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을 과팅에서 만나는 게 어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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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팅
"끕! 끕!"
"뭐하냐."
고등학교 첫 모의고사를 끝내고 하교를 하던 중에 갑자기 나에게 찾아 온 딸꾹질을 하성운은 계속 웃으며 놀려댔다. 딸꾹질 이거 진짜 존나 짜증난다고.
"야 웃지마. 죽 히끄 인다."
"뭔 소리지?"
눈물이 핑 돌았다. 하성운한테 놀림 당하는 건 언제 겪어도 화가났다. 하지만 꾹 참고 내 주먹에 힘을 가득 실은 채 등을 두들겨 패는 걸로 대신했다.
"아 진짜 죽을 것 같다고. 끕 물 없어?"
"물 없는뎅."
"인생에 도움이 안돼요. 도움이."
마지막 말은 너무 심한 것 같아 아무 말이 없어진 하성운의 눈치를 끕끕대며 보기 시작했다. 하성운은 아무 말이 없었고 표정도
"워!!"
"....끕 뭐하냐."
어두웠던게 날 놀래키려는 것 이었다. 다들 딸꾹질 한다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놀래켜 본 적이 한 번씩은 있지 않은가. 하지만 성공률이 1%도 안된단 것도 다들 알겠지.
"끕 하나도 안놀랬잖아. 나 왠만하면 잘 안놀라는 거 알면서."
난 웃으며 습관처럼 하성운의 볼을 잡고 살짝 흔들었다. 하성운은 자신의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러면서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또 뭐하게?"
난 뒤를 돌아 하성운의 넥타이를 잡고 끌었다. 빨리 집에 가잔 신호였고 하성운은 넥타이를 잡아끄는 내 팔을 당겨 내 몸을 돌렸다.
"생각났다."
"끕 뭐가."
하성운은 거의 나를 가두듯이 안은 채 직진했다. 내 입술로. 나는 처음 느껴보는 이상한 기분에 온 몸이 찌릿찌릿했지만 피하진 않았다. 조금 더 깊어지면서도 나는 딸꾹질을 조금씩 했고 그럴 때 마다 하성운은 잠깐 떼고 웃더니 다시 입술을 움직였다.
그게 내 첫키스였다.
전남친을 과팅에서 만나는 게 어딨어?
"깨박...깨박살..."
하성운은 깨박살 날게 향수 뿐만아니라 자신의 머리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인지 입을 헙 하고 다물었다. 은지가 황민현의 소지품을 고르자 홀로 남겨진 옹성우가 땡깡을 부렸다.
"아 나 안해! 다른 거 하자 다른거!"
나 역시 이대로 가다간 하성운과 게임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옹성우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래 그래 우리 그냥 얘기하자!"
옹성우는 나를 보며 웃었고 황민현과 은지도 그래 수도 안맞는데 애초에 왜 했냐는 말과 함께 그 분위기를 정리했다. 하성운쪽은 쳐다도 안봐서 하성운은 무슨 표정인지 모른다. 조금 있으니 시켰던 안주와 술이 나왔다. 한 두잔씩 마시고 있는데 황민현의 상태가 영 메롱이었다.
"야 쟤 왜 저래..?"
"얘 알쓰야. 알코올 쓰레기. 냅둬."
"아...."
옹성우는 술을 한 잔 더 마시더니 다시 분위기를 띄우기 시작했다.
"너네는 누가 젤 맘에들어?"
"난 얼굴만 본다."
"그럼 나?"
>_< 이 표정으로 자신을 가리키던 옹성우는 은지가 던진 땅콩에 정확히 맞았다. 은지는 황민현을 가리켰고 황민현은 취해서 비몽사몽인 듯 했다. 내가 대답할 차례인지 모두가 나를 봤고 괜히 하성운의 눈치가 보여 머뭇거렸다.
"난...."
그때 마주친 하성운의 표정에서 묘한 자신감이 보였다. 재수없어.
