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세븐틴 Q&A
" 야 이게 진짜 얼마만의 술자리야. 나 지금 존나 설레. "
" 현빈아 네가 학교만 잘 나왔더라면, "
" 재환아 나 군대가잖아... "
" 미안. 조용히 할게. "
권현빈의 말대로 우리는 실로 오랜만에 술자리를 갖게 됐다. 그도 그럴 게 권현빈이 학교를 나오지 않는 것도 한몫했지만 내가 오빠와 사귀고 나서부터는 자연스레 셋과 술자리를 함께 한 적이 없었다. 김재환이 권현빈의 눈치를 슬그머니 보다가 물을 쫄쫄 따랐다. 강다니엘은 뭐가 그리 좋은지 컹컹대는 강아지처럼 웃기 바빴다. 미리 주문해놓은 술이 테이블 위로 줄줄이 소시지처럼 올려지기 시작한다. 권현빈은 진심으로 신난듯 병따개로 맥주 뚜껑을 전부 따버렸다. 아 잠깐만. 저게 또 미쳤나.
" 야 누가 다 따래. 맥주는 기포가 생명 몰라? "
" 에이, 오랜만에 친구가 신나서 뚜껑 좀 따갰다는데~ ...알겠어. 야, 재환아 이거 좀 같이 닫아줘. "
" 허헣. 닫아도 이미 따서 안 닫히지 않아? "
" 니엘아 나 군대가잖아.... "
결국 강다니엘도 병뚜껑을 닫는데 합세했다. 아마 입대 전까지 권현빈은 군대 간다는 말을 밥 먹듯 할 거다. 동기 남자애들 중에서도 권현빈은 제일 첫 번째로 군대로 떠나게 됐다. 갑작스러운 군휴학에 놀라긴 했지만 어느 정도 암묵적으로 예상은 했다. 왜냐, 권현빈은 입학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도라이었다.
" 야아.. 근데 너는 술 마실 때 폰은 안 보네..? "
술잔에 맥주를 따르던 김재환이 뜬금없이 말을 뱉는다. 왠지 술집에 들어설 때부터 이상하게 내 눈치를 보는 게 여간 미심쩍은게 아니었는데 이제야 김재환이 왜 그랬는지 알 것 같다. 손가방에 넣어 둔 휴대폰을 꺼내자, 큼큼거리면서 김재환이 목을 가다듬는다. 아니나 다를까 휴대폰 화면 가득 오빠에게서 온 카톡이 미리보기로 떠있다. 권현빈과 만났냐는 카톡 내용에 답장을 하려는 순간이었다.
" 어! 야 김여주 우리 규칙 잊었어? 벌써? "
권현빈이 숟가락으로 가볍게 테이블을 치고는 물었다. 아, 저거 또 시작이다. 골치 아파지기 전에 휴대폰을 손가방 안에 넣었다. 김재환이 안절부절하며 날 바라본다. 짠을 외치는 권현빈을 따라 술잔을 부딪혔다. 무언가 찝찝한 기분이었다. 분명 잘못한 건 없는데 잘못한 기분. 다시 김재환을 바라보자 안주로 나온 오징어를 잘도 씹는다. 휘황찬란하게 그간 있었던 일들을 늘어놓는 권현빈의 말을 잠자코 들었다. 좀 있다 화장실 가는 척 오빠에게 연락을 해야겠다. 어쩌면 권현빈과는 군대를 가기 전 마지막 술모임일지도 몰랐다. 내가 이해해줘야지 뭐. 아 그래도 오빠한테 연락...
" 우리 여주 무슨 생각행? "
" 현빈이가 군대 갈 생각에 마음이 착잡한가 봐. "
" 그게 뭔 소리야 재환아. "
" 김여주한테 어떻게 우리 여주라고 할 수가 있어. "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김재환이 벌써 빨개진 얼굴을 손으로 감쌌다. 그새 어지간히 마셨나 보다. 나는 김재환의 머리에 딱콩을 하려다가 말았다. 묵묵히 술을 마시면서 웃고 있는 강다니엘에게 술잔을 내밀었다.
" 야 너 무리하면 안돼! "
잔뜩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김재환이 소리를 내지른다. 김재환이 소리를 지르는 건 입학하고나서 다섯 손가락에 꼽는다. 그만큼 성대를 보물처럼 아끼는 앤데. 눈꼬리를 축 늘어뜨리면서 으름장을 늘어놓는다.
