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서 연인까지
친구들은 우리 사이를 우정이라고 인정하지 않았다.
참 웃긴다. 우리가 우정이라는데 지들이 뭐라고....
우리는 주위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았고 그럴 수록 서로를 더 챙겼던거 같다.
그 여자때문에 우는 널보고
"진짜 병신같다."
라고 말했지만 사실 그 말은 나에게 한 건 지도 모른다.
민현이의 실연에 사실 난 기뻐하고 있었다.
나도 헷갈렸다. 왜 이러지...정말 우정이 었는데....정말 정말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남여사이에 친구는 어느 한쪽에게 조금이라도 다른 마음이 생긴다면 깨진다.
지금의 나와 민현이처럼
"야!!! 이지은!! 밥먹어"
기차 화통은 삶아 먹었나... 발성 좋은 성우의 목소리가 밖에 까지 들릴거 같았다.
날 깨우는 성우의 목소리에 덜 깬 술이 더 취하는 것 같았다.
같이 먹었는데 왜 혼자 펄펄한건지....
"좀 예쁘게 깨워주면 안돼?"
"이게 예쁘게 깨운거지 뭘 더 바래"
"그래 그래 밥까지 차려줬는데 내가 할 말은 아니네"
성우가 만든 된장찌개, 계란말이, 밑반찬을 보니 고맙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배에서 울리는 소리에 급하게 된장찌개를 뜨는 순간
"민현이랑 싸웠냐?"
"아니"
입맛이 떨어지는 느낌에 다시 숟가락은 식탁에 올려두었다.
"근데 왜 어제 민현이 안 부르고 우리집에서 잤냐?"
".....그냥"
"흠...그냥이 아닌거 같은데. 민현이 아침부터 전화왔었어. 너 없어서"
"나 몇일만 여기서 자도 돼?"
"그러던지. 대신, 민현이한테는 니가 전화해. 너 없다고 징징되는데 귀찮아죽겠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먹냐?"
"응. 니얼굴보니까 밥맛떨어졌어"
"응. 나도"
다시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걸터 앉았다.
민현이가 그 눈물겨운 이별을 한 지는 한달이 지났고
내가 민현이를 피한 지도 한달이 지났다.
그리고 내가 고백을 한 지는 하루가 지났다.
고백을 다시 생각하니 어제먹은 술이 올라올거 같았다.
미쳤지 이지은....하.....왜 그런거야...
"지은아"
돌아보면 민현이가 여자후배들과 같이 걸어오고 있었다.
이제 골키퍼도 없겠다. 이때다 싶어서 다가오는 여자들이 너무 많았다.
그리고 그걸 보고 속앓이하는건 나였다.
"나 애들이랑 밥먹으로 가는데 너도 갈래?"
"아니. 나 과제해야되"
"음...알았어. 좀 있다가 연락할테니까 받아. 요즘 계속 읽씹이야 너."
살짝 섭섭한 티를 내는 너때문에 마음이 살짝 흔들렸다.
이지은, 정신차려.
라며 마음을 다잡지만 멀어지는 민현이를 뒤돌아 쳐다보는건 어쩔 수 없는건가 보다.
민현이에 대한 마음을 고민한지 한 달이 지났다.
아직 그 고민을 끝을 내지 못했고 고민이 끝날 때까지 민현이를 티안나게 피하고 있었다.
눈치없는 민현이가 저렇게 말하는 거 보니 이제 몰래 피해다는 것도 무리겠다.
복잡한 마음에 성우를 불러 같이 술을 마셨다.
성우는 아싸인 내가 사귄 첫 대학교친구였다.
민현이만큼이나 편한 친구였다.
아니 이제는 민현이보다 편했다.
"왠일이야 니가 먼저 술먹자고하고"
시끄러운 술집에서 성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시끄러. 먹기나해"
"뭐야. 진짜 뭔일 있어??"
조용히 술 마시는 나를 보는 성우의 표정이 묘하다.
"혹시 민현이 때문에 그래? 아 새끼 그러니까 내가 연락하지 말라고 했는데."
"....민현이 은서선배랑 다시 연락해?"
"어....몰랐냐? 은서선배 쫑나고 다시 민현이한테 연락왔더라?"
"진짜 미친년이랑 미친놈이다."
민현이와 연락을 안 하는동안 그런 일 있었는지는 몰랐다.
은서선배는 돈많은 다른학교 선배와 민현이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고 있었다.
그리고 결혼얘기가 나오자 민현이를 고민도 하지 않고 뻥 차버렸다.
양다리인건 나도 민현이도 알고 있었고 내가 화를 낼때면 민현이는 바보처럼 웃으면서 괜찮다고 했다.
그리고 차인 날 민현이는 또 바보처럼 울었다.
그런 민현이를 보며 민현이보다 아파했던 사람이 나였다.
그리고 기뻐했던 사람도 나였다.
내가 민현이 옆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민현이를 아프지 않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게 우정인지 사랑인지 헷갈렸다 아직도.
하지만 확실한건 민현이와 은서선배가 다시 시작하는건 싫었다.
성우와 술을 한잔 두잔 주고 받다 한병이 두병이되고 두병이 네병되고 다섯병 째 술을 다 마셨을때
성우는 받던 전화를 나에게 내밀었다.
"민현이야"
"....응"
전화를 주고 계산을 하러가는 성우를 바라보며 눈을 감았다.
"섭섭해 이지은. 나빼고 술먹고"
섭섭해하는 민현이의 얼굴이 보이는거 같아서 피식웃었다.
"웃지마. 진지하니까"
웃지말라는 민현이의 목소리에 웃음기가 서려있었다.
얼굴을 보지 않아도 민현이의 모습이 보이는 게 신기했다.
그리고 민현이 뒤에서 들리는 여자 목소리.
"민현아~영화 곧 시작해"
은서선배였다.
은서선배의 목소리에 갑자기 취기가 확 올라오고 짜증이 확 났다.
"너 지금 은서선배랑 같이 있어?"
"...어..."
"병신아. 넌 그렇게 당하고 은서선배랑 다시 잘해보고싶어?"
"어?...."
"넌 지금 내가 왜 술먹고 있는지 알아?"
"...."
"왜 너 피해다니고 읽씹했는 지 알아?"
".....왜그래...."
"너.....왜 내가 지금 이렇게 화내는 지 알아?"
"...너 울어?"
"미친놈아 나 너 좋아해. 그러니까 은서선배 만나지마."
"...지은아?....."
"지금 딱 대답해. 은서선배야? 나야?"
술김에 혹해서 고백한거 맞다. 하지만 은서선배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확실히 알았다.
난 황민현을 좋아한다.
그렇지 않고서 이렇게 황민현과 은서선배가 미울 수가 없다.
고민하는지 수화기 건너편에 아무 소리가 없다.
"민현아!!이제 들어가야돼!!"
"아 네네!....지은아 좀 있다 다시 전화할게!!"
급하게 전화를 끊는 너때문에 조금씩 흐르던 눈물이 수돗꼭지 마냥 콸콸 나왔다.
황민현 나쁜놈. 나쁜놈.
내 울음소리는 시끄러운 가게 안르로 흩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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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보기만하다가 갑자기 써보고싶어서 썼어용
처음쓰는거니 문제있음 말해주떼용ㅎ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ㅎㅎㅎㅎ
혹시 민현이랑 성우짤 있음 댓글에 올려주시면 감사해용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