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동안의 일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나는 황민현과 연애를 하게 되었다. 그것도 내 생애 첫번째 연애라는걸.
그래서 그런가, 지금 난 행복하다기 보다도 굉장히 혼란스럽다.
가까이에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아침에 만나서 같이 영화를 보고 밥을 먹고 길거리를 걸어다니는.
이건 우리가 연인 사이이기 전에도 늘상 해왔던 그런 일상같은 일이여서,
나는 집 앞을 나오자마자 보이는 벽에 기대서 셀카모드로 자기 머리를 정리하고 있는 황민현을 보고나서 그제서야 이게 데이트라는 걸 인지했다.
살금살금 황민현에게 다가가서 그냥 팔을 꾹 찔렀다.
그러자 흠칫하더니 이내 휴대폰을 끄고는 날 보고 씨익 웃는 황민현은, 오늘따라 무지 더 잘생겼다.
늘 보던 얼굴이지만서도, 얘가 내 남자친구라고 생각하면서 보니 괜히 또 막 설레고 그런다.
"많이 기다렸어?"
"응, 근데 익숙해."
"미안해.. 땀 났네."
더운 데 오래 서있었던 건지 땀이 송글송글 맺혀있는 민현이의 이마에 손을 뻗어 땀을 닦아줬다.
그런 나를 빤히 쳐다보는 시선에 민망해서 손을 떼니, 그런 내 손을 놓치지 않고 붙잡는 황민현이다.
"손 잡아도 되지?"
"이미 잡았으면서."
"그렇지."
내 손을 더 꽉 붙잡고는 능구렁이처럼 웃는다.
"나 더위 많이 타는 거 알지."
"응, 알지."
"근데도 나 너 손잡고 가는거야."
"..그랬어? 아, 이쁘다."
내 말을 듣고는 '오구오구 그랬어?'하는 눈빛으로 내 머리를 슥슥 쓰다듬는다.
머리 망가지니까 만지지말라고 한소리 했지만, 사실 싫진 않았다.
손 잡는 것도 머리 만지는 것도, 황민현이면 그냥 다 좋으니깐.
*
우린 늘 그렇듯이, 황민현이 좋아하는 액션 영화를 보고, 내가 좋아하는 초밥을 먹고, 근처 카페로 들어갔다.
여기까진 비슷하지만, 연애를 하고 나서 바뀐 게 있다면.
마주앉아서 폰만 들여다보고 쉬던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거나 손을 만지작댄다거나 한다는 정도다.
앞에 음료에는 손도 대지 않고 계속 실실 웃으면서 나한테서 눈을 떼지 않는 황민현이였다.
그 눈빛도 부끄러웠을 뿐더러 오늘따라 왜 이렇게 잘생겨 보이는 건지 황민현을 쳐다보기가 힘들어져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나 그만 봐! 닳아."
"아, 손 내려봐."
"진짜 너.. 진짜 잘ㅅ.."
"뭐?"
"잘생겨서 못 쳐다보겠어."
내 말에 황민현은 잠깐의 정적뒤에 핫핫핫 하고 혼자서 웃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내 두 손을 치워내고는 다시 나와 눈을 맞춰왔다.
"아는데, 익숙해져야 돼 이제. 빨리 익숙해져 빨리."
갑자기 좀 재수없다고 생각했지만, 뭐 잘생긴건 사실이니까 그냥 볼을 세게 꼬집어 응징해주고 말았다.
"야 근데 나도 너 보는거 힘들어."
"예뻐서."
머릿속으론 저건 빈말이야 빈말이야 라고 생각했지만 올라가는 입꼬리는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게 이제까지 황민현의 여자친구들은 전부 와, 하고 감탄할 정도의 미모를 가진 자들이었고,
그녀들에 비하면 나는 지극히 평범한 축이었으니까.
그래서 난 좀 더 추궁하고 싶어졌다.
"어디, 어떻게 예쁜데?"
"..어?"
황민현은 내 질문을 예상못한 건지 약간 당황하는 듯 보였다.
저거, 딱 걸렸네.
"진짜 말해?"
"그래! 왜, 말 못 해?"