" 아 재환이 안 본 사이에 왜 이렇게 나약해졌어. 야, 마셔 마셔! 위하여!! "
" 허헣. 위하여! "
입을 비죽거리는 김재환과 달리 권현빈과 강다니엘은 서로의 술잔을 부딪히며 히히덕거렸다. 나도 권현빈과 술잔을 부딪혔다. 김재환은 자꾸만 바지 주머니에 넣어 둔 제 휴대폰에 손을 뒀다. 암만 봐도 수상하다. 설마,…아닌데. 오빠한테는 내가 잘 말했고, 게다가 다녀와도 좋다는 확답까지 받았다. 더구나 오빠는 연신 방긋거리면서 웃어주었다. 퐁퐁 솟아오르는 술잔 속 기포를 바라보았다. 오빠가 설마 억지로 보내줬다거나 그런 건... 아니겠지? 왠지 목구멍을 스치는 맥주가 쓰라렸다. 한 잔, 두 잔. 쉴 새 없이 잔을 채워주는 권현빈의 행동만 물끄럼 응시할 뿐이었다. 아무래도 쟤 오늘 작정하고 왔다.
빌어먹을 어니부기는 날 싫어한다
이럴수가. 종현은 마른침을 꼴까닥 삼키고 휴대폰만 뚫어져라 쳐다봤다.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휴대폰만 줄곧 바라보는 종현이 꽤 안쓰러웠던 모양인지 민현이 은근슬쩍 종현의 옆으로 가서 앉았다.
" 여주 연락 없어, 종현아? "
그리고는 대뜸 물었다. 민현의 물음에도 불구하고 종현은 애처로운 눈빛으로 휴대폰만 바라볼 뿐 별다른 대답을 하지 못했다. 민현은 가디건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재환과 나눈 카톡 대화를 유심히 보았다. 종현이한테 연락 꼭 해주라고 해줘 재환아. 그 밑으로 네!! 저만 믿어요 형!! 확신에 찬 느낌표 두 개를 붙인 답이 오갔다.
" ...미녀나.. "
" 응 종현아. "
" 나 지짜... 왜 이렇게 옹졸하까..? "
숙이고 있던 고개를 서서히 들며 종현이 민현을 빤히 본다. 마주한 종현의 눈은 그렁그렁했다. 금방이라도 툭 치면 방울방울한 눈물들이 쏟아져 나올 것만 같았다. 민현은 종현의 작은 등을 천천히 어루만져 주면서 말을 뱉었다.
" 하나도 안 옹졸해 종현아. "
" .... "
" 그게 옹졸한거면 나는. "
별안간 민현이 말을 멈추었다. 종현의 작은 등을 다독여주는 것도 끝내 그만두었다. 송아지 같은 눈에서 뚝뚝 떨어지는 눈물을 그저 바라보다가 부엌으로 가서 물을 따라 종현의 손에 물컵을 쥐어주었다. 마셔 종현아. 한 마디를 내뱉고 민현은 휴대폰을 다시 꺼내 무언가를 열심히 끄적이기 시작했다. 고인 눈물 때문에 코를 훌쩍이는 종현이 고마움을 담아 중얼거리듯 말하는 것도 듣지 못한 채였다.
" 네가 내 친구라서 미녀나... 정말.. 지짜루 다행이야.. 고마워. "
빌어먹을 어니부기는 날 싫어한다
재환은 테이블 위로 엎어진 두 사람을 안절부절하며 내려다보았다. 아무리 여주의 어깨를 붙잡고 흔들어도 기절한 사람처럼 여주는 머리를 테이블 위에 박고 눈을 감았다. 현빈과 술 내기를 할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점점 무르익어가는 분위기가 저도 모르게 신나서 재환은 차마 여주를 컨트롤 하지 못했다. 민현에게 걱정 하지 말라며 신신당부를 한 게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 야아.. 김여주야 일어나 봐 쫌. "
메로나를 사러 간 다니엘이라도 황급히 불러야 하나 고민을 할 때 즈음, 재환은 민현의 생각이 불현듯 났다. 종현이 형한테 지금이라도 연락을 해야 했다. 재환은 결의에 가득 찬 표정으로 휴대폰을 들어 민현에게 문자 한 통을 보냈다. 전화를 하기에는 술집 안이 너무나도 시끄러웠다. 빠른 비트의 힙합 음악을 마냥 들으면서 재환은 민현과 종현을 기다렸다. 그때였다. 여주의 옆에 서있는 재환의 앞에 땀에 젖은 머리칼을 하고선 종현이 나타났다. 민현과 함께 올 줄 알았는데 어찌 된 모양인지 민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재환이 무어라 말을 하려고 했지만 그만 종현의 얼굴을 보자마자 할 말은 사라지고 말았다.
