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씨: 박비씨
바나: 정바나
시점은 정바나로
'아 오늘 좀 바쁜데...쏘리. 다음에 만나자. 응?'
'아. 왜~.. 중요한일 아니면 나와. 걍'
병신..나 너보면 가슴 뛴단말이야. 그것도 무슨 운동장 스무바퀴 돈 것처럼 숨차도록 뛴다고
난 너 친구로 안 본다고..! 니가 좋아 미치겠다고..
'...야...내말 듣고 있어? '
'........어....어...? '
'지금 너네 집 앞으로 간다. 빨리 나와. 밖에 개추우니까.'
'...야!..여보세요!..야!!...'
...순 지멋대로야. 아 쪽팔려서 걔 얼굴 어떻게 봐. 내가 지 좋아한다는 거 눈치채면 어떡하지?
아마 더이상 친구로 안보겠지? 나랑 같이 밥도 안 먹고. 점심시간에 농구도 안하고.
매점에 데려가서 빵이랑 컵라면도 안먹이고..아 슬프다. 그런건 싫은데. 너무 싫은데.
아직 얼굴을 보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걱정이 됬다. 나도 눈치챈건 몇 일 되지 않았다.
지난주. 그러니까 나랑 박비씨가 급식 당번이 였을 때였다.
나와 박비씨는 A조. A조엔 박비씨가 예쁘다고 칭얼대던 윤뷰티가 있었다.
'어? 박비씨. 나랑 같은 조였네?'
'...어...어 그러게...ㅋ..'
윤뷰티. 같은 반이였지만 가까이서 본 건 처음 이였다. 정말 예쁘긴 예쁘구나.
얼굴도 작고 예쁘고 키도 적당한게 박비씨가 좋아할 만 하다.
내가 박비씨 옆에서 어정쩡하게 붙어 있으니 윤뷰티가 말을 건넨다.
'...어...너 이름이 뭐였지?'
'...얘?..정바나. 나랑 중딩때부터 같은 반 이었어ㅋ..'
'....안녕..'
어정쩡하게 인사를 건넸다. 윤뷰티가 특유의 예쁜 눈웃음을 지으면서 인사를 했다.
'안녕!..근데 너 남자애 맞아?..되게 하얗다..'
'야ㅋㅋㅋ 얘 겨털 짱 많아ㅋㅋㅋㅋ'
박비씨가 능청스럽게 웃으면서 윤뷰티와 대화를 했다. 나는 그저..그냥 멍하고 듣기만 했다.
그리고 점점 ...복잡미묘하고 짜증나는 이상한 감정을 느꼈다. 아마 ..
아마 질투 였을 것이다.
윤뷰티는 결국 박비씨의 번호를 따고 나중에 문자를 한다고 하고 급식당번을 하기 시작했고
나도 짜증나고 불퀘한 마음으로 당번을 했다.
박비씨가 내 표정을 보고 왜그러냐고 물어왔다.
'야. 너 왜그래? 내가 윤뷰티랑 얘기 한다고 기분 나쁘냐?ㅋ..하긴 내가 좀..'
'...그...그런 거 아냐.'
'ㅋ...그럼 뭔데. 인상 좀 펴. 1학년들이 엄청 무서워 한다.'
'....됬어. 국이나 퍼.병신아.'
그렇게 언짢고 짜증나는 마음이 지금까지 계속 되었고 결국 난 내가 박비씨를 좋아하는 감정을 알아 챌 수 있었다.
많이 좋아한다고. 얼굴을 볼때마다 귀엽게 뽀뽀하고 싶고 큰손이 내 어깨에 올라올 때 손만 올리지 말고
그 큰손으로 나를 꼭 감싸서 따뜻하게 껴안아 줬으면 좋겠다고. 전화 할땐 살짝살짝 울리는 저음이 내 이름을 말할 떄 설레 죽겠다고.
하지만 한편으로 걱정도 됬다.
내마음을 들키면 나를 더이상 보지 않을 까봐. 나를 피하고 멀리할까봐.