"무조건 키 170만 넘으면 돼."
여기저기서 하성운을 보며 풉하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하성운은 얼굴이 빨개져 생수통을 들이켰다.
"어? 왜 자꾸 저 쪽보고 웃어?"
하성운 부글부글 끓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네!
"아... 혹시 170 안되세요...? 제가 일부러 말 한건 아닌데...미안해라.."
덤으로 손가락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확인사살을 해줬다. 하성운은 술 때문인지 부끄러워선지 하얗던 얼굴이 새빨개졌다. 하성운의 키로는 옛날부터 많이 놀렸었다. 고등학교때 신체검사를 할 때마다 나는 하성운의 키를 보고 놀리곤 했다.
"아 나는 방귀냄새 심한 여자는 별로..."
하성운의 입에서 갑자기 훅 나온 나의 저격에 소주잔을 꽉 쥐었다. 저 새끼가 지금 뭐라는 거야?
"전에 사귀던 여자가 있는데 영화관에서도 북북 도서관에서도 북북 껴서 얼마나 난감했는지..."
시발 속이 안 좋은게 죄야?
"... 그런 생리현상은 어쩔 수 없는거 아닐까요?"
"그건 그렇지만 뭐, 제 개인적인 취향이니까요."
하성운은 어깨까지 으쓱대며 재수없게 굴었다. 난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쪽팔려 죽을 것 같다. 물인지 소주인지도 모르게 그냥 집히는 것 아무거나 들이켰다. 이때 우리가 계속 존댓말을 쓰는 것이 이상했는지 옹성우가 물어왔다.
"근데 우리 다 동갑아니야? 말 놔!"
"그건 좀 친해지면... 언젠간 친해지겠죠...?
억지로 웃으며 하성운을 쳐다봤고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그렇게 계속 주절주절하며 나는 위장에 알코올을 부어댔다.
"난 이름이 맘에들어."
취했는 지 옹성우가 빨개진 두 볼을 가지고 헛소리를 해대기 시작했다. 난 애초에 이 자리에서 누굴 만나겠다고 온 게 아니라 이런 말은 당황스러웠다.
"...너 이런 스타일 안좋아했잖아!"
갑자기 하성운이 합세했다. 이 새끼는 언제까지 날 후려칠건지.
"뭐래~ 나 원래부터 이름이 같은 스타일 좋아했어!"
"아니야 너 안좋아했어. 취했어."
지금 이 자리에 멀쩡한 사람은 우리 둘 뿐인 듯 했다. 벌써 은지는 화장실로 속을 게워내려 도망쳤다.
"나도 성우같은 남자 완전 괜찮지~"
옹성우는 웃으면서 나에게 하이파이브를 했다. 하성운의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 게 여기까지 느껴졌지만 그러라고 해라. 난 내 길을 간다. 하성운은 자리에서 일어나 담배피러 간다고 말하고 자리를 빠져나갔다. 이번엔 휴대폰도 챙기고.
"이름아 내 생각인데."
"어?"
"쟤 너 좋아하는 거 같애."
"개소리 할거면 집에 가."
아직 얘랑도 그렇게 친해진 건 아니었지만 이런 개소리는 참을 수가 없다.
"아니야, 하성운 사실 이런 자리 있어도 그냥 술 좀 먹다가 집에 가거든? 근데 아직까지 있잖아. 그래서 계속 봤는데 자꾸 너만 보더라고."
"아 그러세요."
"진짜야! 그래서 방금도 내가 떠봤더니 화나서 담배피러 갔잖아."
"도대체 담배랑 화의 관계가 무엇...?"
"내 촉?"
찡긋 하며 검지 손가락을 착 하고 펼치는 옹성우의 눈을 피했다. 분위기 어떻냐는 친구의 카톡이 울렸고 그 밑에는 엄청난 엄마의 문자와 전화가 있었다. 또 옆집 사는 사촌오빠가 말한게 틀림없다. 성이름 아직 안들어왔다고. 이놈의 스파이는 진짜 어떻게 처리해야하냐고.