" ..... "
" 아..하..하하.. 저는.. 현빈이 데리고 갈게요 형. "
종현의 눈치를 슬슬 보면서 테이블 위에 여주와 나란히 엎어져 있는 현빈을 재환이 막무가내로 일으켜 세웠다. 불편한 듯 눈을 찌푸리는 현빈의 배려 따위는 하지 않고 질질 끌다시피 하면서 술 집 입구로 서슴없이 걸음을 옮겼다.
내내 테이블 위에 엎어져 있던 여주가 신음소리 비슷한 소리를 내며 몸을 꿈틀 움직였다. 그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던 종현이 돌연 허리를 숙이고 여주의 앞에 무릎을 굽혔다. 축 늘어져 있는 여주의 손을 조심스레 붙잡았다.
" 여주야아..가자. "
순간 여주의 눈이 느릿하게 떠졌다. 제 시야에 가득 찬 종현을 초점 없는 시선으로 바라보며 여주가 투정을 부린다.
" 시러.. "
차마 여주를 잡은 손에는 힘을 주지 못하고 종현은 제 입술을 있는 힘껏 짓이겼다. 속상한 마음이 큰 탓이었다.
" 왜 이렇게 많이 마셔써.. 지짜 속상해.. "
" 엥.. 오빠 왜 울라 그러지..? 오빠 지금 눈에.. 뭐야.. "
" ..누가 운다 그래애.. 지짜 속상해. "
어느덧 고개를 든 여주가 종현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본다. 평소보다 훨씬 많은 술을 섭취해서 그런지 여주는 정신조차 희미했다. 그저 꿈인 듯 아득했다. 종현은 입안을 잘근잘근 깨물면서 자세를 틀었다. 여주에게 등을 보여주며 큰 소리로 말했다. 아마 종현이 태어난 이래로 가장 큰 데시벨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 언능! 업혀! 여주야아!! "
속상한 건 속상한거고 화가난 건 화난거다. 지금은 우선 여주를 안전하게 집으로 데려다주는 게 중요했다. 그런 종현의 속마음을 알 리 없는 여주가 종현의 판판한 등을 보더니 히죽 웃는다.
" 오빠 등.. 거부기 등껍질.. 돼지껍데기.. "
순 이상한 말 투성이인 여주의 중얼거림에 결국 종현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곤 제가 직접 여주를 등에 업혔다. 끝까지 웅얼거리며 말을 뱉는 여주를 보자 속상한 감정이 울컥 올라왔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이 상황에서 여주의 목소리가 참 귀여웠다. 종현은 응차- 여주를 업고 술 집 입구를 향했다. 걷는 와중에도 여전히 여주는 연신 이상한 말을 반복했고 종현 또한 같은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 지짜...너무..너무 너무 속상해.. "
지금 순간만큼 종현은 속상해 봇이 되어버렸다.
빌어먹을 어니부기는 날 싫어한다
꿈에서 깨자마자 발로 이불을 뻥 찼다. 산발이 된 머리를 정돈하고 휴대폰을 찾아 시간을 확인했다. 오후 1시가 이제 막 넘었다. 다시 생각해도 흑역사가 분명한 꿈이었다. 아니 글쎄. 꿈에 오빠가 나왔는데 내가 술에 취한 나머지 오빠에게 종현이라고 부르는 것도 모자라 오바이트까지 해버렸다. 다행히 꿈이라서 망정이지 실제였다면...아.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잠.. 깐만. 오빠하니까 생각났다. 어제 나 집에 어떻게 들어왔지? 권현빈과 마지막이라며 술 내기를 한 것까진 기억이 나는데 그 뒤는 아예 없던 일처럼 아무런 기억도 없다. 부리나케 휴대폰을 들어 카톡으로 들어갔다. 제일 맨 위에 세 사람의 카톡이 떠 있었다. 순서대로 오빠, 김재환, 권현빈이었다. 오빠의 카톡을 읽기 전에 김재환과 권현빈의 카톡을 먼저 눌렀다.
