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메리스윗카페 - 좋아해
황제 흥신소
EP . 9
"사실 저는 봉사 많이 안 해봤거든요. 고등학생 때 시간 채우려고 한 거 빼고는."
사장님이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도 봉사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어. 2년 정도? 사장님의 말에 눈을 깜빡이며 어색하게 웃었다. 2년이면 꽤 오래 하신건데요, 뭐. 사장님은 그런 나를 빤히 쳐다보고서는 눈웃음을 지으며 내 볼을 손가락으로 살살 쓸었다. 뭐하세요? 저 막 함부로 터치해도 되는 여자 아닌데요. 괜히 무서운 표정을 짓고서 말하자, 사장님이 빵 터져서는 웃으며 말했다.
"속눈썹이 떨어져 있길래 떼준 것 뿐인데."
"아…."
저도 함부로 막 터치하고 그런 남자 아닌데요. 사장님이 방금의 내 말을 따라하며 웃었다. 시발… 존나 쪽팔려. 괜히 안 부끄러운 척 창밖만 쳐다보고 있자, 사장님이 그런 나를 쳐다보며 실실 웃더니 말했다.
"거의 다 왔다."
두 번째 데이트의 시작점이었다.
황제 흥신소
: 여기가 흥신소 인지, 가 아니라 봉사활동 하러 왔어요.
"다 왔어."
사장님의 말에 조수석 문을 굉장히 멋있게 탁 열고서는 내렸다. 방금 좀 상여자 같았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무렵, 사장님이 웃으며 말했다. '가방은 안 챙겨?' 꼭 이럴 때 하나 씩 빼 먹지, 진짜. 사장님의 말에 어색하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가, 가져 갈거예요. 사실 사장님이 말 안 했으면 안 챙길 뻔 했다. 다시 가방까지 꼭꼭 챙기고서 나왔다. '저, 떨, 떨리는 거 티나요?' 몇 년 만에 다시 하는 봉사라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으며 묻자, 사장님이 어깨를 으쓱거리셨다.
"왜 떨려?"
"아니, 봉사를…."
"나랑 있어서?"
네, 다음 허언. 환멸이 난다는 표정을 짓고서 먼저 걸어 나가자, 미안하다며 따라오는 사장님이다. 와, 진짜 소름이 오소소소 돋을 뻔 했네.
"형아다!"
"잘 지냈어?"
입구에 발을 들이자마자, 사장님을 봤는지 형아라는 호칭을 쓰며 우다다다 달려오는 한 남자아이다. 사장님은 익숙한지 그런 아이를 한 팔에 안아들고서는 내게 눈짓했다. 들어갈까? 그 남자아이는 사장님과 나를 번갈아보더니 말했다. 형아 여자친구지! 아니야, 그거 아니야. 내 당황한 표정을 본 건지 만 건지 아이는 사장님 품에 안겨서는 말을 끊지 않고서 말했다.
"형아가 여자친구 생기면 데리고 오겠다구 했자나."
첫 시작부터 난감한 질문에 내가 어색한 웃음만 흘리자, 사장님이 인자하게 웃으며 말했다. 응, 맞아. 뭐가 맞아요. 사장님 저한테 맞을래요? 사장님을 바라보자, 사장님은 그런 나를 한 번 쳐다보고서는 입을 열었다.
"형아 여자친구."
??????????????? 네?
내가 당황해 고개를 휙 돌리자, 아이를 다시 바닥에 내려 준 사장님이 손에 사탕 하나를 쥐어주며 웃었다. 먼저 들어가 있을래? 그 말에 다시 또 고개를 끄덕이며 쪼르르 들어가는 남자아이다. '사장님 왜 거짓말 쳐요. 진짜 허언 있나봐.' 내 툴툴대는 듯한 대답에 사장님이 눈웃음 짓고서는 말했다. '아니라고 하면 준수 실망할까봐~' 그 친구 이름이 준수였나보다. 아니, 우리가 애인 사이가 아닌데 왜 준수가 실망을 해요… 어이가 없는 사람이네, 진짜.