"야....야, 나 지금 집에 가야할 것 같애."
"뭐? 이제 시작이야아~!"
"시작은 무슨 얘네 여기서 더 마시면 인생 끝이야."
"왜애~!"
"엄마 호출. 급함. 우리엄마 진짜 무서워 이 시간에도 거기서 여기까지 올라 올 사람이야."
마지못해 옹성우는 잡고있던 내 팔을 놔 주었고 나는 내 지갑에서 적당한 돈을 테이블에 올려놓은 뒤 그 자리를 탈주했다. 문을 열고 나오니 하성운이 담배를 피고 있는게 보였다. 지금 얘 하나 신경 쓸 시간은 없었다. 나는 집으로 향해야만 했다.
"성이름."
왜 였는진 모르겠는데, 그때 그 시끄러운 주위 소리 중에서도 하성운의 목소리는 또렷이 들렸다. 내심 기대했던 건가. 아닌데.
"데려다줄까?"
지금 집으로 뛰어가면 최소 삼십분. 돈을 거기다 주고 나와서 택시는 못탄다. 그 후의 나의 목숨은 아작이겠지. 그래 나는 나를 위해서 얘한테 빚지는거다 생각하며 하성운의 말에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술 마셨는데 운전이 가능하냔 나의 질문에 하성운은 자기는 물만 마셨다고 한다. 한약을 먹는다나 뭐라나.
"오랜만이네."
"어. 근데 좀 더 빨리 갈 순 없어?"
"최대야."
"차는 언제 샀대?"
"알아서 뭐하게."
"그러게 알아서 뭐할려고 물어봤을까."
"너 나 없었으면 아줌마한테 죽었어."
재수없는 놈. 나는 초조하게 핸드폰을 확인하며 문자로 엄마에게 싹싹 비는 편지아닌 편지를 쓰고있었다. 그때 갑자기 엄마한테서 문자 한 통이 왔다.
[그래 성운아 고맙다. 이 기집애 서울 보내는거 영 불안했는데 너라도 있어서 안심이야. 앞으로도 종종 이렇게 신고 줘.]
.........
[어머]
연달아 온 문자는 눈치가 남들보다 조금 빠른 나에겐 너무나 쉬운 상황이었다. 우리 엄마와 연락이 되는 하성운이 우리 엄마한테 꼰지른 거였고 그걸로 나한테 이렇게 생색을 냈다. 아... 이 새끼 사람 될려면 멀었구나.
"야."
"왜."
"세워."
"뭐래는 거야. 아줌마가 서울 오신대?"
그래 애초에 말도 안했는데 우리엄마가 날 찾는단 걸 어찌 알았겠냐고.
"세우라고 와이퍼에 꽂아버리기 전에!"
"어... 어."
사랑하는 독쨔님덜~~~~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꾼ㄴ뇨ㅠ.ㅠ
정말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요 감사합니다.ㅠㅠ
다들 제가 쓴 글을 봐주시고 짧던 길던 댓글을 남겨주신다는 거 자체가 저는 너무너무 신기해요!
재밌다는 말 성운이 너무 귀엽다는 말 등등 힘이 됩니다 정말...
너무너무 감사해요!
암호닉
작소셍 나이키 코니코니 남융 쩨아리 설 제팅 자몽슈 하나둘셋 퍼퓸 운운운 체리워터 빰빰 빵빰
하구름 뷔땀눈물 일오 린린 밀감 정수기 찐빵 구름요정 밍밍밍루 몽실이 괴도 셍구름 피치 ♡으거니여친♡ 0527 새벽
9월 3일 2시 45분 까지 받은 암호닉 입니다. 2화에서도 암호닉 받아요!
(혹시 9월 3일 2시 45분 이전에 신청 하셨는데 누락되었거나 오타가 생기신분들은 댓글로 알려주세요!)
암호닉 받습니다. 오타나 치환오류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