그런데 이상한 게, 아까부터 황민현의 시선이 약간 밑으로 치우쳐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니까 분명 말할 땐 내 눈을 쳐다보는데, 묘하게 그 밑 부분의 무언가를.. 바라보는 듯한 기분.
그 생각을 함과 동시에 갑자기 황민현이 손을 뻗어왔다.
"..."
내 입술을 살짝 스치고 가는 황민현의 손을 인지한 뒤에야 그 시선이 닿는 곳을 알아챘고,
내 얼굴은 황민현의 귀 색깔 만큼이나 달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아니, 크림 묻어서.. 닦아주려고 계속 봤는데."
"...ㅇ"
"예쁘더라고."
*
우리는 아무말 없이 그저 정적 속에서 길을 걷고 또 걸었다.
무슨 말을 꺼내야 될지 모르겠어서 한마디 두마디를 아끼다보니 이런 분위기가 되버린 것이다.
그러게 황민현은 왜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해가지고, 아씨.
다시 생각해도 심장이 쿵쿵 뛰는 것 같아서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었다.
"덥다.."
"..."
뭐야. 용기내서 먼저 말을 꺼냈는데 왜 대답이 없어.
뭔가 싶어서 그제서야 황민현 쪽을 올려다 보는데,
"..ㅁ, 뭐, 뭐야!"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갑자기 날 와락 끌어안는 황민현 때문에 그대로 얼어붙어 버렸다.
뭔가 다급해보이는 황민현을 진정시키는 마냥 일단 천천히 등을 토닥이는데,
귓가에 황민현의 한숨소리가 들려왔다.
"수민아."
"응.."
불러놓고 또 대답이 없는 황민현에게 뭐라고 다시 입을 열려는 찰나,
날 잠시 떼어낸 황민현이 동그랗게 뜨고 있는 내 눈을 살짝 감겨준 뒤, 입을 맞춰왔다.
"..."
정신없이 황민현에게 리드를 당하고 한참이 지났을까. 황민현의 입술이 천천히 떨어졌다.
처음 경험해보는 입맞춤에 그저 멍하게 황민현의 가슴팍쪽을 바라보고만 있다가,
순간 내가 지금 뭘한거지. 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그제서야 심장이 빠르게 뛰어오기 시작했다.
아직도 내 턱을 잡고 있는 황민현의 손이 내 턱을 들어올려 눈을 맞추려고 하자마자, 나는 다시 황민현에게 폭 안겼다.
"김수민?"
"..지금은 못 봐."
"..."
"5분만 있다가.."
황민현을 조금 더 꽉 끌어안고 뜨거워진 얼굴을 민현이의 품에 부비적거렸다.
그런 내 정수리를 꽉 끌어안고 푸흐흐 하고 웃던 황민현이 이내 '알겠어'라고 귓가에 속삭였다.
푹푹 찌는 여름 밤이었다.
*
안녕하세요! 물방울이에오'ㅁ'
완결이... 나버렸읍니다...!!! 따흐흑(
뭘 시작하면 꾸준히 못하는 편이라 제가 이거 처음 쓸때만 해도 완결낼수있을까.. 걱정 많이 했는데ㅠ
이렇게 여기까지 달려올 수 있었던건 독자님들의 댓글보고 힘내서!!! 라고 단언할수 있습니다 ㅠㅠ 너무 감사해요
제가 역량이 부족해서 너무 빨리 훅훅 진행되는 부분이라던가 섬세한 묘사 같은것도 부족했을텐데
늘 좋다고 해주시는 그 말씀 한마디 한마디에 언제나 행복했어요 ㅠㅠS2S2
민현 종현 여주는 전부 행복할거에오...하핳
그리구 스토리는 완결이 났지만
어남종을 외치시던 독자님들을 위한 작은 선물으로,, 번외편으로 종현엔딩을 들고올수도 있을것 같고 (암호닉 KK님이 주신 의견♡)
아니면 후속작을 들고 올 수도 있을 것 같고,, 하핳
어쨌든 저는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입니다리,,>-<
이제까지 같이 달려주신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곧 BGM정리글도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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