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e you again : 배틀에 관한 고찰 pro
- 최근, 수목 드라마 ‘안 괜찮아, 사랑이야.’ 로 초대박 히트를 친, 실력을 인증받은 신인 작가 황민현!
얼마 전 사랑해요, 연예가중계 의 인터뷰를 통해 노출 된 민현의 훤칠한 키와 외모에 현재 많은 팬들을 보유중이다.
그는 장르 중에서도 로맨스,
그것도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특히나 죽이게 뽑아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비결을 묻는 인터뷰어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저는 사랑만큼 우스운 감정이 없다고 생각해요.
제가 절절한 사랑이야기를 잘 쓰는 이유는, 글쎄요.
싱긋 웃으며 말하는 그에 어색하게 따라 웃는 인터뷰어의 웃음소리가 세트장에 울린다.
혹시, 본인도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치열하게 사랑하고 있어요. 연애가 아니라, 배틀이죠, 뭐. 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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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See you again
#0. 본격, 황제와의 배틀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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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전, 그의 이야기.
"민현아, 잘 지냈어?"
"보고 싶었어."
2년만의 만남. 그리고 영화같은 네 말은, 몹시 진부했다.
나는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너는 꼭 로맨스 코미디를 고집해 억지로 보았던 영화가 꽤 된다.
그럴때면 나는 심드렁한 얼굴로 영화관에 들어서서, 자리에 앉아 다시 일어설 때까지 같은 표정을 유지했다.
이런 내 옆에서 울고 웃으며, 옷 소매를 끌어다 눈물을 닦던 너와는 아주 많이 달랐다.
‘민현아, 어떡해. 너무 감동이야. 그치?’
‘응, 그렇네.’
신이 나는 지, 붕붕 뜨며 재잘대는 네 말에 나는 작게 웃곤 끄덕일 뿐이였다.
이런 너는 귀여웠지만 나는 몇 번을 보아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영화 속 남녀에게, 그리고 그들의 감정에 몰입 할 수가 없었다.
여줍잖은 감정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들이 우연이든 필연이든, 꽤나 낭만적인 연출로 만나
아름답게 사랑을 하다, 시간이 흘러 서서히 식는 사랑을 보여주는.
결국 헤어지거나, 죽거나. 아님 뉘우치고 다시 시작하거나.
흔하고 뻔한 사랑이야기를 굳이 돈주고서 봐야해?
차라리 이럴거면 토르를 보겠다. 이미 세 번은 더 봤지만.
나는 이런 식으로라도 다른 무언 갈 끌어다 비교하는게 일이였다.
지루하고, 따분했으니 나로썬 어쩔 수가 없었다.
아 -. 그래, 딱 지금은 후회 할 타이밍이지.
아니,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했으면 좀 좋아? 옆에 있을 때 안아줬으면 좀 좋냐고!
스크린 속 무릎을 꿇고 엉엉, 우는 남자가 한심해보였다.
내 옆에서 조용히 눈물 방울을 떨구는 나영을 보자 그 생각도 오래가진 못 했지만.
무튼, 몹시 언짢아진 마음에 목이 빠르게 타들어 갔다.
손에 든 콜라의 뚜껑을 열어 한 입에 털어마시고는
얼음을 우드득 씹으며 다짐했다.
나는 너를 끝도 없이 사랑하리라.
너와 내 사랑에 후회란 없다!
내 옆의 너를 빤히 바라보며 소리 없이 다짐하는 내게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이며 베시시 웃어주던 너는,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그리고 나는, 오늘에서야 그 다짐에 후회라는 후폭풍을 맞았다.
"민현아, 나 안반가워?"
"나는 너 무지 보고 싶었다니까, 응?"
"에이, 너무 열 내지마."
"난 할 말 많은데. 우리 오랜만에 다니엘네나 갈까? 보고싶다, 니엘이도."
그래, 너는 정말 뻔뻔하다.
네가 하는 말만 들어보면 우리, 일방적인 통보로 헤어졌던 연인이 아니라 아름다운 재회를 만끽하는 연인들 같겠어, 응?
비꼬는 내말을 너는 모조리 무시하고, 2년 전까지만 해도 학교가 끝나면 늘 향하던 다니엘의 카페로 나를 이끌었다.
슬슬 열이 뻗치기 시작한다. 이제 와서 왜 나타난건데, 말 없이 사라질 때는 언제고?
그날 이후로 나는 잠도 제대로 못 잤을 뿐더러. 너 없는 일상에 익숙해지느라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해야했는데.
네가 알기나할까. 2년만의 너는 갈색이던 머리도 검게 물들여서는, 덥다고 매번 단발이던 머리도
긴 생머리가 되어 나타나 태연히 내 앞에서 잘도 웃는다.
아, 내가 지금뭐하는 거지.
등신같이 끌려가는 나나, 경우없이 나타난 너나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니엘네 이쪽 맞지? 나 한국 어제 왔거든. 그래서 엄청 어색한 거 있지."
