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성열아, 나는, 나는.. 끝내 막지못한 신음섞인 눈물이 손가락 새를 비집고 삐져나왔다. 하고싶은말은 산더민데 그 중에서 무엇먼저 꺼내야 할지몰라서 잠자코 눈물만 훔쳤다. 눈 주변이 벌겋게 부어 올랐다. 나는 아직 여전히 무슨말이 우선인지 알수없었다. 그런 나를 바라보는 이성열은 얇은 유릿장같이 위태했다. 남들보다 조금 일찍 인생의 마지막 길목에 선 기분은 꽤 견딜만했다. 생각 해 보면 남들보다 뛰어나게 우성 유전자를 지닌 것도 아니였으며 모아놓은 돈이라고 해 봤자 뻘건 돼지 저금통 하나가 전부였다. 딱히 해 보고싶은것도, 꿈도 희망도 없는 21살의 끝은 결국 주변에서만 듣던 "초기에 발견하지 못해 치료가 불가능한 병"으로 끝맺음이라니 참 재미없고 시시한 인생이라고 생각했다. 이따금 진통제로도 억누를 수 없을만큼 눈 앞 바로 가까이 끝이 보일때는 이젠 정말 죽어버리는건 아닐까 하고 통증이 멎은 후에도 쉽사리 누워 잠들 수 없었다. 사실 죽음 앞에서 꽤 견딜만했다는건 죽어도 잃을게 없던 척 내가 나 자신을 일부러 불행하게 만든 망상일지도 몰랐다. 씨발스럽게도 나도 모르는 새 나는 중증 겁쟁이가 되어있었다. 꿈을 꿨다. 병원에 입원하고 나서 아주 오래간만에 꾼 긴 꿈이었다. 잠에서 깬지 수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꿈속의 목소리와 눈빛은 생생히 남아 나를 괴롭히고 고문했다. 그리고 그 꿈에는 이성열이 나왔다. 꿈 속의 이성열은 다 죽어가는 나를 철저히 무시했다. 매일 나를 찾지도 않았으며 심지어 가끔씩 찾아온 날은 나를 더러운 쓰레기 보듯이 내려봤다. 결정적으로 가장 무서웠던 꿈 속의 이성열은 내가 죽은 날 마저 발걸음 하지 않았고,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잤었다. 그리고 잠에서 깨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비친것은 다름아닌 이성열이었다. 이제 일어났다며 마실 물을 가지고 오겠노라 하는 이성열의 팔목을 급히 붙잡았다. 갑작스런 악력에 이성열은 놀란 듯 보였다. 지금 놓치면 꿈처럼 이성열은 다신 이곳을 오지 않을것 같았다. ㅡ알았으니까 울지 마. 그 때야 알았다. 나는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표정으로 울고 있었다. 나 안 울어. 바짝 마른 입술에서 새어나오는 소리는 안녕하지 못했다. 그 때 이성열은 소리없이 울고있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