17 김재환
야 너 형한테 진짜 잘해라 오전 8:40
17 권현빈
다신..김여주를..술자리에..부르지..않겠..읍니다.. 오후 12:13
김재환의 카톡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어제 무슨 일이 있던 게 분명하다. 아... 제발 꿈이 현실이 아니길 바라면서 절로 삼켜지는 침을 가까스로 넘기고 오빠의 카톡을 눌렀다.
14 김종현오빠
여주야 일어나면 연락하구 오전 7:24
알겠지? 오전 7:24
오빠와 사귀고 난 이래로 가장 큰 고비가 온 것 같다. 순전히 다 내 잘못이었다. 어제 권현빈의 눈치를 보지 말고 오빠에게 연락을 했어야 했는데 평소의 나답지 않게 권현빈의 눈치를 본 게 화근이었다. 자꾸만 '군대'를 언급하며 불쌍한 표정을 짓는 게 안타까워서 그런 거라 쳐도 오빠를 생각하면 그래선 안됐다. 짧은 심호흡을 하고 일단 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한 번 갔을 때였다. 뚝. 신호가 끊기고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이내 들렸다.
- 으응. 여주야아 일어나써?
" 오빠. "
- 응.
" ..혹시 어제 나 데리러.. 왔어요? "
오빠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다정해서였을까. 나는 차마 미안하다는 말을 섣불리 꺼낼 수 없었다. 무엇보다 우리는 서로에게 미안하다는 말 대신 좋아한다는 말을 하기로 약속했는데. 지금은 좋아한다는 말도 왜인지 하면 안 될 것 같다.
- 기억나써..?
" 어... 아니 실은요. 뭔가 기억이 날듯말듯해서.. "
- 이따 만나까?
싫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물론 싫은 건 아니었지만 기억이 상실된 이상 오빠의 얼굴을 볼 낯짝이 없었다. 하지만 내가 무슨 수로 그런 말을 할까. 어제 연락을 하지 않은 건 나였고 그것 때문에 오빠가 화를 내도 나는 할 말이 없었다.
" 네. 오빠 오늘도 공연 해요? "
- 응. 여기로 올 수 이써?
" ..당연히 갈게요. "
- 알게써 여주야. 오면 다시 저나하구.
마지막까지 변함없는 목소리로 오빠는 전화를 끊었다. 동시에 나는 김재환에게 냅다 전화를 걸었다. 내가 미처 기억하지 못한 어젯밤의 자초지종을 듣기 위함이었다. 받아라, 받아라. 얼마 가지 않아 김재환이 전화를 받았다. 휴대폰 너머 들려오는 건 나 못지않게 숙취에 찌든 목소리였다.
빌어먹을 어니부기는 날 싫어한다
나는 죄인이다.
김재환과의 통화 끝에 상황 설명을 듣고 난 후 든 생각이었다. 공연장 근처에 도착해서 벤치에 앉아 할 말을 생각했다. 김재환이 무조건 첫 마디는 미안하다로 시작해야 된다고 그랬다. 그건 나도 동의했다. 어제의 나는 미친애가 분명했다. 다행히 김재환의 말에 따르면, 아니 민현 오빠가 김재환에게 해준 말에 따르면 꿈에서처럼 오바이트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후우우. 숨을 내쉬면서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언제 온 건지 카페 음료를 사 온 오빠가 내 옆 벤치에 털썩 앉았다.
" 여주야아, 이거 마셔. "
오빠가 사온 카페 음료를 받아 들고 쪼르륵 마셨다. 바닐라라떼의 달콤함이 혀를 감쌌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데 가만히 앞만 응시하는 얼굴이 짐짓 화난 것 같아 눈치만 보기 바빴다. 그러다 결국 나는 입에서 빨대를 떼고 느지막이 입을 열었다. 달달한 바닐라의 향이 입안 가득 맴돌았다.
" 오빠 진짜 미안해요.. 연락을 안하고 싶어서 안한 건 아니구.., "
진지한 상황이라 미안해요를 좋아한다는 말로 바꾸지도 못하겠다. 어느새 오빠의 얼굴이 회색빛깔 먹구름으로 가득 찼다. 마치 처음 내가 교양 시간에 오빠를 봤을 때처럼 무표정으로 입을 꾹 다물었다.
" 어제 너무 오랜만이라.. 술을 너무 마셔서.. "
" .... "
" 다음부턴 안 그럴게요. 진짜로. "
" ....속상해. "
순간, 일직선으로 꾹 다물어져 있던 오빠의 입이 천천히 벌어졌다. 오빠의 목소리가 솜에 젖은것처럼 물기가 가득하다. 나는 대꾸도 하지 못하고 죄인처럼 고개를 숙였다.