그렇게 나 혼자 생각하고 있는 데 비비씨가 집앞이야 나와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주말이라 시내에서 실컷놀고 밥이나 먹겠지. 근데 그것마져도 박비씨를 좋아하는 내맘을 가지고 하려니 떨려서 못할 것 같다.
현관문을 여니 박비씨가 짝다리를 하고 핸드폰질을 하고 있다. 그모습도 설렌다.
마치 여자친구를 기다리는 것 같네. 그리고 그 여자친구가 손을 흔들면 '왔어? 바나야?'하고 웃어 줄 것 같아.
' 빨리나와. 개추워. 야 시내가자. '
...병신같은 놈. 하여튼 망상 좀 할라하면 깨고 지랄이야. 오늘도 박비씨의 사복은 훌륭하다.
껴안고 싶다..미친. 역시 나오지 말았어야 했어. 끝까지 거절했어야 했다.
두근 거려서 미쳐버릴 것 같다.
'너 왜이렇게 말이 없냐?'
'.....아니야.'
' 어디아파? 아 괜히 데리고 나왔나?.'
하면서 내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내이마에 손을 댄다.
순간 방심하고 얼굴을 붉혀 버렸다. 미친놈!!..하지마. 설렌다고.
'야. 너 얼굴 개빨개. 아프면 아프다고 말을 해야지!! 병신아!'
'....아...아픈...아픈거 아니야...'
'아픈게 아니긴!...얼굴이 이렇게 빨갛구만. 야 안되겠다. 집에 들어가있어. 내가 죽사서 금방 들어갈께.
하여튼 정바나. 이리저리 민폐밖에 안되요. 으이그.'
하면서 우리집 문을 까고 들어와 나를 침대까지 눕힌다. 아 정말 아파진거 같아. 갑자기 열이 막나네.
...이병은 뭐지.사랑병(ㅋ앜ㅋㅋㅋ)..인가. 아 근데 기분 좋다. 이침대 에서 자주 상상했었는데.
나를 기분좋게 껴안고 같이 잠드는 상상. 아 정말 좋다.
'야 죽사왔어. 너때메 용돈 다날렸다. 죽 개비싸 씨발.'
제발 그목소리로 욕좀 하지말라고. 듣기싫어. 그 목소리로 '바나야. 사랑해.'라고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미친 나도 이제 중증이구나. 모르겠다. 그냥 내옆에서 죽을 그릇에 옮겨담고 있는 박비씨가 좋다.
계속 아팠으면 좋겠다. 맨날 간호해주겠지?
'야 아~해. 내가 친절히 먹여준다ㅋ..'
'...으ㅅ...됬어. 내가 먹을께.'
'아 씨발 입벌리라고.'
'................아~.'
따뜻한 전복죽이 목구멍 속으로 들어온다. 따뜻하다. 맛있다.
아 좀 있으면 가족들 올텐데. 아 혼자 살고 싶다. 아니 박비씨랑 단둘이...
'아. 너네 가족 언제 오셔? 일찍 오시잖아.'
'어?...어...곧...오실껄..'
'나 가봐야 겠다. 내일 학교는 올 수 있지?'
'....어...응..'
아 가지마. 더 먹여줘. 아직 3숫갈 밖에 안먹었다고!. 한참 남았잖아! 아 벌써 해저물고 난리야. 빡쳐!
도움 되는게 하나도 없어!. 아 가지마. 가지말라고...내옆에 있어줘. 추워. 이불 덮어줘...가지마.
'나 간다!.. 학교에서 봐.'
'.....'
'..........박비씨!!!!!!!!!!!'
'..씨발!!... 깜짝이야...왜ㅋ..'
'.....'
' 아 왜ㅋ...말해.'
'...................'
'.......가지마.'
'......뭐?.'
'....내옆에.....있어줘....'
........................................
이게뭐얔ㅋㅋㅋ이게뭐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쪽팔리니까 빨리 사라져야겟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