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9 사진이 스포를 해버렸어요.
가끔 그런 생각을 합니다. 내가 만약 이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지 않았다면, 그랬다면 지금의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아니 애초에 내가 이 아이들을... 아, 우울하니까 이쯤하죠. 항상 이런 생각들을 할 때면 어떻게 아는 건지 성우가 곁으로 와 줍니다. 물론 제 생각을 알고 오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이르러 왔는데 상황이 맞아 떨어진 것 같습니다.
"뭐??? 서로 할퀴었어?"
"아니 그건 아니고 책상 모서리에 뙇하고 찍혔어."
내가 못살아, 증말. 우진이는 피가 잘 멈추지 않습니다. 혈우병은 아닌데, 다른 아이들에 비해 유난히도 피가 멎지 않는 편이었죠. 그래서 상처가 나면 지혈할 때 곤욕입니다. 그것때문에 많이 위험하기도 했었고요. 거의 달려가다시피 우진이에게로 가니 주변에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지훈이가 먼저 보이고 지혈을 하고 있는 재환이가 그 뒤로 보였습니다. 아....? 쟤 진짜 저런 거 어떻게 아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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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선배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요즘엔 통 연락이 없던 분이 보낸 문자는 저를 황당하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넌 나에게 백 번, 아니 천 번, 아니아니 만 번은 고마워해야 할 거야] 두서없는 문자 내용에 또 뭔 맛있는 것을 사오시려나보다 생각하던 과거의 안일한 나를 쥐어 박고 싶네요. 다급한 초인종 소리에 선배에게 무슨 말을 해야 잘 했다고 소문이 날까 라는 생각을 하며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그런데, 막 문이 열리고 보이는 익숙한 듯 낯선 그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고여버렸습니다.
"한, 6개월 만인가요."
저번에 말했던 거 같은데, 제가 처음 사상을 달리 하게 된 일이 우진이의 살기어린 눈빛을 처음봤을 때라고 말씀드렸었죠? 그런 저의 사상을 완벽하게 돌리게 해준 것이 여기, 지금 제 앞에 서 있는 사막여우 반인반수 민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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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성'선배님'에게 자초지종을 들었더니 거의 영화 한편으로 제작해도 될 것 같았습니다. 미션 임파서블을 방불케한 민현이 빼내기 작전의 성공 후 곧바로 이곳으로 달려왔다라고 말해주더라고요. 그래서 전 집에 한 번도 들이지 않았던 '선배님'을 모시고 들어와 식탁의자에 앉혀놓고 이것저것 꺼내주었습니다.
"뭐야 주인... 이거 주인이 아껴 먹으려고 소중하게 지켜온 마카롱이잖아. 왜 이 사람한테 줘..."
민현이랑 반가운 재회를 하고 있던 성우가 우다다 달려와서 말합니다. 지금 내 소중한 간식이 대수입니까? 우리 '선배님'께서 그 어려운 일을 해내셨는데요.
"진짜 고마워요, 선배님. 이 은혜는 진짜 어떡하든 갚을게요."
"당연하지. 아, 벌써부터 신나네. 우리 본부장님께서 어떻게 갚으시려나~"
또 저 호칭... 차마 싫은 티도 못내고 억지 웃음을 짓고 있으려니 가만히 상황을 보던 지훈이가 말했습니다.
"알았으니까 빨리 가요. 연구실 냄새 나서 역겨워."
아... 그것 때문에 맨날 역겹다고 한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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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가 없습니다. 민현이가 지금 우리 집에 있는 이 상황이 정말 믿기지가 않아요. 이리 보고 저리 봐도 그 민현이가 맞습니다.
"안 믿겨...."
"저도요. 꿈만 같아요. 날아갈 것 같아. 내 앞에 본부장님이 있다니."
"야아, 주인님 그 말 싫어해에."
그 싫어하던 호칭인데 민현이의 목소리로 들으니까 또 짠합니다. 이제야 실감이 나는 것 같습니다. 마주칠 때마다 웃어주는 저 웃음에 진짜 민현이가 왔다라는 것이 실감이 나는 것 같습니다.
