐오지 않았냐능.. 우리는 할 수 있다능! "
노랭이의 말에 다른 노랭이들은 고개를 끄덕였어요. 맞아! 우린 악당이라능! 노랭이들은 사기가 한껏 높아져 문을 박차고 계단을 올라가다가 민호를 만났어요. 뚜와이씨.. 노랭이들은 그대로 멈춰버렸어요.
" 너네 어디감? "
" ... "
" ....왜 말을 안 함? "
" 형수님 찾으러 간다능! "
아오씨 좀 짜지라능. 노랭이들은 눈치없는 친구를 금방 응징해줬어요. 맨 앞에 있던 노랭이가 말했어요. 하핫 무시하라능. 하지만 민호의 의심스러운 눈초리는 사라지질 않았어요.
" 형수라니, 무슨 말이야 이게 "
" 에잇! 그냥 말해버리라능! 쥬잉 사랑 찾으러 가는거라능! "
" 내.. 사랑? "
" 그렇다능! "
미노는 외투를 걸쳐입더니 소리쳤어요. 가자능!!
" 그라췌!! 이래야 우리 쥬잉답줴!!! "
1화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