"야."
"응?"
"팔 놔. 너 갈 길가."
"...민현아."
"그리고 다니엘, 카페 정리한 지 오래야."
"....아."
"너 여기서 더 하면 내심 너 오는 거 기다렸던 내가 너무 싫어질 것 같다. 아니, 벌써 후회하는 중이니까"
"..."
"...꺼져. 두 번 다신 내 앞에 나타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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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팔을 감싸쥔 네 손을 거칠게 떼고 그대로 뒤돌아 걸었다.
상처받은 네 얼굴은, 이젠 관심도 없다.
나는 너를 다 잊었으니까.
나는, 네가 돌아온 게 너무 화가 나. 나쁜 년.
같은 말을 연신 중얼대며 떼지지 않는 발걸음을 힘겹게 옮겼다.
쇼윈도에 비춰진 너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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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30분 뒤,
“마, 지금 오후 4시 인 건 알고 있나.
나이 스물 여덟 먹고 이게 뭐하는기고.
가도 참 대단하다.
우리한테 딱 문자 한 통하고 사라진 지가 언젠데.
히야.. 억수로 대단하네, 검 마도.”
“...하. 야, 근데 넌 어떻게... 히끕, 카페에, 맥주도 없냐?
내가 커피먹고 취해야겠어? 어?...허엉으...”
“ 어, 너 아메리카노 먹고 취했다.
없는게 당연한 거 아이가. 기다리라,
내 얼른 사 올게. 고마 울고. “
그렇게 걷고 걸어 도착한 목적지는, 다니엘의 카페였다.
그래. 내 말은 구라였다. 이나영 한 방 먹인거지, 뭐.
나영에 끌리듯이 걸었던 그 길을 따라걸으면
5분도 채 안되어 도착할 이곳을 나는 돌고 돌아 20분을 더 걸었다.
다니엘에게 가야만 했다. 그대로 다시 작업실에 갔다가는,
소중한 내 원고들에 코를 풀어대며
온갖 청승을 다 떨어댈 것이 분명했다.
내가 그렇게 말 했으니, 이제 정말 안 나타나겠지?
괜한 머리를 헝클이며 자책하기 시작했다.
황민현, 이등신아... 애 상처받은 거 안보였어?
아니, 아무리 미워하고 원망했어도,
나는 나영을 보자마자 얼어버린 마음이 조금은 녹았다.
사실, 너의 소식은 전혀 들을 수가 없었어서. 네가 해외로 갔다는 것만 알았지.
어느 나라에서 뭘 하고 있는지도 몰랐으니까.
그래도 잘 살고는 있었구나.
내 눈으로너를 확인한 것만으로도
가슴 한 구석이 무너질 듯 녹아내렸다.
하지만 동시에 괘씸했다.
왜 그렇게 밝게 웃은건데,
내 이름을 부르면서 너는 왜 웃을 수가 있는건데?
만약 널 그렇게 보내서, 미안했다고 한 마디만 했더라면.
아니 미안한 기색이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내가...
적어도, 적어도 꺼지라곤 안 했을거아냐.
됐다. 이게 바로 로맨틱 코미디 아닌가.
널 만나던 그때의 나는 참 뭣도 모르던 애새끼였구나.
그런 사랑이야 말로 진짜 현실인데, 안그래?
공허한 마음에 고개를 푹 박았다.
넌 왜 나를 떠났건 걸까. 그것도 그렇게 갑작스럽게, 왜.
2년이라는 긴 시간을 너는 잘 건뎠을까.
아아악. 모르겠다.
쿵,쿵- . 딱딱한 나무 테이블에 머리를 세게 찧었다.
아프다, 아프다 너무. 머리도 몸도 마음도.
딸랑 -
“ 아, 니엘아. 얼른 나 한 캔만 따줘. “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
오늘은 먹고 취해버리라, 다니엘한테 셔터 내리라고 해야겠다.
그래. 옹성우도 부르자. 오늘은, 내 기필코 취해버ㄹ.....
“캔 아니고 병인데. 이런 날엔 소주지, 민현아. “
... 려야하는데. 이 낯익은 목소리는, 숙였던 몸을 화들짝 일으켰다.
이나영? 네..네가 왜 여길 와?
아, 아니. 내가 분명 카페 접었다고 말 했는데도?
재 진짜, 어디 미쳐서 돌아온 거 아니야?
“ ...뭐고, 니. “
예상치 못했던 나영이의 모습에, 말도 못하고 어버버거리던
내 뒤에서 강다니엘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한 잔하자, 2년만에 다 같이."
네가 웃으며 흔드는 검은 봉지가,
그리고 짤랑이는 병 소리가.
우리의 개같은 시작을 알리는 경고음이였다는 걸
그 땐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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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쏘스윗 민현ㅇ ㅣ 대신에.. 무릎이 썰리는 황제를 데려왔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