"본부, 아니.. 음.. 아무튼 변한 게 없으시네요. 전 많이 변했죠?"
그러고보니 6개월 사이에 키도 훌쩍 자랐고 목소리도 꽤나 낮아졌네요. 역시 반인반수는 하루하루가 다른 것 같습니다. 근데, 전 민현이가 저를 보면 욕부터 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따뜻하게 맞아줘서 놀랐습니다. 왜 자신을 버리고 갔냐며 원망부터 할 줄 알았는데... 후에 들은 거지만 자신도 나를 보기 전까진 어떤 말을 해야 본부장님이 상처를 받을까, 자신만큼 아플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근데 막상 얼굴을 보니 그런 말이 쏙 들어갔다고 말해주더라고요... 어쩔 수 없나봐요. 특히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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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4명을 놓고 봤을 때 성우가 제일 짠했습니다. 의지할 곳이 없어보인다고 할까요...? 자신들보다 동생인 애들에게 의지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저는 다른 아이들 케어하느라 바빠보였을 테니 항상 자신 속으로 삼키는 것이 많을 수밖에요. 그것때문에 걱정이 많았습니다. 챙겨 준다고 챙겨주는데 놓치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철판 깔고 다른 누구도 아닌 선배에게 부탁한 거거든요. 여우를 빼내올 수 있겠느냐고. 왜냐면 성우랑 민현이가 연구소에서부터 서로 굉장히 의지를 했었습니다. 또 내내 마음에 걸리던 것이 민현이었습니다. 민현이와 전... 아무튼 잘 된 일입니다.
"뭐래. 안 그래도 너 잘생겼어. 난 그냥 지나가는 오징어지."
"참나. 얼굴에서 빛이 나는데 무슨 오징어냐?"
재환이가 진짜 저런 말 하는 애가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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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현이에게 고민이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무슨 고민이 있기에 저렇게까지 심란한가 싶어서 진지하게 물어봤습니다.
"무슨 걱정 있어?"
"아, 다른 건 아니고... 우진이가 위에서 안 내려와요."
아.... 처음 오자마자 우진이가 민현이 등에 올라타서 아직까지 안 내려오고 있습니다. 하도 저러고 있어서 이상하다고 못 느꼈었네요...
"이제 좀 내려와, 우진아. 형 힘들겠다."
"아 시러어...!"
싫다고 울먹이는 통에 민현이도 포기하고 끙차 하며 편하게 업어주네요. 아... 훈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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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북극곰 재환은 왜 드레싱 하는 방법이며 지혈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이죠?
A.
"주인님 등을 보면, 큰 흉터가 있을 거예요. 그거 제가 그런 거거든요. 그때 정신 놓고 주인님 그렇게 만들어가지고... 주인님 내가 치료해주려고 기를 쓰고 배웠어요."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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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울사람입니다!!!!!!!!!!!!!!!!!!1
열허분 난 진짜 경사난 사람이에요. 그게 아니고서야.... 추천 수가 무려
42개!!!!!!!!!!! 사십이!!!!!!!!!!!!!!! 포티투!!!!!!!!!!!!!1 사이!!!!!!!!!!!! 우리사이!!!!!!!!!!!1 그런 사이!!!!!!!!!!!!!!!!!!!
네 그렇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 예쁜 사람들이 증마류ㅠㅠㅠㅠㅠㅠㅠㅠ감덩쟁이들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심지어 또 초록글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증마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해여ㅠㅠㅠㅠㅠㅠㅠ렬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뭔 댓글들이 이렇게 예쁘고 그래요? 나 진짜 감동이 이만저만이 아니란 말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 거짓말 안하고 댓글 정주행만 3번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흐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감사해여진짜ㅠㅠㅠㅠㅠㅠㅠ
완전 열심히 쓸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만 믿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맞다 감동쟁이들. 우리 민현이가 나왔어요. 사막여우 미년이.
다같이 박수함성!!!!!! 민현이를 맞이해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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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혹시 보면서 궁금한 점 있으면 물어봐주세요.
답글로 달아드리던가 글로 풀 내용이면 풀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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