"그런 눈 하지 마."
"무슨 눈이요. 가자미 눈이요?"
"아니."
예쁜 눈. 사장님이 능글맞게 웃었다. 진짜 어제 뭘 잘못 먹은 건가. 사장님의 능글맞은 말에 기겁을 하며 양 팔을 매만졌다. 예쁜 눈은 무, 무슨 예, 쁜 눈이래. 너무 느끼해서 놀랐는지 두근거리는 심장을 애써 부여잡고서는 먼저 걸어나갔다. 아, 같이 가. 사장님이 내 뒤를 졸졸 쫓아오며 소리쳤다. '아, 따라 오시던가요!' 누가 보면 내가 봉사 매일 오는 사람 같다.
황제 흥신소
"언니, 언니. 동화책 읽어줘요!"
"응? 무슨 동화책?"
내 말에 지민이는 으음, 하는 둥의 고민하는 소리를 내 뱉고서 네모난 동화책을 내게 건네었다. 백설공주 이야기였다. 나도 어렸을 적에 제일 좋아했던 동화책이 백설공주였는데 괜히 통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흐뭇하게 웃었다. 너는 여전히 사랑받고 사는구나. 역시, 스노우 화이트. 큼큼, 목을 가다듬고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옛날 옛적에 얼굴이 하얗고 예쁜 백설공주가 살았어요~
아이들의 집중한 표정을 보는 건 또 그것 나름대로 쏠쏠한 재미가 있었다. 입술을 쭉 내밀고서 '왕비가 나빠요!' 를 외치는 아이들을 보며 심장을 부여잡았다. 나도 한 때는 저렇게 귀여웠을 때가 있었는데. 한참 절정의 부분, 백설 공주가 왕비의 독 사과를 먹고 쓰러지는 부분을 연기하며 털썩 쓰러지자, 화들짝 놀라며 무릎 걸음으로 내게 와다다 오는 아이들이다.
"누나, 누나. 주거써요?"
"안 되는데… 언니이…."
특히 지민이는 동그란 눈에 올망졸망 눈물까지 매달고서는 나를 흔들었다. 딱 10초만 놀리다가 일어나야지, 싶었는데 내 계획이 깨진 건 아마 그 생각을 한 뒤로 5초 정도 지난 후였을거다. 시발. 갑자기 준수가 일어나서 '형아, 누나가 쓰러져써… 형아가 왕자님이니까 뽀뽀 해줘야해.' 라고 말을 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갑자기 무슨 소리인가 싶었지만 '응?' 하며 걸어오는 사장님의 모습에 누워있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공, 공주님은 왕자님의 키스를 받고 깨어났어요!"
활짝 웃으며 짜란, 하자, 지민이가 놀랐다며 내 품에 안겨왔고, 준수는 눈만 깜빡이다 고개를 갸웃거렸다. '누나는 형아 뽀뽀 안 받았자나여.' 사장님, 준수가 몇 살이요? 다섯 살이요? '누나는 왜 뽀뽀 안 바다요?' 준수의 궁금증 가득한 목소리에 어색하게 웃으며 답했다. 누나는 공주가 아니니까! 내 대답에 준수가 고개를 저었다.
"형아는 왕자님이니까, 누나느은, 공주님이에요!"
"아…."
"맞져?"
아닌데… 누나는 왕비할래…. 내 말에 준수가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형아, 누나는 공주님이지!' 준수의 말에 사장님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럼, 공주님이지. 둘이 짰냐? 둘이 짰지? 내가 눈만 깜빡거리자, 준수가 웃었다. 누나두 그럼 이제 왕자님 뽀뽀 바다야게따. 이게 무슨 억지야. 내가 고개를 저었다. 누나는 이미 깨어나서 다시 잠 못들어요.