" 여주 네가.. 미안하다고 안 해쓰면..좋게써. "
" ...... "
" 사실 어제.. 질투 해써. 솔지키 질투 많이 나써.. "
" .... "
" 오랜만에 애들 만나가지구.. 기쁜 것두 알구.. 여주 친구들이니까.. 같이 술마시는 것두 이해해야..되는데에.. "
숙이고 있던 고개를 조심스럽게 들었다. 그러니까, 점점 말을 잇는 오빠의 목소리가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 ....몰라..질투나써.. "
" .... "
" 그래서, 속상해. "
7살의 어린 아이처럼 오빠의 입술이 한껏 쳐진다. 그리고는 내 얼굴을 넌지시 바라보며 말한다.
" 너능 미안해 할 필요 업써 여주야. "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오빠의 눈이 그렁그렁하다. 아, 나는 정말 어쩌면 좋을까. 시종일관 오빠가 화난 표정을 짓고 있던 이유는 비단 나 때문에 화난 게 아니라 내가 미안하다는 말을 해서였다니. 내가 정말 몹쓸년이다, 정말.
" 네 입에서 그런 말 나오며는.. 나 너무.. 속상해. "
" 오빠. "
" ..응. "
" 다시는 걔네랑 술 안 마실게요. "
진심이었다. 물론 평생 안 마시진 않겠지만 당분간 오빠를 위해서라면 마시지 않을 생각이었다. 술 금지선언에 다소 놀랐는지 오빠의 눈이 동그랗게 떠진 채 날 담았다. 이럴 때 보면 영락없이 귀여운데 아까는 진짜 무서워 죽는 줄 알았다.
" 안, 안니 여주야아.. 꼭 그렇게까지능.. "
" 정 먹고 싶으면 오빠랑 같이 마시지 뭐. "
" .... "
" 그래도 돼요? "
마주한 얼굴에 차츰 연분홍빛이 물들기 시작한다. 입꼬리를 주체하지 못하면서 배시시 웃는 모습이 퍽 귀여웠다.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자꾸만 나는 웃으며 마주하는 시선을 참지 못하고 욕망의 불씨를 꺼내버렸다.
" 오빠 근데 있잖아요. "
" 흐흫.. 응 여주야아. "
" 해도 돼요? "
본능적으로 나간 말에 오빠가 화들짝 놀라 아까보다 눈을 두 배로 떴다. 구태여 주어를 말하지 않아도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얼추 이해한 것 같다. 오빠의 볼록한 광대가 점점 솟아오르더니 아랫입술을 앞니로 살짝 물며 고갯짓을 한다.
그러더니 수줍은 미소를 입가에 동동 띄우면서 내 눈을 또렷이 바라보며 입술을 벌린다.
" ....응, 해줘 여주야아. "
1초의 정적. 허나 곧 그 정적이 깨졌다.
도짜님들 Q. 30분 안으로 온다매
저 A. 빌어먹을 브금 첨부!!!!!!!!!!!!!!!
브금..첨부..왜.. 안되는지.. 모를일이고요.. ^^.. 데둉합니다 흑흑
아 그리곸ㅋㅋㅋㅋㅋㅋㅋㅋ 분명 마지막편이라고 언급 세 번이상 한 것 같은데
민망하게도 마지막편이 아닙니다..^^..//
지금 쥐구멍이 있다면 숨고싶고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
흑흑 도짜님들 그래도 또 볼 수 있어서 넘 좋아요 행복하다고요 하핫
사실 마지막편 쓰다가 눈물 찔끔 날 뻔 했지만..
일단 다음편에서 할 말 더 하도록 하께요
나 지짜 담편은 우주최고로 일찍 와야지 흑흑
도짜님들 맨날 써주는 댓글이랑 추천수 전부 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숩니다
다시 생각해도 이번 여름은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아요
제겐 분에 넘치는 흑흑..
지짜 감사하고요.. 사랑한다고요...
도짜님들 월요일 화이팅하시고요.. 저도 힘내께요.. 핱투
글고 독방에서 제 글 칭찬해주는 분덜 누굽니까 지짜 ㅡㅅㅡ
감사해서 스크랩만 열심히 해따고요 사랑합니다 그럼 지짜 안뇽