잘못하면 꼼짝없이 그, 뽀, 뽀, 뽀, 아무튼 그걸 해야할지도 모를 상황에 어색하게 웃자, 지민이가 내게 사과 모형을 짠 하고 건네었다. 이게 뭐야? 어서 화제 전환을 해야겠다 싶어서 화사하게 웃으며 묻자, 지민이가 수줍게 몸을 베베 꼬며 말했다. 독 사과요. 응? 뭐라고?
"독 사과…."
"…."
"언니, 다시 잠들어야 하니까요…."
다 한 통 속인게 분명해. 난처한 상황에 지민이가 건네주는 사과를 받아 들고서 서 있자, 준수가 웃었다. 누나 빨리 먹어요! 진짜 먹어? 사장님 쪽을 살짝 바라보자, 왜인지 시발, 즐기는 것 같은 사장님이다. 야, 좋냐? 좋냐고. 사장님이 내 뜨거운 시선을 느꼈는지 내 쪽을 힐끗 바라보더니 웃었다. 안 먹어, 공주님? 그래, 사장님도 생각이 있다면 그, 뽀, 뽀… 아무튼 그거는 안 하겠지. 한숨을 푹 쉬고서는 사과를 한 입 베어무는 척 하고서는 털썩 쓰러졌다.
"왕자님, 왕자님. 공주님이 쓰러졌어요!"
존나 시발… 내가 유치원 다녔을 적에도 연극에서 공주 역할을 맡아본 적이 한 번도 없었었는데…. 눈을 질끈 감고서 있자, 사장님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왕자님의 뽀뽀가 필요해요….' 지민이가 수줍게 꼼지락 거리며 말했다. 진짜 사장님. 아니다. 나 사실 뽀뽀 남자랑 한 번도 안 해봤다고. 내 텔레파시가 들려? 사장님은 내 옆으로 와 앉아서 내 머리를 제 손으로 쓸어내렸다.
"어찌 이리 아름다운 공주가 이런 숲 속에?"
오글거려서 죽을 것 같다. 살짝 실눈을 뜨자, 아이들은 뭐가 그리도 재미가 있는지 나와 사장님을 바라보며 집중한 표정을 지었다. 너희 내가 아까 동화책 읽어줬을 때도 이렇게 집중하지는 않았었잖아. 괜히 배신감이 들었지만, 내 위로 드리워지는 그림자에 멈칫했다. 침을 꿀꺽, 눈을 질끈. 심장이 콩콩 뛰는 게 많이 당황했나 싶었다. 사장님은 물끄러미 내 얼굴을 바라보더니 곧 한 번 작게 웃고서는 나를 안아들었다.
"어, 어어!"
"뒷 부분은 공주님이 부끄러워하니까~"
저는 일단 지금 이 공주님 안기가 더 부끄러운 것 같기도 하고요. 다리를 버둥거리며 '내, 내려주세요!' 를 격하게 외치자, 나를 바라보던 사장님이 웃고서는 발걸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 내, 내려주세요. 진짜! 내가 난감한 표정을 짓자, 사장님이 발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로 입을 열었다.
"자꾸 다리 버둥거리면 뽀뽀해도 된다는 걸로 안다?"
다리를 버둥거리는 걸 멈췄다.
황제 흥신소
"아, 진짜…."
사장님은 무슨 건물 뒷 편으로 와서야 나를 바닥에 내려 주었다. '여기는 또 어디인데요….' 고개를 휙휙 돌려봐도 보이는 건 오직 무성한 풀들과 나무들 뿐… 사장님은 내 뾰루퉁한 표정을 보더니 고개를 갸웃하고서 웃었다. 왜 또 불통이야. 내가 도망쳐줬는데. 아니, 그건 그런데….
"이게 다 사장님이 우리 연애한다고 거짓말 쳐서 그런거예요."
"자기도 즐겼으면서."
"제가요? 허, 진짜 방금 되게 웃긴 발언이었어요."
내가 얼마나 긴장을 했는데. 중얼거리자, 사장님이 눈을 깜빡이다가 웃었다. 긴장했어? 아니요, 저 완전 긴장 안 했는데요. 방금 그건 사장님이 얼마나 긴장을 하셨는지 제가 다 보였다는 뜻이었는데요. 뭐, 사실 사장님은 진짜 즐기는 것 같아 보였지만, 괜히 아닌 척 도도하게 고개를 돌리자 사장님이 어깨를 으쓱하며 물었다. 티났어? 네? 고개를 갸웃했다.
"나 긴장한 거 티났냐고."
"…긴장하셨어요?"
되게 그렇게 안 보이던데. 사장님에게 되묻자, 사장님이 당연한 걸 왜 묻냐며 나를 바라봤다. 너는 좋아하는 사람이 눈 감고 누워있는데 그럼 안 떨리겠냐. 이제는 두번 정도 말 했다고 좋아한다는 말도 되게 서슴없이 한다. 사장님의 당돌한 말에 윽, 하고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그렇게 당당하게 말 하시면 저 되게 막 놀라고 그러거든요. 제 심장 되게 약하거든요.
"좋아해."
아마도 사장님은 내가 그 말에 약한 걸 잘 아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막, 막… 내 심장을 뒤집어 놓는 말은 안 할 거라고. 내가 동공에 지진을 일으키며 신발코만 바라보자, 사장님이 낮은 웃음소리를 내고서 말했다.
"나 좋아한다고 말 하는 거 진짜 네가 처음이거든. 그래서 나도 떨리고 무서운데."
"…."
"무섭다고 안 다가가면 그게 더 무서운 일일 것 같아서."
여전히 신발코만 보고 있는 내가 마음에 안 들었던 건지, 아니면 그냥 나랑 마주보고 싶었던 건지, 내 앞에 쪼그려 앉아 나를 올려다보는 사장님이다. 그에 내가 양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아, 안돼요. 저 밑에서 보면 못생겼어요.' 라고 엉뚱한 말을 하자, 사장님이 웃으며 말했다. 그것도 아닌데. 뭐가 그게 아니야. 내가 슬쩍 검지를 치워 눈만 보이게 하자, 사장님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제일 예쁜데."
"아, 진짜 허언…."
"진짜."
ⓥ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악 오랜만이죠~~~~~~~~~ 끝 마무리가 거지같다고요? 네네, 알아요. 왜냐면 지금 선풍기가 저를 춥게 만들어서 지금 뇌도 굳었어요 (뻔뻔) 그래서 결론 뽀뽀는 보류하는 걸로. 아직 사귀는 거 아녜요 꽁냥거리지만, 여쥬의 대답은 세 번째 데이트에서 하는걸로~ 그런김에 세번째 데이트 추천 좀 해주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까가 솔로라서 모르겠다... 데이트 코스... 막 그런거....^^ 글삭 = 작가가 너무 민망하고 화가나서 글을 삭제함
막 저 초록글에 올려주시는데 진짜 자꾸 그러시면;; 감사합니다. 어디계신가요 동서남북 말만하시면 제가 절하고 난리 쳐 드릴 자신 있습니다!ㅎㅎ
암호닉은 언제나 받습니다!!
♡ 암호닉 신청해주신 쿄쿄님, 황제펭귄님, 충성충성님, 0217님, 황갈량님, 봉봉님, 균킹님, 황도님, 뉴리미님, 랕둥이님, 브룩님, 임금님, 홍홍님, 아가베시럽님, 짝소부님, 빈럽님, 옹스더님, 0713님, 1232님, 털없조 알파카님, 유팜님, 슬님, 멍귤님, 황제뿡뿡이님, 무기력님, 미망님, 돌멩이님, 르래님, 강낭콩님, 수파루파님, 급식체님, 뿌님, 갓제흥신소님, 황제의신하님, 슬님, 샘봄님, 부깅이님, 순이님, 걀량님, 몬님, 줄리님, 자연스롭겡님, 정수기님, 각꿍님, 앵두님, 영광굴비님, 몬님, 09님, 푸딩님, 예에에님, 미녀님, 체리님, 밍밍♥님, 탱구님, 챠미님, 미녀나충성이야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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